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1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19화
147. 당테르컵(2)
켈타스 교수, 잉그리트 교수와의 매일 같은 대련이 이어졌다.
사실,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면 내 당테르컵 출전을 빌미로 이렇게 대련하는 걸 무척이나 반기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두 사람이 내 우승을 안 원하는 건 아니지만.
“더 좋아졌네요. 찌르기는 원래도 완벽했는데, 타이밍이 더 좋아졌어요.”
“가르침 덕택입니다.”
“아뇨. 솔직히 좀 걱정했어요. 제가 괜히 가르친다고 했다가 선배가 잘 가르쳐 놓은 재능 망칠까 봐. 근데…… 이러다 몇 년 안에 절 추월하겠는데요.”
그 말에 난 웃음으로 넘겼다.
전장에서의 경험 면에서 내가 잉그리트 교수에 밀릴 건 없지만, 내가 두 번째 삶에서 커 오는 사이 그녀 역시 더 성장했을 테니까.
아무튼 교수는 교수다.
켈타스 교수도 그렇고, 잉그리트 교수와도 각각 검과 창으로 붙었을 때 내가 이기긴 힘들다.
특별한 마력과 마법, 소환술이 가미된다면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만.
“데인, 왜 이제 와!”
그리고 교수들과의 대련만 하는 게 아니었다. 레일라, 도리안과도 대련했다.
다만 이 둘은 대련보다는 가르침이었다.
둘 모두 대련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중점적으로 보완하고자 나에게 요청한 것.
“다시 간다.”
레일라의 경우 내 무제한적인 맹공을 막아내는 방식을 택했다.
내 공격을 막아낸다는 의미보다는, 적재적소에 방어하는 방법을 키우겠다는 것.
실제로 레일라는 균형적인 테르미온의 검술을 배웠음에도 공격 쪽에 살짝 치중되어 있다.
이는 아마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 탓인 듯하다.
남들보다 재능이 뛰어나면 보통 방어보다는 공격할 일이 더 많을 테니까.
“이익!”
그래서 지금까지 대련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아니 아직까진 보여 줄 일 없었던 변칙적인 공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헉, 허억! 후아!”
결국 잠시 휴식을 선언하곤 나에게 따지듯 묻는다.
“넌 도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거야?”
“뭘?”
“지금 공격들이 그렇잖아! 나 진짜 아버지 공격 받아내는 기분이었어!”
테르미온 공작이라면 전장에서 구를 대로 구른 인물이니,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 테다.
난 피식거렸다.
“그래서, 포기할 거야.”
“누가 포기한대? 1분만 쉬었다 하자는 거지…… 진짜…… 차원이 다르잖아…….”
레일라는 울적해 보였으나 이내 힘을 내고 다시 내 공격을 방어하는 연습을 이어 갔다.
그리고 다음은 도리안.
“잘 알겠지만, 무기를 쥔 상대로는 방어도 쉽지 않고 접근 자체도 쉽지 않지.”
도리안은 ‘무투가’의 근본적인 문제점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일단 접근만 하면 단검이 아닌 이상에야 무슨 무기를 들어도 대응이 쉽지 않다.
무기는 휘두르거나 찌를 만한 최소한의 거리가 필요하지만, 인간의 신체는 그렇지 않기 때문.
그래서 도리안은 당연히 접근을 불허할 상대에게 접근할 방법을 찾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어느 정도 안다.
전장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워야 하는 환경이거든.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데인 선생님?”
“동체시력과 반응속도를 길러야지. 일단 마력 연마가 첫 번째.”
도리안의 수준은 아직 듀얼급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
듀얼급에 일단 오르도록 마력 연마를 시키는 게 급선무.
그다음은…….
“우왁! 너무 빠릅니다!”
“이 속도 그대로 간다.”
“다…… 다섯 개?”
“틀렸어. 여덟 개.”
“세상에…….”
빠르게 지나가는 물체의 개수를 맞추며 동체시력을 향상시키고, 이어서는-
“억! 어억!”
“그러다 계속 맞는다.”
“후웁!”
날아오는 물체를 잡아내는 반사신경 연습을 하는 것이다.
“자꾸 엄살 피우면 어니스트가 활 쏘는 거 튕겨내게 한다.”
“하, 하지만 너무 빠릅니다!”
“아니면 카르나스 불꽃으로 할까?”
“끼-륵!”
“무, 무조건 잡겠습니다!”
동체시력은 상대가 접근을 막기 위해 휘두르는 무기의 궤적과 타이밍을 가늠하게 한다.
반사신경은 당연히, 그 무기를 튕겨낼 확률을 높여 준다.
그리고 난 여기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당테르컵 전까지 쇠질 금지다.”
아마 머릿속에 벼락이 치지 않았을까.
도리안은 사형선고를 받은 표정으로 물었다.
“왜, 왜입니까…… 왜 저를 근육의 아름다움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시려는 겁니까……?”
“그야 둔하니까.”
현재 도리안은 온몸에 근육이 우락부락하나, 그 덕에 약간 둔한 편이다.
근육량을 조금이라도 줄여 몸을 가볍게 만들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근육에 대한 의리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그럼 예선 탈락하든가.”
“…….”
도리안은 마치 엄마냐 아빠냐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아이처럼 머리를 감싸 쥐고 끙끙 앓기 시작했다.
물론 설득은 간단했다.
“잠시 이별하는 거야. 그리고 다시 와서 만나는 거지.”
“…….”
“더 강해지고 싶지 않나?”
“……하겠습니다.”
좋아.
이걸로 근육맨 한 명 제거했다.
이렇게 해서 자신이 강해지는 걸 느끼면, 그때부터는 근육을 늘리는 데 크게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근육 백날 키워 봐야 근력은 세질지 몰라도, 칼날이나 화살촉을 막아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디 근육 좋아하는 귀족한테 분재로 팔리는 거라면 모를까.
아무튼 이 둘이 개고생하는 사이 나머지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근데 티켓들은 구했어? 알아봤는데 구하기 되게 어렵대.”
어니스트의 말에 프리실라는 어깨를 으쓱였다.
“난 애초에 관중석에 있을 일이 없으니 구할 것도 없지. 그리고 아마 내가 제일 가까이서 볼걸? 일 터지면 바로 뛰어 들어가야 해서.”
“부럽…… 다고 말하면 신성력으로 맞겠지?”
“어니스트. 요새 좀 활달해졌다?”
그리고 알투르는 침울한 표정이었다.
“……나는 구하는 데 실패했다.”
“앗. 진짜 어려운 모양이구나.”
“원래는 드나보 교수가 선심 쓰듯 예선 티켓 한두 장씩 챙겨 주고 그랬었는데…….”
“아…… 지금은…….”
티켓 구하기가 어지간히도 어려운 모양이다.
하긴, 오늘 강의에서도 다들 티켓 이야기뿐이었으니까.
아카데미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제국 전역이 들썩이며 수도가 그득한 상태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예선 티켓도 값이 엄청 뛰었대. 이러면 본선은 꿈도 못 꾸는 거잖아.”
“문자 전광판으로 중계하는 것도 무슨 입장료 받는다던데?”
“이참에 세금 왕창 거두겠다는 거지.”
“이럴 줄 알았으면 신청서라도 낼걸. 활로 출전한다고 하면 안 시켜주려나? 그럼 예선에서 탈락하더라도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보는 거잖아!”
“어니스트가 요새 좀 달라진 것 같아…….”
어니스트가 신박한 수를 냈지만, 경기를 보려고 경기에 참가한다는 게 좀 웃긴 일이긴 하다.
티켓이라.
누나들한테 말하면 구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난 잠시 후 알 수 있게 되었다.
“……데인. 혹시 뭐 티켓 들어오고 그런 거 없지……?”
“으응…….”
“하…… 올해도 이걸 못 보네…….”
우리 가문이 남부에 있어서 그런가.
큰누나도 그렇고, 작은누나도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누나들조차도 티켓이 아예 없다는 사실이다. 정확히는 구할 길이 없다는 것.
“티켓팅 진짜 치열해. 진짜 그건…… 절대 어떤 방법도 안 먹혀.”
“최소 일주일 전부터 밤새워야 하고, 결승전 티켓은 보름 전부터는 해야 구할 수 있어. 근데 연구랑 논문 쓰느라 바빠 죽겠는데 그걸 어떻게 해.”
이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 대리로 줄 서는 사람도 있고, 마법이며 속임수가 횡행한다던데 걸리면 황실에서 크게 처벌한다고 한다.
아무튼, 전쟁이 따로 없다.
나야 뭐 티켓이 따로 필요 없지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런고로 티켓 이야기만 나오면 침울해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이틀 뒤.
당테르컵 개막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
“그럼,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검술학부 강의를 막 듣고 일어나려던 그때 강의실 문이 열리며 꽤 멋들어진 차림의 남자 한 명이 들어왔다.
“여기, 데인 소그레스 님 계십니까?”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내 쪽으로 돌아갔다.
뭔가 싶었는데, 들어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전 황실에서 나온 특송원(特送員)입니다. 이 물건을 전달드리려 합니다.”
나는 황실에서 특송원이 나왔다는 사실보다 특송원 복장이 뭐 이렇게 화려하나 싶어 놀랐다.
“뭔가요?”
“내용물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직접 열어 보시면 됩니다.”
특송원은 황실의 인장을 내보이며 신분을 증명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누가 보낸 겁니까?”
“발신하신 분은 에드워드 당테르 황자 저하이십니다.”
그 말에 사방에서 놀라움 가득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진짜야?”
“나 처음 봐…… 황실에서 선물을 저렇게 보내는구나?”
“나 예전에 봤어. 아버지가 포상받으실 때!”
“대박…… 아카데미에서 저렇게 황실에서 선물 받는 사람이 말이 돼?”
특송원은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내 신분을 확인한 뒤 수령증에 사인을 받곤 그대로 돌아갔다.
기대감 가득한 시선을 지나 나는 일단 보니아의 숲으로 향했다.
당테르컵 개막 3일을 남긴 상황에서 수련에 열중인 녀석들이 보인다.
“데인, 왔어?”
그리고 내가 오자 삼삼오오, 옆으로 몰려드는데 손에 든 것을 궁금해했다.
“근데 그건 뭐야? 선물?”
“응. 황실에서 특송원이 나와서 보내 줬어.”
“……황실에서 누가 나와?”
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대신 끈을 풀어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안에는 나 빼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원하던 게 들어 있었다.
“이, 이거…….”
“내가 아는 그거야……?”
“세, 세상에…….”
바로 티켓이었다.
그것도 청소년부 관람 티켓이 종류별로 다섯 장씩 들어 있었다.
예선, 본선1, 본선2, 그리고 결선.
심지어…….
좌석은 일등석이었다.
“이거…… 팔면 집도 산다던데…….”
프리실라의 세속적인 중얼거림.
저 말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 티켓 하나면 목숨도 내놓을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그만큼 전통과 재미가 보장된 경기라고 해야 할까.
“잠깐만.”
나는 일단 에드워드에게 통신을 시도했다.
신호가 몇 번 가더니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데인, 하하. 연락을 한 걸 보니 내가 보낸 선물을 받은 모양이군.
“저하. 이 귀한 걸.”
-어허. 감읍할 따름이다, 망극하다, 뭐 이런 말은 안 듣는 걸로 하지! 그저 ‘고맙다’ 한마디면 족해.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걸…….”
흐뭇한 목소리.
-하하. 난 황자니까.
그리고 꽤나 설득력 있는 이유도 들려왔다.
-물론 나한테도 귀한 물건이지만, 지금 형님 한 분이 어디 가고 안 계셔서 그 몫이 나한테 배당됐지. 그러니 혹시 주변에 못 간 친구들이 있으면 잘 나눠 주라고. 구하기 무척 어렵다고 들었으니까.
어렵다마다.
지금 이렇게 군침 흘리는 것만 봐도 아는 사실.
-그리고 그대의 가문에도 보내 두었으니, 곧 당도할 거야. 참, 테르미온 공작가에도 갔을 텐데. 레일라도 옆에 있나?
“네, 황자 저하! 근데 저도 참가해서, 아버지랑 어머니가 같이 오실 것 같아요!”
-오오. 같이 온다고 한다는 건, 공작부인이 상당히 회복되었다는 뜻인가?
“네, 맞아요. 덕분이에요, 황자 저하.”
-하하. 그거 다행이군. 천운이야.
에드워드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때, 내 친구에게 주는 선물. 훌륭하지 않은가? 그대가 나에게 준 선물들에 비하면 먼지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 좋은 선물입니다.”
물론 내가 쓰진 못한다.
하지만 이걸로 내 주변 사람들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대회 당일에 보자고. 그대가 우승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꼭 뵙겠습니다, 저하.”
덤으로 충성맹세도 받았다.
“데인, 나…… 다 할게. 시키는 대로! 전부 다!”
“……데인. 뭐든 하지. 1년 동안 네 조수를 하라면 하겠다.”
어니스트와 알투르.
“나 신성학부 나가려고.”
그리고 지금 차출 때려치우고 이 티켓 받고 관중으로 전직할 기세인 프리실라까지.
당테르컵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