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1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18화(418/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18화
309. 태고의 암살검(1)
마침내 남부 축제는 종료되었고, 한동안 술과 달콤한 냄새가 남아 있을 땅엔 정적이 감돌았다.
새벽녘의 공기에도 실려 오는 이 달큰한 술 냄새란 참 묘한 기분을 부른다.
어젯밤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채 뒤엉켜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나는 기지개를 켰다.
“흐음.”
보자.
오늘과 내일은 여기서 보내고, 모레 가문을 떠나 아카데미로 돌아가게 된다.
2학기 준비도 해야 하고, 돌아가는 대로 아르카나의 서적도 펼쳐 봐야 하고.
다섯 번째 고대 마력 집약체를 얻었으니,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더 많아졌을 테니까.
“그나저나 능력은 언제 써 보지.”
나는 새롭게 얻은 능력도 떠올렸다.
거대한 검.
비록 인공 드래곤이라지만, 그 거대한 ‘생명체’를 반으로 뚝 하고 갈라 버렸다.
마지막에 본 게 내 착각이 아니라면 분명히 그랬던 것 ?객?
그런고로 위력도 엄청나고, 크기도 너무 큰 나머지 쓸 곳이 없어 보이는데…….
[조절은 불가능한 겁니까?]친구들 말고도 하도 많은 사람들과 있으나 그간 잠잠했던 미니골렘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조절?”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을 슬쩍 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흠.”
안 그래도 지금 훈련장이 비어 있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시간에 기사단이나 병사들의 새벽 훈련이 있겠지만, 어제까지 축제였으니까.
“나가볼까.”
새벽공기를 맞으며 운동도 할 겸, 나는 훈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는 사람은 없는 겁니까?]“있을지도. 어쩌면 친구들이 나올 수도 있고.”
대표적으로 베나티오 녀석이 있지.
[보여도 상관없는 겁니까?]“친구들이잖아.”
[친구들에게는 모두 보이는군요.]“속이거나 숨길 이유가 없으니까.”
카르나스라는 드래곤의 존재를 오픈한 시점부터 뭐든 숨길 이유가 없다.
내가 전생의 기억을 지닌 걸 제외하면.
그건 아마 죽을 때까지 말할 일이 없지 않을까.
아무튼.
난 훈련장에 도착한 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흠.”
나는 주변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거대한 마력의 검을 뽑아냈다.
엄청난 양의 마력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고, 그에 따른 거대한 검이 내 손에 쥐어졌다.
어지간한 집 높이는 넘어가고도 남을 만한 길이.
전장에서 이걸 횡으로 휘두르면 수십쯤이야 가볍게 위아래로 양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강력한 힘이고, 그래서 이걸 평소에 휘두르기에는 무리가 따를 듯한데…….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이지?”
[그건 데인 소그레스 당신이 가장 잘 알지 않겠습니까.]그 말도 맞다.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나.
그래서 나는 이 거대한 마력의 검을 일단 흩어버렸다.
[사라진 마력의 양이 어지간한 마법사들은 평생 가도 못 가질 양이군요.]“그래? 아르카나 기준으로도?”
[아르카나는 마법사들이 대단했던 거지, 마력의 양이 대단했던 게 아닙니다.]하기야, 마력도 결국 효율의 문제이니.
나는 효율도 좋은데 양까지 많아서 그렇다만.
“좋아.”
잠시 눈을 감고, 기감을 집중시켰다.
조절이라.
일단 쓰는 능력 자체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지금까지 고대 마력 집약체를 얻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과 조절하는 방법은 별개.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절할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이건 아니고.”
일단, 상상하며 그려내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작은 검을 쥐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으나 생겨난 건 이전과 다르지 않을 만큼 거대한 마력의 검.
미니골렘이 걸핏하면 이야기하는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하나?
[매커니즘은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발현 자체는 단순한 것으로 보입니다. 떠올리면, 마력의 검이 뻗어나가 형성되는 식이지요.]그래, 뻗어 나가서 형성…….
“이건 어떨까.”
마침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다.
난 지금까지 이 마력의 검을 총 세 번 만들어냈다.
그때 가짜 드래곤을 상대할 때 한 번, 이후 이곳 훈련장에서 두 번.
공통점은 하나.
마력의 검이 내 손에서 뻗어 나가듯 만들어진다는 것.
찰나만 보일 만큼 빨리 형성되고,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해 별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지점을 그려야겠군.”
난 눈앞에 가상의 점을 찍었다.
딱 내가 사용하는 아르카니움제 검 정도의 길이에 알맞게.
그리고 마력의 검을 발현시키자-
“되는군.”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는데요.]내 손에 딱 알맞은 크기로 형성된 마력의 검이 보인다.
빠져나간 마력의 양도 그럭저럭, 적당한 수준.
[그렇게나 간단한 일이었습니까?]대충 설명해 주자 미니골렘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관념성’만으로 마력을 다룰 줄 안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데인 소그레스.]“그래?”
[아르카나의 마법사들은 마력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물질’이라 불렀지요. 철저하게 설계된 그물망 같은 코드가 아니면, 결코 의지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이 말이 맞다.
단순 논체인급으로 분류되는 간단한 염동력조차도 코드를 재배열하여 마력에 명령을 ‘입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물며 그보다 훨씬 격이 높은 다른 마법들이라면 어떻겠는가.
[하지만 데인 소그레스 당신은 그 과정을 건너뛰고, 발현의 방식을 단지 의지만으로 조절했지요.]그리고 미니골렘은 다소 놀라운 말을 덧붙였다.
[그건 위대한 마법사이자 발명가이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마법사들 중 한 명이었던 데카니우스 님조차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자신의 창조주이자 무조건적으로 치켜세우는 사람까지 언급한 것.
“그 발언은 기분이 좋은데.”
[농담이 아닙니다.]“흠.”
[단지 고대 마력을 지닌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겁니다, 데인 소그레스. 당신의 재능이라는 거죠.]그렇다면야 더더욱 기분이 좋은 일이지.
나는 내 손을 타고 형성된 마력의 검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녹색을 띤 마력.
무게는 느껴지지 않지만, 이 검의 위력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무엇보다 언제고 꺼낼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 의외성과 은닉성이 엄청나다.
어쩌면, 이런 방식의 공격법은 암살자들이 그토록 바라마지않을지도?
아무리 작은 단검이라도 형태와 무게를 지닌 건 달라지지 않으니까.
휘익!
난 곧바로 다가가 마력의 검을 휘둘렀고, 뻗어 나가는 마력의 칼날을 확인했다.
“좋은데.”
위력은 검증되었다.
애초에 가짜 드래곤을 베어내며 증명한 거나 마찬가지지만.
이걸 다시 전력으로 전개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하나의 무기를 얻었군요. 당신은 아마 어떤 환경에 떨어져도 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적을 만나더라도 말이죠.]음.
적이라.
그럼 저런 적은 어떨까.
나는 자연스럽게 품에 손을 넣어 신호를 발신하는 한편, 곧바로 땅을 박차며 나와 조금 떨어진 곳의 풀숲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컥.”
짧은 비명과 함께 내 손에 걸린 감각.
정확히는 내 양손에 하나씩, 두 녀석이다.
“컥, 커걱.”
그 짧은 새 꺼낸 모양인지 손엔 단검을 들고 있었는데, 목줄기를 틀어쥐는 순간 내가 마력을 흘려 넣어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움직일 수 없는 모양인지 목이 잡혔는데도 온몸을 비틀며 꿈틀거린다.
“침입자?”
“컥.”
행색은 평범하다.
하지만 반응속도나 풀숲에 숨어 기척 한번 제대로 내지 않던 은밀함을 고려하면…….
훈련받은 녀석들이다.
그것도, 암살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어떻게 느낀 겁니까?]“기감으로.”
난 간단히 답한 뒤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대답할 것 같지도 않고, 대답할 상태도 아니다.
마력으로 안쪽에 충격을 주어 지금 제정신이 아닐 테니.
뭐, 상관없다.
대답을 들을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역시 빠르신데.”
나는 뒤쪽에서 서서히 느껴지는 감각을 마주했다.
신호를 수신한 사람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전설적인 암살자(전직)인 그분이.
그러게, 왜 하필 여길 왔는지.
“데인?”
“어머니.”
그리고 마침 도착하신 어머니.
어머니는 내가 목줄기를 틀어쥔 둘을 보더니 표정이 묘해지셨다.
그러더니-
“뭐야, 결국 잡혔네?”
응?
“내가 말했지? 너희 둘, 우리 아들한테 잡힐 거라고.”
어머니의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말투에 난 어이가 없어졌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람.
* * *
코드네임 데커스.
코드네임 룬.
암살자이며, 한때 전설적인 암살자였던 릴리 소그레스의 동료.
“다들, 참 고집쟁이구나.”
릴리, 그러니까 소그레스 백작부인은 기품이 깃든 우아한 손길로 찻잔을 들었다.
저 손동작이 과연 귀족의 기품일까, 아니면 훈련된 암살자의 능숙함일까
확실한 건, 지금 백작부인에게서 암살자로 활동하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꼭 그렇게들 확인을 했어야 했니?”
“그야 궁금했으니까요.”
“말했잖아, 우리 아들은 남다르다고.”
“설마 대장만 할까 생각했죠.”
둘은 혀를 내둘렀다.
“엄청나더군요. 아드님이라 단검을 꺼내는 정도였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실전이었다면 저희 둘은 죽었을 겁니다.”
“그냥 방심한 게 아니고?”
“…….”
“농담이야. 내가 제일 공들여 키운 너희 둘이 그렇게 말하니까 좋은데. 내가 우리 아들을 제대로 가르쳤다는 거잖아?”
“정말이지…… 아드님 이야기는 걸핏하면 들리는 정도라 궁금했었는데, 명불허전이더군요.”
본능적으로 목을 만지작거리는 둘.
아까의 상황은 다시 생각해 봐도 믿기지 않는다.
자신들의 위치 파악, 이후 낌새도 없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틈도 주지 않고 목을 잡아챘다.
숙련된 암살자, 그 이상이다.
거기에…….
“그나저나, 저희가 모르는 비기도 있습니까?”
“비기?”
“목을 잡혔는데 온몸에 경련이 일더군요.”
난생처음 겪어 보는 이상한 느낌의 공격까지.
백작부인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아들이 뭔가 또 하나 만든 모양인데?”
“……만들어요?”
“응. 그런 아이거든.”
백작부인은 눈앞에서 얌전히 찻잔을 쥐고 있는 둘, 그러니까 전 직장 동료이자 자신의 직속 후임 있었던 둘을 바라보았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시각.
“그래서, 찾아온 이유가 오랜만에 그리운 선배님 한번 뵙자는 건 아니겠지?”
“…….”
백작부인은 안다.
이 암살자이자 전 직장 동료들은 친목을 위해 찾아온 게 아니다.
이들은 아직 현역이니까.
결국 그렇다는 건-
“예. 선배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
하지만 백작부인은 단호했다.
“미리 말할게. 돌아가거나, 다시 암살단을 이끌 일은 없을 거야. 얼굴을 가릴 일은 더더욱 없을 테고.”
“…….”
역시 그런 건가.
암살단이 결국 위기에 처한 것인가.
백작부인은 속으로 조금 탄식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자신은 은퇴했고, 더 이상 암살자의 삶을 살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제 와서 돌아가는 건 어불성…….
“태고의 암살검이 도난당했습니다, 선배.”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