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0화
6. 그래서 뭐 하시는 분인데요?(4)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마법사들이 저마다 지니는 마력의 양은 큰 차이가 없다.
마법은 자연의 마력을 받아들여 정제 및 순환하여 방출하는 형식이기 때문.
마법사들의 몸이 기사들과 다르게 약하고 쉽게 지치는 건 바로 이런 이유다.
그러면서 이 순환을 담당하는 게 바로 서클이다. 일종의 필터이자 ‘경로’로써 기능한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여러 개의 서클을 지닌 마법사들은 보다 적은 양의 마력으로 더 강력한 마법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서클이 없으면 마력의 흐름이나 밀도가 제한적인데…….’
하지만 데인은 다르다.
일반적인 사람과는 전혀 다른 마력의 밀도, 흐름을 지니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서클이 만들어진다면?
안 그래도 높은 밀도의 마력이 더욱 압축되고 정제되어 훨씬 더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
일반적인 경우라면 분명히 그 밀도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져 버릴 것이다.
하지만 데인은 다르다.
마력의 친화도가 높으니까.
그것도 무척이나.
애초에 몸이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마력의 수준 자체가 다른 것이다.
데인의 경우는 무척, 아니 지금까지 시드레인이 봤던 그 어떤 마법사보다 높았다.
‘그런데 왜…….’
서클이 없지?
시드레인은 그 이유를 곧 깨달았다.
마력을 끌어올린 눈에 들어오는 저 코어.
심장 어림에 자리 잡은 두 개의 마력 코어.
“왜, 왜 마력 코어 따위를 만든 거야!”
시드레인은 경악하며 소리를 빽, 질렀다.
데인은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런 미친 친화도를 가졌으면서 냉병기나 휘두르는 게 말이 되는 거야! 미치겠군!”
시드레인은 답답하다는 듯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밀도와 흐름의 마력을 지니고도 마력 서클이 아니라 코어를 만들었다고? 넌 지금 재능을 네 손으로 등진 거라고!”
데인은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둘 다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어디서부터 설명할까.
왜 ‘마검사’라는 존재의 수명이 짧은지부터?
왜 ‘마검사’라는 존재가 이도저도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의 대명사처럼 쓰이는지부터?
아니면…… 천재인 줄 알았는데 멍청하다고 할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네.”
하도 당당해서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코어와 서클은 간섭을 일으키지. 그건 법칙이야. 이미 코어에 잔뜩 압축시킨 마력을 서클에 흘려보내면 서클이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 버린다고!”
그건 일종의 정해진 법칙이다.
그래서 마검사들의 수명은 짧다.
마법과 신체능력, 두 개를 동시에 얻은 대가로 화끈하게 불태우다 생을 마감하기 때문.
실제로 마검사들의 시체를 해부해 보면 마력이 흐르는 혈관 같은 길들이 제멋대로 찢기고 엉망이 된 걸 알 수 있다.
즉, 시드레인의 말에 따르면 데인은 앞으로 서클은 절대 만들 수 없다는 뜻.
‘아깝다, 아까워!’
시드레인이 아무리 괴팍하다지만 마법사로서 냉병기를 사용하는 전사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마법사 입장에서는 아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저 재능이었다면.
그랬으면 지금쯤 당장 꿈의 경지라는 9체인에 다가섰을 텐데.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다.
시드레인이 가슴을 팡팡 치려던 그때였다.
“혹시 서클 없이는 마법을 쓰는 게 불가능한가요?”
“그야 당연히…….”
잠시 멈칫하는 시드레인.
“……가능은 한데,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서클의 정제 없이 어떻게 정제된 마력으로만 펼쳐야 가능한 마법들을 쓰겠어?”
시드레인의 기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시도된 적이 없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실패했다.
“그럼 한번 해볼까요?”
“뭐라고?”
“서클 없이 써 보는 거요.”
얘가 무슨 개소리람.
“뭐, 한 번도 안 해보긴 했는데.”
난데없는 소리에 시드레인은 귀를 의심했다.
“…….”
이 미친놈이 뭐라고 하는 걸까.
그러거나 말거나.
데인은 방금 막 떠오른 마법의 마력 재배열 코드를 되뇌다 이내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손바닥을 펼친 순간.
화르르르륵!
허공에 타오르는 불덩이가 떠올랐다.
1체인의 기본적인 마법.
하지만, 이 녀석은 분명히 서클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어, 되네요.”
데인은 씩 웃으며 시드레인을 바라봤다.
시드레인은 경악하며 입을 쩍 벌렸다.
“어, 어떻게?”
억지로라도 서클을 만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서클 하나 없이 어떻게 이 미세한 마력을 운용하는 마법을…….
“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다시 해볼까요?”
데인은 마력을 흩어 화염구를 가라앉히더니 이내 다른 마법을 펼쳤다.
촤앙!
데인의 눈앞에 펼쳐지는 얇은 마력의 막.
물리적인 피해를 막아낼 수 있는 마찬가지로 1체인의 서클 실드 마법이었다.
시드레인은 기절하고 싶었다.
서클도 없는 녀석이, 마법을 썼다?
그것도 즉석에서?
“와, 이것도 되네.”
약간 신난다는 듯 중얼거리는 녀석을 보며 시드레인은 생각했다.
서클.
마력을 정제하는 일종의 그릇.
마법은 사용하는 마력의 순도에 따라 그 위력과 등급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5체인의 텔레포트 마법은 보통 5회의 서클 정제를 거친 마력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뜻.
때문에 1회의 정제를 거쳐야 사용할 수 있는 저 화염구 마법은 당연히 서클 없이 사용이 불가능한데…….
“아라벨라 누나는 제 마력의 순도가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높다고 이야기하던데요. 아마 그거 때문이 아닐까요?”
아.
시드레인은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압도적인 ‘재능’이자-
타고난 ‘재능’이라는 거구나.
“허허허…….”
시드레인은 다시 한번 헛웃음을 흘렸다.
타고난 마력에 대한 친화도.
그 덕분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순수한 마력과 밀도.
거기에-
서클이 없음에도 전혀 힘든 기색 없이 마법을 사용하는 퍼포먼스까지.
이 녀석은 진짜다.
마침내, 제자를 찾았다고 생각한 시드레인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자네, 혹시 내 제자 할 생각 없는가?”
* * *
내 마력 친화도가 높다는 사실쯤이야 어린 시절 큰누나를 따라 마력을 다룰 수 있었던 것과 3살 무렵에 이미 마력 코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마 호흡법과 별개로 그믐의 숲에서도 문제없이 움직였던 거겠지.
아무리 호흡이 좋아도 어머니조차 오래 있으면 힘겨워하는 그믐의 숲.
그곳에서 몇 시간이나 멀쩡히 있을 수 있었던 건, 마력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게 나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밀도가 높고 순수한 나머지 서클 없이도 원활한 마법 사용이 가능하다는 건 ‘지금’ 처음 알았다.
“이게 진짜 됐네.”
솔직히 좀 놀라운 일이다.
마력 코어를 만든 이후부터 서클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했었으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다.
서클을 만들기 어렵다면, 안 만들고 마력을 쓰면 그만이다.
내 마력은 이미 서클로 정제한 것처럼 무척 정순하고 밀도가 높았으니까.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대단한 사실인 모양이다.
마탑주씩이나 되는 양반이 체면 따윈 잊고 저렇게 쫓아오는 걸 보면.
“거, 거기 서라니까! 잠시 이야기 좀 하자고!”
사실 아마 ‘대단하다’라고 스스로 느끼지 못한 건 큰누나의 지속적인 칭찬 덕이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이야기고, 천재면 으레 그런 건 줄 알았으니까.
하기야, 누나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누나도 천재니까.
“나랑 이야기 좀 하자니까!”
“잘 시간입니다.”
“대낮에 잠은 무슨 잠!”
아, 이 양반 끈질기네.
분명히 안 한다니까.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속도를 좀 올리려는 찰나 그 마법사 양반은 갑자기 내 옆으로 불쑥 나타났다.
“후후. 보이는가? 이게 바로 가속 마법이지. 신체를 일시적으로 가속시키는 거라고. 내 제자가 되면 이건 물론이고 이보다 더 엄청난 마법을…….”
나는 아예 마력을 다리 쪽에 돌려 순식간에 땅을 박찼다.
난데없는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어머, 저 사람 그 붉은코버섯 먹고 중독됐다던 사람 아니야? 왜 도련님을 쫓아다니지?”
“마법사라고 하지 않았어?”
“마법사가 버섯 먹고 중독됐다고? 바보 아니야?”
백작령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말이다.
“이건 중력 마법이지! 발 아래 사용하면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어때? 흥미가 좀 생기나?”
“누나가 이미 다 알려 준 건데요.”
“…….”
내가 도망가면 시드레인은 여지없이 따라붙었다.
아니, 마탑주씩이나 되면 제자 하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할 텐데 왜 갑자기 나한테 이래?
“자네는 반드시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그 재능을 썩히는 건 범죄야, 범죄! 그리고 기왕이면 니륵시온의 마탑주, 나 시드레인 가우스에게서 배우면…… 억!”
시드레인은 갑자기 턱 넘어지더니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그러나 근성 넘치게도 곧장 벌떡 일어나 날 쫓았다.
지독하다.
마법사들은 다 저런 걸까.
“헉, 허억.”
그러나 잠시 후 시드레인은 지친 듯 제자리에 서서 숨을 헐떡였다.
역시, 마력 역류 때문에 더 이상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게 분명하다.
“젠장, 마력 역류만 아니었어도…….”
“가서 쉬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흠.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네!”
시드레인은 품에서 깃털 같은 것을 꺼냈다. 그리고 그 깃털이 불타오르더니, 시드레인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아티팩트였다.
스스스.
공중에 뜬 채 나에게 다가오는 시드레인은 공포 그 자체였다.
“으하하. 어떤가? 이런 아티팩트도 무상으로 제공 가능하지! 내 제자만 된다면 말이야!”
하는 수 없다.
아픈 사람 제압한다고 칼이나 창을 빼 들 수도 없고, 주먹질을 할 수도 없으니 우아하게 제압하는 수밖에.
바람 계열 마법도 한번 써 볼까?
나는 마력을 끌어올린 뒤 바람 마법을 구성하는 코드로 재배열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방출시킨 순간-
휘이이잉!
강풍이 불어와 허공에 뜬 채로 날아오던 시드레인을 그대로 밀어냈다.
순간 마력이 훅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마법은 그럭저럭 괜찮게 시전되었다.
“어이쿠!”
시드레인이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털썩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포기하겠지?
“세상에…… 바람 마법까지!”
아니구나.
“자네는 역시…… 엄청난 재능이야!”
“그래도 제자는 안 할 건데요.”
“꼭 그렇게 만들 거라네!”
아니 이 양반은 제자 못 만들면 죽는 병에 걸렸나.
“혹시 2체인 마법은 쓸 줄 아나? 한번 해보겠나?”
“코드를 몰라서 못 써요.”
“이, 이이이잇! 그런 천재적인 재능이면서 왜 고작 2체인 마법 코드도 몰라!”
고작이라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
큰누나한테 안 물어봤으니까.
그리고 설마 내가 이렇게 마법 쓸 줄 알았겠어?
“허허, 벌써 저희 아들이랑 친해지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 들려오는 구세주의 목소리.
아버지셨다.
“어머, 백작님 오셨네.”
“어쩜, 나이가 드셨는데도 저렇게 멋있으실까.”
“그러니까 백작님이지! 우리 백작님이 아마 제국 귀족들 중에서 제일 멋있으실걸?”
“왜, 그 수도의 테르미온 공작도 엄청 미남이라던데. 저번에 본 사람들이 다 그 이야기 하더만!”
주민들의 웃긴 수군거림 속에서 등장하신 아버지는 날 바라보더니 싱긋 웃었다.
“아들, 벌써 이렇게 친해진 거냐?”
“아뇨. 제자 하라고 자꾸 그래서 안 하겠다고 도망치던 참이었어요.”
“제자?”
내 솔직함에 시드레인이 얼른 끼어들었다.
“소그레스 백작. 그대 아들은 엄청난 재능을 지니고 있소. 마법 쪽에서 말이오!”
“허어, 그렇습니까?”
“아마 백작 그대가 아는 것 이상일 것이오! 나는 지금까지 서클 없이 체인급의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소!”
“정말이냐, 데인?”
나는 아버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화염구를 일으켰다.
그러자 아버지의 입이 쩍 벌어지신다.
“세상에나.”
그 모습을 본 시드레인은 기세등등해져선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 마력의 밀도와 순도가 무척이나 높은 데다 기본적인 마력에 대한 친화도가 높아 굳이 서클 없이도 정제와 원활한 순환이 가능하다는 뭐,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렇소? 허어. 우리 아들이 기초적인 마력 발산법을 넘어서 아예 마법을 쓸 줄은 몰랐는데…….”
“그러니까 대단한 재능이라는 거요!”
아버지는 흥미롭다는 듯 그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셨다.
“역시 마탑주시오. 우리 아들이 마법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알아채다니.”
“알아챈 정도, 아니 그냥 재능이 있는 정도가 아니란 말이오! 아드님은 천재요. 희대의 마검사가 탄생할 수도 있단 말이오!”
“……마검사?”
아버지의 미간이 순간 좁아졌다.
아.
저게 아닌데.
“그렇소. 마검사. 어때, 흥미가 생기시오? 내 제자가 되기만 하면 내가 책임지고 최고의 마법사로 만들어 주겠소! 물론 당연히 검을 쓰는 것도…….”
“시드레인 마탑주.”
순간 아버지는 진지하게 음성을 내리까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검사는 안 될 말이오.”
“어, 어째서요? 두 개의 재능 모두 탁월한 거 아니었소?”
아버지의 기세에 눌린 건지 시드레인의 당황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우리 데인은 마검사가 아니라 마창사가 될 것이오.”
“…….”
“…….”
아버지.
저는 마검사도 하고 싶은데요.
거기에 기왕이면 암살자랑 소환술사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