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2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24화
151. 나는 성장했어(2)
데인의 친구들은 데인이 에드워드로부터 선물받은 결승전 입장 티켓 덕에 한데 모여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기분이 세상 묘했다.
데인과 레일라, 두 명이 결승에 올라가다니.
이래서야 누굴 응원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지 않는가.
“저는 그래도 데인 선생님으로 하겠습니다. 데인 선생님 덕분에 제가 무려 본선 2경기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도리안은 데인을 무조건 응원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당연히 예선 탈락을 생각했는데, 본선 1경기를 넘어 2경기까지 간 것.
물론 본선 2경기에서 란셀 페리온에게 1초 만에 패배하는 굴욕을 당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덕분에 무투학부에서는 영웅처럼 칭송받고 있는데.
“프리실라는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좀 집에 보내 달라고 하는 중일 것 같고…… 알투르는?”
“나도 누구든 상관없다. 데인을 응원하면 더 좋겠지만, 다 친구니까.”
알투르는 어느새 은근슬쩍 무리로 잘 스며들어 있었다.
“그럼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사실 누구 응원하든 뭐가 중요하겠어?”
어니스트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당연하게도 데인이 우승할 것이다.
상대가 레일라라 미안한 말이지만 데인이 진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미 이 셋에게 중요한 건 승부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결승에 올랐다는 사실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
“근데 말입니다, 선생님들. 이번에 저희 아마 당테르컵 끝나면 엄청 바빠질 것 같습니다.”
“으응?”
“지금 저희 ‘낭만’ 동아리 가입하겠다고 다들 난리입니다.”
차마 그 긴 이름은 데인을 무제한적으로 존경하는 도리안도 어려운 모양.
“안 그래도 데인이랑 레일라랑 예전에 이야기했었다고 들었는데. 2학기나 내년에 동아리원 선발 시험 한번 해보자고.”
어니스트의 말에 알투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발 시험?”
“아, 응. 알투르는 처음 듣는 거겠구나. 우리 동아리 작년에도 신청 엄청 왔거든. 가입하고 싶다고. 그래서 데인이 아예 선발 시험 매년 치르자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
어니스트는 그러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 알투르는 우리 동아리 가입했었나?”
“…….”
따지고 보면 알투르는 객원 멤버였다. 정식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스리슬쩍 합류한 케이스.
그래서 약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나도?’
자신도 정식으로 동아리 입단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그런데 데인 성격이라면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정식으로 입단한 게 아니니, 같이 시험 보라고 할 것 같은 그런 예감…….
“근데 저기 뭐야? 뭔가 난리가 난 것 같은데.”
그때 어니스트가 귀빈석 쪽을 가리켰다.
그야말로 소동급이었다.
무슨 사고라도 났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기겁하는 모습이 보인다.
“빨리빨리 움직여!”
“이게 무슨 일이야!”
경기가 언제 시작되나 싶어 기다리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화, 황제 폐하 입장하십니다아!”
진행자의 당황스런 목소리가 마력으로 증폭되어 스타디움 전체를 쩌렁쩌렁 울렸다.
순간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침묵이 감도는 스타디움.
그러다, 다들 경기를 일으키며 다급하게 기립했다.
‘도대체 왜?’
‘성년부 경기 보러 가셔야 할 분이 왜?’
속마음은 다들 비슷했다.
대관절 황제 폐하께서 왜 여기 온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황실을 이해하려 들면 안 된다.
그냥 받아들여야 할 뿐.
“음.”
황제, 드마니스 당테르.
가만히 있어도 위엄이 철철 흘러내리는 듯한 그는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제야 고개를 들고, 자리에 앉는 관중들.
하지만 침묵은 여전했다.
그런 가운데 황제는 무척이나 담백하게 말했다.
“훌륭한 경기를 기대한다. 부디, 최선을 다해 결승에 걸맞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말이 끝났음을 알리며 다시 손을 들자, 사방에서 박수들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박수는 멈출 줄을 모르다 황제가 착석하자 비로소 잦아들었다.
덩달아 관중들은 그제야 숨을 쉬기 시작했다.
“후우. 도대체 왜 여기에…….”
“이거 원, 욕이라도 한번 잘못했다간 당장 끌려 나가겠군.”
“도대체 황제 폐하께서 성년부가 아니라 왜 청소년부에 오신 거야?”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갔으나 다들 당연히 그 이유를 알 턱이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황제의 변덕 탓이었으니까.
‘소그레스와 테르미온의 대결이라…….’
흥미롭다는 듯 턱수염을 매만지는 황제.
소그레스와 테르미온.
손가락에 꼽히는 가문 자제 간의 대결이 아닌가.
둘 다 천재라 불리고, 나이도 같다. 심지어 가문끼리 친하기까지 하다.
또한 대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승 대진 명단인 만큼, 황제도 큰 관심을 둔 셈.
물론-
‘이걸로 재미있어지겠군.’
이렇게 갑작스러운 행차가 두 가문에 미칠 영향을 기대하는 것도 있었다.
황제는 아직 화해의 손을 내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 손은 두 가문이 내밀어야 한다. 황실의 체면과 명분이라는 게 있기 때문.
때문에 황제는 그 판을 깔아 주러 온 것이다.
데인의 말처럼, 제국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
황제는 그때 자신을 알현하고 놀라거나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침착을 넘어 덤덤하게 답하던 데인을 떠올렸다.
절로 흘러나오는 너털웃음.
고작 14살 난 소년 한 명이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나 크게 움직이게 만들 줄이야.
하나 된 제국.
상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황제도 이룩하지 못한 업적이니까.
황실과 귀족이 반목한 역사를 적어 보자면 정말 끝도 없다.
그런데 어쩌면, 이제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데인 소그레스라는 소년 덕에.
“소년·소녀부에 이어 청소년부 우승을 노린다! 검술명문 테르미온 공작가의 천재 검사!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이변의 주인공! 제국 최고의 가문에서 태어난 최고의 재능! 레일라 테르미온!”
그리고 마침내 대전자 소개가 시작되며 거대한 함성이 관중석을 따라 일어났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레일라! 레일라! 레일라!”
“이겨라! 레일라! 확 우승까지 해 버려!”
“검술학부의 명예를!”
레일라를 응원하는 쪽은 생각보다 많았다.
특히, 이번에 검술학부 쪽에서 어떻게든 이거라도 이용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는 게 눈에 보일 정도.
검술학부와 관련도 없는 관중들 몇몇이 검술학부를 외칠 정도였으니.
‘역시, 달라.’
그리고 레일라는 지금 무대 위로 걸어 올라와 관중들에게 인사한 뒤 자리를 잡았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몰려든다.
데인과 ‘대련’할 때는 이 정도로 긴장하지 않았었는데.
서로 진검을 맞대고, 완전히 승부를 가려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레일라를 무척이나 긴장시키고 있는 셈.
‘침착하자. 할 수 있어.’
상대는 데인이다.
그래서, 이길 거란 생각은 안 한다.
데인이 들었다면 누구든 이길 생각으로 상대하라 했겠지만, 상대가 데인인 걸 어쩌겠는가.
그 말도 안 되는 활약을 가장 가까이서, 가장 많이 지켜봐 왔는데.
마법, 소환술이 아니더라도 데인을 이길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다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볼 것이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남부 소그레스 백작가의 아카데미 천재 신입생! 검술이면 검술, 창술이면 창술, 소환술이면 소환술, 마법이면 마법! 수많은 재능에 빛나는, 데인 소그레스!”
그때 마침 들려오는 데인의 소개.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데인! 데인! 데인! 데인!”
“소그레스 백작가의 명예를!”
“천재 소년이 제국을 빛낸다!”
분명하게도 자신의 것보다 더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오자 레일라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마침내 입장하는 데인은…….
검이 아닌 창을 들고 있었다.
“세상에, 우리 아들 데인이 결승에서 창을…….”
덕분에 관중석에서 감격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는 한 남자가 있었고-
“역시…… 창이죠…….”
마찬가지로 자신이 직접 대련해 가며 가르친 제자가 창을 들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교수가 있었다.
반면.
“……이놈은 결승까지 잘만 검 휘둘러 놓고 이제 와서 창을 쓴다고?”
이제 와서 검이 아닌 창을 쓴다는 사실에 묘한 패배감을 느끼는 늙은 교수 한 명도 있었다.
“데인 소그레스가 지금까지 검으로 싸우지 않았었나?”
“그야 당연히 창도 잘 쓰겠지! 천재라면서?”
“그보다는 소그레스 백작이 가르친 거겠지.”
“이제 와서 쓰는 거 보니 숨겨둔 비장의 한 수, 뭐 그런 거 아닌가?”
관중들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듯 환호했다.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검과 검의 대결도 좋지만, 천재 소년이 지금까지 잘 써 오던 검 대신 창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재미를 주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저 소년은 도대체가…….”
지독한 패배감에 젖어 있었지만, 그래도 경기를 관람하러 온 아케우스 후작 일가도 있었다.
모두가 할 말을 잃은 상태다.
검.
그 검 하나만 수련해도 그 수준에 오르는 게 저 나이에는 불가능할 지경인데, 이제 와서 창을 쓰겠다고?
그런데 웃긴 건, 자만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든다는 것이다.
마치 정말 자신 있어서 들고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데인 소그레스라면…… 그럴 수 있다.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소년일까.’
그리고 데인에게 그런 부탁을 한 바 있던 후작부인은 멍하니 데인을 바라보았다.
아케우스 후작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
콘웰도 마찬가지.
자신이 알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표정.
“…….”
그리고 레일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안 그래도 힘든데 항상 검을 든 데인만 상대하다 이번엔 창을 든 데인을 상대하게 생겼다.
“너…… 치사하다.”
레일라가 참다못해 말하자 데인이 어깨를 으쓱였다.
“당연한 거지.”
“뭐가 당연해?”
“승리의 가능성을 더 높이는 방법인데. 내가 창 들고 너랑 대련한 적 한 번도 없잖아?”
“……진짜, 어휴”
그러면서도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다.
레일라 자신이라도 그랬을 테니까.
만약 이게 실전이라면, 상대를 보다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하는 게 맞다.
‘그래, 차라리 이게 낫지.’
만약 데인이 자신을 설렁설렁 상대했다면 오히려 화가 났을 것이다.
상대의 마음가짐이 진심이 아니니까.
진검을 든 순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싸우라 말한 건 다름 아닌 데인이다.
휙.
데인은 창을 한 바퀴 돌린 뒤 자세를 잡았다.
마침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두 사람이 ‘실전’에서 부딪치는 순간.
스릉.
레일라도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말없이 데인을 바라보았다.
‘창…… 몇 번 배우긴 했지만 이렇게 상대하는 건 처음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데인한테 창으로 상대해 달라고 할 걸 그랬나.’
이제 와서 생각하면 뭐 할까.
마음을 비우자.
‘먼저 간다.’
타닥!
그리고 레일라는 결승전 시작과 동시에, 망설이지 않고 데인을 향해 뛰어들었다.
이전의 레일라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신속하고 매서운 쇄도.
카앙!
그리고 데인은 창을 내밀어 레일라가 내지른 첫수를 튕겨냄과 동시에 그대로 내리찍었다.
“흡!”
레일라가 간신히 몸을 비틀어 피하자, 관중들이 헛숨을 들이켰다. 당연히 막아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피한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따로 있었다.
땅으로 내리꽂히던 데인의 창이 갑자기 급격하게 방향을 틀더니-
퍽!
창날 아래쪽 창대가 막 옆으로 물러난 레일라의 어깨를 후려쳤다.
“윽!”
피했다고 생각한 레일라에게는 기습적인 한 수.
“역시나.”
바닥을 뒹군 뒤 레일라는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역시 데인이다.
그리고 다르다.
창을 들었을 때, 분위기는 물론이고 공격하는 방식 등 모든 게 다르다.
‘역시 쉽지 않아.’
하지만, 그래도 해볼 만할 것 같다.
‘목표를 좀 수정해야겠는걸.’
관중들은 대단한 경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레일라는 안다.
공격 한 번 성공시키는 것조차 힘든 일이라는 것.
‘그렇다면…….’
휙.
레일라는 검을 털며 자세를 다잡았다.
‘어쨌든 한 번이라도 성공시킨다.’
잘만 하면 그 한 방이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데인이 그랬다.
제아무리 압도적인 적이라도 심장과 목을 찌르면 끝낼 수 있다고.
물론 친구를 죽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데인이기에 날릴 수 있는 일격이다.
그리고 데인은 자신의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대.
“간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데인은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고 있었다.
레일라의 마음가짐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