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7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79화
180. 개강 준비(1)
사울 행스턴은 그렇게 돌아갔다.
학기가 마무리될 즈음 자신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열고 아카데미로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곤.
그리고 자신과 직통으로 연락 가능한 코드도 알려 주었다.
“이 코드 마법사들한테 팔면 얼마 받으려나.”
“응?”
“농담이야.”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놀랍긴 하다.
사울 행스턴이라니.
마법사들이 한 번이라도 만나길 바라마지 않았고, 그 흔적이 발견될 때마다 마법학계에서 ‘세기의 발견’이라 추켜세워 줄 정도.
그런 사람의 비전 마법이라.
조금은 기대되는걸.
이럴 줄 알았으면 알투르 녀석도 데려올 걸 그랬나.
돌아가서 말하면 절대 안 믿을 텐데.
“근데 데인, 너랑 같이 다니다 보니까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별로 안 놀라게 된 것 같아.”
“레일라 말이 맞아. 사울 행스턴은 온 제국민이 다 아는 마법사인데. 그런 사람을 만나고도 엄청 놀랍거나 떨리진 않는 거 있지?”
두 녀석의 잰 체에 나는 피식거렸다.
그래도 뭐, 또래 다른 녀석들치고는 상당히 침착한 편이긴 하다.
1년 동안 함께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한 덕이겠지.
심지어 간접적으로나마 전쟁이 무엇인지도 보았던 녀석들이니까.
“근데 다른 마법사들이 알면 정말 놀라겠다. 사울 행스턴의 후계자라니.”
어니스트가 반론을 펼쳤다.
“근데 데인은 그래도 다른 재능들도 있으니까, 그렇게만은 안 불리지 않을까?”
“그야 그렇지. 이런 녀석이 당테르컵에서 우승까지 했으니까. 에휴.”
한숨을 쉬면서도 의지를 불태우는 게 보기 좋다.
이런 가운데, 오웬에게 통신이 걸려 와 우리가 동부 관광을 하는 동안 있었던 일도 전해 들었다.
-데인, 네 예상대로 내부자였다. 장교 중 하나였는데, 드레니크의 사주를 받았더군.
목책 아래 마력석.
그 아래를 그렇게나 감시하는데 설치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내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
아니나 다를까, 장교 중 하나가 내통한 사실을 실토한 것이다.
-황실로 압송할 예정이다. 네 덕분이다. 데인.
여기에 더해 황실에서 곧 조사단이 파견된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드레니크의 첩자로 추정되는 녀석도 하나 붙잡았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조만간 실토하겠지.
거, 누군지 몰라도 참 안 됐다.
그나저나 날 쫓아오던 녀석은 임무를 완수한 건가.
이젠 더 이상 기척이 안 느껴지는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는 이제 동부를 떠나, 마침내 아카데미로 돌아가게 되었다.
“다들 수강 신청할 과목은 정했어? 2학년부터는 진짜 교수님들이 얄짤없이 낙제도 시키고 그런다던데.”
“그러니까. 나 유급당하면 안 되는데. 우리 아버지, 탐험 중이신데 성적표를 어떻게 보신 건지 연락 오셨더라고.”
“맞아. 그리고 2학년 되면 필수로 학과 활동도 해야 하고. 이럴 때는 데인이 부럽다고 해야 하나?”
“우리 탐사학부는 인원이 적어서 학회가 하나뿐인데…….”
돌아가는 길에는 다음 학기에 대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었다.
신입생이었던 이전 학기와 다르게 많은 점이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도 이제 ‘후배’라는 존재를 받게 된다.
“기대된다. 후배들이 들어오면 어떤 기분이려나?”
“우리 탐사학부에는 후배들이 들어오긴 할까……? 매년 정원도 5명뿐인데 아예 한 명도 못 받는 해도 있다고 해서…….”
“그래도 데인보다는 낫지.”
나는 뭐, 그냥 켈타스 교수랑 이번 학기도 같이 지낼 예정이다.
“이번 학기 동아리 신입부원도 모집해야겠는데?”
“그러네. 데인 네 생각은 어때?”
“이번에도 시험 치러서 괜찮은 녀석으로 골라야지. 그리고…… 우리 수련장도 좀 꾸미고.”
지금은 보니아의 숲 공터에서 대충 수련했지만, 이제는 조금 체계적인 방식을 갖춰 나갈 필요가 있다.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 힘을 좀 빌려서 근력 운동 기구도 마련하고, 체력 단련할 수 있는 곳도 따로 마련하고.”
“그거 좋다. 검술 수련 가능한 목각인형도 만들어 놓고.”
그리고 2학년이 된 후 핵심적으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자격증명?”
“학부 시험 성적 외에도 하나가 더 있다고 들었어.”
레일라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학부별 별도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쉽게 말해 학부 차원의 과제다.
이를테면…….
신성학부의 ‘고행’과 비슷한 거라고 해야 하나?
그 평가를 통해 2학년부터는 학부별로 석차를 매겨 수석, 차석 등의 선정에 반영한다고 한다.
“우리 검술학부는 해마다 다르긴 한데, 보통 토벌이나 기사단 체험을 하는 편이야. 기사단 체험의 경우 거기서 현역 기사들에게 평가를 받는 거고.”
“탐사학부는 무조건 탐사. 한 일주일 동안 다녀온다던데.”
나는 들은 게 없다.
왜냐하면 켈타스 교수니까.
뭐, 알아서 정해 주겠지.
아마 전날이 되어서야 미리 말해주겠지만.
안 그래도 방학인데 뭘 하고 지내고 있으려나 궁금하다.
“참, 돌아가서 바로 할 일도 있잖아. 데인 너 지하도시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랬었지.”
난쟁이들의 지하도시.
그곳에 가서 마력석을 건네주고, 투자해야 한다.
‘애나벨’이 평생을 바쳐 연구하다 내 손에 들어온 발모제도 완성시켜야 하고.
“이렇게나 할 일이 많은데.”
이런데 10년이나 저기, 외딴섬에 갇혀 있으라고?
안 될 말이지.
아니, 할 일이 없더라도 그런 건 사양이다.
“우리 방학 동안 진짜 거의 못 쉬었네?”
“그래도 데인네 집 가서 신나게 놀았으면 됐지.”
“그게 논 거냐? 수련이나 하다가 근육통 때문에 하루 늦게 출발했으면서.”
“…….”
뭐, 그래도 재밌었다.
방학에 꼭 쉬란 법도 없고.
쉬는 대신 재미난 경험을 많이 했고, 무엇보다 고대 마력 집약체를 하나 더 얻은 데다 사울 행스턴을 만나기까지.
그리고…….
“큰누나가 좋아하겠지.”
내 마력과 사울 행스턴의 정수가 결합한 새로운 무언가까지.
보라색으로 형형하게 빛나는 물건은 어디 내놔도 누가 됐든 탐을 낼 만한 물건이다.
큰누나라면 이걸 잘 쓰겠지.
작은누나는 논문 작성이 거의 다 끝났으려나.
그런데 그때였다.
“가, 가만.”
레일라가 별안간 발작하듯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우리…… 돌아갈 때까지 얼마나 걸리지?”
“갑자기 왜?”
“수강신청…… 잊고 있었어…….”
“…….”
우리는 잠시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곧 깨달았다.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대화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키론을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달려.”
“푸히힝?”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푸히히힝!”
키론이 가속하기 시작했고, 뒤이어 레일라와 어니스트가 탄 말도 미친 듯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 * *
“실로 신기한 녀석이로다.”
황제, 당테르 8세가 중얼거렸다.
그의 시선은 지금 방첩대로부터 올라온 어느 보고서에 고정된 채.
방첩대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고서가 올라온다. 국내외 적의 동향 파악부터 주요 인물의 움직임, 그리고 기타 제국의 안보에 중요한 사항들까지.
때문에 경중을 따지자면, 이보다 중요한 일이 훨씬 많을진대…….
왜인지, 황제는 14살밖에 되지 않은 데인 소그레스라는 소년의 보고서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전쟁을 막다니.”
전쟁을 막았다.
이건 엄청난 의미를 내포하는 표현이다.
방첩대 보고서는 늘 그렇듯 건조하고 정확한 단어만을 사용한다.
추상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은 단어 혹은 표현을 통한 추측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방첩대 보고서에는 분명히 이렇게 적혀 있다.
전쟁을 막았다, 라고.
“하마터면 동부에 큰일이 일어날 뻔했군.”
안 그래도 방첩대 보고서를 받은 직후, 동부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참.
드레니크의 사주로 인한 야만족들의 대규모 공격.
그 목적은 자신의 아들이자 3황자인 에드워드 당테르를 납치하여 유리한 협상을 하는 것.
쉽게 말해-
“이놈들이 전쟁을 유도했군.”
다시 전쟁을 원하는 것.
대략적인 짐작은 간다.
황제도 보고 들은 바가 있는 만큼, 드레니크가 알테온만큼 황권을 강화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는.
“몸이 달았군, 멍청한 녀석.”
그렇다 하더라도 위험한 일은 위험한 일.
하마터면 현재 이 상황에서 전쟁이 날 뻔했다.
‘화해’와 ‘통합’을 이야기한 상황에서 말이다.
하지만 막아냈다.
큰 전투가 벌어지지도 않았고, 황자가 납치당하지도 않았으며, 이후 공격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다.
“데인 소그레스가 설치한 마력석 덕이라 했었지.”
바로, 단 한 명의 소년 덕분에.
“놀라운 일이로다.”
아무리 생각해도 놀랍다.
과연, 말이 되는 활약인가?
이젠 나이가 어리고, 아카데미 신입생이고를 떠나 과연 한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든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군.”
황제는 실로 보기 어려운 미소를 머금었다.
데인 소그레스.
볼수록 탐이 나는 인재다.
이래서야 원.
곁에 있으라는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게 이해가 될 지경이 아닌가.
거절한 게 비록 괘씸하긴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과연 어떤 사람이 이 데인 소그레스라는 녀석을 잡아둘 수 있을까.
“나에게 딸만 있었어도.”
차라리 그랬다면 데인 소그레스를 잡아두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강제로 잡아두는 것보다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게 더 쉽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누가 채 갈지 몰라도, 대단한 영애가 그리하겠군.”
황제는 아쉬움, 흐뭇함에 미소를 짓다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실들이 적혀 있었지만, 원론적인 답변을 아직 얻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데인 소그레스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가?
마침 눈에 띄는 마지막 문구가 있었다.
[기타1. 데인 소그레스가 좋아하는 건 현재 지속적으로 파악 중.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사료됨.] [기타2. 여정 중 타르트를 자주 먹음. 최소 하루 3개 이상 섭취. 종류 다양하나 딸기 타르트의 섭취 빈도가 높은 편.]이번엔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는 황제.
“타르트라.”
딱.
황제는 손가락을 튕겼다.
곧바로 밖에서 대기하던 수석 사무관 행크가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황제 폐하. 부르셨사옵니까.”
“수석 주방장을 들라 하라.”
수석 주방장.
전혀 생각지도 못한 명령에 행크는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명을 받드옵니다.”
잠시 후.
불쌍한 수석 주방장은 영문도 모른 채 황제 앞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뭐, 뭘 잘못했지? 어제 저녁? 오늘 아침?’
황제의 식사를 전담하는 그는 안타깝게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싶어 최근 만든 모든 음식들의 조리 과정과 재료 점검 상태를 떠올렸다.
미친 황제.
잘못하면 목이 날아간다.
그런데-
“타르트를 만들 줄 아는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물음이 들려왔다.
“타, 타르트 말씀이십니까?”
“그래. 타르트.”
“타르트라 하시면…….”
“달콤한 디저트 말이다.”
순간 머릿속이 멍하니 정지했지만, 수석 주방장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마, 만들 줄 압니다.”
“그렇다면 명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타르트를 만들어 내라. 세상 그 어떤 타르트도 견줄 수 없을 만큼.”
“…….”
전혀, 당연히 상상하지 못한 명령에 수석 주방장의 머릿속이 바삐 돌아갔다.
그러나 여기서 해야 할 대답은 정해져 있다.
“며, 명을 받드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천상의 타르트를 만들어 대령하겠나이다!”
“기왕이면 딸기 타르트로 하거라.”
“따, 딸기 타르트. 명을 받드옵니다.”
황제는 물러가는 수석 주방장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타르트를 선물받고 마침내 좋아할 데인의 얼굴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