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3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331화(33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31화
215. 훈련의 핵심
사방에서 아우성이 일었다.
“저녁을 안 준다고? 이게 말이 돼?”
“착오가 있는 거 아니야?”
“방금 브라함이 가서 확인했다잖아. 정말 안 준다는데?”
오전에 이은 오후 훈련.
약간은 부족했던 점심 식재료.
당연하게도 지금쯤이면 배에서 난리가 난다.
그러니 아까 오전 동안 기선제압을 당해 찌그러들었던 녀석들이 다시 거세게 항의하고 있었다.
“이런 망할, 이렇게 비인간적이라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적어도 사람 밥은 먹이고 훈련시켜야지! 전쟁통도 아니고!”
그래, 틀린 말은 아니다.
사람 밥은 줘야지.
배고픔에 시달리면 없던 반감도 생기는 법.
하지만 아까 알데바르 경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은 사람이라면, ‘일부러’ 저녁을 주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디에고, 베나티오. 상황 봐서 움직인다.”
“움직인다고?”
디에고는 의문을 표했지만, 베나티오는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군요, 역시.”
“넌 익숙하니 잘 알 테지.”
“물론 익숙……하지 않지만 데인 선배님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아닌 척하긴.
아마 지금 나와 함께 의도를 눈치챈 유일한 녀석일걸.
우리는 그렇게 다른 녀석들이 항의하고 배고픔에 정신 팔린 사이 빠르게 숙소 건물을 빠져 나갔다.
“내가 봐 둔 식자재 창고는 두 곳이야. 음, 일단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곳이랑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곳 하나씩.”
디에고는 그럭저럭 충실하게 내 말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
“가서 봤던 것들은?”
“식자재 창고라 그런진 몰라도 배치된 인원이 많지 않다는 것 정도? 규모는 서쪽 창고가 더 컸던 것 같고. 물론 사람도 많지만. 거기서 나온 식재료들이 여기로만 오는 건 아닌 것 같았어.”
“좋아. 북쪽 창고는?”
“규모가 작았지. 인원도 적고.”
배치된 인원이 많은 서쪽 창고.
반면 배치된 인원이 적어 경비가 상대적으로 덜 강한 북쪽 창고.
“서쪽 창고를 털자.”
“……진심이야? 북쪽이 더 괜찮아 보이는데?”
“그럴수록 서쪽을 털어야지.”
만약 이곳이 황궁이 아닌 야외였다면 이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사냥을 하고, 열매를 따고, 덫을 놓으면 되니까.
하지만 황궁이라는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명확하며…….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많은 경쟁자들이 몰릴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비가 허술한 북쪽 창고에.
“하기야, 황궁에서 식량을 구할 만한 곳은 거기뿐이니 별수 없겠군요, 선배님.”
베나티오가 그나마 잘 알아듣는 모양.
아무튼 결론은 났다.
경비는 많지만, 식자재도 그만큼 많은 북쪽 창고를 털기로.
아마 기사단 캠프에서도 유도하는 바일 테다.
안 주면 안 주는 대로 안 먹고 버티는 방법도 있다만, 글쎄.
과연 내일 있을 훈련에서 버틸 수 있을까?
아무리 마력이 풍족해도 공급하는 에너지가 끊기면 안 된다.
그리고 난 밥을 굶는 걸 싫어한다.
그것도 무척이나.
“이동하자.”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창고 근처, 담벼락 뒤에 몸을 숨긴 뒤 상황을 파악했다.
“규모가 상당한데.”
안으로 들어갈 만한 입구는 생각보다 잘 안 보인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선배님, 지붕에 문이 있습니다.”
지붕.
베나티오의 말대로, 지붕에 문이 있다.
아마 채광이나 환기를 위해 만들어 둔 것 같은데, 아래로 가면 눈에 띄니 들어가긴 최적이다.
다만, 저기까지 어떻게 가느냐의 문제.
일단 규칙상 황궁 내에선 허가받지 않은 자 외엔 마력을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쓰려면 쓰겠지만, 그건 ‘규칙’을 어기는 거니까.
어길 생각이었으면 진작에 어기고 안에 식량을 반입하거나 통신 수정구로 외부에 연락했겠지.
“들어가려면 꽤 힘이 들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저기, 지붕 위로 올라가려면 약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당장 담장을 넘으면 아마 지붕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들킬 것이다.
“저기, 지붕을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긴 한데…….”
저기까지 가는 게 문제다.
그래서 난 디에고를 바라보았다.
“날 왜 봐?”
그야 당연히 너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시선 좀 끌어. 어떤 식으로든.”
“……정말?”
“가져온 자루 여기 주고.”
디에고는 나에게 자루를 빼앗기고 허망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지. 내가 이 팀에 들어온 이유를 보여 주겠어.”
녀석은 수다스러운 만큼이나 긍정적인 태도로 벌떡, 일어나더니 담벼락 반대편으로 향했다.
“잘하려나 모르겠네요, 선배님.”
중얼거리는 베나티오.
뭐, 잡혀가기야 하겠어.
* * *
디에고는 마른침을 꼴딱, 삼켰다.
‘시선을 끌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시선을 끌어야 나머지 두 명이 식량을 털어올 수 있다.
사실 황실 식량창고를 터는 이 상황이 맞나 싶었지만-
‘배가 미치게 고파.’
정말 배가 고팠다.
차라리 아까 점심을 안 먹었으면 모르겠는데, 적게 먹고 나머지는 비상식량으로 쟁여 두니 오히려 더 배가 고팠다.
‘중요한 일이다. 내가 해야 해.’
디에고는 사실 무척 고마웠다.
아마 데인이 아니었으면 자신은 어떤 팀에도 소속되지 못하거나, 혹은 대충 잡일꾼이나 했을지 모른다.
그러니 해야 한다.
“좋아.”
디에고는 심호흡하며 창고 앞 경비병들을 바라보았다.
시선을 끌되, 소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
잘못하면 식량이고 뭐고 잡혀 들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아이고, 아이고오! 나 죽네!”
디에고는 창고 근처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사, 사람 살려! 팔이 빠졌어요! 살려 주세요!”
방금 나무에 일부러 부딪혀 진짜 탈골시킨 채로.
습관성 탈골을 이용해서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를 떠올린 것.
“뭐야, 무슨 일이야?”
덕분에 창고 근처에 있던 경비병 한 명이 얼른 다가왔다. 웬 미친놈이 창고 앞에서 갑자기 나뒹구니 당연한 일.
“파, 파, 팔이 빠졌어요. 제가 팔이 자주 빠지는데…….”
“팔? 팔이 빠졌다고? 어디 봐봐.”
“악, 아악! 사, 살살! 으아아악!”
황궁이 아주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통에 다른 경비병과 사람들의 시선도 쏠렸다.
“뭐, 뭐야! 왜, 왜 더 비명이 커져?”
“아프잖아요! 그렇게 세게 잡으면 어떻게 해요! 주변에 팔 잘 빠지는 사람 없어요? 그냥 건드리면 큰일 난다고요!”
“미, 미안하다. 난 몰라서…… 그, 근데 뭐야. 어디서 온 거야?”
복장을 보고 경비병이 황궁 어느 쪽에서 왔냐고 물어봤지만, 디에고의 새된 비명이 뒤를 이었다.
“악, 아아악!”
“아이 씨, 갑자기 팔이 빠진 놈이 여길 왜…… 이봐! 여기 좀 와 봐!”
그리고 합류한 두어 명의 경비병.
순찰을 돌던 경비병 2개 조도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갑자기 뭔 비명이…….”
“아니, 이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팔이 빠졌다잖아.”
“팔이 빠져? 어디 봐봐.”
경비병들은 참 착하게도 큰 의심 없이 디에고의 상태를 살펴 주었다.
그도 그럴 게, 제국의 황궁 내부에 ‘침입자’가 없었던 지도 꽤 오래됐기 때문.
그래서 이 팔과 얼이 함께 빠진 녀석이 황궁 어딘가에 있던 녀석이라는 생각만 할 뿐, 별도의 의심은 당연히 하지 않았다.
“아, 아아아! 살살! 살살!”
그리고 디에고는 진짜 아팠다.
“이, 이렇게?”
“아아아악!”
하필이면 병사들 중에서 도로 뼈를 맞추는 방법을 간단하게라도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
“이거 큰일인데. 팔 빠진 거 끼우는 방법 몰라?”
“조장은 알 것 같은데. 조장 불러올까?”
“야 씨, 조장 요새 예민한데 부르면 또 난리 칠라.”
그러다 일이 좀 커졌다.
“그럼 누가 가서 신관님한테 좀 연락해. 여기 제3 식량 보관소 앞에 부상자 발생했다고.”
신관?
그 말을 들은 순간 디에고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일이 좀 커지는 기분인데.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통신 수신을 안 하시는데.”
“그럼 차라리 거기까지 옮기자고. 이봐, 미안한데 아파도 좀 참아야겠다. 대신 신관님한테 보이면 바로 치료 가능하니까 걱정 말고.”
경비병들은 친절했다.
그것도 꽤 지나치게.
‘이, 이게 아닌데?’
적당히 난리를 피우고, 탈골이 치료되면 돌아갈 작정이었는데.
“그, 그. 참을 수 있습니다. 사실 탈골에 익숙해서 이대로 돌아만 가면…….”
“어허, 탈골이 얼마나 무서운 건데. 이참에 제대로 보이고 치료받자고.”
“근데 복장이 좀 특이하네? 어디 소속이지? 궁내부인가?”
“일단 그보다는 얼른 들것 가져오라고.”
그렇게 디에고는 어떻게 거부할 틈도 없이 들것에 실리는 신세가 되었고-
‘되, 된 건가?’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음을 깨달았다.
지붕 위에서 두 사람이 자루를 어깨에 멘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
조금 멀어서 표정은 잘 안 보였지만…….
어쩐지,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 * *
알데바르 경은 참가자들의 항의에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초에 그럴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항의가 아니다.
항의를 하든 말든, 살 길을 찾아 나서는 게 더 중요한 법.
그런 의미에서…….
“역시 북부 팀이 좀 눈에 띄는군.”
“주변을 수색하더니 제2 식량 보관소로 향한 것 같습니다.”
“좋아.”
의도한 바다.
적게 주면 적게 주는 대로 받아먹는 응용력 부족한 녀석은 황실 기사단에 들어올 자격이 없지.
기존에 상당한 규모였던 걸 나누어 각 기사단별 소수정예로 운용하는 만큼, 이런 항목에서도 평가를 하는 것.
“그쪽엔 미리 말해 두었지?”
“예. 제2 식량 보관소 쪽에 모두 협조 구해 두었습니다. 경비도 적당히 허술하게 하고, 너무 눈에 띄지만 않으면 눈감아 주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너무 빡빡하게 할 수는 없다.
여기는 황실히고, 본래대로라면 당연히 경비 수준이 높다.
그래서야 배고픔에 미친 녀석들이 가서 식량을 털어 올 확률은 낮으니, 미리 협조를 구해 둔 것.
“그나저나, 데인 소그레스 쪽은? 항의는커녕 이야기를 듣자마자 밖으로 나갔다면서?”
“일단 제2 식량 보관소 쪽에서는 별도 보고가 안 들어왔습니다. 북부 팀만 왔다더군요.”
“흐음. 무슨 생각이지?”
약간 실망할 것 같다.
먼저 나간 만큼 먼저 털어 올 줄 알았는데.
아니면, 기다렸다가 북부 팀이 털어오는 걸 중간에 가로채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크게 실망할 만한 일이다.
“기다려 보지. 다른 녀석들은?”
“여전히 항의하는 팀도 있고, 포기하고 잠든 팀도 있습니다. 몇몇은 수군거리는 걸 보니, 곧 행동에 나설지도 모르겠습니다.”
“북부 팀이 돌아오면 본격적으로 움직이겠군.”
이제 저녁이다.
또한 밤은 길다.
그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살 길을 찾아 나서는 녀석만이 다음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방금 데인 팀이 돌아왔습니다.”
그때 들어온 보고.
알데바르 경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북부 팀과 함께인가?”
“아닙니다. 두 명만 돌아왔습니다. 디에고 실론은 없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들려 온 소식.
“지금 황궁 신관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참가자 디에고 실론의 팔이 빠져서 치료를 했다더군요.”
“……뭐라고?”
혼란이 몰려온다.
그리고 그 혼란이 파악되기도 전에 방금 소식을 전한 부하가 덧붙였다.
“데인 팀은 제3 식량 보관고에 다녀 온 모양입니다.”
“뭐라고?”
알데바르 경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딜 다녀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