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2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321화(32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21화
208. 별게 다 부럽다
레일라는 역시 눈치가 빨랐다.
“데인. 아까 교수님한테 뭐한 거야?”
그냥 살짝 바라봤을 뿐인데 그 순간을 그렇게 빨리 눈치챘을 줄이야.
“그냥 일종의 경고?”
“너도 대단하다.”
“교수님한테 경고한 거?”
“아니. 그런 인간은 좀 혼날 필요가 있지. 그보다는, 시선만으로 어떻게 그렇게 했냐는 거야.”
하기야, 나도 최근에야 깨달은 방법이다.
마력을 한 점에 집중시켜 투사하면, 상대도 모르는 사이에 기세를 억누르고 압도할 수 있다.
이야기에 흔히 나오는 ‘눈빛만으로 제압한다’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구체화했다고 해야 할까.
“나도 쓸 수 있어?”
“마력이 넘쳐나면. 요령만 알면 간단해.”
“그럼 안 되겠네. 요령은 알아봐야 난 마력이 부족하니까.”
레일라는 아쉽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곤 마침 보이는 신문 가판대에서 신문 두 부를 집어 들었다.
“총 크라운 은화 2개입니다.”
레일라가 집어든 건 각각 아카데미 일보, 그리고 제국 일보였다.
“아카데미 일보는 별거 없고.”
우리가 주목할 만한 소식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아카데미 내부 시시콜콜한 소식들.
“아르켄트 백작, 재판 결과 투옥 확정.”
다만 제국 일보엔 그럭저럭 흥미로운 사실이 있었다.
“꽤 빠르네?”
“사안이 중해서 그런 것 같은데. 보자…… 마족 이야기는 없고. 황실에서 그런대로 잘 꾸며낸 것 같은데.”
제국 일보답게, 그리고 황실의 입장을 대변하는 곳답게 마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흑마법사’라는 단어 하나만 적혀 있을 뿐.
죄목은 당연히 영아 인신매매다.
이것만으로도 사형은 확정인데, 귀족인 만큼 일단 투옥 후 차후 결론을 내리기로 한 모양.
“결국 마법사는 못 됐네. 그렇지?”
“그러게.”
그 열망은 이해한다.
하지만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세상에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되겠냐만.
“아, 맞다. 데인, 시험 다 끝난 거야?”
“응. 일단은.”
“부럽다. 난 2조라서 아직 해야 하는데.”
레일라는 도먼트 경과의 대련 시험이 남아 있고, 나는 1조 첫 번째 순서였던 관계로 본의 아니게 시험을 모두 마쳐 버렸다.
당연히 모두 잘 봤다.
레일라 앞에서 구태여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럼 이제 뭐 하게?”
“너처럼 시험 덜 본 친구들 놀리기?”
“나빴다 진짜.”
난 질색하는 레일라의 모습에 피식거렸다.
“일단 큰누나 연구실에 좀 들르려고.”
“아, 미니골렘?”
“응. 충전식 마력석 개발 진척도도 확인 좀 하고, 카르나스도 거기 있으니까 좀 놀아 주고.”
“카르나스는 요새 좀 어때? 드래곤의 운명이니 뭐니 했었잖아.”
시험 전 나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꺼낸 레일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드래곤의 운명이면 아마…… 카르나스도 좀 혼란스럽지 않을까?”
“나중에 가면 본인의 선택에 맡겨야지. 중요한 건, 운명을 강제하지 않는 거야.”
“넌 참 귀족적이지 않단 말이지.”
뜬금없는 말에 이번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미니골렘이 했던 말 같기도 한데.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운명이라는 건 단어만 거창하지, 따지고 보면 타고난 역할이거든. 나는 귀족가의 자제로 태어났으니까 언젠가 가문을 잇든, 가문의 사업을 잇든, 결국 가문 소속으로 살아가야 하고.”
“그래서?”
“귀족이라면 결국 ‘타고난 것’에 익숙하거든. 가문의 명성이든, 돈이든, 혈통이든, 권리든. 근데 넌 그런 것과 관계없이 살아가는 태도잖아. 항상.”
내가 항상 그랬었나?
하기야, 정해진 대로 살다가 가는 것만큼 아쉬운 일이 없는 것 같다.
새롭게 얻은 이번 생에서는 가급적,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내 태생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위하는 거지.”
“그런가. 부럽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다는 게.”
“별게 다 부럽다.”
난 다시 원래 화제로 돌아갔다.
“그다음에는 밖에 좀 다녀오려고.”
“아, 사업 체크하러?”
“응. 벌여 놓은 일들이 많으니까.”
“너도 참 신기하다, 신기해.”
레일라는 혀를 찼다.
아마 여러 의미가 있겠지.
사실 나도 신기하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많은 일들에 신경 쓰게 된 걸까.
“일단 ‘뉴드림’ 개발 상황을 체크하고, 그쪽에 마력석 새거 좀 가져다 준 다음에…… 마력석 구매자 좀 만나 보려고.”
“새 구매자가 나왔어?”
“응. 시드레인이 물어 온 사람인데, 만나 보고 결정하려고.”
“나도 다음에 한번 데려가 주라.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러든가.”
아무튼 나는 레일라와 헤어져 곧장 큰누나의 연구실로 향했다.
“데인, 왔어?”
큰누나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무척 피곤한 얼굴로 날 맞이했다.
뻔하다.
잠도 안 자고 연구에 개발을 거듭한 거겠지.
“끼륵!”
[왔습니까, 데인.]카르나스와 미니골렘이 반겨 준다.
카르나스는 미니골렘의 머리를 앞발로 툭툭 건드리는 중이었다.
[마침 잘 왔습니다. 이 버릇없는 미니 드래곤 좀 혼내 주십시오.]“끼륵! 끼륵!”
[예절을 배우지 못한 미니 드래곤입니다.]즐거워 보이는 카르나스.
“카르나스가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를 장난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 미니 드래곤, 경고합니다. 또 건드리면…….]“끼륵! 끼륵!”
카르나스는 미니골렘을 아예 굴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에 어이가 없어 피식거리다 큰누나 쪽을 바라봤다.
“누나, 손 좀 줘 봐.”
“손? 왜?”
나는 작은누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마력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큰누나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밝아진다.
“이, 이거 뭐야?”
믿을 수 없다는 듯 휘둥그레진 눈.
“마력 나눠 준 거야.”
“……그게 가능하냐고 물으면 이제 와서 좀 이상하겠지?”
“늘 그렇듯?”
“신기하다. 이게 가능하다니. 어떻게 가능한 거지?”
그야 고대 마력체 덕택이지.
우웅!
시험 삼아 마력을 발현시킨 큰누나는 만족스러운 얼굴이다.
“이거면 앞으로 다시 사흘 밤낮은 거뜬하겠는데.”
“그래도 잠은 좀 자 두는 게 좋을 거야. 몇 시간이라도. 피로를 완전히 풀어 버리는 건 아니니까.”
나처럼 하루 서너 시간 자고도 충분한 경우라면 모를까.
“참, 진행 상황은 좀 어때?”
“아. 충전식 마력석 개발 말이지? 원리를 이해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문제없어.”
큰누나는 개발 중이던 마력석을 건네주었다.
“이거야. 네 마력 성분과 일치하게 만들어서, 네 마력을 주기적으로 흡수하는 식으로 만들고 있지.”
“나만 쓸 수 있는 거네?”
“그런 셈이야.”
그때 카르나스의 굴리기에서 벗어난 미니골렘이 끼어들었다.
[아라벨라 양의 분석력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아르카나의 당대 마법사들에 비해서도 전혀 밀리는 수준이 아닌지라, 충전식 마력석 제작은 아주 수월했습니다.]역시, 큰누나라니까.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겁니다, 데인.]“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나저나 여기서 지내는 게 마음에 드는 것 같은데.”
[저는 어디에 있든 관계없이, 데카니우스 님의 유지를 이어갈 수 있다면 다 좋습니다.]“데카니우스의 유지?”
[세상을 더 이롭게,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음.
그거 좋으면서도 위험한 발상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종종 선의로 포장되어 있을 때가 있거든.
[물론, 기술에 대한 공개는 아주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겠죠. 아라벨라 양에게 듣기로, 이 시대의 마법 관련 기술들은 발전이 상당히 더디다고 들었으니까요.]다행히 미니골렘도 이를 아는 모양이다.
[한데 그런 의미에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데인 당신이 개발한 고효율의 마력석이라면, 제가 필요로 하는 마력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입니다.]난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정도로 효율적인가?”
[그렇습니다. 물론 일회용 마력석 자체는 아르카나 당대에도 잘 쓰이지 않던 물건입니다. 몇몇 대기 마력 소모가 낮은 물건에만 사용되었죠. 그 덕분에 기술 발전도 느렸고, 연구에도 소홀했습니다.]나는 말이 나온 김에 아공간에서 내 특제 마력석 하나를 꺼내 미니골렘 앞에 내려 놓았다.
그러자 곧장 반응하는 미니골렘.
[이거라면…… 부착 및 에너지 전달 효율식만 있어도 최소 두 달은 거뜬해 보입니다.]“안에 든 마력의 양은 그렇게까지 많은 수준이 아닌데도?”
[요지는 효율입니다, 데인. 제아무리 마력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걸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죠. 그런 면에서, 이 마력석은 그 효율을 극도로 높인 물건입니다.]미니골렘은 다소 ‘흥분’하기까지 한 것 같았다.
[이런 수준의 물건이라면 아르카나에서도 앞다투어 연구하고 사 들였을 겁니다.]난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효율은 앞으로도 더 개선시킬 수 있어.”
[……정말입니까?]“응. 어느 정도일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말도 안 됩니다. 여기서 더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구요?]아르카나에서는 거의 충전식 마력석만 쓰였다.
일회용 마력석의 실용성을 의심했기 때문.
하지만, 이 정도 효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모양이다.
“뭐야, 그럼 미니골렘에는 굳이 충전식 마력석을 안 달아도 되는 건가?”
[반영구적인 쓰임새를 고려하면, 충전식이 낫습니다. 물론 일회용도 달아 두면 최소 한 달은 걱정 없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미니골렘은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정도 효율이라면, 아르카나에서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예를 들면?”
[이전에 데인이 상대한 것보다 더 거대하고, 더 강력한 골렘을 만들 수도 있고 성벽을 일거에 박살 내는 공성병기를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꽤 오랜 시간 동력을 제공하는 장치를 만들 수도 있겠죠.]하도 만들어 대서 별로 감흥도 없었는데, 저렇게 말하니 새삼 다시 보게 되는 내 특제 마력석이다.
“안 그래도 이 마력석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어. 언젠가 황실과 협력해서, 대규모 하수 처리 시설이나 동력 발생 장치도 개발할 예정이고.”
[데카니우스 님의 의지는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었군요.]미니골렘은 감동받은 모습이다.
뭐 그렇게까지 거창한 건 아니다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이런 가운데 미니골렘이 문득 물었다.
[그렇다면 이 마력석은 현재로선 데인 당신만 제작이 가능한 겁니까?]“방법을 알아도 제작은 불가능하지. 내 마력이 더해진 결과니까.”
[……아르카나에서도 이런 마력을 지닌 이는 없었는데요. 궁금하군요. 당신 마력 원천이 무엇인지.]글쎄.
궁금하긴 해도, 막 필사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안 든다.
“시간이 지나면 어련히 알게 되겠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결국 그 고대 마력을 쓰는 건 ‘나’니까.
[당신은 참 신기한 사람입니다, 데인.]느닷없는 미니골렘의 말에 난 피식거렸다.
“앞으로 자주 그렇게 느낄 거야.”
좋아.
일단 이 녀석 몸에 마력석부터 달아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