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3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332화(332/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32화
216. 계속할래?
총 세 자루.
닷새는 충분한 양.
다른 녀석들이 기껏해야 하루, 많아야 이틀치를 털어 온 데 비해 우리는 꽤 많이 털었다.
그건 우리가 턴 곳이 제3 식량 창고이기 때문.
“저놈들 도대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어딜 털어 온 거지?”
우리보다 좀 늦긴 했어도 비슷한 행동에 나선 녀석들은 일단 창고를 턴 모양이다.
단, 우리가 턴 곳이 아닌 북쪽에 있던 제2 창고 말이다.
“뭐가 저렇게 많아……?”
“먼저 움직이더니, 미리 싹 털어 온 건가?”
추측들이 난무하고, 거기엔 식량 털 생각은 전혀 떠올리지 못한 녀석들도 있었다.
“우, 우린 어쩌지?”
“젠장. 그런 의도가 숨어 있었을 줄이야…….”
“이거 규칙 위반 아닌가?”
나는 싹 무시했다.
이제부터는 다른 데 집중해야 하거든.
“밤에 좀 털까?”
“이러다 굶어 죽겠다. 그 방법뿐이야.”
여기 있는 녀석들은 적어도 배고픔을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은 없다.
보급품이 전달되지 않아 나흘 밤낮을 하루치 식량으로 아껴 먹고, 그마저도 나중엔 다 떨어져 덫을 놓아 야생동물을 잡아먹어 본 적은 없을 테지.
그나마 서부와 북부 녀석들이 좀 이런 데 익숙한 모양이지만, 그 녀석들도 털어 온 양이 적긴 매한가지.
아무래도…… 기사단 쪽에서는 제2 창고가 털릴 걸 예상하고, ‘털어갈’ 만큼만 미리 배치를 한 모양.
우리는 예상을 벗어나서 아예 다른 곳을 털었고 말이다.
아무튼-
“밤에 불침번을 선다.”
“응?”
“불침번 말씀이십니까?”
이제는 이 식량을 지킬 차례.
물론 풍족하다.
아마 앞으로 식사가 주어질 걸 고려하면, 배곯을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는 이유로 내가 가진 걸 다른 녀석들에게 나누어 줄 이유가 없다.
뭐가 이쁘다고?
“셋이 돌아가면서 세 시간씩. 날이 밝을 때까지 교대로.”
둘은 금방 이해했다.
안 그래도 식량이 없는 녀석들은 죄다 식량 자루들을 바라보며 침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
아마 이 또한 캠프에서 유도했겠지.
아니나 다를까.
서서히 밤이 깊어가는 가운데 우리를 주시하던 기사들도 어느새인가 모습을 감췄다.
대놓고 조장한다 이거지.
좋아.
옛날 생각나는군.
“내일 조금 피곤하겠지만, 고생 좀 하자고.”
“좋습니다.”
“좋아. 무조건 지킨다. 내가 시선 끈다고 팔 빠진 것만 생각하면…….”
참고로 디에고는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돌아왔다.
일단 황실에서 신관을 통해 치료를 해주긴 했는데, 기사단 캠프 참가자라는 게 밝혀졌던 것.
덕분에 기사단 캠프 참가자가 왜 여기 있는지 강도 높게 추궁당할 뻔하다가 기사단 쪽 연락을 받고 나왔다나 뭐라나.
“그래도 팔 빠진 건 치료했잖아.”
“그렇지. 솜씨가 좋은 건지 이전보다 훨씬 움직이기가 수월…… 아악!”
얘 또 팔 빠졌네.
“살살, 살살! 아악! 아아악!”
난 전생에서 접골 좀 해본 경험으로 녀석의 팔을 맞춰 주었다.
물론 좀 거칠지만.
“선배님, 팔도 맞출 줄 아십니까?”
“배웠어.”
“역시 소그레스 백작가.”
맘대로 이해해라.
전생을 밝힐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덕분에 가문 명성이 올라가면 좋은 거지.
“그나저나 이 정도면 거의 만성인데.”
“……어릴 때 몇 번 이렇게 되고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서.”
실론 후작가는 상황이 안 좋아도 무척 안 좋은 모양이다.
아무튼 뭐, 제 역할은 다했으니까 달고 다녀도 괜찮겠지.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 소리 속에서 깊어가는 밤.
“불침번은 디에고 네가 먼저.”
“좋아, 맡겨 둬.”
일단 당장은 습격 가능성이 낮다.
아마 녀석들은 틈을 보아 새벽이 깊어졌을 때여야 움직일 것이다.
물론 나는 안 자도 된다.
자고 있어도 기감에 잡히면 바로 일어나면 그만이고.
하지만 이건 ‘팀’ 단위로 움직이는 캠프.
나 혼자 다 해 먹으면 재미없잖아?
“선배님, 오늘 대단하셨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란히 누운 베나티오가 입을 열자 난 딱 한마디만 하고 눈을 감았다.
“자라.”
“옙.”
보면 말은 잘 들어요.
도대체 진짜 뭐 하는 녀석일까?
궁금증 속에서 나는 눈을 감았다.
* * *
예상대로 녀석들은 새벽이 깊어지자 움직였다.
“선배님.”
나는 베나티오의 말소리에 바로 눈을 떴다.
기감이 예민하면 이게 좋다.
위험을 감지하거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눈을 뜰 수 있으니까.
“크어어억. 커어어어억!”
심지어 이 코골이 속에서도 말소리를 듣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단 말이지.
“일어나.”
“컥, 커흡. 업. 데, 데인?”
“습격이다.”
“흐읍.”
난 디에고를 툭 쳐서 깨우고 캠프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베나티오는 이미 손에 돌멩이를 집어든 채.
“선배님.”
“알아. 많군.”
나는 텐트 밖으로 나왔다.
이거 재미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다.
아무래도, 꽤 많은 녀석들이 합심한 모양인데.
“뭐, 뭐야.”
디에고도 바보는 아닌지라 나오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고 긴장하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게, 이젠 녀석들이 아예 대놓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
숫자는 대략 스물.
“데인 소그레스. 그리고 나머지 둘. 얌전히 식량 자루를 넘기면 물러가지.”
보아하니 서부, 동부, 수도 쪽이 아예 편을 먹은 것 같은데.
북부와 남부는 보이지 않는다.
북부는 식량이 있으니 그렇다 치고, 남부는 아무래도 우리 가문을 의식하는 건가?
뭐, 아무래도 좋다.
“아무리 너라도 검 한 자루 없이 우리 모두를 감당할 수 없을걸?”
참고로 여기서 아카데미 학생 신분은 몇 되지 않는다.
다들 신체조건이 아카데미 학부생 대비 훨씬 좋은 스물 이상의 녀석들.
검술 실력도 아마 더 뛰어날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데, 데인. 너무 많은데?”
디에고 같은 반응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경우.
나는 일반적이지 않다.
“베나티오, 그거 줘봐.”
“선배님, 이거 제가 미리 골라 둔 돌멩인데.”
“나중에 하나 좋은 걸로 골라줄게.”
“꼭입니다.”
베나티오는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레 돌멩이를 건네주었다.
“다시 한번 말한다. 데인 소그레스, 지금 항복하고 식량 자루를 넘기면…… 억!”
그리고 돌멩이는 내 손을 떠나 앞에서 떠드는 녀석의 머리를 정통으로 맞췄다.
털썩.
쓰러지는 소리.
“제대로 들어갔는데요.”
“마, 맞춘 거야?”
베나티오가 손뼉을 치고 디에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오랜만인데 잘 맞네.”
전생에선 그랬다.
무기가 부러지면 아무 무기나 주워 썼고, 그마저도 안 보이면 일단 잡히는 대로 집어 썼다.
그중 하나가 돌멩이다.
물론 그걸로 머리통을 찍기도 했지만 집어던지기도 했다.
“소그레스 백작가에선 돌팔매도 가르치나……?”
이런 소문은 안 났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뭐, 이렇게 됐으니 놈들의 행동은 명확하다.
“쳐! 가서 빼앗아!”
돌격이다.
“베나티오. 왼쪽.”
“맡겨 두십시오.”
“디에고, 텐트 안에 들어오는 놈들 막아.”
“조, 좋아!”
지시를 내린 나는 바로 움직였다.
마력은 못 쓴다.
쓸 수야 있지만, 안 쓰는 게 규칙이니까.
그런고로 오랜만에 육박전이다.
무투학부인 도리안을 데려왔으면 아주 좋아했겠는걸.
퍼억!
“어억!”
첫 녀석은 배를 후려갈긴 뒤 그대로 멱살을 잡아 다른 녀석에게 던져 버렸다.
“이놈…… 컥!”
뒤에서 달려들던 녀석은 슬쩍 몸을 틀어 휘청거리게 한 뒤,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고-
“양쪽에서 잡아!”
동시에 덮쳐오던 세 녀석을 바라보던 나는 빠르게 두어 발 물러나 버렸다.
그러자 보기 좋게 휘청이다 뒤엉키는 셋.
퍽, 퍼억!
한 놈에 한 번씩 발차기를 먹여 주자 조용해진다.
이걸로 여섯.
베나티오 쪽은…….
“이놈 뭐야! 왜 이렇게 빨라!”
“젠장, 뒤에서 잡으라고!”
쌍검 휘두르던 실력 어디 안 가고 잘 요리 중이다.
텐트 쪽은 아직 무사하다.
우회해 덤벼들려 해도 나와 베나티오가 양쪽을 꽉 막고 있으니까.
디에고 팔 빠질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군.
“아예 한꺼번에 덤벼들어!”
이런 와중 녀석들은 중과부적을 노리고 동시에 덮치려고 하는 모양.
확실히, 무게와 인파로 밀어붙이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일반 병사들이 갑옷 잘 차려입은 기사를 상대할 때도 그렇게 하니까.
하지만 그것도 상대에 따라 다른 법.
“다리, 다리부터 봉쇄하라고!”
주먹질.
발차기.
이를 포함한 온몸을 활용한 싸움법.
전장에서는 생각보다 빈번한 일이다.
무기 쥐고 싸우다 보면 부러질 때도 있고, 급하면 뭐라도 잡히는 대로 휘두르거나 정 안 되면 상대를 껴안고 뒹굴기라도 해야 한다.
개싸움이라 해야 하나.
여하튼.
퍼억!
난 다리를 잡으려고 덤벼든 녀석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팔꿈치로 다른 놈의 머리를 때렸다.
그걸로 다시 두 놈.
“…….”
이젠 아무도 쉽사리 덤비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게,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
“계속할래?”
난 놈들을 향해 물었다.
대장으로 보이던 녀석은 일찌감치 돌에 맞아 기절했고, 나머지 녀석들은 이제 주춤거린다.
전의를 잃은 게 눈에 보일 정도.
“어, 어쩌지?”
“벌써 절반 넘게 당했는데…….”
“괴물 아니야 진짜……?”
셋, 아니 실질적으로는 둘에게 열 명도 넘는 녀석들이 깨졌다.
그렇다고 그 희생 덕에 목표로 삼은 식량 자루를 손에 넣은 것도 아니다.
전의가 없어질 만하지.
“망할! 왜 데인 소그레스한테 덤벼서!”
“너희 서부 놈들이 먼저 제안한 거잖아!”
“실전에서 굴러먹은 동부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거기에 그야말로 모래알 같은 조직력.
“계, 계속해야 하는 거야?”
“젠장, 물러나자고! 싸움 자체가 성립 안 하잖아!”
“제기랄, 남부 녀석들만 합세했어도…….”
완전히 질렸다는 표정이다.
나는 피식거렸다.
“계속 안 해?”
그리고 물러나려는 녀석들을 향해 히죽, 미소를 보냈다.
“나는 계속하고 싶은데.”
이놈들이 도적이나 산적 같은 놈들이었다면 이쯤 해서 보내줬을 것이다.
그런 녀석들이야 힘의 차이를 보여주면, 도망가서 얼씬도 안 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녀석들은 아니다.
앞으로 열흘도 넘는 기간 동안 부딪혀야 하고, 그사이 또 무슨 엄한 마음을 품을지 모른다.
그러니 제대로 단도리를 쳐야지.
뚝, 뚜둑.
나는 손가락을 풀며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한 발 디딜 때마다 한 발씩 물러나는 녀석들.
그러다 급기야, 한 발이 아닌 두 발, 세 발씩 물러나다가…….
“오, 오지 마!”
기사단 야영장에 쳐 놓은 펜스 앞까지 몰려 버렸다.
어느새 내 옆에 선 베나티오.
“선배님, 아주 작살을 내버리죠.”
녀석도 손목과 다리를 풀기는 매한가지.
황궁 녀석이 황궁 안에서 이래도 되나 싶긴 하다만…….
“죽이지는 말고.”
뭐, 상관없겠지.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싶다.
“당연하죠. 어떻게 할까요?”
“할 거면 적당히 부러뜨려. 어차피 신관들이 와서 붙여 줄 테니까.”
털썩.
말이 나오기 무섭게 주저앉는 어떤 녀석.
자.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남았다.
그동안 내일 훈련을 위해 몸 좀 풀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