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4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343화(343/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43화
225. 정확히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타르트를 먹는 건 맛있어서다.
안에 독이 든 게 아닌 이상에야, 솔직히 맛있는 타르트만큼 내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건 없다.
지금도 그렇다.
비록 조금 멀리하고 싶은 사람이 준 타르트라 해도 그렇다.
심지어 딸기 타르트가 아닌가.
그것도 황실에만 진상되는 최상품 딸기로 만든 타르트.
“이런 식사 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음식을 먹는 이는 데인 소그레스, 그대가 처음이로다.”
황제 폐하의 감탄 비슷한 말까지 곁들여 가면서 말이다.
“영광된 자리의 영광스러움 음식일진대, 당연한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 말한 자도 그대가 처음이다.”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황제는 묘하게도 흐뭇하게 웃었다.
아무튼 나는 행크가 봤다면 아마 피를 토할 광경을 보여 주고 있었다.
타르트를 무려 세 개나 먹은 것.
그것도 황제 앞에서.
아무튼 네 개째를 앞두었을 무렵, 황제가 나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번에도 큰 활약으로 황실에 거대한 빚을 지웠군.”
거대한 빚.
맞는 말이다.
“그자들은 현재 신문 중이다. 조만간 고문 기술자들이 좋은 소식을 전해 오겠지.”
황실 고문 기술자.
내가 알기로 누굴 만나든 단 한나절이면 입을 열게 만든다는 양반들.
과연 녀석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
어떤 이유로 그런 짓을 벌였는지 궁금하긴 하다.
나중에 알데바르 경한테 슬쩍 물어봐야겠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 생각하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보상은 이걸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황실에 딱히 바라는 건 없다.
정확히는 황제에게 바라는 게 없다.
“제국을 위협하는 존재가 눈앞에 있으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옵니다.”
“벌써부터 거절하는군. 이전과 같은 제안을 할 거라 생각하는가?”
“솔직히 아뢰옵자면, 그때보다 더 큰 제안을 하실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때의 제안.
자신의 곁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
난 그때 거절했다.
아카데미 졸업도 안 한 상황이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새장 안에 갇힐 생각이 없었으니까.
“더 큰 제안이라…… 이를테면?”
“거절하면 안 될 제안이 아닐까 여겨지옵니다.”
황제는 돌연 웃음을 터뜨렸다.
“그대가 마음에 드는 이유가 하나 늘었군.”
지금 나 실수한 거 아닐까.
더 마음에 들게 하면 안 되는데.
“그래, 그럴 작정이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처음에는 이런 걸 생각해 보았지. 그래…… 가문을 들먹여 보면 어떨까?”
내가 저 말을 듣고도 지금 마음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건, 아마 마력 집약체 덕택일 것이다.
“가문을 들먹이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지. 그리고, 나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고.”
맞다. 황제니까.
그러니까 황제겠지.
“하지만 그대는 ‘고작’ 그런 걸로 마음을 돌릴 만한 사람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황제도 얕은수는 안 쓰겠다는 거겠지.
그러면서 문득 떠오른 건 베나티오였다.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오히려 물어보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기사단 입단은 당연히 원하지 않을 테지.”
“영광스러운 제안이나, 송구스럽게도 저는 아직 아카데미를 제외한 어떤 곳에도 몸담을 생각이 없사옵니다.”
나는 그다음 대목에서 새삼 깨달았다.
황제라는 건 아무나 그렇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그럼 졸업 후 기사단을 맡으면 되겠군.”
왜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갈까.
“졸업하면 학생의 본분도 벗어던질 테고, 지금보다 더 성장해 있을 테지. 그럼 기사단 하나쯤은 충분히 맡을 자격도 생기지 않겠는가?”
이건 좀 많이 파격적인데?
기사단 하나를 맡는 것.
기사단장의 자리를 주겠다는 건가?
“원한다면 그대를 위한 새로운 기사단을 창설할 요량도 있다.”
내 마음이 동하는 게 아니라, 너무 파격적인 제안이라 그렇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를 데려오고 싶다는 의지가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
“물론, 그대가 좋아하는 딸기 타르트도 무제한 제공하지.”
아, 순간 마음이 흔들릴 뻔했다.
“어떤가? 나의 제안이?”
황제는 이제 날 직시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면, 지금은 마치 눈을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
그러다 잠시 후.
“역시 거절하는 건가?”
“송구스럽습니다.”
“두 번이나 내 제안을 거절하고도 지금 이렇게 멀쩡히 앉을 수 있는 이는 별로 없다는 건 알고 있나?”
황제는 짐짓 화가 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전처럼 그 끝이나 깊이, 출처를 모를 분노가 아니라…….
그냥, 한 명의 사람이 화가 난 듯한 느낌?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황제는 나에게 더 권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도 포기할 생각은 없는 모양.
“그대가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또 고민해 보아야겠군.”
다음엔 뭘 제안하려나.
상상하기 힘들다만, 뭐가 됐든 그때 가서 고민하면 되는 거겠지.
“정식으로 포상을 받아야 할 자가 목이 잘리면 안 될 노릇이니, 내 제안을 두 번이나 거절한 건 묻어 두겠다.”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그러니, 이제 데인 소그레스 그대에 대한 진짜 포상을 논해야겠지.”
진짜 포상.
이번 캠프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제국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발견, 그들을 제압했던 걸 말하는 것이리라.
황제는 날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대는 이미 거의 모든 걸 가졌지. 때문에, 조금 특별한 걸 제안해 보겠다.”
* * *
수석 사무관 행크는 부디 이번만큼이라도 데인 소그레스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랐다.
물론 황제 폐하께서 데인을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아주 잘 아는 사실.
하지만,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해서 모든 게 용인되진 않는다.
‘제발, 실수 하나 없었으면 좋겠는데.’
황제 폐하가 어떤 사람인가.
잘못하면 한순간에 목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행크에겐 꿈이 있었다.
더 이상 황실 안에서 피가 흐르지 않는 것.
정확히는 황제 폐하가 더 이상, 이전처럼 광기를 드러내지 않는 것.
“그게 어디 쉬운 일은 아니다만…….”
희망적인 건, 요새는 잠잠하단 사실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정확히는, 데인 소그레스가 귀족들이 한데 모인 황실 연회에서 이렇게 말한 뒤 그런 변화가 생겼다.
“제국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된 제국.
지금까지 다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감히 황제 면전에서 내뱉을 수 없었던 표현.
그 말을 저 안에서 황제와 환담을 나누고 있을 소년이 했던 것이다.
솔직히 놀라웠다.
어쩌면 황제는 그 말에 데인 소그레스라는 소년을 옆에 두기로 결심한 거 아닐까.
방첩대 대원 한 명까지 아카데미로 침투시키면서 말이다.
“별일 없겠지.”
행크는 전전긍긍 속에서 ‘장미의 공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행크의 기원이 무색하게도-
“……왜 벌써?”
들어간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데인이 걸어 나왔다.
행크는 황망한 표정으로 데인을 바라보았다.
늘 그렇듯 무덤덤한 표정.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벌써 끝난 겁니까?”
“네. 1시간 정도 지났나요?”
“1시간도 안 지났는데…….”
“그렇군요. 안에서는 시간이 잘 안 흘러가는 느낌이었는데.”
여전히 무덤덤한 데인의 말에 행크는 약한 현기증을 느꼈다.
황제 폐하의 알현은 보통 2시간 넘게 이어진다.
보통 일찍 끝나면 둘 중 하나다.
중간에 목이 날아가거나…….
아니면, 행크조차도 알기 힘든 황제 폐하의 변덕이 발동했거나.
“아,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결국 참지 못한 행크가 묻자 데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현 과정에서 오간 대화는 비밀 유지 아닙니까?”
“……그, 그야 그렇죠.”
데인은 당황한 행크를 보며 피식거리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딸기 타르트가 다 떨어져서요.”
“예?”
“황제 폐하께서, 타르트도 다 떨어졌으니 이제 슬슬 마무리하자고 하시더군요.”
“……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
그사이, 시종 한 명이 다가와 행크에게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 세 가지를 명하셨습니다.”
한 번에 무려 세 가지.
행크가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 사이 시종의 말이 이어졌다.
“첫 번째 명입니다. 지금 즉시 황실 장서관을 개방하여 데인 소그레스에게 안내하라 명하셨습니다.”
황실 장서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황실과 관련된 주요 기록을 포함한 모든 문서들이 보관되는 곳.
그런 비밀스럽고도 중요하며, 황족이라 해도 모두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이 소년을 들여보낸다고?
충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번째. 명예 기사 작위 수여식을 준비하라 명하셨습니다.”
“며, 명예…… 기사직?”
명예 기사직.
쉽게 말해, 별도로 어딘가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기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작위’만 부여하는 형태.
물론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다.
돈 많은 부호들이 몇몇 귀족들에게 상당량의 돈을 쥐여 주고 얻는 ‘가짜 작위’와는 차원이 다른 명예.
그게 바로 황실의 명예 기사직이다.
‘제국 역사상 열 명도 받지 못한 명예 기사 작위를…….’
명예 기사 작위는 그래서 수여받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은 물론, 대대손손 자랑해도 모자랄 영예.
그런 걸…….
15살 소년에게?
“정말 황실 명예 기사 작위를…….”
“황제 폐하께서 정확히 명하셨습니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행크에게 쐐기를 박은 시종.
행크는 황실 명예 기사 작위를 지닌 자의 특권을 떠올렸다.
‘일단, 죽을 때까지 나오는 연금.’
작위를 수여받는 이들이야 돈이야 아무래도 좋은 사람들이겠으나, 어쨌건 엄청난 거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황실에 병력이 됐든 금전이 됐든 지원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작위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지.’
그 외 기타 자잘한 특권들까지.
여기에 황실의 역사에 영원토록 이름이 남는다는 점을 더하면…….
엄청난 명예와 특권을 부여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위를 부여받는 사람은 데인 소그레스, 15살 난 소년이다.
“이게 말이 되나.”
행크는 멍하니 중얼거리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황제 폐하의 명령은 세 가지라는 걸.
“아직 마지막 세 번째 명령이 있습니다.”
“큼, 크흠. 무엇이오?”
“황제 폐하께서 명하시길, 데인 소그레스가 요청할 때는 언제든…….”
이번엔 도대체 뭘까.
황제 폐하께서 직접 명하셨다면, 아마 엄청난 일이리라.
‘혹시 군사 지원?’
생각나는 건 그것뿐이었다.
이미 수많은 걸 가진 소그레스 백작가의 장남이니까.
한데, 이어진 말은 예상과 조금 많이 달랐다.
“즉시 황실 주방에 일러 딸기 타르트를 준비하라 하셨습니다.”
“……뭐, 뭘 준비해?”
“딸기 타르트입니다.”
“…….”
어째서,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맴돌았지만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걸 이 시종이 알겠는가.
“그럼, 즉시 준비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종은 그 말을 남기고 떠나갔으며, 행크는 잠시 헛웃음을 터뜨리다 옆에 서 있던 데인을 바라보았다.
늘 그렇듯 무덤덤한 표정이다.
행크는 황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나중에 뭐가 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