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8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80화
120. 발명의 천재(1)
칼리코 선장은 제시간에 맞춰 간이 항구로 왔다. 정박 후 우리를 보더니 헛웃음을 지은 건 덤이다.
“아니,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시네요? 동상 걸린 분도 없습니까?”
그럴 리 있나.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티팩트 덕에 체온도 잘 유지했고, 습격 걱정 없이 모닥불도 자주 피우고.
마물과 사람이 살기 힘들 만큼 어려운 환경이니까.
뭐, 사실 우리도 단기간 머물러서 그렇지 오래 머무르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곳임은 확실하다.
“어서 가시죠. 선실로 들어가서 몸 좀 녹이시고요.”
그렇게 우리는 배에 올랐고, 마침내 아탈리아 섬을 떠나게 되었다.
“꽤 많은 걸 얻었는걸.”
나는 멀어지는 섬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눈 내리는 저 혹한의 섬에서 얻은 건 여러 개다.
일단 또 다른 고대 마력 집약체의 행방.
비록 드레니크이긴 해도, ‘사명’을 띤 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냈다는 건 상당히 좋은 신호.
그곳에 가서 찾아보면서, 다음 방향까지 정하면 더더욱 좋겠지.
또 하나는 아르카나 왕국에서 쓰이던 각종 의복과 물건들.
대부분은 낡고 작동을 멈췄지만, 이중 몇 개는 큰누나의 손을 거치면 분명히 큰 도움이 되겠지.
마지막으로는…….
“이거 연금술에 쓰이는 재료라 들었는데. 맞아. 그때 교양에서 들었던 것 같아.”
“이거가 어디 쓰이는 거였더라? 부탁받아서 가지고 오긴 했는데.”
“이 꽃은 분명히 약재로 쓰인다고 들었어. 나중에 쓸 곳이 있겠는데?”
하루 정도 탐험하면서 얻은 이런저런 재료들과,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지식 정도?
사실 이틀, 사흘을 탐험해도 알아낼 만한 ‘특별한’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 섬이었다.
흔히 탐험하면 떠오르는 유적이라는 것도 사람이 살았어야 형성이 되는 건데, 애초에 사람 살 만한 땅이 아니니.
뭐, 그래도 수확은 많다.
이제 아카데미로 돌아갈 시각이고, 돌아가는 대로 우리는 다시 떠나야 한다.
델워드를 만나, 테르미온 공작부인의 병을 치료할 가장 중요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데인, 나 이상하게 떨린다.”
그때 옆에서 슬쩍 말을 거는 레일라.
“작은오빠분 만나서?”
“응. 이제 정말 같이 있을 수 있게 되는 걸지도 모르잖아. 어머니 병만 치료되면…….”
레일라는 늘 그리워했다.
어머니의 존재와 오빠들의 존재를.
그래서 나에게도 이번 일은 중요하다.
내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의 염원을 들어 주는 거니까.
“걱정 마. 잘될 거야.”
“그치? 너랑 가는 거니까.”
나는 피식거렸다.
“그게 뭐 대단한 거야?”
“대단한 거지. 지금까지 너랑 같이해서 안 된 일이 없는데.”
“그런가.”
뭐, 나라고 실패를 안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모든 상황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
전생에서 그랬듯이.
“돌아와서 이제 저택에 머무르면 하루도 안 거르고 잔소리해야지.”
“누구, 작은오빠분?”
“달리 누가 또 있겠어? 지난 몇 년 동안 못 한 거 다 할 거다.”
살벌한 여동생이네.
그래도 뭐, 내가 델워드라면 그깟 잔소리쯤이야 기꺼이 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록신나의 눈물’이라.
오기 전에 간단하게 알아본 바로는, 미지의 무언가가 모여 만들어지는 결정체라던데.
대충 설명만 들어도 어떻게 구해야 할지 조금 복잡하다만, 델워드가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겠지.
나도 돌아가서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들어가서 쉬자. 돌아가면 바로 텔레포트도 해야 하고, 가는 대로 준비해야 하니까.”
“으응.”
“걱정 마. 잘될 거야.”
그렇게 레일라를 안심시킨 나는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다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춥지만은 않았다.
* * *
데마라스항에 도착한 후 우리는 칼리코 선장과 작별했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쪽엔 눈도 안 돌리고 살아가겠습니다.”
칼리코 선장은 연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계약 내용을 지키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성실하게 송금하겠습니다.”
“지켜볼게요.”
가외수익도 얻었으니, 이러다 진짜 부자 되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뭐, 당장 부자 된다고 돈 쓸 곳이 많지는 않다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백 배 낫겠지.
쓸 곳이야 언제고 생길 테고, 정 안 되면 이런저런 장비나 잔뜩 사서 쟁여 두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우리가 항구를 떠나 텔레포트 플랫폼이 있는 곳으로 가던 그때였다.
“망할 새끼들. 저놈들이 여기 돈 싹 쓸었다면서?”
“누가 아주 탈탈 턴 다음에 경비대에 넘겼다던데.”
“이놈들은 절대 곱게 못 죽어. 이놈들한테 당해서 패가망신한 귀족들도 여기로 오고 있다던데.”
바로, 그 사기 도박단 녀석들이 데마라스시 중앙광장 한가운데 기둥들에 묶여 있던 것이다.
“으으…… 제, 제발 물 좀…….”
“살려주세요…….”
“너무, 너무…… 추워…….”
참 안쓰럽게도 살려달라 하고 있었다.
사기 도박.
뭐, 안 걸리면 그만이라지만 저 녀석들은 걸렸다.
그리고 여기서만 사기를 치고 다닌 게 아니라 제국 전역을 돌며 사기를 치고 다녔으니, 대충 처벌하는 것도 안 될 테다.
주변엔 경비병들도 있고 그래서 누가 와 해코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저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곳 북부의 항구도시는 무척이나 추우니까.
아마 죽지 않을 정도로는 불을 때 줄 텐데, 글쎄다.
어쨌건-
저렇게 된 모습엔 별다른 감정이 없다.
그냥 저놈들은 나한테 걸렸을 뿐이고, 나는 칼리코 선장의 배를 되찾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
“가자.”
다시 볼 일은 없겠지.
우리는 곧장 플랫폼으로 향했고, 그 위에 올라 마력을 주입시켰다.
잠시 후.
“도착이다아!”
“돌아왔다!”
“아카데미다!”
환호가 터지는 가운데 우리는 마침내 익숙한 광경을 마주했다.
곧 떠나야 하지만, 며칠 혹한의 땅에 있었더니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풍경.
아카데미였다.
“진짜 너무 따뜻해…….”
“역시 북부는 너무 추웠어!”
그리고 무척이나 따뜻했다.
이렇게나 따뜻한 곳이었나 싶을 정도로.
북부는 역시 엄청나게 추운 곳이었다.
“푸히힝.”
키론도 기분이 좋은 모양.
저놈 머리는 좀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끼륵! 끼륵!”
카르나스는 따스한 햇살이 좋은지 고개를 뿅, 내밀곤 눈을 감은 채 행복해하고 있었다.
하여간 녀석들.
“일단 각자 흩어져서 쉬다 오자. 다들 고생했으니까.”
항해는 짧았지만 우리가 있던 곳은 북부였다.
그래서 하루 정도는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는 게 좋을 듯했다.
물론 나는 아니다.
“데인 너는?”
“나는 좀 더 알아볼 게 있어서. 큰누나한테도 좀 들르고. 일단 키론 좀 숲에 두고 오게.”
“아, 거기 마구간 만든다고 했었지?”
나는 일단 친구들과 헤어져 키론, 카르나스와 함께 보니아의 숲으로 향했다.
그리고 숲에 도착해선 완성된 마구간을 볼 수 있었다.
“오, 살아 돌아왔냐?”
“죽을 줄 알았어요?”
“북부로 간다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걸. 그래도 다행이네. 이렇게 왔잖아?”
숲지기 캇사르는 날 보며 씩 웃더니 마구간을 가리켰다.
“한번 만들어 봤다. 이놈 몸이 워낙 커야지.”
“좋은데요.”
마구간은 만듦새가 상당히 좋았다.
숲지기로 오래 일했다더니, 이런저런 건 자급하며 살아와 그런 듯하다.
“어때, 마음에 드냐?”
“푸히힝.”
키론은 마구간으로 다가가 코로 여기저기 냄새를 맡더니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자기 집이 생겨서 그런가.
“아, 그리고. 이 녀석 보면 알겠지만…… 그럭저럭,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알아서 풀어 두면 된다면서? 나한테 시비만 안 걸면…….”
“푸히히히힝!”
쾅!
말이 끝나기 무섭게 키론이 마구간을 들이받았다.
역시 미친 말이라니까.
“…….”
캇사르는 어처구니가 없는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튼튼하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한 것 같은데요.”
“허…….”
앞으로 조금 고달파질 캇사르를 생각하면 살짝 미안해지긴 하지만…….
“그래도 마물도 그럭저럭 잡아 주고 뭐 어디 힘쓸 일 있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내 말을 듣긴 할까?”
“그거야 뭐, 친해지고 부탁하면 되지 않을까요?”
난 그러면서 키론에게도 주의를 시켰다.
“사고 너무 크게 치지 마라.”
“푸히히힝.”
그래, 대답은 잘하지.
아무튼 이걸로 키론의 거처도 확보.
튼튼한 목재로 지은 마구간이니, 부서질 일은 더 이상 없겠지.
가만, 아탈리아 섬 동굴에서 박치기한 것 보면 금 정도는 갈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미쳤다고 마구간을 만들어 줬지…….”
난 앞으로 불청객과 함께할 캇사르를 뒤로하곤 숲을 빠져나왔다.
“자, 이제 그럼…….”
이제 큰누나에게 갈 차례.
아탈리아 섬 동굴에서 이것저것 챙겨 온 아르카나의 도구들을 전해 주려 하는 것이다.
뭐가 됐든 큰누나라면 이것들의 용도를 밝혀내고, 아마 몇 개는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엄청 조용하네.”
그나저나 방학이라 그런지 아카데미가 상당히 고요하다.
원래 같으면 학생들로 가득해야 할 중앙광장도, 행스턴길도, 강의동 주변도 조용했다.
졸업학점이 부족하거나 잘못된 선택…… 아니 미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대학원생들이 몇몇 보일 뿐.
그래서일까.
유독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 세 명이 보인다.
행스턴동에서 나오는 사람들이었는데, 나는 별다른 신경을 두지 않고 그들을 지나쳤다.
그리고 큰누나의 연구실이 위치한 층에 올라섰을 때, 나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묘하게…….
느낌이 흐트러져 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력의 흐름?”
다르다.
장소, 특히 큰누나의 연구실이나 마법학부 교수의 연구실 같은 곳들은 주변 마력의 흐름이 독특하다.
아마 안에서 이런저런 연구도 하고 작업도 하기 때문인데, 오늘따라 내가 기억하는 것과 다르다.
나는 곧바로 연구실 앞에 다가갔다.
문은 잠겨 있다.
하지만 분명히 흐름이 다르다.
“이거…….”
느낌이 안 좋은데.
“데인? 왔어?”
그때 복도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큰누나의 목소리.
전혀 이상함을 못 느끼는 목소리다.
“누나. 방금 온 거야?”
“응. 외출했다가 왔는데? 어떻게 딱 맞았네? 우리 막내, 다친 데는…….”
“누나. 이상한 거 못 느끼겠어?”
“이상한 거?”
연구실 주인이 못 느낄 정도로 교묘하게 틀어진 흐름.
하지만 큰누나는 내 표정을 보더니 순간 미간을 좁히다 일단 연구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순간 얼어붙었다.
“없어졌어…….”
연구실 주변 마력의 흐름이 다르고, 무언가 없어졌다.
“뭔가 없어졌어?”
“내 연구 노트. 분명히 잠시 올려두고 나왔는데. 설마…….”
짚이는 게 있는 것 같았다.
“……비열한 놈들. 아무리 협력 제안을 거절했다고 연구 노트를 훔쳐 가……?”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럼 그놈들인가.”
“그놈들?”
아까 행스턴동에서 유독 바쁘게 움직이며 빠져나왔던 녀석들.
확실친 않지만, 쫓아가 볼 가치는 있다.
“다녀올게.”
“응? 데인?”
“설명할 시간 없어. 이따 수정구로 연락할 테니까, 뭐 없어졌는지 확인해 봐.”
난 즉시 연구실을 나섰고, 빠르게 행스턴동을 나섰다.
그리고 아까 놈들이 가던 방향을 떠올리며 추적을 시작하는 한편, 어니스트에게 통신을 걸었다.
“어니스트, 지금 어디야?”
-나? 지금 막 기숙사 들어가려던 참인데?
“가깝네. 급한 일인데, 중앙광장 쪽으로 와. 네 도움이 필요해.”
-내 도움? 응! 지금 바로 갈게!
추적에는 어니스트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나도 추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어니스트는 거의 도가 튼 녀석이니.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방향 정도는 알아내야 한다.
“아까 그 녀석들이 어디로 갔을까.”
큰누나의 연구실에 왜 침입했는지 알아보는 건 나중의 문제.
“끼륵!”
그때 카르나스가 고개를 뿅, 하고 내밀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곤 내 품에서 뛰쳐나와 날개를 퍼덕이는 녀석.
그러더니, 순식간에 하늘 높이 올라갔다.
“뭐야.”
쟤가 언제 저렇게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거야?
“끼륵!”
그리고 카르나스는 빠르게 내려와 다시 내 품에 안착하곤 앞발을 내밀어 방향을 가리켰다.
“끼륵! 끼륵!”
“저기 있다 그거야? 아까 그 녀석들?”
“끼륵!”
그사이에 이렇게 높게 날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
심지어 내 말을 바로 알아채고 스스로 움직인 것까지.
이게 바로 부모의 심경일까.
하지만 감동을 음미하기엔 시간이 없다.
“가자.”
나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마침내 놈들을 찾아냈다.
“데인…….”
“쉿.”
그리고 마침 어니스트와도 합류했다.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이라 타이밍도 딱 맞았고, 거리도 가깝다.
“저놈들을 추적하는 거야.”
“어떻게?”
“빙빙 돌아서. 은밀하게.”
남은 흔적을 쫓는 거라면 나도 할 수 있다. 어머니에게 받은 암살 수업에서 다 배운 내용이니까.
하지만 보통 경계심이 아닐 것이다.
보안이 철저한 큰누나의 연구실에 침입하고 나올 정도면, 실력도 있을 테고.
그러니 직선적으로 뒤를 밟아선 안 된다.
조금만 잘못하면 자신들의 뒤를 누군가 밟고 있다는 걸 알 테니.
“추적의 기본이지.”
그래서 어니스트가 필요한 것이다.
직선적으로 추적하지 않더라도, 전혀 문제없이 빠르게 추적할 수 있도록.
물론 이대로 달려가서 놈들을 잡아채고 붙잡은 뒤 신문해도 되겠지만…….
그보다는 뒤를 밟아 놈들이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는지 보는 게 더 낫다.
“맡겨 둬. 아카데미 구석구석과 골목골목을 다 아니까.”
하여튼 믿음직스럽다니까.
“가 볼까.”
“좋아.”
아카데미로 돌아오자마자 사건이라니.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편히 쉬기 그른 것 같다.
하지만, 편히 못 쉬게 한 대가는 치르게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