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8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81화
120. 발명의 천재(2)
어니스트는 과연 탐사학부다웠다. 아니, 어니스트답다고 해야 할까.
“데인, 여기.”
“막다른 길 아니야?”
“그럴 리 있나. 여기, 이쪽으로 길이 있다고.”
“정말이네.”
녀석은 정말 아카데미 구조를 속속들이 다 아는 것 같았다.
막힌 골목인가 싶었는데 뛰어넘을 만한 담이 나오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방향을 선택한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쫓는 녀석들을 놓치지 않고 시야에 담아둘 만한 거리를 유지했다.
입학하고 나서 수업 들어가는 대신 아카데미를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더니, 정말이었군.
“역시, 밖으로 나가는데.”
그리고 두 녀석은 아카데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저들이야 작업자니 상관없지만, 혹 저 노트를 전달받을 녀석은 아닐 테니까.
멍청하게 아카데미 안으로 들어와서 출입기록을 남기진 않을 것이다.
“방학이라 다행이군.”
학기 중이었다면 외출증 때문에 귀찮아졌을 것이다.
뭐, 그렇다고 나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우리도 정문을 통과했고, 이후 녀석들을 계속 추적했다.
어니스트는 언제 익혀 두었는지 수도 골목에도 빠삭한 것 같았다.
“저기, 멈췄어.”
그리고 우리는 이제 어느 건물 지붕 위에 엎드린 채 놈들을 내려다보았다.
놈들은 수도 광장에서 멈춘 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게, 누군가를 찾기보다는 경계하는 것 같았다.
마치 쫓기는 것처럼.
“처음 보는 녀석들인데. 얼굴 알아보겠어?”
“아니. 전혀. 근데 학생 같아 보이진 않는데…… 작업자 같기도 하고?”
참고로 방학에는 아카데미 곳곳에서 이런저런 공사들이 벌어진다.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하기 힘드니, 방학 중에 진행하는 것.
그런데 정말 작업자라면, 녀석들은 머리를 꽤 잘 쓴 거다. 작업자는 그 특성상 출입이 자유로우니까.
“작업자 맞네.”
마침 보이는 완장은 아카데미 작업자임을 증명하는 출입 증표.
그럼 작업자로 위장해서 행스턴동에 들어간 거고, 큰누나 연구실 근처까지 무리 없이 접근한 거겠지.
하지만 정확한 의도는 더 봐야 한다.
놈들은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누군가 자신들을 쫓고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끼륵.”
이런 가운데 놈들 쪽으로 누군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다가가고 있었다.
“저놈은 프로가 아닌 것 같은데.”
딱 봐도 엄청나게 불안해하고, 긴장한 모습.
심지어 덩치까지 커서 눈에 확 띈다. 이 사람 많은 수도 광장에서도 눈에 들어올 정도니.
“역시나.”
그리고 그 덩치 큰 놈이 두 녀석과 접촉했다.
먼저 발견한 두 녀석 중 하나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것도 눈에 들어온다.
“어니스트. 혹시라도 내가 저 몸집 큰 녀석 쫓아가면, 너는 나머지 두 놈을 쫓아.”
“쫓기만?”
“응. 그냥 뭐 하는 놈들인지, 어디서 머무르는지 알아내기만 해. 위험하면 빠지고.”
지금 핵심은 침입자들이 아니다.
중요한 건 저 몸집 큰 녀석.
그렇다고 마냥 놔 줄 수는 없으니.
“누나, 찾았어.”
-찾았어?
“응. 훔쳐 간 것처럼 보이는 놈들 추적하다가 여기 북부 광장 쪽에 멈췄는데, 웬 살찐 녀석이랑 만났는걸.”
-살찐 녀석……?
곧바로 통신에 응한 큰누나는 살찐 녀석이란 말에 반응했다.
-조금 더 다가가서 가까이 볼 수도 있는 거야?
“안 그래도 그러려던 참이야.”
-그놈이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면 돼. 짐작 가는 놈이 있어. 아무리 봐도 니콜라 그놈 같은데…….
니콜라.
짐작 가는 이름은 일단 알아냈고.
“뭐 하는 녀석인데?”
-있어. 안탈리온 마탑 소속 마법공학자인데, 맨날 나한테 시비 거는 놈.
요컨대 같은 발명가인데, 경쟁 관계라 이건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비열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큰누나는 이미 내가 말한 녀석이 니콜라라 확신한 것 같았다.
-난 방금 경비병 불렀어. 데인, 네가 추적하는 쪽으로 유도할게.
“좋아.”
아무래도 더 가까이 가서 봐야겠는걸.
“난 지금 다녀올게.”
난 건물에서 내려간 뒤, 빠르게 그쪽으로 접근했다.
이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중앙광장엔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굳이 ‘은신’할 것도 없었다.
“침입한 걸 들켰나?”
“들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알 겁니다.”
“미행은?”
“없었습니다.”
“좋아.”
수상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
“이게 바로 그…… 모든 게 담겨 있는 물건이군.”
“맞게 가져왔는지 모르겠군요.”
“확실해. 거기서 가져 왔다면 분명하지. 책상 위에 있던 걸 가져온 것, 맞나?”
“그렇습니다.”
“좋아.”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녀석이 건네받은 건 노트였다.
큰누나의 연구 노트.
저거군.
나는 빠르게 마력을 끌어올려 코드를 재배열했고, 그사이 놈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근데 정말 보안이 철저하더군요. 무력화 장비도 채 1분을 못 갔습니다.”
“그야 그건 진짜 무력화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무력화됐다고 속이는 것에 불과하니까. 그래도 엄청난 물건이긴 하지. 제국에서 손꼽히는 발명가의 연구실인데. 물론 첫 번째는 나고.”
그러기를 잠시.
“이제 흩어져야겠군. 자네들은 오늘날 본 적이 없는 거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성공보수나 잘 챙겨 주십시오.”
“조만간 연락하지. 이것만 있으면…… 이제 내가 제국 최고가 될 수 있어…….”
놈은 꽤나 흥분한 것 같았다.
왜 큰누나의 연구노트를 노렸을까.
제국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걸 보면…….
혹시, 같은 발명가인가?
혹은 큰누나의 연구와 관련된 무언가를 노리는 녀석이라든가.
뭐가 됐든 이건 확실하다.
저 연구 노트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것.
다행스럽게도 놈은 노트를 당장 볼 생각은 없는지 노트를 무척이나 소중하게 품으로 집어넣었다.
바로 보려는 건 아닌 모양.
그리고 나는 놈이 큰누나가 말한 그 사람이 맞다는 것도 알아냈다.
품에 넣기 위해 소매를 걷어올릴 때 언뜻 보인 안탈리온 마탑의 문장.
니콜라.
그놈이 맞군.
“그럼, 나는 이만 돌아가지. 대금은 곧 자네들 제국은행 계좌에 송금될 거야. 일주일 안으로.”
“꼭 좀 부탁합니다.”
“여부가 있겠나?”
그렇게 셋은 각자 흩어졌다.
자, 이제 나는 니콜라를 쫓는다.
길게 쫓을 것도 없다.
놈이 알아서 제 발 저리듯, 인적 드문 곳으로만 걷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난 적당한 때에 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히이이익!”
아주 광고를 하는군.
니콜라는 갑자기 나타난 날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털썩 주저앉았다.
“이거, 미안합니다.”
나는 일부러 다가가 그를 일으켜 주었다. 니콜라는 멍하니 내 손을 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사람 보고 그렇게 놀라면 너무 민망한데요.”
“아, 그, 아. 미, 미안하오. 내가 어딜 급하게 가던 길이라.”
“누가 보면 도망치는 줄이라도 알겠습니다.”
내 말에 니콜라는 순간 흠칫했지만, 이내 아닌 척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 하하. 도망치다니요.”
“그렇죠? 표정이 꼭 그런 것 같아서 그냥 물어봤습니다.”
나는 능청스레 말을 이어가는 한편, 니콜라에게 고개를 까닥여 보였다.
“그럼, 이만.”
“허, 허허. 살펴 가시오.”
니콜라는 허둥지둥 뛰어갔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노트를 바라보았다.
방금 니콜라의 품에서 빼낸 큰누나의 연구 노트.
“생각보다 쉬운데.”
어머니의 지론에 따르면 암살자는 당연히 손이 빨라야 한다.
그런고로 빠르게 무언가를 ‘회수’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걸 소매치기라고 해야 하나.”
그 목적으로 써먹을 일은 없겠다만.
어쨌건 잘됐으니 좋은 거겠지.
“이걸로 물건은 회수했고.”
자, 그럼.
이제 쫓아가 볼까.
이 노트를 들고 어디로 가려고 했는지.
그리고 뭘 하려고 했는지.
* * *
니콜라는 발명의 천재, 그러니까 천재적인 발명가로 불렸다.
지금까지 수많은 마법도구들을 개발했고, 개중에는 ‘생활을 바꾸었다’라고 평가받는 물건들도 있었다.
마력으로 돌아가는 물레방아라든가, 혹은 마차에 적용되는 안전 완충장치 같은 게 바로 그것.
그 명성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아라벨라 소그레스라는 새로운 천재가 등장하기까지.
‘그때부터 내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아라벨라가 엄청난 천재성으로 개발한 발명품들은 잘 쓰이던 도구들을 ‘낡은 물건’으로 만들어 버렸다.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휴대’ 가능하게 만든 통신용 수정구, 마력으로 작동하는 효율 좋은 냉방기기, 현재 거의 모든 가구에 쓰이는 온열 발생기나, 저장 공간과 효율성 등을 획기적으로 높인 아공간까지.
그때부터 니콜라는 밀려나기 시작했다.
애를 썼지만 따라잡을 수 없었다.
간신히 개발한 상품은 이미 아라벨라가 먼저 개발했거나, 혹은 아라벨라가 후에 내놓는 게 더 좋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기존의 마력 효율을 엄청난 수준으로 높여 놓은 물건들이 하나둘 출시되기까지.
‘도대체 어떤 비법을 사용하는지 봐야겠어.’
니콜라가 연구 노트를 훔친 데엔 이런 배경이 존재했다.
사실 저게 핵심이다.
‘그런 효율은 존재할 수 없어. 암, 그렇고말고. 분명히 흑마법일 거야.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내가 가지면 되는 거고!’
아라벨라가 최근 내놓는 시제품들의 효율.
정식 출시가 아니었는데, 발명품의 마력 효율이 기존 제품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니콜라는 그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큰돈을 써 가면서 도둑들을 고용했고, 연구실까지 일시적으로 무력화한 뒤 연구 노트를 훔쳐 나온 것.
다행스럽게도 이 시도는 성공했다.
“후우, 후우.”
미리 잡아 둔 여관으로 들어와, 방문을 닫은 뒤, 들뜬 마음으로 품을 뒤지기 전까지는.
“……뭐, 뭐야!”
니콜라의 넙데데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분명히, 분명히 챙겼다.
분명히 챙겨 넣었는데 어째서?
“설마.”
순간 떠오르는 아까의 기억.
너무 급하게 빠져나가던 나머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없었던 상황.
아니, 급하지 않더라도 이상함을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골목에서 사람 마주치는 일이야 흔한 거니.
문제는…….
“은발에…… 녹색 눈동자…….”
자신과 부딪쳤던 그 아카데미 학생의 생김새가, 익숙하다는 것이다.
본 적은 없지만 종종 들어보았던 모습.
덜컥.
그때 그가 있던 방의 문이 별안간 열렸다.
“……!”
그리고 니콜라는 마주했다.
아까 자신과 부딪쳤던-
“우리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간은데.”
데인 소그레스를.
“마침 조용한 곳을 고르셨네.”
‘어, 어떻게 쫓아 온 거야!’
니콜라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