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5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59화
168. 밀림으로(4)
밀림.
한마디로 설명하면 거대한 오지.
인간의 손으로는 여전히 정복하기 힘든 곳이며, 때에 따라 북부 혹한의 땅보다 훨씬 가혹한 곳.
저 안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존재하며…….
이와 관련 있어 보이는 일이 지금, 이 순간 마을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또, 저 안으로 안내할 르타케라는 남자는 지금 자신의 아들을 구해야 한다.
“간단한 계획이잖아. 르타케의 아들을 구하고, 밀림 안에 들어가서, 그 주술사라는 사람을 찾는다. 어때?”
내 제안에 어니스트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역시 데인이야. 간단하잖아?”
물론 나머지 녀석들은 이런 간편한 의사결정에 일단 어이없어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게 너니까 그렇게 쉽게 나오는 거다, 데인 소그레스. 세부 계획도 짜야 하고, 잘못하면 마을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다.”
아직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알투르.
녀석은 덕분에 ‘이성적’이었다.
“뭐, 좀 어이없긴 하지.”
“항상 저런 식이었잖아?”
다른 녀석들의 맞장구에 알투르가 고개를 끄덕이던 것도 잠시.
“근데 그게 제일 편한 방법이긴 해. 안 그래?”
“맞아. 레일라, 그때 우리 아카데미 제한구역 갔을 때 생각나? 그때도 그랬잖아.”
“…….”
알투르는 이내 납득해 버리는 다른 녀석들의 모습에 도리어 어이가 없는 모양.
그리고 알투르는 어니스트가 해결해 주었다.
“원래 이래. 우리는.”
“……정말 이렇게 움직인다고?”
“응. 근데 뭐, 항상 결과는 좋았어. 실패도 없었고.”
“하…….”
여하튼 대략적인 계획은 이러하다.
“의식은 1년에 1회씩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선발한 남녀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밀림 안쪽의 지정된 움막에 데려다 놓는 거죠. 그리고 주술사님이 그 아이들을 데려갑니다.”
“데려가서 뭘 하는지는 알지 못하나?”
“그렇습니다. 첫 의식에 동원된 아이들도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르타케의 말에 따르면, 그 주술사라는 녀석은 마법으로 추측되는 것으로 마을 사람들을 위협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처음에는 저항하던 마을 주민들도 포기하고 이제는 매년 아이들을 바치고 있다는 이야기.
“그 주술사라는 놈 말이야, 아이들을 데려가서 뭘 하는 걸까?”
“10년째면 벌써 18명이나 데려간 거고…… 아이들을 동원한다는 건…….”
문득 떠오르는 지난 기억.
하바로스크 산맥으로 향하던 중, 엘리바 후작령에서 만난 이교도 녀석들.
아이들을 제물로 바치면 자신들이 모시는 마족이 부활하여 세상에 광명을 가져다줄 거라 믿었던 그 녀석들 말이다.
“설마 그 잔당인가?”
레일라의 불안한 물음에 난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치고는 스케일이 작아.”
놈들은 수백 명의 아이들을 납치한 바 있다. 그 교리 그대로 간다고 하면, 18명은 너무 작다.
“어떤 이유인지는 보면 알겠지.”
이교도? 아니면…… 다른 이유?
별로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용서받지 못할 식성을 가진 경우?
혹은, 우리가 모르는 아예 다른 이유가 있다든가.
여기는 사실상 제국의 지배 밖에 있는 곳.
그래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뭐가 됐든, 찾아내야 그 이유를 알겠지.
“저기…… 연기가 피어 오르는데?”
이런 가운데 제나가 마을 쪽을 가리켰다.
정말 연기가 피어오른다.
“의식이…… 시작됐습니다…….”
르타케의 멍한 목소리.
“원래대로라면 내일인데 어떻게 하루 일찍…….”
하루 일찍 하건 말건, 중요한 건 의식이 시작되었다는 사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의식의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제단에 불을 피우고 주술사님께 바치는 축문(祝文)을 읽은 뒤, 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립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불을 하나 더 붙인 뒤 지정된 안내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밀림으로 향합니다.”
“밀림으로 향한다라…….”
그럼 차라리 잘됐다.
밀림엔 따로 정해진 입구가 없기 때문이지.
“마을에 들어가는 대신 밀림으로 가야겠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을을 습격하는 것보다야, 안내인과 아이들만 남았을 때 아이들을 구해내는 게 더 편하다는 말이지.”
“아…….”
불가피한 싸움을 굳이 유발할 필요는 없다. 더 좋은 방법이 있고, 우리는 학살을 하러 온 게 아니니까.
마법 한번 보여주면 겁을 집어먹고 도망칠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저항도 고려해야 한다.
“제가 그 움막까지 가는 길을 압니다.”
“몸은 괜찮겠습니까?”
“아들을 구하는 일입니다. 두 다리가 부러지고 양손이 날아가도 가야 합니다.”
르타케는 결의로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들의 마음은 다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갑시다.”
그렇게 우리는 마침내 밀림을 향해 발을 디뎠다.
* * *
밀림은 생각 이상으로 더 위험한 환경이었다.
길이 제대로 안 나 있는 건 당연하고,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나무뿌리에 걸리기 일쑤.
찌르르 우는 풀벌레 소리와 알 수 없는 새 소리가 음산함을 자아내는 건 덤이다.
여기에 걸핏하면 덩굴이나 정체미상의 무성한 식물이 앞길을 막곤 했다.
“화염 계열 마법을 쓰면 좀 편하지 않을까.”
알투르가 이런 말을 할 정도.
하지만 르타케가 극구 말렸다.
“불은 안 됩니다. 이곳은 우리의 터전입니다.”
불을 지르면 편할지 모르겠지만, 말했듯 우리는 학살을 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러 온 게 아니다.
뭐,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따라붙는 분란이 종종 있기야 하지만.
아무튼 난 그런 이유로 아르카니움제 검을 뽑아들었다.
마침 바람 마법을 시전해 식물들을 잘라내려던 알투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검으로 자르게? 이 나갈 텐데.”
“이건 안 그래.”
슥, 서걱!
나는 선두에 서서 거침없이 식물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불바크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칼날이 좀 잘 들어야지.
심지어 어지간해서는 이가 나갈 일도 없는데 이런 용도로는 최적 아니겠는가?
“마체테도 아니고 그런 검으로…….”
멍한 알투르에게 설명해 준 사람은 레일라였다.
“저거 엄청 귀한 검이야. 세상에 하나뿐인 광석으로 만든 거.”
“…….”
“참고로 저거 꼬치구이에도 좋다?”
거기에 녹색빛을 뿜어내기까지 하니, 길을 밝히는데도 최적의 용도다.
노출 걱정도 없다.
당장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느껴지지 않으니.
거기에 우리는 마을과 연결된 입구가 아닌 다른 쪽으로 진입하여 움막 쪽으로 가고 있었다.
“움막까지는 앞으로 2시간 정도지만…… 이렇게 일직선으로 길을 내면 1시간도 충분하겠군요…….”
르타케의 감탄 가득한 목소리는 덤.
거기에 질문이 날아왔다.
“당신들은 제국 수도에서 오신 겁니까? 아까 탐험 이야기를 하시던데…….”
“정확히는 아카데미에서 왔죠.”
“아카데미……요?”
정말 교류가 단절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모양. 그렇지 않고서야 아카데미를 모를 리 없을 테니.
“제국의 교육기관이라 보시면 됩니다.”
“아아. 그렇군요. 우리 마을의 ‘학습당’ 같은 곳이군요.”
“특이한 이름이네요.”
“그렇습니까? 그곳엔 성인이 되기 전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 사냥법과 생존법 등을 배우곤 하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벌레들이 종종 달려들었지만, 오티에르 자작으로부터 받은 약 덕에 큰 문제는 없었다.
칠흑 같은 밤이라 덥지도 않았고 말이다. 아르카니움제 검 덕에 시야 확보도 충분하다.
하지만 앞길을 막는 건 식물이나 나무뿌리만이 아니었다.
“크르르르…….”
나는 낮은 울음소리가 들리자마자 일행을 멈추게 하고 검을 집어넣었다.
“무슨 일이야?”
“맹수. 혹은 마물.”
곧바로 기감을 끌어 올리니 시야 안쪽으로 마력의 흐름이 잡히기 시작한다.
식물 등의 마력 흐름은 기감을 상당히 끌어 올려야 보인다.
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을 아니다.
나는 르타케에게 물었다.
“여기에 마물이 많습니까?”
“마물이요? 마물…… 아아. 네.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녀석이 뭡니까?”
“그야 당연히 나무 위에 잠복해서 사냥감을 노리는 ‘자부어’죠.”
그렇다면 저놈이겠군.
나무 위, 우리 쪽을 정확히 주시하는 몇 마리 맹수.
실루엣을 보건대 사람은 절대 아니다.
나는 어니스트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니스트, 실력 발휘할 시간이야.”
어니스트는 곧바로 활을 꺼내 시위를 걸었다.
“우측 120도.”
퉁!
그리고 시위를 놓은 순간-
쐐애애액! 퍽!
“크르륵!”
무언가 살을 꿰뚫는 소리와 함께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동체.
“맞았다.”
그와 동시에 숨죽인 채 우리를 노려보던 놈들이 이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리안, 레일라.”
근접전이 가능한 두 사람과 내가 앞으로 나서는 사이.
퍼억!
어니스트가 쏜 화살이 하나 더 날아가 이쪽으로 달려오던 자부어를 또 한 번 맞추었다.
“크와아악!”
달려오는 녀석은 셋.
우리 쪽도 셋.
“준비해.”
제각기 마력을 끌어 올린 가운데-
서걱, 촤악!
퍼억!
두 개의 검이 날아들었고, 묵직한 건틀릿이 파공성을 냈다.
그리고 울려 퍼지는 세 마리 자부어의 비명.
잠시 후.
“이거 가죽 벗길 수 있는 건가? 자부어 가죽 벗길 수 있는 사람?”
“르타케 씨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나무 위에서 떨어진 자부어 한 마리와 우리에게 달려들었던 자부어 네 마리 시체를 둘러싸고 잠깐의 토론을 벌였다.
“여기서 처리하긴 뭘 처리해. 일단 냉장 아공간에 넣어야지.”
가죽을 벗길 시간은 없다.
다만 그대로 두긴 아까우니 냉장 아공간에 잠시 쟁여 두기로 했다.
“자부어를 일격에…… 우리 뛰어난 전사들도 한 번에 해내기 힘든 일을…….”
르타케의 멍한 표정은 덤이다.
그는 진심으로 놀란 것 같았다.
“자부어는 저희 마을 성인식에서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사냥감입니다. 하지만 자부어에 도전하는 남자들 열 명 중 여덟은 돌아오지 못하고, 돌아온 두 명 중 한 명은 자부어에게 입은 상처로 죽습니다.”
우린 대단한 녀석을 잡은 셈이군.
그나저나 레일라야 그렇다 쳐도 도리안과 어니스트의 실력이 꽤 좋아졌다.
어니스트는 시위 두 번을 당겨 자부어 두 마리를 사살했고, 도리안은 건틀릿으로 일격을 먹여 자부어 한 마리의 내부를 터뜨려 버렸다.
“다들 꽤 올라왔는데.”
훈련의 성과일까.
이만하면 현재 1학년 중에서 이 녀석들을 뛰어넘을 만한 사람들은 우리 외엔 거의 없을 것이다.
“난 또 활약이 없었군…….”
시무룩한 알투르를 제외하면 분위기는 덕분에 무척이나 화기애애했다.
“다시 이동하죠.”
하지만 마냥 기뻐하고 있을 틈은 없다.
우리는 다시 긴장감을 끌어 올린 채 움막으로 향했고, 20여 분이 흐른 뒤 마침내 멈출 수 있었다.
“저기입니다. 움막 말이죠.”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엮은 지붕이 보인다.
그 아래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
“아마 아직 아이들이 도착할 시각은 아닐 겁니다.”
“그럼 누군가 미리 불을 밝혀 놨거나, 안에 누군가 있다는 뜻이군요.”
그럼 결론이 내려졌다.
“안은 좀 어때?”
“안엔 아무도 없어.”
그럼 아이들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후에는 아이들을 구해내고, 주술사를 만나러 간다.
실로 간단하지 않은가.
다만, 늘 그렇듯…….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 것 같다는 거지.”
이놈의 탐험은 어떻게 된 게 매번 일이 터지는지.
그래도 뭐, 나쁘지 않다.
이럴수록 재미있거든.
어디, 애들 데려가는 주술사 녀석 낯짝이나 한번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