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05)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05화(405/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05화
299. 뭘 하고 있을지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지금까지의 집과 다른 광경을 마주했다.
“이거, 마력석은 아니지?”
“아무래도. ‘돌’처럼 보이진 않잖아.”
“선생님들, 여긴 안쪽이 텅 비었군요.”
일단 텅 비었다.
다른 곳은 정말 사람이 살던 것처럼 이런저런 가구며 집기들이 놓여 있었는데.
다만, 딱 하나 달랐다.
“이거…… 떠 있는 거지?”
알투르는 집 정중앙.
동그란 녹색 구체 앞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부유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장치가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게 안 보인다.
그렇다면 구체 스스로 떠 있다는 건데…….
“잠깐만, 그거 건드리면 혹시 이 마을 전체가 무너지는 거 아니야?”
그때, 레일라가 꺼낸 말에 모두가 순간 얼어붙었다.
“그…… 그런가?”
“생각해 봐. 그렇잖아. 지금 이 마을이 이렇게 사막 아래 있으면서 멀쩡하게 버티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마을 죄다 뒤져서 이거 찾아냈는데, 그럼 이게 그렇게 만들어 주는 거 아닌가?”
합리적인 추측이다.
그래서 쉬이 건드릴 수 없다.
지금, 저게 고대 마력 집약체임을 눈치챈 상황이라도.
[데인 소그레스. 틀림없습니다. 지닌 힘과 일치하는 성질입니다.]“알아. 실은 밖에서부터 감지했어.”
아무래도…….
비밀을 알 것 같다.
사막에 텔레포트되어 날아온 이 마을.
고대 마력 집약체를 핵 삼아 버티고 있는 이 마을.
이 마을은, 고대 마력 집약체를 위해 존재하는 모양이다.
[설마 포기하고 갈 생각은 아니지요?]당연히 그럴 생각이 없다.
만약 이걸 얻으면 다섯 번째 고대 마력 집약체.
앞으로 몇 개가 남았는지 잘 모르겠다만, 눈앞에 있는 걸 두고 갈 만큼의 수십, 수백 개가 존재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이거…… 만약 데인이 흡수하면 마을이 무너지는 거 아니야?”
어니스트의 물음에 대답한 건 미니골렘이었다.
[분명히 그럴 겁니다. 하지만, 약간의 조치가 더해지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겁니다.]약간의 조치.
이번엔 내가 물었다.
“자세히 설명해 봐.”
[이 마력 집약체에 적용된 마법의 재배열 구조는 다행스럽게도 제 데이터에 존재합니다.]무슨 말인지 단박에 이해했다.
“그 마법을 똑같이 복제하겠다, 이 말이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조건이 하나 필요합니다. 바로 당신의 마력이죠.]미니골렘이 덧붙였다.
[미안한 말이지만, 데인 소그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의 마력을 합쳐도 안 될 일일 겁니다.]“아니, 미안할 말을 왜 하는 거야?”
“난 별로 타격 없는데. 데인이잖아. 그럴 만하지.”
“도대체 얼마나 많으면……?”
“알투르 넌 잘 모르겠구나. 아니, 마법사라 더 잘 알지 않나?”
아무튼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난 미니골렘에게 물었다.
“다른 건 못 느꼈어?”
[다른 거 말입니까? 무슨 말입니까? 마법은 하나뿐입니다.]“아닌 것 같은데.”
마력 집약체로 다가가자 느껴지는 아주 교묘한 마력의 배열.
방금 미니골렘이 말한 마법 사이, 또 하나의 마법이 숨어 있었다.
“배열로 봐선…… 소환 쪽인 것 같은데. 맞나?”
[맞습니다. 이렇게 교묘하게…….]아무래도 일종의 자격 시험 같은 건가?
굳이 숨겨 놓은 거라면, 이 마력 집약체를 들고 갈 만한 자격이 있는지 보는 모양이다.
뭐, 다른 의도였을 수도 있고.
어차피 꿈보다 해몽이지.
[아니, 그보다 어떻게 알아본 겁니까?]난 그 말에 간단히 대답했다.
“그냥 보이던데?”
[…….]자.
어디, 무슨 마법인지 한번 볼까.
* * *
황제.
미친 황제.
알테온 모든 사람들의 머리 위에 있는 황제.
그런 황제는 요새 웃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이전과 같은 미친 웃음이 아니라 흐뭇하다거나, 지긋이 미소를 짓는다거나 하는 그런 종류의 ‘자애로운’ 웃음.
때문에 사람들은 더 무서웠다.
“황제 폐하가 진짜, 진짜로 미치신 거 아닐까?”
“얘가 돌았나. 얘, 너 그거 불경죄야. 바로 목이 날아간다?”
“아니, 언니도 그렇잖아. 봐봐. 저번에 지나가실 때 황실 견습 기사 한 명의 어깨를 두드려 주시면서 그런 표정을 지으셨다니까?”
정말 무서웠다.
황제가 최근 광기는 줄어들었어도 그렇게 자애로운 사람이 된 줄은 몰랐으니까.
“머리라도 맞으신 거 아닐까?”
“설마. 누가 황제 폐하의 머리를.”
“그거 아니면 설명이 안 되지 않아?”
무릇 황실의 시녀, 시종들의 뒷이야기란 거침없는 법.
덕분에 시녀들의 뒷담화는 시녀장이 들어와서 일갈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어디 갔나 했더니 이것들이! 당장 튀어나가서 일 안 해? 정원 잡초에 눈이 찔리겠어!”
“아, 알았어요! 나가요!”
그리고 이런 한편.
“기합이 작다! 다시!”
“으악!”
“다시! 그래서야 어디 견습 딱지 떼겠나!”
미친 듯한 훈련이 이어지는 황실 견습 기사단원들.
그 사이에서, 한때 북부 팀을 이끌고 황실 기사단 캠프에 입소했던 밀튼 달라한은 유독 돋보였다.
“밀튼, 잘하는군. 그대로만 가면 정식 기사단원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어.”
“감사합니다!”
“단, 결원이 생겨야겠지만.”
“…….”
밀튼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연차가 찬다고 정식 기사단원이 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결원이 생기거나, 혹은 ‘도전’ 의식을 통해야 한다.
“뭣하면 도전해 보라고?”
“아직입니다.”
“그러다 허송세월하는 녀석들 쌔고 쌨어. 남자답게 화끈하게 덤비고 산화하거나 한자리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한자리 하긴 개뿔.
참고로 정식 기사단원들의 실력은 어마어마하다.
몇몇 호기로운 견습 기사들이 도전했다가 다섯 합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기 일쑤.
그리고 그다음에 그 견습 기사는 다시 볼 수 없다.
도전에 실패하면 그대로 퇴출이니까.
밀튼은 잠시 함께했던 데인을 떠올렸다.
‘데인 녀석은 그걸 알고 입소 안 한 건가.’
그러다 이내 젓는 고개.
그 녀석은 그게 두려워서 기사단에 안 들어간 게 아니다.
밀튼이 본 데인의 실력이라면, 아마 기사단의 어지간한 정식 기사들은 순식간에 눕힐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남들 다 선망하는 기사단에 안 들어가는 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뭐 하고 있으려나.’
요새 안 그래도 데인의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우연히 데인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자신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질 않나.
언젠가는 어떤 귀족 자제 녀석이 조용히 찾아와선, 혹시 소그레스 백작가에 줄을 대 줄 수 있냐고 묻질 않나.
단지 인연만 맺었을 뿐, 통신 코드 하나 받지 못한 밀튼으로선 당황스러운 일.
‘그래도 다시 보는 날엔 발전한 실력을 보여 줘야지.’
밀튼은 마음을 다잡았다.
데인 덕에 이곳, 황실의 견습 기사가 될 수 있었던 만큼 다음에는 더 나아진 실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데인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될 테니.
때문에 밀튼은 입을 열었다.
“한자리 한번 해 볼까요?”
“응?”
교관의 어리둥절한 눈동자 속, 밀튼의 표정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 *
비슷한 시각, 황실 집무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꾸려진 이곳에서 황제는 모두가 이야기하던 흐뭇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수석 사무관 행크는 도무지 알 수 없는 황제의 의중에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
‘소년 한 명의 활약이 저 황제 폐하를 이리도 기쁘게 한단 말인가.’
황제가 지금 들여다보고 있는 건 방첩대에서 올라온 서류.
그 서류엔 데인 소그레스의 이번 행적이 적혀 있었다.
덕분에 사무관 행크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황제라는 사람이 이렇게 흐뭇하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무관.”
“예, 폐하.”
“놀랍지 않은가? 내가 점찍은 소년 말이다.”
“그렇사옵니다. 훌륭한 소년이지요.”
“기존에 존재하던 수식어로는 표현이 힘들 듯하군. 음. 이러니 내가 포기할 수 있나.”
그래, 생각났다.
‘감히’ 황제의 제안을 거절했던 그때.
얼마나 살이 떨리던지.
데인 소그레스의 거절에 표정이 굳어가던 황제의 그 모습이란.
“이렇게나 즐거워하시니, 저 역시 즐거울 따름입니다.”
때문에 행크는 모른 척, 돌려 물었다.
한 소년의 활약에 이렇게나 즐거워할 이유가 있냐고.
황제는 그런 행크를 가만히 바라보다 물었다.
“사무관. 그대가 황제라면 어쩌겠는가?”
“정확히…… 어떤 말씀이십니까?”
“이렇게 하지. 정무를 모두 보고 돌아온 황제는 무엇을 하겠는가?”
행크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안 그래도 황제는 정무를 모두 마친 후 별달리 하는 행동이 없다고 들었다.
그저, 처소에 돌아가 쉴 뿐.
그마저도 서류를 보는 일이 잦아 황후가 몇 번이고 말렸다던데.
“이쯤 되면 조금만 뭘 하려 해도 주변에서 난리가 나지. 대련에 취미를 붙이려고 하면 옥체를 보존하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질 않나, 간단한 뜀박질이라도 하려면 체통을 지키라며 잔소리를 해 대지.”
물론 황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할 건 다 하는 성격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러다 어느 날부터 그러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무엇에 재미를 느끼겠는가, 사무관?”
“…….”
“내 명을 감히 거절한 소년을 지켜보며 재미를 느끼는 걸 두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더군.”
사무관은 문득 생각했다.
황제라는 건, 생각 이상으로 외로운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또 한 가지.
황제가 이렇게 자신에게 속내를 깊숙이 드러낸 적이 있었던가?
“재미있어. 아주 재미있어. 내 아들들이 이 활약의 반만 해도 좋으련만. 그렇다면 경쟁을 붙이는 재미도 있을 텐데.”
다시 언뜻 보이는 광기.
행크는 다급하게 고개를 숙이며 황자들을 변호했다.
“황자 저하들께서도 제국에 아주 큰 보탬이 되고 계시옵니다.”
“그래서, 한 도시를 구했는가?”
팔락.
행크 앞에 보고서 한 뭉치가 넘어왔다.
“거기, 데인 소그레스가 서부 페크스를 무려 ‘구원’한 내용이 담겨 있지.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페크스는 사막의 모래로 뒤덮였을 것이다.”
“…….”
팔락.
이어서 놓이는 두 번째 종이.
“이건 사막의 부족이 일으킨 반란을 성공적으로 제압하고, 사막의 유일한 부족에게 평화를 주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지.”
“아아…….”
“어떤가?”
“훌륭……합니다.”
“황자들보다도?”
식은땀이 흐른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 식겁하게 만드는 질문들이다.
“그렇다기보다는…….”
“인정해야지. 황실 이름 달고 아직 성장 중인 황자들과 비교할 수 있나.”
정말 어지간히도 마음에 드는 걸까.
아무리 독대 중이라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굳이 황자들과 비교하다니.
‘그래도 3황자님께서는 성공적으로 동부를 방어하고 계신데…….’
행크가 동부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려가는 3황자, 에드워드를 떠올리던 그때였다.
“내 아들이었으면 당장이라도 황위를 이양했을 텐데 말이야.”
행크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황제가 정말,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구나 싶어서.
“이만하면 한 개인이 아니라 가문을 불러다 치하하는 게 맞겠지.”
“그렇습니다, 폐하.”
하지만 너무 칭찬만 하면 이상한 법.
예의 그, 광기가 또 터지는 것 같았다.
“한데, 이만하면, 황실의 위상이 흔들릴 정도의 활약이 아닌가?”
“……!”
오싹함과 섬뜩함에 떨리는 행크의 동공.
“드레니크의 위협은 다시 커지는 듯하고, 전쟁은 끝난 지 오래되었지.”
“폐, 폐하.”
“참 탐이 나. 그리고 질투도 나고.”
별안간 황제는 히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주 위험한 미소였다.
여러 의미로.
“안심하도록, 사무관. 고작 소년 한 명에 질투해서 피를 부르진 않을 테니까.”
행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아무리 황제가 미쳤어도…….
‘속지 말자.’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나?”
“그, 그, 그게…… 데인 소그레스가 다음에는 무슨 활약을 할지…….”
간신히 둘러대는 모습에 황제는 피식, 웃으며 그냥 넘어가 주기로 한 듯 말을 받았다.
“그래,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