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6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61화
169. 밀림의 주술사(2)
놈들의 눈은 황망함으로 가득하다.
그럴 만하다.
자신들이 ‘주술’이라 믿고 있는 힘에 당했으니까.
추측한 걸 종합해 보건대, 녀석들의 세상은 아마 이 밀림 안쪽과 기껏해야 마을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주술’은 녀석들에게 아마 듣도 보도 못한 수준일 테다.
혹은…….
익숙하거나.
“마법사가 맞군.”
알투르가 옆에서 확신을 더해 주었다.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알투르 역시 수준 있는 마법사.
녀석은 이 두 ‘사도’ 녀석의 몸에 휘도는 마력을 곧장 감지한 것 같았다.
“근데 느낌이 너랑 비슷해, 데인. 어떻게 된 일이지? 물론, 비슷하지만 분명히 달라. 절대 비교할 수도 없고.”
알투르의 말대로다.
이 녀석들의 몸에 휘도는 마력은 나와 성질이 비슷하다.
즉, 저 밀림 안에 있는 건 고대 마력 집약체가 맞다.
그리고 그 집약체는 현재 ‘어머니’라는 존재가 지니고 있다.
물론 추측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으니, 난 일단 중력 마법부터 거두었다.
“컥, 허억. 허억.”
“후욱, 후욱.”
단숨에 압박에서 풀려나자 녀석들은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 틈에 재빠르게 로프로 둘의 양손과 양발을 포박하는 어니스트.
“잘했어.”
이걸로 심문 환경은 완성되었다.
난 일단 미리 쳐 둔 마력장을 점검한 뒤, 놈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몇 가지 질문을 하지. 사실대로 답하지 않으면 무사할 거다.”
“…….”
역시, 시작부터 대답하는 의리 없는 녀석이 어디 흔할까.
그래서 준비했다.
이런 녀석들에게만 쓸 수 있는 방법을.
“답하지 않거나, 거짓을 말할 경우 이렇게 되겠지.”
난 남자 사도 녀석의 심장 어림에 손을 가져갔다.
“뭐, 뭘 하려는…… 흐억!”
그러자 놈의 심장 안쪽에 형성된 서클, 즉 고대 마력 집약체가 휘도는 서클이 내 마력에 반응했다.
쉽게 말해 이 힘은 내가 빼앗을 수 있다.
다른 일반적인 마력이라면 모를까.
이미 내 쪽에 고대 마력 집약체로 형성된 서클이 공명하는 것이다.
이들을 흡수하기 위해서.
“어때? 좀 공포감이 드나?”
마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뭘까.
단연 마력이다.
정확히는 서클에 모인 원천마력.
그게 파괴되는 순간 마법사의 삶은 끝난다.
뭐, 어차피 심장에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서클이 파괴된다는 건 심장이 파괴된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만-
이런 식으로 서클을 제거할 수 있다면, 멀쩡히 살아 있는데도 서클은 사라지는 황당한 상황이 되는 셈.
“그, 그만둬!”
때문에 예상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난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손을 뗐다.
“이제 대답할 마음이 생겼나?”
“대, 대답하겠다. 대답한다고!”
“좋아.”
옆에서 알투르가 물었다.
“뭘 한 거야?”
“서클로 협박했지.”
“……이런 잔인한 자식.”
“상상했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야.”
알투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난 그 모습에 피식거리다 다시 둘에게 집중했다.
“자, 질문하겠다.”
궁금한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
“너희들 ‘어머니’는 정확히 어떤 사람이지?”
두 번째.
“‘어머니’가 있는 곳은 어디지?”
둘은 충실하게 답했다.
어머니는 ‘주술’을 쓰는 강대한 존재이며, 밀림 안쪽 깊숙한 ‘나무성’에 산다고 한다.
그 외 잡스러운 이야기가 있었으나 그건 제외하고.
핵심은 이것, 세 번째 질문.
“너희들, 그리고 ‘어머니’라 부르는 모든 녀석들은…… 마을 출신이 맞지? 모두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
“……!”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한 거나 다름없는 반응이었다.
“세상에…….”
옆에서 아들을 살피던 르타케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 그렇다면 모두……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이 지금 그 주술사님을 ‘어머니’라 부르며 저 안에서 살고 있다고……?”
그런 셈이다.
‘제물’이라 하니 어딘가에 목숨을 바친 줄로만 알았는데, 지금까지 알아낸 사실들을 종합하니 저런 가설이 나온다.
일단 르타케와 신체 비슷한 위치에 있는 문신.
다만 억지로 지운 건지 흐릿하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밀림 마을 사람들 특유의 말투와 단어 사용.
언어적 습관이라는 건 그리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
내가 여전히 드레니크어를 기억하고, 그 억양이 아주 살짝 묻어나는 것처럼.
“대단할 것도 없는 추측이야.”
마을 사람들이야 항상 ‘주술사님’이 보낸 사도들을 공포의 대상으로 여겼기에 이걸 살필 겨를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특종이 도대체 몇 건이야…….”
그리핀은 그야말로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제국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밀림, 이방인을 배척하는 마을, 밀림안의 주술사, 그리고 그 주술사의 진실…… 이거면 앞으로 자유 취재다!”
저기서 고대 마력과 관련된 것만 걷어내면 되려나.
그런데 아직 덜 풀린 의문이 있다.
“그럼 그 ‘어머니’라는 자는 그 힘으로 뭘 하려는 거지?”
“어머니는…… ‘적합자’를 찾고 계신다. 그 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곳에 ‘왕국’을 도래하게 만들 적합자 말이다.”
꿈도 야무지군.
세 개나 가진 나도 나라 세우겠다는 생각은 못 하는데.
뭐, 이런 곳에서 왕 노릇하는 거야 어렵진 않다만.
중요한 건 아이들을 모으는 이유가 밝혀졌다는 거다.
고대 마력 집약체.
그 힘을 받아들일 만한 아이를 찾는 것.
“하지만 지금까지 ‘적합자’에 해당하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머니마저도 그 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셨고, 단순 빌려오는 것에 불과하셨으니까…….”
아무튼 알아낼 건 알아냈다.
“이제 어쩌지?”
어니스트의 물음.
난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주술사 보러 가자.”
우리는 일단 르타케와 제물이 될 뻔한 아이 둘부터 돌려보냈다.
당연히 마을로 가는 건 아니고, 저편에서 기다리고 있을 레일라 쪽에 합류한다.
동행으로는 어니스트를 붙여 주었다. 안쪽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으니, 최선의 선택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은인…… 이라 불러도 되겠습니까?”
“호칭은 이따 돌아와서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
연신 감사를 표하며 어니스트와 함께 아이들을 안고 떠난 르타케.
이제 나와 알투르, 그리고 그리핀이 반대편 밀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손이 묶이고, 마력을 제한당한 두 ‘사도’ 녀석들과 함께.
“…….”
“…….”
자포자기한 건지, 아니면 다른 걸 생각하는 건지 놈들은 도통 말이 없었다.
하지만 뭐든 상관없다.
조금만 허튼 수작을 부리면 곧바로 제압 가능하니까.
놈들은 한참을 걸은 뒤에야 입을 열었다.
“거의 다 왔다.”
그러자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아까와 다른 농도의 마력장.
과연, ‘어머니’의 영역이라더니 확실하게 보호받는 것 같았다.
“높은 수준의 마력장인데.”
알투르가 혀를 내둘렀다.
그 말대로다.
하지만 고대 마력 집약체의 힘을 온전히 쓰진 못하는 듯했다.
아무래도, 흡수하진 못한 것 같은데.
잘됐군.
이런 가운데 사도 녀석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이곳을 넘어가면 어머니가 계신 ‘나무성’이 나온다.”
“그럼 앞장서.”
“그 전에…… 하나 간청하고 싶은 게 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들이 지금 그런 걸 말할 처지는 아닌데.”
“우, 우리는 묻는 말에 모두 대답했고 심지어 ‘어머니’에게까지 안내했다!”
“그래. 근데 그게 우리에게 이득이 될지는 끝까지 봐야지.”
“…….”
이런 상황에서 굳이 상대의 요청을 들어줄 필요가 없다.
모든 게 끝난 후 해도 충분하다.
그전까지 나는 놈들을 최대한 압박할 생각이다.
녀석들이 뭘 ‘간청’하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놈들을 무시한 채 마력장 앞에 섰다.
그대로 마력의 배열을 흩어 해체해도 되지만, 어차피 이쯤 왔으면 그 ‘어머니’라는 자도 우리의 침입을 슬슬 감지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카르나스.”
“끼륵!”
그 어떤 것도 녹이고, 태우고, 뚫어 버리는 불꽃을.
화르르륵!
카르나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길이 마력의 장막을 뒤덮더니 순식간에 녹여 버리고, 사람 두 명은 충분히 통과할 만한 구멍이 생겼다.
“가자.”
나는 멍한 표정의 일행들을 뒤로한 채 구멍을 통과했다.
그와 동시에-
“오는군.”
마침 거대한 화염구가 이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러면 딱이지.
불꽃 한 번으로는 섭하잖아?
“끼르으으윽!”
카르나스가 다시 한번 불길을 뿜어냈고, 그 불길은 날아들던 불덩이를 뒤덮더니-
이전에 하바로스크 산맥 동굴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려 불덩이를 집어삼키고 그보다 더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콰아아앙!
그리고 폭음.
반대편이 잠잠하다.
어떻게 됐으려나.
기감을 끌어올려 보니, 마력의 흐름이 눈에 띈다.
곧바로 더 이상 기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방금 카르나스가 더 크게 만들어 되친 화염구에, ‘어머니’의 ‘나무성’이 활활 타며 주변을 밝히고 있었으니까.
그러자 보인다.
“세상에…….”
나무성 주변에 서 있는 일단의 무리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어머니’라는 존재까지.
“아아.”
추측만 하던 게 확신이 되고, 그 확신을 눈으로 확인했다.
저들 모두가 마법사다.
문득 떠오르는, 제물이 될 뻔한 어린아이 둘에게서 느껴졌던 마력의 흐름.
‘어머니’라는 자는 결국 마을에서 마법사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 아이들을 데려왔던 것이다.
마법사로 만들며, 그 과정에서 ‘적합자’를 찾기 위해서.
“네놈은…… 무엇이냐!”
들려오는 당황스러움 가득한 외침.
분명히 어머니의 것이리라.
거칠고 탁한 목소리로 미루어 단순히 당황한 것 외에도 건강이 썩 좋지 않아 보인다.
“우리의 평화를 방해하지 말고…… 썩 가거라!”
“가거라!”
“우리의 아이를 돌려보내라!”
“돌려보내라!”
어머니의 말을 따라 합창하는 모습이 실로 괴기했다.
세뇌? 아니면, 정말 키워 준 ‘어머니’의 정?
그건 잘 모르겠다.
딱히 중요한 사실도 아니고.
“아이들은 내가 돌려보냈다.”
난 이렇게 말하며 덧붙였다.
“적합자를 찾는다지?”
흠칫하는 목소리.
“이방인 녀석이 그것을 어떻게…….”
‘어머니’의 시선이 내가 사로잡은 사도 둘에게 향한다.
손이 묶인 사도 두 명은 그 시선에 고개를 숙이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명백한 공포다.
“너희들이 나를 배신하였구나…….”
“어, 어머니 그것이 아니라!”
“너희들에게 힘을 준 나를 어떻게 배신할 수 있느냐…….”
신파로 흘러가기 전에 내가 피식거리며 한마디 했다.
“말은 바로 하자고.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힘을 이 밀림 안에서만 쓸 수 있게 잠시 빌려준 거잖아?”
“……!”
‘어머니’의 눈이 크게 뜨인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그 표정.
“그러니까 적합자를 찾는 거겠지. 그 힘을 온전히 쓸 사람이 필요해서.”
“네가 그것을 어떻게…….”
이쯤 되자 의문이 하나 생긴다.
과연, ‘왕국’을 만드는 게 진짜 목적일까?
저 상태에서 왕국이고 뭐고 만들어 봐야 곧 늙어 죽거나 병으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뭘까.
이유야 뭐, 알아보면 그만이겠지.
“말해라! 네놈은 무엇이냐!”
힘겨운 외침에 내가 답했다.
“내가 바로 네가 찾던 ‘적합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