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0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06화
197. 델 오르노의 수호자(2)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다시 한번 나섰다.
일단 지점 하나만 탐색하면 되니, 이번에는 레일라와 함께였다.
“혹시 용병들 접근하면, 알지?”
“걱정 마.”
“좋아. 시작해 볼까.”
위치는 유적 중앙.
지도상으로는 ‘눈동자’로 보이는 부분.
이곳에서 마력 탐색을 실시한 뒤, 입구를 찾아낸다.
이후 열 수 있는지 확인한 후 그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발걸음은 가볍게, 너무 조심스레 딛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해봐.”
나는 이참에 레일라에게 암살자들이 걷는 방법도 알려 주었다.
물론 당장 마스터하라는 건 아니고, 간단한 요령만 알려 주는 거다.
“쉽지 않은데?”
“당연하지. 간단하게만 익혀 둬. 나중에 쓸 곳이 많으니까.”
“근데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다른 건 그렇다 치는데 암살자들의 방법은 어디서 배운 거야?”
“어머니한테.”
“아, 어머니……. 뭐? 어머니?”
레일라한테는 딱히 숨길 사실도 아니라 나는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어머니가 암살자셨어.”
“……내가 나도 모르게 또 이해하려 했구나. 미안.”
난 어깨만 으쓱이곤 천천히 중앙부로 향해 걸어 나갔다.
용병들의 위치는 이미 파악해 두었다. 그리고 난 중앙부로 들어서자마자 마력을 재배열했다.
“비추어 속여라.”
내가 나와 레일라 주변으로 발동시킨 건 ‘거울의 상’ 마법.
마력을 난반사시켜 시전된 구역 주변 상을 반사시킨 뒤, 안에 누가 있든 원래의 풍경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참고로 5체인급의 마법이고, 최근에야 재배열법을 익힌 마법이다.
“우와, 안에서 보니까 신기하다.”
그래서 안쪽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경은 다소 독특하다. 좀 어지럽고 복잡하다고 해야 할까.
역시 마법은 대단하다니까.
“오래 가진 않을 거야. 빠르게 탐색하자.”
“좋아.”
어니스트가 없긴 하지만 찾는 것 자체는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단서가 있는 이상, 이때부터는 마력으로 해결 가능하거든.
“뭐 하는 거야?”
“지면으로 마력을 흘리고 있어. 마력이 닿는 곳의 지점을 파악하면 되거든. 물을 흘려보낸다고 생각하면 편해.”
“아하.”
만약 꽉 막힌 곳이라면 마력이 스며들다 말 것이다.
하지만 빈 공간이 존재한다면 마력의 흐름이 달라지겠지.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마법사들이 공간 구조를 파악할 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
다만, 들어가는 마력의 양이 다소 많기에 나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근데 데인. 프리실라랑 도리안 말이야. 아까 말도 안 섞던데.”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만…….”
“여기까지 데려왔으니까 그다음은 알아서들 할 일이지.”
도리안과 프리실라.
둘 다 나에게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내 역할은 여기까지.
그다음은 두 사람이 결정할 일이다.
사람 사이에 깊게 개입하는 것도 가족이 아닌 이상에야, 그리고 목숨이 달린 일이 아닌 이상에야 내키진 않는다.
“데인 넌 항상 선이 있구나.”
선이라.
아마 전생에서 생긴 걸 테다.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 많으면 수백, 수천까지도 죽어 나가는 곳.
깊은 관계는 결국 깊은 상처를 안길 뿐이라, 나는 내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 지키면서도 어느 정도 이상으로 친해지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나중에 크게 아프니까.
하지만-
“그래도 필요하면 넘어야지.”
그 선이라는 게 무조건적인 건 아니다.
그러는 사이 파악된 빈 공간.
“일단 대강 파악했어.”
허공에 색을 입힌 마력으로 대략적인 구조를 그려 띄우자 레일라가 감탄했다.
“이런 것도 돼?”
“그냥 초보적인 거야.”
“공간을 파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음, 그럼…… 이쪽으로 들어가는 건가?”
“아마도.”
레일라가 짚은 지점은 바로 우리가 지금 딛고 선 땅.
“아무래도, 여기가 유력한데.”
물론 맨땅이다.
하지만 여기다.
다른 곳은 마력이 그냥 스며드는 데 비해, 여기 이 지점은 마력이 정확히 네모를 그리며 스며든다.
간단하게는 이 땅 아래 네모진 입구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가 확실해 보이는군.”
자세한 건 파헤쳐 봐야 알겠지만, 지금 파헤치긴 어렵다.
왜냐하면 이쪽으로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
“철수하자.”
“응? 지금?”
“그래. 사람들이 와.”
레일라는 내 말에 즉시 채비했다.
지도를 접어 안에 넣고, 곧바로 마법을 해제한 뒤 빠르게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나타난 사람들.
“저 사람이 아르켄트 백작?”
“응. 맞는 것 같아.”
아르켄트 백작.
이 유적의 발굴 스폰서이자 ‘비밀’을 찾는다던 자가 공교롭게도 저녁쯤 찾아온 것이다.
로브를 뒤집어쓴 몇몇 사내들을 데리고.
“고고학자들을 데리고 온 건가?”
“음.”
나는 로브를 입은 사내들을 유심히 살폈다.
언뜻 드러난 팔뚝 사이로 보이는 문신.
정확히 식별하긴 어렵지만, 문제는 저들 모두가 ‘문신’을 지니고 있었다.
문신.
주술적인 의미를 담거나, 혹은 특정 집단에 소속되는 게 아닌 이상 할 일이 별로 없는 것.
“뭔가 냄새가 나는 녀석들 같은데.”
레일라도 동의했다.
“로브야 흔한 거지만, 귀족들의 사용인들이 저렇게 비밀스러운 복장을 입을 이유는 없지.”
녀석의 말대로다.
귀족이 대동하는 사용인들은 대개 귀족의 권위를 상징한다.
그런 의미에서 드러내서 위압감과 권위를 드러내는 데 도움을 주는 게 일반적이지, 저렇게 감추지 않는다.
거기다 곧 밤이다.
안 그래도 어둠 탓에 잘 안 보일 텐데, 그럼에도 로브를 입는다?
“딱히 추운 날씨도 아니고 말이지.”
나는 기감을 끌어올려 녀석들을 탐지했다.
당장 느껴지는 건 없지만, 녀석들이 마력을 사용하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아직도 입구를 못 찾았다고?”
“죄송합니다. 분명 이 부근 같긴 한데, 방법을 찾고는 있습니다만…….”
이런 가운데 들려오는 대화 소리.
거기에 귀를 기울이자 레일라가 물었다.
“설마 여기서도 들려?”
“쉿.”
이어지는 대화 소리.
“너희들에게 꽤 오랜 기간을 줬을 텐데. 너희들은 내가 발굴권을 지닌 유적에서 무언가 찾고, 나는 그 대신 너희들에게 대가를 받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발굴권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발굴이 마무리되면 이 유적은 황실 소유가 되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나?”
아르켄트 백작의 말이었다.
참고로 제국에서 발견되는 모든 유적은 황실 소유이며, 그 유적 발굴권을 따내어 발굴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신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 일부를 취득하는 식.
아르켄트 백작은 그 발굴 권한의 기간이 다 끝나가고 있음을 말하는 듯했다.
“너희들은 마법사라고 했었지. 내 알아보니 지면에 마력을 흘려보내 지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던데. 나도 아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그, 그건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무척 제한적입니다. 방출할 수 있는 마력의 양은 한정적이고, 그 범위도 무척 좁은 데다 지하 아래까지 탐지해 내려면 엄청난 시간과 마력이…….”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아마 가능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사울 행스턴이 살아 돌아온다면 몰라도요.”
“……이제 사흘이다. 고작해야 사흘 남았다고.”
사흘.
나는 기간을 기억해 두었다.
“찾아내지 못하면 내 너희들의 존재를 발설할 것이다. 지난 3년이란 시간과 비용을 보상받을 수 없다면…….”
“꼭 찾아낼 겁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수색 구역도 많이 좁혀졌고…….”
아르켄트 백작에게 읍소하는 저 녀석들은 뭘까.
녀석들은 마법사.
하지만 저 문신은 어떤 마탑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나저나 이상하다.
방금까진 문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혹, 마법을 입힌 가루로 새긴 문신일까.
우웅.
나는 마력을 끌어올려 기감을 확대했다.
아주 아슬아슬하게 한 명의 기운이 잡힌다.
문신이 사라진 상태라 그럴까.
별다른 느낌이 없다.
아주 평범한 사람의 마력을 보는 듯하다.
정확히는 마법사의 마력을 보는 것 같다.
“사흘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흘이다. 아무리 늦어도 내일 안에는 찾아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만약 그리하지 못한다면.”
아르켄트 백작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매서운 목소리를 더했다.
“너희들의 존재를 알림은 물론, 내 개인적인 원한도 모조리 받아내야 할 것이다.”
“……그럼 백작님도 무사할 수 없을 겁니다.”
“난 지금까지 날 기만한 자를 살려 둔 적이 없다. 내가 피를 흘리더라도.”
“…….”
아르켄트 백작.
들어본 이름이지만, 조금 더 알아 볼 필요는 있겠는데.
아무튼 그렇게 떠나는 아르켄트 백작.
나는 백작의 뒤를 잠시 눈으로 좇다가 다시 의문의 마법사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익숙하게 작업을 시작하는 녀석들.
아마 저 녀석들은 일단 냅다 조사부터 시작한 모양이다.
우리처럼 다르게 접근했으면 하루도 안 걸렸을 텐데.
“돌아가자.”
일단 나와 레일라는 친구들에게 복귀했고, 대강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
“……또 뭐가 엮였어?”
“내 이럴 줄 알았지…….”
“우리 모험이 언제 순탄했었냐?”
그리고 보이는 예상한 반응들.
이런 가운데 알투르는 아르켄트 백작에 반응을 보였다.
“아르켄트 백작이면…… 그래도 수도에서는 알아주는 귀족인데.”
“좀 알아?”
“알지. 마법 쪽에 관심이 있는 인물이니까. 어릴 적에 마법사가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들었어.”
그 사실이 의문의 마법사들을 대동하고 온 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투르, 이거 알아?”
“이건 뭐야?”
“아르켄트 백작이랑 같이 있던 마법사들 문신. 처음에는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졌어.”
“이거…… 처음 보는 문신인데? 중소규모 마탑도 이런 모양의 문신은 안 해. 심지어 중간에 사라졌다고?”
알투르도 처음 보는 문신이라.
그렇다면.
“어니스트?”
“나도 잘 모르겠어.”
이어서 제나, 도리안도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프리실라는 아니었다.
“……이거 확실해?”
“대강의 스케치라 정확하진 않아. 그래도 큰 틀에서는 맞아.”
참고로 내가 그린 문신은 작은 별과 낫, 그리고 지팡이가 서로 교차된 모습이다.
생소한 문신인데, 프리실라는 뭔가 아는 듯했다.
“뭔지 알겠어?”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을 것 같은데.”
프리실라는 한숨을 쉬더니, 몇 번 망설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만약 이 문신이 진짜라면, 보통 사건이 아니야.”
그것만으로도 해탈한 표정을 짓는 녀석들.
“그래…… 보통 사건이 아니래.”
“내 이럴 줄 알았지…….”
하지만 난 알아야겠다.
“뭔데 그래?”
“흑마법사.”
간단하고도 파괴력 넘치는 그 단어에 주변은 충격으로 빠져들었다.
흑마법사.
네크로맨서와 마찬가지로 너무 오래되어 동화 속에나 나오는 존재라 외려 충격이 덜했다.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프리실라만 다를 뿐.
“아주 오래된 기록에서 읽었어. 흑마법사들의 문신이란 데인 네가 해 온 스케치랑 비슷하고. 무엇보다…… 흑마법사임을 감추기 위해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할 때만 나타났다가 사라지지.”
그럼 왜 문신이 나타났을 때 내가 어떤 것도 감지하지 못했을까.
“별달리 느껴지던 건 없던데.”
“아마 그동안 힘을 숨기는 방법을 터득했을지도 모르지.”
뭐, 어떻게 된 건지는 알아보면 될 일이다.
“아무튼, 흑마법사야. 도대체 어떻게 나타난 건지 모르겠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레일라의 한탄.
“비밀결사에, 이교도에, 마족에, 엄청난 존재에…… 이젠 심지어 흑마법사라니.”
“뭘 새삼스럽게.”
난 레일라의 어깨를 두드려 준 뒤 프리실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널 데려오길 잘했어.”
“……나 그냥 돌아가면 안 될까?”
“왜?”
“일 해결하고 대신전에 보고 올릴 생각 하면…… 하아.”
현실적인 걱정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근데 넌 왜 안 놀라? 흑마법사라고. 예전에 마족들이랑 결탁해서 대륙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존재들이 다시 나타난 거야.”
난 그 말에 간단히 답했다.
“별로 안 강해 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