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28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284화
181. 제국 최고의 재능
켈타스 교수가 말한 대로 자율전공학부 지원자들은 죄다 탈락했다.
확실히, 낭만적인 지원 동기 하나만 바라보고 지원하기엔 요구되는 실력이 높은 곳.
문제는 그들 중 다른 학부라면 충분히 통과하고도 남을 재능들이 꽤 있었다는 건데…….
그래서 아카데미 차원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들에게 구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
“선례는 절대 남길 수 없다.”
그러나, 총장이 절대 불가를 선언하며 안타깝게도 자율전공학부 지원자 전원은 탈락 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설마 저런다고 끝날까.
아무튼 나는 아카데미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후배를 받지 못한 2학년이 되어버렸다.
“뭐, 상관없지.”
선후배 놀이 하려고 아카데미 들어 온 것도 아니고.
어차피 동아리원을 모집하다 보면 괜찮은 신입생 하나쯤이야 얻어걸리겠지.
난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자자, 신입생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어어, 거기 동상 만지면 안…….”
“꺄악! 얘 기절했어요!”
“거참 만지지 말라니까!”
다만 신입생 시절이 조금 떠오를 뿐.
그래, 저기 동상들이 쭉 늘어진 저 거리를 걸어갔었지.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때만 해도 나한테 1년 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야.
“우리 막내가 감상에 젖을 때도 있네.”
그런 와중 목소리가 들려 와 고개를 돌려 보니 작은누나가 서 있었다.
그것도 무척 초췌해 보이는.
“괜찮은 거야?”
“망할 논문이 날 괴롭히는구나.”
공부의 극한을 맛보면 다 저렇게 되는 걸까.
작은누나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본다면 기겁할 만큼 불쌍해 보였다.
큰누나는 아마 놀려먹겠지.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리 막내는 절대 대학원 생각도 하지 마렴. 알았지?”
이유는 대충 알 것 같았고, 뭐가 됐든 무조건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안 쉬고 왜 나왔어?”
“내가 우리 소환학부 최고 아웃풋이잖아.”
“아.”
참고로 작은누나는 작년, 그러니까 내가 신입생으로 입학할 때도 입학식에 참여한 바 있다.
무차별적으로 동아리 홍보를 하던 녀석들을 소환수들로 내쫓았었지 아마.
“그래서 이번에도 강제 참여야. 하아.”
“괜찮겠어?”
“그럼. 내가 누군데. 학부생들이야 손짓 한 번이면 제압 가능이지.”
사람이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오랜만인데.
“프리실라한테 부탁 좀 할까? 신전에 다녀오는 건 어때?”
“갈 시간 없어. 오늘도 간신히 시간 낸 거야. 그놈의 망할 논문.”
진짜 바쁜가 보네.
하기야, 나도 요새 큰누나 말고는 거의 못 봤으니까.
그래서 나는 물건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아. 누나, 이거 먹어 봐.”
“뭔데?”
“자양강장제.”
“……뭔 제?”
“먹어 봐. 아는 사람이 준 거야.”
참고로 그 사람은 오티에르 자작이다.
저번에 알테어 백작의 설비와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성 문제로 접은 몇몇 약품들을 발견했는데, 그중 하나다.
엄청난 양의 재료들이 들어가는 탓에 사업성이 떨어져 추가 생산은 어렵지만, 남은 재고들이 몇 개 있는 걸 집어 온 물건.
꿀꺽, 꿀꺽.
“오. 오오.”
그리고 놀랍게도 작은누나의 눈이 말똥말똥해졌다.
“이거 뭐야, 데인?”
“효과 좋아?”
“장난 아닌데. 나 이거 몇 개만 더 주라.”
아공간에서 있는 대로 자양강장제를 꺼내 건네주자 환해지는 작은누나의 얼굴.
“됐어. 이거면…… 사흘 밤낮도 거뜬해…….”
퀭한 눈으로 중얼거리는 모습이 어째 두렵기도 하고.
사실 저런 종류의 자양강장제는 내일의 체력을 당겨 쓰는 개념이라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안 쓰는 게 좋긴 하다.
너무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준 것뿐.
“음.”
그래서 난 마침 떠오른 생각에 일단 기감을 끌어올려 작은누나를 살폈다.
역시나, 마력이 거의 바닥이다.
이래서야 입학식 도중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건 사제의 신성력이나 자양강장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것.
그래서 결심했다.
“작은누나. 잠시만 가만히 있어.”
“응? 갑자기 왜?”
“그냥, 누나가 힘이 났으면 좋겠어서.”
나는 그러면서 작은누나의 손을 잡고 내 마력을 나누어 주었다.
네 번째 고대 마력 집약체.
그걸 얻으며 생긴 힘.
“이, 이게 뭐야……?”
그리고 내 마력을 이어받은 작은누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기가…… 넘치는데? 활력이 돌아오는 것 같아!”
곧바로 다시 기감을 끌어올려 살피자 놀라운 변화가 눈에 띄었다.
내 마력에 반응한 작은누나의 마력이 순식간에 재생하고 있던 것.
“데인…… 너 안 본 사이에 또 무슨 힘이 생긴 거야? 마력 재생이 이렇게 빠르게…….”
작은누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심지어 내 원래 마력보다 강화된 것 같은데……?”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는 작은누나.
그리곤-
“부름에 응답하라.”
소환술을 펼치고 경악했다.
“세…… 상에.”
작은누나는 나보다 소환술에 대한 이해가 깊다.
나는 어디까지나 고대 마력의 힘과 친화력 덕에 소환술의 수준이 높아 보이는 것뿐.
그런 의미에서…….
그런 작은누나가 놀랄 만한 광경이 지금 펼쳐져 있었다.
“알테마르를 한 번에 셋을 소환할 줄은 몰랐는데.”
4등급 소환수 알테마르.
아주 작고 귀여우며, 전투력은 없다시피 하지만 소환술사에게 지속적인 활력을 제공해 주는 녀석.
그런 녀석을 동시에 셋이나 불러냈고, 전혀 지치지도 않았다.
“데인 너 정말 대체…….”
어이없다는 눈빛에 난 어깨만 으쓱였다.
설명하자면 기니까.
“……조만간 누나 연구실에 올 거지?”
“당연하지. 말만 해.”
“이 정도면 논문에 공동저자로 데인 네 이름 올려도 무방할 것 같은데.”
아무튼 완벽히 부활한 작은누나와 나는 입학식이 열리는 대강당으로 향했다.
참고로 나는 구경하러 가는 게 아니다.
작은누나처럼 일을 하러 간다.
바로 신입생 환영회에서 학년별 대표 자리에 앉게 된 것.
“네가 데인 소그레스구나, 반갑다.”
“어머. 꼭 한번 이렇게 보고 싶었는데. 가까이서 다 보네?”
나는 학년별 대표와도 인사를 나누며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바로 6학년 대표로 참석한 알투르를 본 것.
“내가 이래 보여도 성적은 좋은 편이지.”
안 물어봤는데.
“참고로 난 3연속이다.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앉아 있었지.”
“그래?”
대충 들어보니 학년별 대표는 보통 마법학부 쪽에서 많이들 나왔다고 한다.
다른 학부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바람에 같은 학부는 최대 2명까지만 허용하는 규칙이 생겼다나 뭐라나.
그래도 뭐, 밉보인 녀석이 학년 대표로 선발된 걸 보면 철저히 성적순으로 하는 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 맞다. 알투르.”
“응?”
“사울 행스턴이 살아 있다면 어떨 것 같아.”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알투르는 날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재능이 너무 많으면 미친다더니.”
“그래, 그렇게 반응할 것 같았어.”
“어이가 없어서. 왜, 아주 사울 행스턴이 리치가 돼서 지금까지 살아 있다고 하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뭐, 난 미리 예고했다.
물론 예고하든 말든 나중에 알고 놀라 자빠질 건 달라지지 않을 사실이겠지만.
무려 사울 행스턴이니까.
“신입생들! 자기 입학번호가 적힌 자리에 착석하세요! 시종 및 사용인, 호위기사들은 모두 바깥으로 퇴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를 바꿔 앉거나 입학식 도중 마력을 사용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야, 야! 가서 다시 재점검하라니까! 또 저번처럼 동아리 녀석들 난입 보고 싶어?”
이런 가운데 단상 아래쪽으로는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다.
1년 전에도 저랬던가.
어리바리한 신입생과 그걸 통제하는 선배들, 그리고 늘 그렇듯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대기하는 각 동아리 모집원들을 막는 것까지.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도 있네.”
난 그 끔찍한 근육덩어리를 드러낸 채 군침을 흘리는 녀석들을 발견했다.
쟤들 아직 동아리 재승인 안 났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뭐, 작은누나가 있으니까.
“부름에 응답하라.”
내 마력 덕에 완벽히 회복한 작은누나가 불러낸 소환수 ‘엘미나’가 강당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킥킥킥!”
귀여운 외모.
개구쟁이 같은 웃음소리.
하지만 접촉한 사람에게 극한의 가려움증을 선사하는 무시무시한 소환수.
“현 시간부로 허가받지 않은 인원 외 강당에 계시는 분들께는 모두 엘미나가 하나씩 따라붙을 예정입니다.”
역시 작은누나답다.
“저, 저 사람이야! 소그레스 백작가의 ‘얼음공주’!”
“그 별명 진짜 싫어한다던데…….”
“엄청나다…… 아무리 ‘엘미나’라지만 저렇게 많은 수를…….”
넘치는 위엄.
작은누나가 요새 연구 때문에 거의 안 보였다 뿐이지, 따지고 보면 아카데미 안에서 큰누나 못지않은 명성을 지닌 사람.
나는 마침 눈이 마주쳐 윙크하는 작은누나를 발견하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식순은 학부별 신임 교수님 소개, 그다음은 학년별 대표 소개로 이어집니다. 각 학년이 언급되면 일어나서 인사하면 됩니다.”
신임 교수라.
자율전공학부 신임 교수도 왔으려나.
사실 입학식엔 큰 관심이 없다.
학년 대표로 나선 것도.
오늘은 할 일도 마쳤으니, 입학식이 끝나는 대로 돌아가 한숨 잠이나 자야겠다.
그나저나 당테르관 9층에 새로 올 녀석이 있으려나.
그럼 이번엔 내가 신고식을 준비해야 하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진행되는 식순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였다.
“다음으로는 자율전공학부 신임 교수님을 소개하겠습니다.”
마침내 소개되는 우리 학부 신임 교수.
약간의 동요가 뒤따랐다.
“자율전공학부? 거기 교수가 또 부임해?”
“거기 학부생도 한 명인데.”
“자율전공학부라 그런가?”
“와. 그럼 데인 걔는 1 대 1로 두 명한테 강의받는 거야? 부럽다…….”
실은 나도 좀 놀랍다.
학부생 하나밖에 없는 학부에 교수가 두 명이라니.
안 그래도 귀찮은 일들을 나눠서 할, 아니 몰아 줄 생각에 켈타스 교수 입이 귀에 걸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난 이어지는 소개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마법 전반의 교육을 맡아 주실 ‘크로스’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내가 모르는 이름이다.
소개에 몸을 일으키는 늙수레한 노인.
“반갑습니다, 여러분. 자율전공학부 마법 강의를 위해 취임한 크로스라 합니다.”
“크로스? 설마 ‘데리온’ 마탑의 건립자?”
“말도 안 돼! 은퇴했다고 들었는데?”
“세상에…… 마법사 크로스가 세상 밖으로 나왔어!”
크로스.
나도 아는 이름이다.
니륵시온, 안탈리온에 이어 3대 마탑 중 하나인 데리온 마탑의 창시자.
“마법사 크로스가 은퇴를 번복하고 세상에 나오다니.”
놀라기는 알투르도 매한가지인 모양.
“왜 우리 마법학부로 안 오시고 자율전공학부에……?”
“우리 마법학부 진짜 망하는 거 아니야? 드나보 교수님 잡혀가신 이후로 예전 같지가 않…….”
“쉿. 그 이름 금기야!”
마법학부 학생들의 곡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문득 묘한 느낌을 감지했다.
이 익숙한 느낌.
저 크로스라는 교수가 날 향해 무언가 쏘아 보내고 있었다.
마치…….
이거 보라는 듯이.
“이 아카데미에, 그리고 그 위명도 높은 자율전공학부에 신임 교수로 취임하게 되어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설마 이 느낌.
나는 얼마 전 느꼈던 이 익숙한 마력의 향취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가 없어서 진짜.”
“또한, 이 유구한 전통과 역사의 아카데미에 오게 되어 기쁘고 들뜬 마음입니다.”
그렇지, 들뜨겠지.
몇 달 후에야 전수하게 될 비전 마법을 벌써부터 전수하게 될 생각에 설렐 텐데.
“생각지도 못한 방법을 썼군.”
설마 이렇게까지 나올 줄이야.
하기야,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날 만나기 위해선.
아카데미 교수, 그것도 자율전공학부 신임 교수로 취임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을 테니까.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더니.
설마, 이런 방식으로 날 찾아올 줄이야.
“크로스…… 엄청난 거물이 아카데미에 왔군.”
알투르의 중얼거림.
그래,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다.
마탑의 건립자이자, 역사상 최고의 마법사를 논할 때 항상 언급되는 인물이니까.
설마 그 정체가-
사울 행스턴인 줄은 아무도 모를 테지만.
“재미있게 됐는데.”
그보다 켈타스 교수가 불쌍하다.
신임 교수한테 일거리 넘기고 편히 쉴 생각만 하고 있을 텐데.
하필 그 신임 교수가 이전에 마탑주였다 못해 설립자라니.
그리고 그 실체는 안다면, 더더욱 말이다.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게 된 만큼, 최선을 다해 저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크로스 교수, 아니 사울 행스턴이 날 힐끗 바라보곤 말을 이었다.
“제국 최고의 재능을 지닌 저의 제자에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