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1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11화(41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11화
302. 남부 축제(3)
사실 크게 겁먹을 건 없다.
당장은.
“왜? 지금 다들 분위기 장난 아닌데?”
레일라의 물음에 난 고개를 저었다.
“일단 축제는 즐겨야지. 아무리 그래도 하루 종일 그러겠어? 첫날은 다들 먹고 마시고 즐긴다고.”
“아아.”
“대신 다음 날부터 살벌해지지.”
“…….”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
나와 친구들은 우리 백작성에서 하루를 보냈고, 다음 날부터 시작된 축제의 풍경을 마주했다.
“우와…….”
“남부에는 알부자 귀족들만 모여 있다더니…….”
수도 축제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규모의 성대함.
수많은 음식과 제국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각종 시설들.
여기에 우리가 아카데미 축제에서 만든 ‘서든 드롭’이 있으면 대박이 날 텐데 말이야.
“보고 가세요! 반짝이는 장신구가 아주 쌉니다! 하나 사면 하나 덤으로!”
“제비뽑기하고 가세요! 1등 상품이 무려 백작성 식사권입니다!”
“거기, 지나가는 청년! 애인한테 줄 꽃 한 다발 어떠십니까?”
축제답게 수많은 좌판들이 보이고, 사람들은 바글거렸다. 이 정도 인파라면 저 중간에 황제가 있어도 전혀 티가 안 날 수준이다.
“사람 진짜 많다…… 아카데미 축제랑 차원이 달라.”
“수도 축제랑 거의 비슷하지?”
“어떤 면에서는 그것보다 더 활기차 보이는데?”
수도의 건국제(建國祭)와 비교하면 약간의 손색은 있다만, 그래도 남부 하면 축제라는 말이 있지.
이 따사로운 날씨 속에서 펼쳐지는 여유란.
물론, 다음 날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따사로움 속 피와 광기가 발현된다만.
“그러니까 오늘 하루는 즐기면 돼. 이따 저녁에는 내일 대회 준비하고.”
“으응. 알았어.”
레일라는 떨떠름하게 대답하면서도, 곧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며 축제를 만끽하는 모습이다.
“제비, 아! 으아! 왜 3등인데! 2등인 줄 알았는데!”
“어니스트, 이거 봐. 이거! 던져서 맞추는 건데?”
“선생님들, 이거 혹시 주먹으로 쳐서 높은 점수 나오는 그런 기계입니까?”
참고로 이번 축제에는 도리안이 지금 관심을 보이는 측정 기계처럼 큰누나의 발명품이 상당수 동원되었다.
나도 오랜만에 얼음사탕 가게로 향했다.
“오오, 데인. 오랜만이구나?”
“아저씨, 잘 계셨어요?”
“그럼. 앞으로 30년은 더 팔 것 같단다. 신제품도 나왔는데, 하나 주랴?”
신제품 맛이 꽤 좋다.
딸기를 다져 넣었다는데, 이거 수도에 가져다 팔아도 장난 아닐 것 같은데.
“좋은데요?”
“그렇지?”
“수도에 분점 낼 생각은 없으세요?”
“어디 남부만 한 곳이 있겠냐? 그리고 이 기술 제대로 전수 받을 녀석이 있을지도 의문이고.”
하긴, 그거야 그렇다.
수도에서 비슷한 간식 파는 걸 몇 개 봤었는데, 여기 아저씨네 가게만 한 게 없었으니.
“그나저나 데인, 내일 대회는 잘 준비되고 있냐?”
“그럼요. 아저씨도 출전하세요?”
“나는 이번에 허리가 안 좋아서. 너만 믿는다. 하하하. 이번에야말로 우리 소그레스 백작가가 우승해야 하지 않겠냐?”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조건 우승이죠.
나도 어지간하면 이렇게 대놓고 의욕을 드러내는 경우는 없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거든.
우리 가문 일이니까.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첫날 축제를 만끽한 후 모두 내 방에서 모였다.
“여기가 데인 방이야? 엄청 좋은데.”
“되게 넓고 좋다.”
작년에 와 본 녀석들과 달리 내 방에 처음 와 본 알투르와 제나는 감탄을 거듭했다.
내 방이 좀 넓은 편이긴 하지.
기숙사 독실 쓰면서 ‘좁다’라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기숙사 방에 불만이 있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자, 이제 슬슬 이야기해 보자.”
이제 대회 준비를 할 시간.
우리가 출전할 대회는 다음과 같았다.
“레일라, 도리안. 나랑 ‘언덕 내려가기’ 대회에 참여할 거야.”
“그거 진짜 괜찮은 거 맞지?”
“모두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건 아니야.”
“그럼?”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견제도 포함되는 거지.”
“오.”
언덕 내려가기의 핵심은 두 가지.
누구보다 빠르게 도달할 것.
그 과정에서, 다른 참가자가 도착하지 못하게 방해할 것.
“레일라, 도리안. 처음 참가하는 거니까 무리해서 내려가지 말고, 방해만 해주면 돼.”
“데인 너는?”
“난 당연히 내려가야지.”
좋아.
첫 번째 참가는 정해졌고.
그다음은 ‘투석 대회’다.
이거야말로 전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대회.
“이건…… 무슨 대횐데?”
“원래는 돌 던져서 사람 맞추는 대회.”
“어…… 음…….”
물론 그럼 위험하다.
그래서 특수 제작된 공을 던져 맞추되, 맞는 순간 공에서 도료가 터져 나와 탈락자를 표시한다.
“참고로 이건 가문 간 대결이야. 참가자 숫자는 제한되는데, 우리 쪽에선 전문 ‘투석꾼’들이 나설 예정이야.”
“휴, 그럼 우리는 구경만…….”
난 안도의 한숨을 쉬는 어니스트의 기대를 무참히 부숴 버렸다.
“어니스트, 알투르. 둘이 참가하면 되겠다.”
“……으응?”
어니스트는 당황했고, 알투르는 다급하게 물었다.
“투석 대회라면서?”
“응.”
“그럼 힘 좋은 사람들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힘은 중요하지 않아. 예전처럼 진짜 돌 던지는 것도 아니라서. 그보다는 정확도가 생명이야. 어니스트는 평소에 활 잘 쏘니 힘이랑 정확도는 말할 필요가 없지.”
“그, 그럼 나는?”
“마법 배울 때 명중률 끌어올리는 훈련한 적 있잖아?”
“…….”
그런고로 둘이 발탁되었다.
아. 하나 더.
“제나, 너도.”
“나, 나도?”
“강령술 써서 적당한 투석꾼 한 명 강령시키면 될걸.”
“아하!”
이제 셋.
아니, 넷.
“걱정 마. 나도 들어갈 거니까.”
이제 다음은 ‘정상 오르기’ 대회다.
따로 명칭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중요하진 않은 일.
“이건…… 산 오르는 거야?”
“정확해. 누구보다 빨리 정상에 도달하는 거지.”
“그럼…….”
“도리안, 프리실라. 둘이 참가해.”
“……우리 둘이?”
참고로 둘의 체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도리안이야 무투학부니 말할 것도 없고, 프리실라는 당장 성기사로 활약해도 될 만한 체력 수준.
“나도 갈 거야.”
여기에 당연히 나도 간다.
“데인 너는 다 참가해?”
“당연하지. 내가 너희만 보내겠어?”
“이런 말엔 보통 감동해야 하는데, 왜 어이가 없을까.”
뭔가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녀석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자, 그럼.
“이제 하나 남았어.”
축제의 하이라이트.
남부 전체가 ‘진짜 광기’에 휩싸여 지정된 구역을 이 잡듯 뒤지고 다니는 대회.
바로 술래잡기.
“술래는 총 다섯이야. 예선을 통과한 다섯 가문에서 하나씩 출전하는 거지.”
“그럼 어떻게든 안 잡히면 되는 거야?”
“그런 셈이야. 물론 사보타주도 가능하고,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최후의 1인’이 되면 되는 거지.”
안 잡히면 그만, 이라고 하기에는 이 말대로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마지막 1인이 될 것.
그런고로, 다른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해서 제보할 수도 있는 거지.
“시간이 흐를 때마다 지정된 구역이 좁아져.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술래는 그 좁아진 구역 내로 이동해서 숨어야 하지.”
“그러지 못하면?”
“바로 위치가 드러나.”
“아하.”
레일라가 눈을 반짝였다.
“그럼 말이야, 가문당 한 명이라고 했으니까 우리는 참여 못 하겠네?”
“술래 자격으로는 참가 못 하지.”
“……술래 자격으로는?”
레일라의 중얼거림을 어니스트가 거들었다.
“왜 불안하지?”
그럴 만하니까.
“너희들은 조력자로 참여할 거야. 뭐, 싸우거나 할 일은 없는데 시비 붙을 수 있으니까 조심하고.”
“시비가 붙어?”
“조력자의 임무는 다른 가문의 술래를 찾아내는 거거든. 다른 가문 녀석들을 잘 지켜봐.”
“……그럼 술래는?”
“내가.”
“아.”
이 남부 축제에 흔쾌히 참여하는 이유.
우리 가문의 일이라는 이유도 있다만, 어릴 때부터 지켜봐 왔던 이 술래잡기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간 나이가 맞지 않아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나에게 그 기회가 찾아온 것.
“참고로 가주나, 가주의 배우자는 참가할 수 없어. 외부 인사도 참가 불가능하지.”
그래서 지금까지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가실 수 없으니, 우리 기사단 사람이 참여했었다.
거의 울며 겨자 먹기 식이었지.
우리 누나들은 나갈 생각이 없고, 나간다 하더라도 술래 하기에는 좀 애매하고.
그러니, 이제 내가 나설 차례다.
“참고로 우승하면 너희들은 우리 가문 영지 내 모든 시설 공짜야. 다음 축제까지.”
“……!”
“그리고 아버지가 뭐든 들어 주실걸.”
“……뭐든?”
물론 적절한 미끼도 필요하다.
술래잡기를 포함한 대회는 조력자들의 역할이 필수적이거든.
“우리 가문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내 대답에 알투르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소그레스 백작가에서 할 수 있는 거라면…….”
“황제 폐하만이 하실 수 있는 일 빼고 전부지.”
그 중얼거림에 대답한 사람은 레일라.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해보자. 대회 설명 좀 자세히 해 줘, 데인.”
“이거 투석, 지금이라도 연습할까? 데인, 아까 오는 길에 여기 뒤뜰 훈련장이 있던 것 같던데.”
그런 의미에서 내 친구들은 아주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 같았다.
* * *
같은 시각, 테릭스 남작저.
테릭스 남작은 성성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집사장의 보고에 귀를 기울였다.
“대회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내일 날이 밝기만 하면 됩니다.”
“특이사항은?”
“가문 내엔 없습니다. 모두가 전력을 기울여 준비했습니다. 이번 10회 우승을 달성할 거라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테릭스 남작은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10회.
그 얼마나 염원하던 우승 횟수인가.
사실 남부에서 소그레스 백작가의 영향력을 뛰어넘을 일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테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번 대회는 소중하다.
다음 축제까지 잠시나마 ‘남부 최고’로 불릴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르는 여러 효과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수준.
“그럼 가문 밖은 어떠한가? 이를테면…… 소그레스 백작가라든가?”
“이전과 동일합니다. 다만, 인원 구성에 약간의 변동이 있습니다.”
“음? 설마 영애들이 돌아왔다 이 말인가?”
“아닙니다.”
시종장의 말이 이어졌다.
“현재 소그레스 백작가에 장남 데인 소그레스를 비롯, 그 친구들로 추정되는 외부 인력 다수가 유입되었습니다.”
“아아. 그 천재 소년 말이군.”
테릭스 남작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친구들? 가만, 데인 소그레스는 이제 고작 열다섯이 아닌가?”
“많아야 서너 살 정도 차이 나는 또래들로 짐작됩니다.”
“허허.”
역시, 큰 걱정은 없어도 될 것 같았다.
이 축제 날이 다가오면 남부 전체는 축제 하나만 보고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간 켜켜이 누적된 수많은 경험을 지닌 사람들에 비하면 그 소년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제국 전역에서 치켜세워주는 천재 소년이라 한들 말이다.
“걱정 말도록. 이번만큼은 반드리 우리가 우승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비밀전력’은 아직 노출되지 않았겠지?”
“물론입니다. 철저히 감춰 술래잡기 당일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주 좋아. 가만, 그나저나 그 사람…… 그 데인이라는 소년을 잘 알지 않겠나? 전직 아카데미 교수라고 하니까 말이야.”
“제가 알기로 데인 소그레스는 자율전공학부입니다. 학부는 좀 다르지만, 그래도 아는 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아. 좋아. 그래도 교수면 아는 게 있겠지. 후후.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내가 보자고 기별을 넣어 두도록.”
“알겠습니다, 남작님.”
좋은 수가 생각났다.
테릭스 남작의 입꼬리가 서서히 말려 올라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