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3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39화
17. 안개의 정원(1)
“첫 번째는 엄격한 군수관리입니다.”
“그 이유는?”
“중앙부터 최전선까지 이어지는 보급은 단순한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그 체계 역시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단 한 명이라도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비리가 발생하기 쉽고, 이는 곧 보급 부족이나 오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경험상 보급 대다수의 문제는 멀쩡히 잘 실어서 보냈는데 중간에 해 먹는 놈들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나 보급선이 긴 경우는 이런 사례가 무척이나 많다. 대충 손망실로 기록하고 뒤로 빼돌린 다음에 자기 배를 불리는 것이다.
덕분에 죽어 나가는 건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이지.
“다음은?”
가비우스 교수의 물음에 나는 곧바로 두 번째 질문에 답했다.
“보급의 표준화입니다.”
“계속하도록.”
“보급물품의 규격, 즉 수량, 무게, 길이, 너비, 무게 등이 통일될 경우 대량생산에 커다란 이점을 지니게 됩니다. 이는 신속한 보급에 큰 도움이 되며, 동시에 일선 부대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역시 내가 느낀 바를 토대로 꺼낸 대답이다.
표준화되지 않은 보급은 일선 병사들의 짜증과 사기 저하를 부른다.
기껏 기다려서 피복과 갑옷을 전달받았더니 사이즈가 다르다든가, 제멋대로 무기 규격이 바뀌어서 손에 익지 않은 장비에 적응하느라 개고생을 한다든가.
“마지막으로는?”
“현지 조달입니다.”
“현지 조달? 약탈을 이야기하는 건가?”
가비우스 교수가 처음으로 가늘게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현지 생산입니다.”
현지에서 직접 식량을 생산하는 것.
청야전술, 혹은 소모전으로 갈 때 기대하기 힘든 약탈은 한정적으로 쓰이는 전술적인 영역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지 생산은 다르다.
“현지 생산이라.”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그리고 방금 말한 두 가지가 지켜지지 않을수록 보급의 질은 떨어진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가 아니더라도, 현지 생산은 많은 이점을 지닌다.
씨를 뿌리고 적당히 묻은 뒤 물만 주면 알아서 쑥쑥 자라는 몇몇 작물들만 있어도 식량 사정은 훨씬 나아진다.
그나저나 사방에서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이 공간에서 존재하는 건 나와 가비우스 교수밖에 없는 듯했다.
“자세히 말해보겠나?”
“현지 생산은 병사들 스스로 최소한의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드레니크 제국과의 전쟁에서 가장 긴 시간 유지된 전선의 땅 같은 경우 기름지지 않음에도 3개월에 한 번 통아물을 수확할 수 있고, 여기에 두 가지 채소도 재배가 가능합니다. 물론 맛은 상당히 떨어지지만, 비상식량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한 편입니다.”
이 모든 건 내가 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해본 것들. 당연히 농사도 지어 보았다. 그렇게 수확해서 저장한
내 막힘없는 설명 덕분인지, 신입 주제에 건방지다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가비우스 교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
그러다 그는 나에게 물었다.
“몇 학년인가?”
“1학년입니다.”
“신입이라고?”
그는 잠시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엄격한 군수관리, 보급의 표준화. 마지막으로 보급의 현지 조달. 아주 훌륭한 답변이었다.”
훌륭한 답변이란 말에 주변에서 옅은 탄식이 터진다.
아마 군사학 전공생들일지도 모르겠다.
“정답은 아니다. 정석적인 이론 측면에서 본다면 완벽한 답은 아니지. 하지만 첨언된 설명들을 들어본다면 납득할 수 있는 말이다.”
가비우스 교수는 꽤 날카로웠다.
“다만, 그 첨언들이 마치 전장에서 구른 병사나 장교들을 연상시키는군.”
그러고는 물었다.
“전장 경험이 있을 리는 없을 테고.”
당연히 있다.
하지만 직접 겪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아버지에게 종종 들은 바 있습니다.”
“아버지라. 그럼 이름이 무엇인가?”
“데인 소그레스라 합니다.”
가비우스 교수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장의 폭풍이 낳은 아들이군. 그럴 만하지. 허허.”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가비우스 교수는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 그럼…… 이거, 내가 눈앞에 두고도 이번 아카데미 신입 최고의 유명인을 못 알아봤군.”
가비우스 교수는 그제야 미소를 띠더니 다른 학생들에게 말했다.
“다들 잘 듣도록. 우리가 이번 시간부터 배울 군사학 이론의 완성은 방금 데인 소그레스 학생이 말한 것과 같은 답변들이다. 교재의 이론에 기초하여 실전의 상황에 알맞게 이론을 적용시키는 것. 이것이 군사학이 최종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다.”
이어서 혀를 차기도 했다.
“그리고 전공생들은 부끄러운 줄 알도록. 아무리 자율전공이라지만 여기서 신입보다 나은 답변을 할 만한 녀석들이 안 보여서야. 쯔쯔.”
어째 내 대답이 본의 아니게 전공생들에게 타박을 주게 된 것 같았다. 억울함 가득한 표정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앉아도 좋다, 데인 소그레스.”
“네, 감사합니다.”
“자네는 꼭 다음 수업 때 볼 수 있길 바라지. 아는지 모르겠지만, 타 전공생들은 보통 첫 주 수업만 듣고 바로 다음 수업부터 보이질 않거든.”
그것참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참 이상한 일이야. 군사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매력적인 분야인데.”
교수들이 자기가 담당하는 분야가 무조건 재미있고 흥미롭고 매력적이라 말하는 건 아마 공통적인 특징이 아닐까 싶다.
“참, 그리고 이따 수업 끝난 뒤 시간이 되면 내 연구실로 찾아오도록.”
마침 다음 수업까지는 약간 시간이 남아 나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어서 그런 건가?
하지만 나는 볼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문득 고개를 돌린 순간, 나를 무척이나 불쌍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군사학 전공생들의 시선을.
뭐야, 뭔데?
“그럼, 수업을 시작하겠다.”
그리고 나는 수업이 끝난 다음에야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작은누나가 그랬다.
누가 제국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면 일단 자리를 벗어나라고. 거절이고 자시고 말도 섞지 말라고.
그때는 왜 그런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정작 작은누나는 대학원 진학을 선택해 지금 아카데미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알 것 같다.
“하마터면 대학원 갈 뻔했네.”
나는 가비우스 교수의 연구실에서 간신히 탈출한 지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교수들의 화술은 장난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잘 지내시냐며 차까지 손수 우려 주며 호감을 사는가 싶더니, 군사학을 더 깊게 배워 볼 생각은 없냐며 온갖 칭찬을 건네기 시작한 것이다.
뭔가 이상함을 느낄 즈음 나는 하마터면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할 뻔했다.
순간 작은누나의 조언이 떠올라서 다행이다.
“아직 그럴 생각은 없지.”
뭔가 진심으로 더 배우고 싶은 게 생기면 모를까, 나는 아직 이것저것 다 배우고 싶었고 많은 경험들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진로를 한정시켜버리고 사실상 교수의 분신이 되는 조교수는 사양이다.
바로 포기할 양반은 아닌 것 같지만…….
“수강 취소는 좀 그런데.”
뭐, 자리야 적당히 피하면 그만이지.
다음 수업이나 들으러 가자.
레일라랑 만나기로 한 곳이 중앙 분수광장이었지?
그렇게 중앙 분수광장으로 향하기 위해 지도를 살핀 뒤 걸음을 옮겼다.
아카데미는 무척이나 넓은 관계로 지도는 필수다. 지도를 보고도 길을 잃는 경우가 부기지수.
내가 선택한 길은 미로 같은 정원이었다.
일명, ‘안개의 정원’.
조금만 날이 흐려도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자욱해지고 그 덕에 방향감각을 무척 잃기 쉽다.
안 그래도 복잡한 미로 같은 정원에 안개가 더해지며 다들 기피하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
밤에는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도 있고, 안개가 끼면 미로의 구조가 바뀐다는 신기한 전설도 떠도는 장소다.
듣기로는 그래서 1년에 몇 명씩 조난자가 발생하는 곳이란다.
“그런 것치고는 느낌이 굉장히 좋은데.”
마치 가문의 정원 같은 느낌이다.
다만 가문의 정원은 포근하고 아늑한 기분이라면, 이곳 정원은 마치 이전에 와 본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큰누나가 이야기해 줘서 그런가?”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야.
여하튼 그 덕에 정원은 낮임에도 평화롭고 고요하기 짝이 없…….
“살려줘! 아무도 없어요?”
없진 않은 것 같다.
나는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살려주세요! 길을 잃었어요!”
저게 바로 그 조난자구나.
나는 잠시 고민하며 시각을 확인했다.
아직 여유가 충분히 있다.
나도 같이 길을 잃는 게 아니라면 데리고 빠져나가면 될 것이다.
어머니는 그러셨다.
곤경에 빠진 사람을 보면 주저 없이 구해 주라고.
그게 귀족으로서, 전쟁영웅의 가문으로서, 소그레스의 성씨를 지닌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살려주세요!”
나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다가갔고, 마침내 조난자를 발견했다.
“사, 살았다!”
왠 두꺼운 안경을 쓴 녀석이 보였다.
비리비리해서 툭 치면 쓰러지게 생길 정도로 마른 남자애였는데, 꼴이 말이 아니었다.
녀석은 날 보자마자 안쓰러울 정도로 감격했다.
“이대로 조난당하는 줄로만 알았어…… 설마 이 정원에 사람이 또 있을 줄이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연신 감사를 표한 녀석은 훌쩍이다 얼른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어니스트라고 해! 어니스트 딜런. 탐사학부 1학년이야.”
탐사학부.
듣기로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명과 불가사의, 그리고 유적과 보물 등 탐험 및 탐사와 관련된 것을 배우는 학부라고 한다.
제국 아카데미에 얼마나 다양한 전공들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다만 자신의 가문을 들어봤냐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영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그나저나 가만.
“탐사학부가 왜 조난을 당해?”
“그, 그게…… 너무 신이 나서 쏘다니다 보니까…….”
도대체 얼마나 신이 난 거야.
“그나저나 딜런 남작가라면…….”
“하, 하하 어디냐면…….”
“서부에 있는 가문이지? 문장이 아마…… 나룻배와 선원이었던가?”
“세상에. 그걸 알아? 혹시 어떤 가문인지도?”
알다마다.
전장은 제국에 존재하는 모든 귀족가의 깃발이 한데 모이는 곳이다.
알기 싫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해야 할까.
전장에서 대충 한 10년쯤 구른 뒤부터는 문장만 봐도 귀족가문들이 술술 나올 정도다.
당시 적국이던 이곳 아테온 제국의 귀족 가문들도 마찬가지.
“탐험으로 유명한 곳. 맞지?”
녀석은 날아갈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리 가문은 탐험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야! 조상 대대로 해역과 미지의 땅들을 개척하곤 했었지!”
그런 것치고는 많이 비실비실해 보이긴 하다만, 학과는 잘 고른 것 같았다.
“그나저나 너 되게 똑똑하구나. 가만, 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데인 소그레스라고 해.”
“데인 소그레스!”
어니스트는 화들짝 놀라며 입을 틀어막았다.
리액션 한번 좋다.
“그럼 네가 그 소문의 수석 입학생? 50년 만에 자율전공에 합격했다던 그 신입?”
“응. 나 맞아.”
“맙소사! 이런 행운이! 한번 꼭 만나보고 싶었는데!”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를? 왜?”
“그야 엄청 멋있으니까! 수석에, 자율전공에, 심지어 내가 존경하는 소그레스 백작님의 아들이잖아!”
어니스트는 잔뜩 흥분해선 느닷없이 내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뒤통수를 긁적였다.
“미, 미안. 내가 너무 과했나?”
“그럴 수도 있지.”
우리 아버지 존경한다는데 이쯤이야 뭐.
그나저나 얘, 언뜻 보니 멍자국 비슷한 게 옷 사이로 꽤 보인다.
흉터도 조금 있는 것 같고.
탐사를 많이 해서 그런가?
그런 것치고는 모양이 조금 다른데.
나는 일단 화제를 돌렸다.
“탐사학부에 탐험으로 유명한 가문이면, 정원에서 탐험이라도 하고 있었던 거야?”
“어떻게 알았어?”
그냥 해본 말인데 눈이 휘둥그레지는 걸 보니 진짜인 모양이다.
“탐험은 날 들뜨게 하거든. 사실, 내가 접하는 새로운 모든 것들이 탐험이야! 사람, 물건, 장소! 당연히 이런 미로 같은 정원도 그렇지!”
녀석은 그러더니 메고 있던 배낭을 끌러 안을 열더니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다 탐사 장비야.”
많기도 해라.
지도에 나침반, 각종 측량 장비부터 시작해 뭔가 그득하게 들어 있었다.
무게가 꽤 나갈 텐데, 비실비실해 보여도 알맹이는 나름 꽉 찬 모양이다.
하기야, ‘탐사’를 하는데 마냥 비실비실한 것도 웃긴 일.
그나저나 옷깃 뒤로 멍자국이 몇 개 보인다. 얼굴과 팔에는 흉터도 있다. 탐사하느라 생긴 건가?
“신기하다.”
“그치? 신기하지? 나는 아카데미에 존재하는 모든 곳을 탐험하는 게 목표야!”
어니스트는 내가 관심을 보이자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갔다.
“사실 여기도 그래. ‘안개의 정원’ 말이야. 남들은 잘 모르지만, 뭔가 있어 보이거든. 생각해 보면 날이 흐리다는 이유로 매번 안개가 낀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뭔가 있다는 거지. 이 미로 같은 정원에 작용하는 어떤 힘이.”
“하지만 아무도 밝혀내지 못한 거잖아.”
“그렇지. 그런데 만약, 아무도 밝혀낼 생각을 하지 않았거나 시도했음에도 밝혀내지 못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못할 만한 이유?”
“응.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지. 역으로 추산해 보자면…… 사라진 고대 왕국의 유산이나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들처럼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요소나 존재 같은 이유로?”
고대 왕국의 유산이라.
이거, 흥미가 동하는데.
하지만 그 흥미를 더 탐구하기 전에 이 정원부터 빠져나가야 한다.
지각하면 안 되니까.
그러던 그때였다.
“어? 뭔가 빗방울이…….”
어니스트가 손으로 하늘을 가렸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하는 안개.
“크, 큰일이다!”
어니스트는 허둥대며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침반이었다.
빙그르르.
그런데 나침반의 침이 휙휙 돌고 있었다.
방향감각이 상실되었다는 뜻이다.
“말로만 들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소문이 진짜였구나.
왜 매번 조난자가 발생하는지 알겠다.
“큰일이야, 데인. 어쩌지?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는 꼼짝도 할 수 없어.”
“탐험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
“없어. 지금 당장은. 다른 곳이라면 자신 있는데, 이렇게 나침반마저 먹통인 걸 보면…… 내 추측이 정말인 것 같아.”
추측이라.
“어떤 미지의 힘이 이 안개의 정원에 작용하는 게 틀림없어.”
미지의 힘.
틀린 추측은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멀쩡한 나침반이 저렇게 미친 듯이 빙빙 돌 리 없다.
“몸도 서서히 무거워지는 것 같고. 어쩌지?”
나는 멀쩡했다.
오히려 묘하게 힘이 나는 기분이다.
단순히 기분 탓인가?
아니면…….
“잠깐만.”
지금 이 안개가 친숙하면서도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현상일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력을 일으켜 보았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을 중심으로 안개가 스르르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하.”
이거구나.
나는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어떤 가설에 씩 웃음 지었다.
“가자.”
나가는 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정원.
어쩌면, 파헤칠 수 있는 비밀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나만이 파헤칠 수 있는 비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