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2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29화
156. 재미있는 녀석이 나타났는데(1)
알투르는 1차 시험을 가볍게 통과했다. 사실 시험이라고 할 것도 없이 쉬운 문제들의 연속.
솔직히 통과 못 할 녀석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있었다.
“나 떨어졌대…….”
“3번 정답 뭐야? 어떻게 적었어?”
“서술형에서 두 줄만 쓰고 나왔어…….”
덕분에 경쟁자들이 줄어들긴 했지만, 도대체 어쩌다 떨어진 건가 싶었다. 맞추라고 대놓고 떠먹여 주는 문제였는데.
“뭐, 내가 신경 쓸 건 없지.”
덕분에 경쟁자들이 떨어졌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다.
사실 1차 시험도 통과 못 하는데 경쟁자라 하기에도 뭐하지만.
어쨌거나 이제 2차 시험.
2차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순으로 선발한다고 하니, 일단 2차 시험에만 집중하면 그만이다.
“도대체 뭐가 나오려나.”
1차 시험 종료 직후부터 시작되는 2차 시험.
“시험 장소로 이동하겠습니다! 인솔에 잘 따라 주세요!”
인솔자는 도리안.
아는 체를 하고 싶었지만 알투르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정정당당하게.
이제 뒷말이 나오는 건 사양이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곳은 안개의 정원.
이제는 더 이상 안개가 끼지 않는 정원이 됐지만, 이름은 그대로 굳어버린 곳이다.
“이곳이 여러분들께서 2차 시험을 치를 장소입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방에서 질문들이 날아갔다.
“어떤 시험인가요?”
“1차 시험 떨어진 사람은 재시험도 치를 수 있나요?”
“점수 측정 방식은요?”
1차 시험을 통과해서 그럴까.
다들 궁금한 게 더 많아진 모양.
하지만 도리안은 가만히 기다렸다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이제부터 이 안개의 정원을 통과하게 됩니다.”
안개의 정원을 통과한다는 말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이전처럼 안개는 없을지언정, 이곳은 안개가 없어도 지도 없이는 길을 헤매기 일쑤일 만큼 복잡한 곳이다.
“이 안개의 정원에는 저희 ‘낭만’ 동아리에서 준비한 각종 함정과 환영 등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 그래도 복잡한 미로에 함정이나 환영 같은 것들이 추가되었다는 사실.
“그럼…… 여기를 빠져나가는 게 시험 합격 조건인가요?”
“그렇습니다.”
절망의 분위기가 번져 나갔다.
이건 뭐 아예 통과하지 말란 이야기 아닌가.
“물론, 이 안개의 정원 전체를 돌아다니는 건 아닙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희가 출구까지의 길을 유도할 예정이니까요.”
그러자 다시 들려오는 안도의 한숨들.
“그럼 가는 길을 알려 주신다, 이 말씀이신가요?”
“정확히는 보이는 길로만 가도 끝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막다른 길이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돌아서 다른 길을 선택하면 그만이고요.”
도리안은 그러면서 덧붙였다.
“하지만, 결코 쉽진 않을 겁니다.”
함정.
환영.
미로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저걸 뚫어내야 한다니.
“물론 형평성을 위해 함정을 해체하거나 돌파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예정이니 안심하십시오.”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지원자들 사이에서 다시 불안이 번지는 가운데 도리안은 결정타를 꽂아 버렸다.
“여러분들께선 이제 무작위로 2인 1조를 이루어 이 안개의 정원을 통과하게 됩니다.”
무작위 2인 1조.
합심하여 빠져나가거나, 다투고 자멸하거나.
말도 안 되는 규칙에 다들 멍해졌다.
“평가는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지만, 서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협력이 가장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겁니다.”
“…….”
지금 도리안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안개의 정원.
함정, 환영.
거기에 무작위 2인 1조 구성.
“잘못 만나면 망하는 거잖아.”
알투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래서야 잘못 걸리면 협력이 아니라 짐짝을 지고 가는 꼴이다.
무조건 통과하겠다는 생각으로 온 건데.
“그럼, 지금부터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추첨이 시작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 추첨 결과가 마법 전광판에 나타났다.
사방에서 절망하는 소리가 속출했다.
“야이 씨! 저 새끼랑 내가 조라고? 차라리 죽여라! 혼자 보내줘!”
“아니 이름도 모르는 신입생이랑 도대체 내가 왜…….”
“이거 말이 돼? 내가 왜 이 새끼랑 같이 가냐고!”
“야, 나는 가고 싶겠냐?”
한편으로는 은근히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 지원자들 중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과 조가 된 사람 말이다.
예를 들어-
“서, 선배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술학부 신입생 제나 시로딜이라고 합니다!”
지금, 알투르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벌벌 떨려 오는 신입생 제나 시로딜 같이 말이다.
‘내가 이런 고학년이랑 한 조가 되다니.’
단지 고학년뿐이겠는가.
알투르는 타 학부에도 꽤 알려진 마법학부의 실력자.
물론, 알투르는 좀 절망적이었다.
“주술학부…… 라고.”
주술학부.
주술, 강령술, 점성술 등 마법처럼 ‘주류’가 아닌 온갖 학문들을 한데 모아 가르치는 학부.
학부생도 소수고 딱히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도 없어 서서히 잊히는 학과다.
사실 이전에는 몇몇 학부들이 따로 존재했으나 아카데미 학부 통폐합 과정에서 하나로 합쳐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요새 ‘트렌드’로 치면 ‘전과용 학부’다.
다른 과에 갈 자신은 없으니 일단 주술학부 같은 넣기만 하면 받아 주는 학부에 들어간 뒤 전과를 노리는 것.
‘망했군.’
하필이면 비인기 학부, 그것도 신입생과 한 조.
데인 같은 신입생이라면 모를까, 이미 5학년인 알투르의 눈에 찰 리가 없다.
어디 대단한 재능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근데 굳이 묻고 싶진 않다.
저 긴장한 모습이며, 자그마한 체구.
무슨 재능이 있겠는가.
그런 관계로 알투르의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서, 선배님. 혹시 괜찮으신가요?”
“안 괜찮은데요.”
“…….”
제나가 시무룩해진 가운데 알투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앞길 막으면 버리고 갑니다.”
알투르는 일부러 냉정하게 굴었다.
괜한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다.
솔직히, 어떤 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네.”
“그러니까 뒤에 잘 따라붙기나 하세요.”
“호, 혹시 제가 도울 건…… 제가 주술학부긴 해도 신입생들 중에서는 제일…….”
“필요 없습니다. 뒤에서 뭐 해 보려다 망치지 말고, 따라나 붙으세요.”
또한 알투르는 굳이 살갑게 대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할 줄 알면 뭘 한다고.
그래 봤자 주술학부면서.
덕분에 제나는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별달리 방법이 없다.
‘난 꼭 이 동아리에 들어갈 거야.’
제나는 그야말로 낭만으로 가득한 아카데미 생활을 꿈꾸었다.
아카데미 생활의 꽃, 동아리 활동.
그런 의미에서 수없이 많은 제안들을 뿌리치고 지금 이때까지 기다려 왔다.
이곳, ‘낭만’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서.
데인 소그레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자태.
하지만 가슴을 더욱 뛰게 만드는 건 데인 소그레스의 업적들이다.
‘할 수 있어.’
제나는 주먹을 꾹 말아 쥐며 알투르 뒤에 서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까지.
그리고 마침내-
“제38조. 알투르 디오메트, 제나 시로딜. 지금 입장합니다.”
시간이 되었다.
“가자. 거리 두고 따라와.”
알투르는 그 한마디만 남기고 빠르게 걸어갔다.
그리고 시작부터 화끈하게 함정들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쾅! 퍼엉!
알투르는 정공법을 택했다.
함정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이상, 어쭙잖게 해체하려 드는 것보다는 이 편이 훨씬 빠르다.
“우와아…….”
덕분에 제나는 할 일이 아예 없었다. 그냥 알투르의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가면 그만.
알투르는 그러거나 말거나, 잔뜩 긴장한 채로 신중하게 마법을 쏘아냈다.
‘마력은 한정적이다.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1단계를 통과해도 2단계가 기다린다.
2단계부터는 무려 환영을 상대해야 하니 무턱대고 마력을 써선 안 된다.
알투르는 마법학부에서도 알아 주는 재능.
그래서, 1단계 끝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불길……?”
활활 타오르는 불의 장벽이 알투르 앞을 막아섰다.
아무리 봐도 유일한 출구나 다름없는 곳을 가로막은 불길.
한데, 조금 이상하다.
일반적인 불길이 아니라 녹색 불길이고, 불길에서 열기도 열기지만 마력이 느껴졌다.
“설마 이거.”
알투르는 무어라 말하려다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아는 그게 맞다면, 이건 일반적인 불꽃이 아니라…….
‘카르나스.’
드래곤의 불길이다.
물로는 절대 끌 수 없고, 일반적인 불꽃보다 훨씬 강력한 그것.
그런 의미에서 남들보다 이미 앞선 알투르인데…….
외려 그래서 함부로 어떤 시도를 할 수 없었다.
“망할 소그레스.”
어쩐지, 은근히 쉽다 했다.
데인 소그레스, 그 녀석이 그렇게 물렁하게 준비할 리 없지.
그런데 카르나스의 불꽃이라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저…… 선배님. 혹시…….”
“물러나 있어.”
“…….”
제나 시로딜은 다시 시무룩해져선 뒤로 물러났다.
알투르는 제나를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저 불꽃의 마력을 분석해 해체한다는 건 데인 같은 괴물이나 할 수 있는 짓.
그렇다고 무턱대고 마법을 쏘자니 저 불꽃이 걷힐 것 같진 않다.
알투르가 갈등하던 그때였다.
“저…… 선배님.”
재차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알투르는 고개를 홱 돌렸다.
“왜?”
짜증이 묻어나는 눈빛에 제나는 움찔, 했지만 이내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 불꽃이…… 일반적인 불꽃과 다른 거죠?”
“……그런 셈이지.”
“선배님이 아직 아무것도 안 하셔서…….”
용케 그걸 알아챘나 생각하던 찰나-
“제가 한번 해 봐도 될까요?”
“뭐?”
“제가…… 저 불꽃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혀 생각도 못 한 말이 들려왔다.
* * *
“생각보다 변별력이 엄청난데.”
“역시 카르나스야.”
“끼-륵!”
우리는 생각보다 빡빡한 시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르나스의 불꽃 덕분에 1단계를 제시간에 통과한 조가 아직도 안 나올 줄이야.
“근데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닐까? 다들 불꽃 해체하려다 시간 다 보냈잖아.”
“그런데 단서는 충분히 줬지. 해체 가능하도록 양옆 벽 쪽에 해제 코드랑 장치도 넣어 놨고.”
1단계 끝자락, 카르나스의 불꽃과 마주하는 곳부터는 주변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해진다.
2단계 들어서 마주하는 환영들도 대부분 그렇게 격파해야 하니까.
미리 알려 주는 셈이라 해야 할까.
한데, 실제로 다들 불꽃을 보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기 일쑤다.
몇몇만이 그걸 뒤늦게 찾아냈지만, 그땐 이미 카르나스의 불꽃이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사라진 상황.
또한, 내가 제일 기대하던 상황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하긴, 카르나스의 불꽃이니까.”
“끼륵!”
같이 이 상황을 바라보던 카르나스는 무척이나 뿌듯하게 외쳤다.
“이러다 진짜 아무도 통과 못 하는 거 아니야?”
“뭐, 어차피 기다리면 불꽃은 사그라드니까. 고득점만 못하는 거지.”
어차피 나중에 가선 최종적으로 획득한 점수순으로 정렬할 예정이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탈락자’는 없을 예정.
다만, 남들보다 얼마나 더 빠르고 영리하게 1단계, 2단계를 통과하느냐가 관건이지.
“어, 저기 알투르다.”
이런 가운데 알투르가 눈에 들어왔다. 뒤에는 어떤 작달막한 체구의 학생이 따라가고 있었는데, 상황이 대충 눈에 그려졌다.
“제나 시로딜…… 주술학부 신입생이네?”
“주술학부?”
“응. 우리 탐사학부처럼…… 이른바 전과용 학부라고 불리는 곳이지. 실제로 주술을 쓸 줄 아는 학생은 몇 안 돼.”
주술학부라.
나는 제나 시로딜이라는 신입생을 주시하다 다시 알투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역시나, 실력은 좋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카르나스의 불꽃 앞으로 도달했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턱, 막혀버린 것 같았다.
녀석은 카르나스의 존재와 그 불꽃에 대해 아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
“알투르도 별수 없네.”
“역시 카르나스라니까?”
“끼륵!”
그러던 그때였다.
갑자기 뒤에 있던 제나라는 신입생이 앞으로 나서더니, 무언가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방금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제나라는 신입생이, 걸어서 불길을 그대로 뚫고 통과해 버린 것이다.
그러더니 뒤쪽에서 해제 장치를 발견하곤 불꽃을 꺼뜨려 버렸다.
“끼……르윽?”
제일 놀란 건 카르나스였다.
지금까지 무적을 자랑했던 자신의 불꽃이 꺼지다니.
물론 해제 장치를 이용하긴 했지만, 불길을 뚫은 것 자체가 카르나스에겐 큰 놀라움이었던 모양.
“이게 무슨…….”
어니스트의 멍한 중얼거림.
하지만 나는 오히려 웃고 있었다.
이거…….
재미있는 녀석이 나타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