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1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12화
199. 흥미롭군
베나티오는 영 깨어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나머지 녀석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단 아르켄트 백작은…… 이놈들의 정체에 따라 처분이 결정되었군.”
이놈들의 정체는 여전히 불명이다.
마법사로 정식 등록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입을 여는 것도 아니다.
“슬슬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텐데. 다시 말하지만, 미등록 마법사는 존재만으로도 추적 및 감시와 처벌 대상이다.”
베나티오는 그나마 하나 강제로 깨운 녀석을 바라보았다.
놈은 나무에 묶인 채였고, 저항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입을 열 생각도 없어 보인다.
방첩대의 주 임무는 신문이 아니다.
특히, 지금 맡은 임무가 신문과 거리가 먼 만큼 베나티오는 ‘고문’을 자제했다.
하지만 말로 구슬리는 것도 이제는 한계가 다가온 모양.
“하기야, 정체를 말하면 무슨 처벌을 받을지 무섭겠지. 이해해. 하지만 적당히 입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마법사는 늘 부족하거든.”
“…….”
“하아. 어쩔 수 없군.”
베나티오가 결국 도구를 집어 들었다.
가급적 안 쓰고 싶었는데.
처음은 역시 손톱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
고문의 1원칙.
피해는 최소화하고, 고통은 극대화하고.
그래야 오래도록 상대할 수 있는 법이다.
초장부터 팔다리를 자르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입을 열 녀석 같진 않으니까.
“어디, 얼마나 버티는지 한번 보지.”
베나티오가 집게를 가져가던 그 순간이었다.
“너야말로 입을 다물고 그냥 우리를 내버려 두면 좋았을 텐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베나티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내 입을 다물다가 한다는 말이 그건가? 이봐, 미등록 마법사.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착각은 네가 하는 거지.”
툭.
나무에 묶여 있던 녀석의 팔다리가 순간 자유로워졌다.
“언제든 풀 수 있는 줄도 모르고 기고만장하는 모습이라니.”
“……!”
베나티오는 심상치 않은 느낌에 물러서며 빠르게 곡도를 뽑았다.
위험하다.
방첩대의 일원으로 살아오며 기른 직감이 외치고 있었다.
쿠쿠쿵…….
그리고 개방되기 시작하는 힘.
몰려오는 끈적한 무언가에 베나티오는 눈을 부릅떴다.
뭔가 다르다.
이건 마력도 아니고, 신성력도 아니다.
닿는 순간 사방을 어둠으로 잠식시키며, 끈적하고도 더러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것은…….
“쥐도 새도 모르게 어둠 속에 사라질 것이다.”
지금, 뿔과 날개를 지닌 녀석의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 녀석이 아니었다.
녀석‘들’이다.
방금 묶여 있던, 기절한 줄로만 알았던 녀석들은 온데간데없고 시꺼먼 뿔과 새빨간 피부를 지닌 녀석들이 나타난 것.
“이런 미친…….”
베나티오의 몸이 서서히 떨려왔다.
그건 본능이다.
혐오스럽고, 강력하며, 동시에 피해야 하는 존재를 만났을 때 찾아오는 감각.
‘처리할 수 있을까?’
단 한 놈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애초에 접근이나 할 수 있을까.
지금 주변을 가득 메운 이 끈적한 느낌에 온몸이 느릿해지는 기분이다.
“기어이 우리들을 깨웠구나.”
“빨리 이놈을 처치하고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안으로?
베나티오는 의문을 느낄 새도 없었다.
우우우웅!
놈들 중 한 명의 손에서 검고도 탁한 기운이 뭉치더니, 당장이라도 자신을 향해 쏘아낼 것처럼 요동쳤다.
“이만 사라져라.”
그리고 검은 구체가 튀어 나가려던 그 순간.
화악!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닥쳐 검은 안개들을 순식간에 밀어내 버렸고.
콰앙!
“크윽!”
요동치던 검은 구체가 손 안에서 폭발해 버렸다.
“다행히 안 늦었군.”
들려오는 목소리는 이러했다.
“꽤 잘 묶어 놨어, 신입생.”
좋아하던 것을 알아내기 위해 지난 몇 달 동안 지켜보던 그 녀석이다.
“우와, 데인. 여기 또 마족 있네?”
그리고 묘하게 기대하는 한 여자의 목소리.
데인 소그레스.
레일라 테르미온.
“저놈들은……?”
당연히 둘을 알아보지 못한 마족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운데, 데인이 베나티오와 그들 사이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간단히 말했다.
“신입생. 여기 레일라랑 하나씩 맡아서 상대해.”
“네, 네?”
“나머지는 내가 처리한다.”
스릉!
녹색의 강렬한 빛을 뿜으며 뽑혀 나오는 아르카니움제 검.
베나티오는 감탄하면서도 속으로는 비명을 질렀다.
‘상대하라고? 나보고?’
방첩대의 원칙.
위험하면 주저 없이 발을 뺀다.
방첩대의 일원은 그 특성상 아는 정보가 한가득이다.
해서 적에게 잡히면 제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
물론 여차하면 자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망할!’
그러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금 인간 셋이서 우리 다섯을 상대하겠다, 이 말인가?”
“웃기지도 않는군.”
“저 녹색 검은 좀 위협적으로 보인다만…….”
이런 와중 마족들이 비웃을 때였다.
우우웅.
데인이 손을 휘젓자 레일라, 베나티오 둘을 향해 데인의 마력이 스며들었고-
“어어?”
“역시, 이거구나.”
둘은 전에 없던 강렬한 힘을 느꼈다.
한 명은 경악했고, 한 명은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라는 반응을 보인다.
베나티오는 당연히 전자였다.
‘이게 도대체가…….’
소환술사들이 소환수를 불러내 힘과 체력을 강화하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소환수도 없는데.
알면 알수록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녀석이다.
이런 건 보고서에 적을 수 없다.
상부는 ‘확실한’ 게 아니면 정보로 취급하지 않으니까.
“놈들은 아직 힘을 되찾기 전이다. 원거리 공격에 주의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
데인은 그 말과 동시에 뛰어들었고, 레일라도 그 뒤를 따랐다.
“젠장!”
베나티오도 결국 뛰어들었다.
결코, 데인을 위해서가 아니었
다. 전에 없던 이 힘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첫 격돌이 일어났다.
카앙!
놀랍게도 밀리지 않았다.
“이게 무슨…….”
외려 단단한 손을 휘두른 마족 녀석이 경악할 정도.
아무리 그들이 힘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지만, 마족은 마족.
한 명, 한 명이 과거 일반적인 병사 수십에서 백 명을 학살하던 존재들이다.
그래서 밀릴 리 없을 텐데, 지금은 명백하게 밀리고 있었다.
심지어-
촤악!
반격까지 가한다.
“…….”
덕분에 베나티오도 깜짝 놀랐다.
방금까지만 해도 사지육신이 벌벌 떨리며 전의를 상실했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
‘데인 소그레스.’
이제는 경외감마저 생긴다.
“레일라, 왼쪽.”
“보고 있어!”
이런 와중 레일라는 이미 마음가짐이 됐던 건지 거침없이 마족 하나를 몰아붙였다.
대단한 검술이다.
테르미온의 검술은 겉보기엔 특별한 게 없을지 몰라도, 상대하는 적을 어느새인가 압도한다던데.
레일라가 딱 그랬다.
‘테르미온의 피를 그만큼 진하게 이었다 이건가.’
감상에 빠질 틈은 없었다.
캉, 카앙!
베나티오는 심기일전하며 양손에 나누어 쥔 두 자루 곡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셋을 상대하던 데인은…….
“어느 정도 실력인지 몰라도 우리 셋에게는 안 될 거다.”
“그게 끝이야?”
“……?”
“할 말이 그게 끝이냐고.”
휘익.
허공에 검을 휘두르며 씩 웃었다.
“이제 하고 싶은 말 있어도 못할 텐데.”
그와 동시에 쇄도하는 데인의 몸.
촤악!
부지불식간에 마족 하나의 팔이 날아가고, 다른 한 녀석은 가슴이 세로로 갈라졌으며-
퍼억!
뒤에서 접근하던 녀석은 데인이 순식간에 재배열을 마친 마력의 창에 얻어맞고 나가떨어졌다.
“……!”
덕분에 세 마족은 기겁했다.
사람.
그러니까, 인간.
최상위권의 강자가 아닌 이상에야 일 대 일로 자신들을 가볍게 이길 존재는 없을 텐데.
이 녀석은 지금 자신들 셋을 동시에, 그것도 여유롭게 상대하지 않는가.
‘이놈은 도대체……?’
그간 숨어 지내며 대륙의 역사를 쭉 지켜보았다.
초월적인 강자도 있었고, 인간들 사이에서 추종받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이 어린 나이에 이만큼 강한 녀석은 없었다.
그것도 자신들 셋을 상대로 이런 여유를 보이는 녀석도, 당연히 없었다.
“넌…… 정체가 뭐지?”
그 물음에 데인이 답했다.
“마법소환탐사창검술 동아리 회장.”
“뭐라고?”
“줄여서 낭만.”
“…….”
그리고 덧붙였다.
“조만간 저 이름 뒤에 신성이랑 강령도 추가할 예정이야.”
정정해야겠다.
의문스러운 놈인데, 약간 미친 것도 같다.
하지만 더 생각할 새는 없었다.
타닥, 촤악!
땅을 박찬 데인이 마족 하나의 어깨를 날려 버리고, 이어서 형상화된 마력으로 한 녀석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큭!”
그것으로 졸지에 홀로 데인을 상대하게 된 한 마족.
당연하게도-
푸욱.
“컥!”
데인의 검 한 번 제대로 막지 못하고 가슴 정중앙이 꿰뚫렸다.
정확히는 막으려 했으나 막지 못했다.
어지간한 화살로는 뚫을 수 없는 마족의 단단한 피부였는데, 데인의 검은 마치 연한 살을 가르듯 파고 들어버린 것.
“쿨럭. 커억.”
진한 피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가운데, 가슴이 꿰뚫린 마족은 녹빛 검신을 붙잡고 몸을 푸르르 떨었다.
그러다 멈추는 떨림.
수천 년을 버티고, 검 한 자루를 제대로 막아보지 못하고 죽은 것이다.
털썩.
검을 뽑아내자 쓰러지는 시체.
데인은 그 시체를 힐끗 바라보다 이내 다른 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레일라.
베나티오.
‘왜 대등하지? 이건 말도 안 돼! 우리가 아무리 힘을 잃었다지만…….’
‘쌍검의 움직임이 예상 불가다. 이래서는……!’
둘은 꽤 잘 싸우고 있었다.
데인은 생각했다.
이번 싸움이, 레일라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조금 위험하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야 감수해야지.
죽게 둘 생각도 없고.
이제 남은 건 둘.
데인이 다시 시선을 돌리자 마족 하나가 다급하게 말했다.
“자, 잠깐! 원하는 게 뭐냐!”
협상 시도다.
하나가 순식간에 죽었다.
아직 넷이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승산이 안 보인다.
본능이 부른 외침.
“뭘 원하지? 우리를 돌려보내 주기만 한다면 뭐든 하겠다! 보석이 필요한가? 아니면 우리의 힘이 필요한가?”
필사적이었다.
실은 숨어 지내느라 별로 가진 건 없다.
하지만 마족의 권능은 있다.
“우, 우리의 권능이 있다면 넌 더 강해질 수 있다!”
“권능?”
데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관심을 보인다.
그는 그 반응을 그렇게 해석했다.
때문에 더욱 간절히 외쳤다.
“그래, 권능이다. 다른 종족들은 절대 지닐 수 없는 권능!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거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힘을 끌어내는 거다!”
마족의 권능.
그건 마음 한켠의 사악함을 폭주시켜 힘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물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일단 살고 봐야 하는데, 괜히 사족을 붙일 이유가 없으니.
“너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주지. 원한다면 다른 녀석들도 강하게 해주마!”
일단 이렇게 말하고 위기를 극복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강해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마기에 물든 인간은 반드시 마족에게 복종하게 된다. 그게 바로 진정한 권능이다.
같은 맥락으로, 흑마법사들은 강제로 힘을 폭주당한 마법사들을 이르는 말.
“흥미롭군.”
드디어 반응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저 괴물 같은 녀석이 강해지면 도대체 얼마나 더 강해질까.
상상이 안 가지만, 그건 나중의 문제.
일단 지금 살고 봐야 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말이 들려왔다.
“아르카나의 고문서에 적혀 있던 내용이 사실이었어.”
데인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마음속 사악함을 폭주시켜 힘을 억지로 끌어낸다던데, 결국엔 복종하게 만든다고 하더군.”
순간 경악이 번져 나갔다.
“그걸 어떻게…….”
“흑마법사들도 아마 그렇게 만들어진 거겠지. 자의적인 녀석도 있었겠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한데 더 놀라운 게 있었다.
아르카나의 고문서를 읽었다고?
“넌 그럼…… 아르카나의 후손인가?”
아르카나의 후손.
마족들은 아주 오래도록 이 대륙에 숨어 지내며 살아왔기에 그들의 존재를 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게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데인의 대답은 좀 달랐다.
“아니. 소그레스 백작가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