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0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08화(408/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08화
301. 다섯 번째 마력 집약체(2)
무흐타르는 제사장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그 아이들이 원하는 걸 얻은 모양이구나.”
“그게 느껴지십니까?”
“흐름이 사라지고, 맥동이 멎었다.”
그 말에 아연실색하는 무흐타르.
“그거 되게 위험한 소리 같은데요. 무슨 생명이 멈춘 것 같지 않습니까.”
“흥. 표현이야 어떻든 잘된 일이다. 이제야 좀 편히 자겠구나.”
“그럼 그동안 잠을 설치셨습니까?”
“하루가 멀다고 땅 아래서 쿵쿵대는데 그럼 안 그렇겠느냐? 속 편한 녀석. 쯔쯔.”
제사장의 타박에 무흐타르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야 저는 제사장님만큼 대단한 능력이 없으니까요.”
“말이라도 못하면, 에잉.”
무흐타르가 혀를 차는 제사장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그럼 그 친구들이 그 옛 왕국의 흔적을 찾은 겁니까?”
“그렇겠지. 모르긴 몰라도, 거기서 무슨 일을 벌였겠지. 그러니 이 사막이 실로 오랜만에 고요한 것 아니겠느냐.”
사막은 늘 고요하다.
모래폭풍이 몰려올 때를 빼면.
제사장은 아무래도 다른 모양.
“안 그래도 저희 정찰대 녀석들이 그 부근을 지나치고 있을 텐데요.”
“누가 오는구나.”
“예?”
“발걸음으로 봐서는 에오메트 녀석 같은데.”
무흐타르가 고개를 돌린 그때였다.
“조, 족장님! 기현상입니다! 기현상이에요!”
제사장의 천막이 다급하게 열리며 땀에 젖은 사막의 전사 한 명이 뛰어 들어왔다.
제사장 앞이라 타박할 새도 없이 급박한 말이 이어졌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숨 좀 쉬고, 자세히 말하도록. 죽은 사람이 있나?”
“어, 없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 한 모금 목 좀 축이도록.”
놀랍게도 무흐타르가 내민 건 ‘신비의 샘’.
느리지만 끊임없이 깨끗한 물이 차 오르는 스마르족의 보물.
오직 족장만이 지니는 그 보물을 선뜻 내준 것이다.
덕분에 사막의 전사, 에오메트는 당황한 나머지 다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이, 이건.”
“마셔라. 어차피 도로 찬다.”
“이, 이런 축복을…… 제가 어찌 감히…….”
“안 마시면 내가 마시겠다.”
“주, 주십시오! 마시겠습니다!”
꿀꺽, 꿀꺽.
세차게 일렁이는 목울대.
“후우. 세상에. 지금까지 마신 물 중 최고였습니다.”
“감상 끝났으면 다시 보고하도록.”
“예, 예에. 일단, 다른 전사들은 그곳에서 조사 중이고 저만 다급하게 돌아왔습니다. 다들 이런 건 처음 본다며 놀라 자빠졌죠.”
“도대체 무슨 현상이기에? 기현상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에오메트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젓다가 결심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막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사막의 모래 위.
난데없는 역사가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 * *
우리는 사막을 벗어나 마침내 페크스에 당도했다.
가는 동안 별일은 없었다.
테첼더그를 비롯한 마물 몇몇이 습격해 왔지만 가볍게 격퇴했고, ‘사막의 지네’라는 이명을 지닌 처음 보는 마물도 처리했다.
덕분에 페크스에서는 꽤 귀하게 취급되는 마물들의 부산물도 같이 운반하게 되었지만.
“거의 아흐레? 열흘 만에 돌아가는 건가?”
“그러게. 생각보다 모험이 일찍 끝났어.”
“아쉽다. 근데 이번에는 스케일이 좀 커서 그런가. 돌아가서 쉬고 싶어.”
“맞습니다, 선생님들. 이번 방학을 좀 쉬면서 즐겨야겠습니다.”
“도리안, 넌 수련해야지.”
“아앗.”
여하튼 페크스가 보이자 나 역시 반가운 마음이었다.
아무리 내가 주변 환경이 어떻든 크게 신경 안 쓴다지만, 그래도 사막보다는 도시가 낫다.
끝도 없이 펼쳐진 모래는 뭐라고 해야 할까, 사람을 참 심심하게 만들거든.
“페크스에서 하루 묵고 출발하자. 그쪽에 연락해 봤는데, 플랫폼 활성화에 하루 정도 걸린다 하더라고.”
내 제안에 모두가 찬성했다.
“좋았어. 간 김에 맛있는 거나 사 먹을까.”
“프리실라, 넌 또 신전에 갈 거야?”
“아니. 오늘 내 신성력은 휴업이야. 나도 좀 쉬어야겠어.”
다들 오랜만에 푹 쉴 생각에 들뜬 모양.
나도 페크스의 맛난 디저트나 찾아 나서 볼까.
이제 모래폭풍도 다 지나갔고, 도시도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을 텐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런 세상에. 데인 소그레스 도련님 일행 아니십니까?”
이런 가운데 우리는 입구부터 엄청난 환대를 받았다.
경비병들이 우리를 알아본다고?
“시장 대행 중이신 란셀 대장님이 초상화와 인상착의를 일러 주셨습니다. 돌아오면 반드시 자신에게 알리고, 입구부터 극진하게 모시라구요!”
음.
그냥 조용히 쉬고 즐기다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역시, 모험이라는 건 내 생각대로 안 되는 법이다.
“알겠습니다. 안내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된 거 그때 잠시 묵었던 관저 근처 숙소에서 쉬면서 주변이나 둘러봐야겠다.
아무튼 우리는 곧바로 경비병들의 환대 속에서 안으로 들어가나 싶었는데…….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가두행진이 준비될 겁니다!”
뭐가 준비돼?
우리가 말리거나 도망칠 새도 없었다.
쿵.
우리가 들어온 성문이 열렸다.
원래 상상했던 건 조금은 활발해진 페크스의 거리였다.
상인들은 활기차게 물건과 음식을 팔고, 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거리를 걷는 그런 광경.
그런데…….
“저기, 저기 계신다!”
우리가 본 건 그런 거리 대신, 사람으로 가득한 거리였다.
정확히는 그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영웅들이다!”
“페크스의 영웅들!”
흩날리는 꽃잎.
당황스럽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건 마치 준비라도 한 것 같은 이 상황이다.
우리는 양옆의 인파 사이로 난 길을 보고 할 말을 잃었으며…….
우리 눈앞으로 다가온 마차에 더더욱 할 말을 잃었다.
“……우리 무슨 개선군이냐?”
“아니, 이걸 우리가 왜…….”
“그냥 조용히 쉬다 가면 안 되는 거였나……?”
이게 도대체 뭐람.
마차에는 꽃이며 황금이며 온갖 것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이제들 오셨군요. 사막의 영웅들!”
그 옆엔 이 모든 사태의 원흉처럼 보이는 사람이 보였다.
“경비대장님?”
“하하. 돌아오실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 봤습니다. 어떠십니까?”
“어, 그게…….”
“자자, 이러실 게 아니라, 얼른들 마차에 타시죠! 이대로 시청까지 갈 겁니다!”
시청까지?
미치겠네.
우리는 그렇게 어떻게 할 새도 없이 마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것도 두 대에 나뉘어서.
차마 못 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거든.
그나마 볼 만한 게 있다면-
“쿠션은 푹신하네.”
마차 안이 꽤 호화롭다는 것 정도.
“그 원래 있던 시장이라던 양반이 쓰는 거 아니야?”
“아, 그 감옥에 갇혔다던?”
레일라와 프리실라가 꽤 합리적인 추측을 내놓았다.
페크스가 못 사는 도시는 아니다만, 이만하면 황제가 쓸 만한 마차에 버금가는 호화로움이다.
다만 오래 감상할 틈은 없었다.
마차가 움직였기 때문.
뭐가 문제냐고?
이 마차, 창문이 없다.
“페크스의 영웅! 감사합니다!”
“모래폭풍을 막아 준 영웅님!”
“데인 소그레스! 레일라 테르미온!”
덕분에 창밖으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고, 하필, 하필이면 마차 속도도 더럽게 느렸다.
“받아주세요, 영웅님들!”
덕분에 우리 마차에는 시민들이 하나둘 안겨 준 선물들이 그득하게 쌓여가기 시작했다.
과일이며, 디저트며, 꽃다발에 심지어 보석까지.
“이거 다 어쩌냐.”
“그러게.”
한편으로는 기분이 썩 괜찮았다.
마차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진심 가득한 기쁨이 담겨 있었다.
이들에게는 정말로 기쁜 일이고, 우리가 영웅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니 어쩌겠나.
“손 흔들자.”
“응?”
“그게 맞는 것 같다.”
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그래도 기왕, 우리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위해서.
* * *
아무튼, 그렇게 길고 길었던 가두행진을 마치고 시장 관저에 도착했다.
마차에 내린 우리는 안쪽에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에 이어 란셀이 따로 수레에 싣고 온 선물들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이 모든 게 여러분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거까지 받으면 저희 아공간이 다 터질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디 돌려주시거나 아니면 페크스를 위해 써 주십시오.”
많아도 너무 많다.
진짜 이걸 다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아, 잠시.”
다만, 그래도 이건 챙겨야지.
“디저트는 맛있어 보이는군요.”
“하하. 페크스의 디저트는 기가 막히게 달고 맛있죠.”
달다 못해 이가 녹아내릴 만큼의 단맛이다.
그 덕분에 우유랑 같이 먹으면 엄청난 궁합을 자랑하지만.
아무튼 덕분에 한동안 타르트 말고 다른 디저트 먹느라 정신이 없겠군.
“그럼 이제 좀 쉬어 볼까.”
그렇게 마침내 관저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오랜만에 몸을 뉘였다.
몇몇은 당장 샤워를 해야겠다며 목욕탕으로 달려갔고, 나 역시 거기에 끼어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한참이나 담글 수 있었다.
“후우.”
그나저나 목욕탕도 엄청 호화롭다.
원래 시장 혼자 쓰는 곳이라더니, 거의 수십 명은 들어갈 만한 공간에 나 한 명뿐.
증기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수질도 좋은 걸로 봐선 이 페크스에선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시설 같은데.
아무래도 감옥에 갇힌 이전 시장은 지은 죄가 꽤나 많은 모양이다.
“좋긴 좋군.”
돈이 좋긴 좋다.
이런 목욕탕도 있고.
그나저나 이 목욕탕은 원래 드레니크에서 유래된 시설인데.
수도에서 많이 떨어진 페크스라 그런지, 딱히 신경 안 쓰고 지은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 지금 그 돈 많은 수도 귀족들조차 목욕탕을 못 만든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게도, 드레니크의 문물이니까.
황제는 무슨 생각이려나.
“카르나스, 좋아?”
“끼륵!”
이런 와중 카르나스는 마법사들이 봤다면 깜짝 놀랄 모습이었다.
드래곤이 목욕을 즐기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모자라 첨벙첨벙, 헤엄도 치고 있었다.
어쩌면 신체는 드래곤인데 안에 사람이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끼륵! 끼륵!”
녀석은 입에 물을 머금었다가, 불꽃을 쏘아낼 때처럼 앞으로 뿜어내는 묘기도 보여주었다.
신났네, 녀석.
난 카르나스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다 눈을 감았다.
이제 페크스에서 수도로 돌아가면 오랜만에 남부로 가 본가에서 머무를까 싶다.
꽤 오래 집에 안 가기고 했고, 그래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기다리고 계실 테니.
안 그래도 얼마 전부터 방학인데 안 내려오냐고 말씀하시긴 했었다.
누나들이야 하도 안 가니 나라도 가야겠지.
그렇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지 얼마나 지났을까.
웅웅.
통신 수정구가 울렸다.
-데인? 지금 듣고 있어?
레일라의 목소리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통신을 개방했는데-
“무슨 일이야?”
-어…… 그게, 얼른 마무리하고 나와 봐야 할 것 같은데?
전혀 생각도 못 한 말이 들려왔다.
-백작님이랑 백작부인께서 오셨어.
순간 멍해진 사이 레일라가 덧붙였다.
-너희 부모님이 오셨다구! 여기 이 페크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