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9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94화
130. 유적의 존재(1)
저 녀석이 얼마나 강한지는 잘 모르겠다. 마법을 쓰는 것 같으니 그냥 마법으로 상대해 주는 것뿐.
뭐, 강한 상대면 강한 대로 즐겁기야 하겠다만 중요한 건 이놈이 아니다.
이놈을 제단에 처박아 버린 뒤 나올 녀석이지.
유적의 존재라.
일단 제압하고 한번 쫙 털어 볼까.
“젠장할…….”
놈은 날 노려보다 코드를 재배열하기 시작했다.
온다 이건가.
“데인, 조심해!”
놈 주변으로 모여드는 마력은 뒤에 있던 친구들이 느낄 만큼 꽤 강했다.
하지만 나도 그렇다.
쿠쿵!
손으로 끌어모은 마력을 방출하며 코드를 재배열하니 그럴 줄 알았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데인이 더 강하네.”
“걱정할 거 없다니까?”
요새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중에 내가 온몸에 기름을 바르고 불 속에 뛰어들겠다고 해도 다들 걱정 안 하는 거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너무 잘해도 문제라니까.
“넌 도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
이런 와중 들려오는 당황스러움 가득한 목소리.
나는 대답하는 대신 재배열을 마치고 허공에 마력의 창 네 자루를 띄웠다.
웅웅웅!
내 마력에 공명하며 당장이라도 쏘아져 나갈 듯 부르르 떠는 창 네 자루.
“네, 네 자루를 동시에?”
“왜, 너는 못 해?”
못 할 턱이 있나.
할 수야 있겠지만, 나처럼 빠르게 만들진 못하겠지.
놈은 꽤 현명한 편이었다.
“소, 솟아올라라!”
내 창을 방어하기 위해 방어 마법을 펼친 것이다.
확실히, 체인의 등급이 더 높은 방어 마법이니 막아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개를 맞으면 어떨까?
쾅!
첫 번째 마력의 창은 방어 마법을 두드리고 나가떨어졌지만-
콰앙!
두 번째 마력의 창은 금을 가게 만들었고-
콰앙!
“끄아악!”
세 번째 마력의 창은 벽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뒤쪽에 있던 놈까지 타격해 버렸다.
“아직 한 발 남았다.”
“젠장!”
놈은 다급하게 코드를 재배열하는 것 같았지만, 내 창이 더 빨랐다.
쐐애애애액!
그리고 날아간 창은 놈의 머리 바로 옆을 스치고 뒤쪽 벽에 처박혀버렸다.
“…….”
놈은 코드 재배열도 멈춘 채 얼이 빠져 있었다.
같은 마법사라면 알 것이다.
일부러 빗맞혔다는 걸.
그리고 오히려 그게 더 어렵다는 걸.
“이, 이이…….”
놈은 이내 마력을 끌어올리더니, 허공에 거대한 화염구 하나를 띄워 올렸다.
아마 제대로 궁지에 몰린 모양이다.
이렇게 밀폐된 곳에서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거니까.
“그래…… 차라리 다 같이 죽는 게 낫지!”
약간은 실성한 것 같기도 하고.
뭐, 상관없다.
“카르나스.”
“끼륵!”
“불꽃 대결 좀 하자.”
“끼르으으윽!”
카르나스는 기다렸다는 듯 뿅, 하고 튀어나오더니-
“죽어라!”
날아드는 불덩이를 향해 불길을 뿜어냈다.
화르르르륵!
그리고 마침내, 허공에서 불덩이와 불줄기가 맞닥뜨렸고-
난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오오? 저게 되는 거야?”
“신기한데!”
카르나스의 불길이, 불덩이에 닿는 순간 그대로 그걸 집어삼켜선 그만큼 커져 버린 것이다.
드래곤의 불길이라 다른 불길보다 상위 개념이라 이건가?
“거 참.”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끼륵?!”
카르나스도 놀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불줄기가 날아가던 방향으로 이제는 불줄기가 아니라 ‘불덩이’가 날아가고 있었고.
놈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해 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움직였다.
불덩이보다 더 빨리.
그리고 불덩이가 놈을 덮치기 직전-
놈의 멱살을 붙잡고 내 쪽으로 당겨 버렸다.
콰앙!
그리고 일어난 폭발.
자욱한 연기 속에서 놈은 다행히도 살아 있었다.
그래, 이렇게 죽으면 곤란하지.
제단에 처박아야 하는데.
“어, 어떻게…….”
놈은 내가 본인을 살린 것보다, 저 불덩이에 꼼짝없이 죽을 상황에서 살아난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 모양.
뭐, 그거야 설명해 줄 의무는 없는 것 같고.
일단 하나 배웠다.
카르나스의 불길은 다른 불길을 집어삼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사실.
“이제 우리 이야기 좀 해 볼까?”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스크롤. 좋은 수단이지. 조금만 더 빨리 썼다면.”
행동이야 뻔하다.
어떻게든 탈출하려 했겠지.
하지만 상관없다.
“해 봐.”
“못할 줄 알고!”
놈은 그대로 품에 손을 넣더니 스크롤을 꺼내 입으로 물고 찢어 버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 어어?”
내가 놈의 몸에 손을 댄 순간부터 마력의 흐름 자체를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
그런고로 사용자의 마력을 불어 넣어야 하는 스크롤은 발동되지 않는다.
“스크롤이 불량이네.”
나는 피식거리며 놈을 바닥에 그대로 꽂아 버렸다.
쾅!
“커어억!”
마법사라 그런지 별로 세게 안 꽂았는데 아파 죽으려고 한다.
그런데 어쩌냐.
이제부터 시작인데.
“이빨이 몇 개냐?”
“네, 네?”
“대답 안 할 때마다 하나씩이라 묻는 거야.”
“사, 살려주…….”
자고로 공포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소용없는 법.
물론 이빨은 안 뽑을 거다.
그보다 더 간단한 방법들이 수두룩하거든.
뚜둑.
나는 손을 풀며 히죽, 웃었다.
* * *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아까 우리를 죽일 듯의 달려 들던 라이칸스로프 셋은 지금 겐드푸의 감시하에 얌전히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사실 이제 저들이 우리를 공격할 동기가 사라졌다.
저들을 쥐고 흔들던 놈이 완전히 정신이 나가 버렸기 때문.
“내 꿈, 내 꿈이…….”
참고로 저 꿈이란 비밀결사의 부활이다.
놈이 하는 말로는, 드나보 교수가 붙잡힌 이후 비밀결사 지부 곳곳이 털리며 사실상 궤멸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런고로 놈은 우연히 얻은 이곳 산맥 유적에 대한 정보를 더듬어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록신나의 눈물.
그걸 미끼로 비밀결사에 유일하게 남은 사울 행스턴의 마력 집약체를 되살리기 위해서.
“그럼 그것도 우리가 털면 되겠다, 그치?”
그리고 어니스트가 아주 좋은 제안을 내놓았다. 놈은 자포자기했는지 그야말로 술술 불었다.
여기에 하나 더.
“저 개자식을 우리가 찢어발길 기회를 주면 안 되겠소? 죽기 일보 직전까지만 고문한 뒤 넘기겠소.”
가곤이란 라이칸스로프가 무척이나 정중하게 부탁한다.
그도 그럴 게, 저 툴리오란 놈이 한 약속이 사실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심지어 라이칸스로프들을 만나 보여주었던 ‘기적’이 마법을 이용한 속임수였던 것도 드러났다.
덕분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셈.
자신들은 그야말로 이용만 당한 거니까.
그렇다고 저들이 떠들 이유는 없다.
“조용히 안 하면 제단에 너희들 중 하나 처박는다.”
“…….”
어쨌거나 죄 없는 레인저를 열 명이나 죽이고 우리까지 죽이려 들였는데.
저놈들의 처분은 나중에 고민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놈을 제단에 처박아버리고 그 ‘유적의 존재’를 불러내는 것.
“아우, 삭신이야. 이런 개 같은 새끼들…….”
그리고 이제야 깨어나는 난쟁이.
아까 기절해 있던 걸 봤는데, 이제야 일어나더니 주변 상황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저 늑대인간 새끼들이야 그렇다 치고, 니들은 또 뭐냐?”
난쟁이는 적개심을 감추지 않은 채 으르렁거렸다.
나는 마침 생각난 김에 물었다.
“혹시 불바크를 아시오?”
“불바크? 아, 그 돌연변이 양반? 뭐야, 아는 사이야?”
스릉.
“이 검을 불바크가 만들어 주었소.”
“오호라…… 인간세상에서 꽤나 잘살고 있는 모양이구만. 아니,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불바크의 부탁을 들어주려는 겁니다.”
아까 툴리오 녀석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저 난쟁이는 그냥 이곳 유적을 지나가기 위한 용도로 납치했다고 한다.
그러니 돌려보내 줘야겠지.
불바크가 그랬다.
혹, 자신의 동족을 만나면 도와 달라고.
라이칸스로프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난쟁이들 역시 제국에서 이용해 먹고 배신한 종족들이니.
“그럼 날 여기서 내보내 주겠다고?”
“일이 다 끝나면.”
“흐응. 그거 잘됐군. 근데, 나 부탁 하나만 들어줘도 되나?”
“뭡니까?”
그는 내 동의도 구하지 않더니, 갑자기 다가와 툴리오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겼다.
퍽!
“어억!”
“이 염병할 개새끼야.”
납치당했는데 이 정도면 싸게 먹힌 건가 싶기도 하고.
입 한번 거칠다.
프리실라랑 맞먹는 것 같은데?
“그럼, 볼일 보쇼. 나는 저기 구석에 있을 테니까.”
아무튼 우리는 본론으로 돌아왔다.
“유적의 존재라, 뭐 하는 놈일까?”
“모르긴 몰라도 엄청 강하지 않을까?”
“으음. 너무 강하면 곤란한데. 뭐, 데인이 알아서 해주지 않을까?”
“선생님들, 데인 선생님한테 너무 의존하는 것도 썩 좋진 않아 보입니다.”
도리안이 말 잘했다.
뭐, 결국 내가 활약하기야 하겠지만 너무 나만 믿는 것도 안 좋은 일.
차차 나아지겠지.
자, 그럼.
한번 불러내 볼까.
“이제 갈 시간 같은데?”
“사, 살려 주십시오!”
“내가 살려 줘도 쟤들이 죽일걸?”
나는 라이칸스로프들 쪽으로 턱짓했다.
그러자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세 녀석.
“히익.”
툴리오는 그 모습에 기겁하더니 내 귀에 빠르게 속삭였다.
“사,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 정보도 다 불지 않았습니까!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절박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난 냉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말했잖아. 어차피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들 죽일 거라고.”
“…….”
툴리오는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별안간 체념한 웃음을 터뜨렸다.
“흐흐흐…… 그래, 다 끝났지.”
알긴 아네.
“근데, 그거 아나? 나는 사라져도, 우리 비밀결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언젠가…….”
언젠가 뭐.
“네놈들 손에 죽을 바엔 자진하겠다.”
놈은 스스로 제단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어차피 너희들은 그 강대한 존재를 절대 제어할 수 없다.”
그 말을 끝으로 놈의 몸에서 무언가 터져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스로 마력을 봉해 버린 것이다.
마력의 흐름을 막아 버리는 것.
마법사들의 유명한 자살 방식이다.
“끄으윽…….”
놈은 비명과 함께 풀썩, 무너졌다.
잘됐네.
내 손 안 더럽혀서.
좀 찝찝하긴 하다만, 상관없다.
버르적거리던 신체가 멈춘 그때, 제단 앞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니까.
“모두 물러나.”
나는 검을 뽑아 들고 물러나며 말했다.
모두가 무기를 뽑아 들고 마력을 끌어올렸다.
라이칸스로프들도 준비했다.
“우리도 돕겠다.”
“그러든가.”
어차피 이놈들이야 나중에 처리할 일.
어떤 존재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도움 주기를 자처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쿠쿵!
이런 가운데 제단 앞 마법진에서는 빛무리가 솟아 나와 한데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
그래.
세상 모든 저주를 풀 수 있고, 그 외 다른 용도도 있는 듯한 ‘록신나의 눈물’이다.
그런 걸 얻어야 하는데 쉬울 거라 생각하는 게 웃긴 일이지.
“너무…… 답답해…….”
뒤쪽에서 들려오는 어니스트의 신음.
그래, 답답하다.
이건 흡사…….
우리가 이곳 산맥을 오를 때 느꼈던 그 끈적함이 구체화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럼, 그 끈적함이 이곳 유적과 관련이 있었다는 이야긴가?
뭐, 보면 알겠지.
저 빛무리가 다 뭉칠 때.
슈우우우…….
빛무리는 하나의 사람 형상을 그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머리에 뿔이 달린 사람의 형상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 이제 알겠다.
“다시 깨어날 줄이야.”
마족.
과거 대륙을 침공했던 존재들.
실패로 돌아간 그 침공 속에서 몇몇은 이곳 대륙에 잠들거나 봉인되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였을 줄이야.
이거 흥미로운데.
“깨어나자마자 불쾌한 냄새가 나는군.”
파바바바박!
그야말로 부지불식간이었다.
놈은 허공에서 검은 화살 십수 개를 만들어 내더니 라이칸스로프들 쪽으로 쏘아버렸고-
“크아아아악!”
“아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라이칸스로프 둘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나마 가곤이라는 녀석만이 손톱으로 몇 개의 화살을 쳐 냈지만 몸에 이미 화살 하나가 박힌 채.
“이제야 냄새가 좀 덜하군.”
놈은 그러면서 우리 쪽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인간이군.”
머리에 난 뿔.
붉은 피부.
그리고 냉소적인 표정까지.
책에서 본 마족의 모습이 맞다.
살다 살다 마족까지 보게 될 줄이야.
그런데 하나 더.
이마에 작은 보석 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저게 바로 ‘록신나의 눈물’이겠지.
“그래. 인간이지.”
“별로 특이할 건 없는 사실이다. 내가 얼마 만에 깨어난 지는 몰라도…….”
놈은 그러다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 네놈에게서는 좀 특이한 냄새가 나는군.”
특이한 냄새라.
“아주 익숙해. 날 여기 처박고 봉인한 그때 그놈들이 이런 냄새였었는데.”
아.
그럼 그들이 고대 아르카나 사람들인가?
“화가 치미는데.”
스륵.
놈의 손에 새까만 검 한 자루가 나타났다.
저 능력.
조심해야겠다.
어떤 조건인지 몰라도, 준비 동작도 없이 저렇게 무기들을 소환할 줄이야.
툴리오 녀석이 그랬다.
제어할 수 없을 거라고.
‘마족’이면 그럴 만하지.
그런데 왜일까.
이상하게…….
마족인데도 질 거란 생각이 안 드는걸?
자만이 아니라, 정말로.
“너부터 죽인 다음에 생각해야겠다.”
난 갑자기 분노하는 놈을 향해 피식거렸다.
“어디 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