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2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28화(428/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28화
314. 암살단 입성(2)
브랜트는 이후로도 여전히 믿기 어려웠는지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말도 안 돼…… 암살검이 반응했다고……? 어째서……?”
지금껏 반응하지 않았던 태고의 암살검이 반응한다.
그것도 암살자와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살아온 어떤 소년에게.
엄밀히 말하면 전혀 관련 없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암살자로서’ 살아온 자가 아니긴 하니.
“이건 운명의 장난이다. 넌…… 넌…… 자격이 없어…….”
브랜트는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 고생을 하고, 심지어 동지들을 배신하면서까지 취하려 했던 태고의 암살검에 주인이 따로 있었다니.
그것도 외부인이라니.
‘이건 분명히 장난질을 친 거다. 녀석은 마법사라고 했지.’
때문에 데인이 분명 어떤 마법적인 무언가를 발동시켜 눈속임을 한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데커스는 한숨을 쉬며 브랜트를 윽박질렀지만.
“브랜트, 마지막 경고다.”
“날 죽여도 아공간은 열 수 없을걸. 알잖나.”
“하.”
브랜트는 버티기로 작정한 모양.
데커스도 브랜트의 말에 이마를 짚었다.
“이름을 남길 기회조차 스스로 저버리겠다, 이 말인가?”
“이제 와서 그딴 게 다 무슨 소용이지?”
“…….”
골치 아프다.
암살자들의 아공간은 특수하게 제작되어 소유자만이 여는 방법을 안다.
결국 브랜트는 자신이 가질 수 없다면, 아무도 가지지 못하게 할 심산이다.
“예상은 했지만…… 저항이 강하군요.”
“열 방법은 없다 이건가요?”
“있을 겁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면요. 아마 시간은 좀 걸릴 겁니다. 놈을 일시적으로 세뇌시키면 되니까요.”
일시적인 세뇌.
그 말에 브랜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약물까지 동원해서 내가 스스로 내놓게 만들겠다 이건가?”
“못할 건 없지.”
“얼마든지 해라.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테니까.”
브랜트가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띠었고, 그 모습에 데커스는 설마 싶어 물었다.
“너 설마…….”
떠오르는 가능성은 하나였다.
“내가 그딴 약물에 당하도록 그냥 두었을 것 같나?”
약물에 반응하는 특별한 무언가를 통해, 아마 기억을 소거하거나 자살하는 식의 예비를 해둔 것.
아마 후자일 것이다.
기억이 사라져 인형처럼 변하게 둘 리 없을 테니.
“망할.”
골치가 아파도 단단히 아프다.
물론 이런 일들이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당장 중요한 일이 아니기에, 브랜트를 잡는 게 우선이기에 일단 뒤로 미뤄두었을 뿐.
한데 막상 닥치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이 녀석은 이런 것까지 모두 예상하여 자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태고의 암살검을 온전히 취할 수 없도록 만들다니.
“도련님, 죄송합니다.”
데커스로선 거기에 약속한 게 있으니 미안하고 송구스러울 따름.
아닌 게 아니라 데인 덕에 이 모든 일들을 해결할 수 있었으니.
그런데 약속한 걸 못 넘기게 생겼다.
“아공간 한번 봅시다.”
데인의 말에 데커스는 브랜트의 아공간을 넘겼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아공간.
브랜트의 것은 펜던트였다.
“아마 강제로 열려고 하면 파괴될 확률이 높을 겁니다.”
데인은 펜던트를 받아들곤 한동안 이리저리 살폈다. 그 모습을 본 브랜트가 비웃음을 머금었다.
“아무리 대단하신 도련님이라도 안 될걸?”
신문을 해야 하니 입을 어쩔 수 없이 풀어두었다만, 덕분에 쉴 새 없이 신경을 긁어대는 브랜트.
“고생하지 말고 그냥 포기하는 게 어떤가? 어차피 난 무슨 짓을 해도 내줄 생각이 없는데.”
“입 닫아라, 브랜트.”
브랜트는 이때다 싶어 옆에서 신나게 떠들어댔고, 데커스는 혹 아공간이 잘못될까 싶어 주먹만 부르르 떨었다.
사실 당장이라도 찔러서 조용히 시키고 싶은데.
‘망할 자식.’
“혹시 암살검에 반응하는 그거, 거짓말 아닌가? 진짜로 반응했다면 지금이라도 아공간을 뚫고 나왔을 것 같은데.”
이죽거림은 점점 극에 달해가고, 그러거나 말거나 데인은 아공간을 든 채 계속해서 살피고만 있었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흐른 그때였다.
철컥.
“어?”
데커스의 낮은 탄성 속에서 아공간 위 허공에 틈이 벌어졌다.
“열리네요.”
데인은 덤덤하게 말하곤 열린 공간에 손을 집어넣은 뒤, 안에서 상자를 꺼냈다.
발각 직전, 브랜트가 파편들을 쓸어 담은 상자였다.
“어…… 어떻게…….”
이를 본 브랜트는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멍하니 중얼거렸다.
분명히 그 상자다.
자신의 손으로 넣은 그 상자.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아니면 절대 꺼낼 일이 없어야 할 상자가 지금 다른 사람의 손에 들려 있었다.
“어떻게…… 꺼내신 겁니까, 도련님?”
“구조를 분석하고, 걸린 마법을 파악하고, 마력 구조를 틀어 버렸죠.”
“……일반적으로 가능한 일입니까?”
“적어도 여기선 저 말곤 안 될걸요.”
그러면서도 말투는 별거 아닌 일을 해낸 것 같아 데커스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당사자인 브랜트는 더더욱 그랬고.
달칵.
데인은 상자를 열었고, 곧바로 안에선 그토록 찾던 파편들을 발견했다.
데인은 내친김에 원래 있던 파편들을 상자 안으로 모두 모아 넣었다.
그러자 마침내-
철컥, 탁!
태고의 암살검을 이루는 파편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저절로 검의 형상을 이루었다.
“세상에.”
거기에 놀랍게도 파편화되어 있던 암살검이 단순 형상을 이룬 것뿐만이 아니었다.
파앗!
파편이 서로 붙은 자리에서 빛이 일더니…… 마치 언제 조각 났냐는 듯 멀쩡해졌다.
모든 검날들이 한데 모이고, 이에 반응하는 주인이 다가선 순간 다시 완전해진 것.
“파편이…… 저절로 서로 붙다니…….”
데커스는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더듬거렸다.
시간을 되감은 것 같았다.
수십 개의 파편으로 나뉘기 전처럼.
그렇게 상자 안에는 한 자루의 온전한 검이 놓이게 되었고,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데인은 암살검을 집었다.
“음.”
태고의 암살검.
암살검이라 하여 독특한 형상의 검은 아니다.
그저 단검보다는 길고, 일반적인 숏소드보다는 조금 짧은 그런 길이.
외려 ‘암살용’ 하나에만 집중한다면 그리 적합한 길이와 두께는 아니다.
품에 숨기기 애매한 길이.
만약 일반적인 암살자라면 아마 이런 검보다는 단검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암살단의 창시자는 이 태고의 암살검으로 수도 없는 암살을 해냈다고 한다.
그럼 역설적으로 실력이 대단하다는 뜻인데…….
“어떠십니까?”
데커스의 떨림 가득한 물음에 데인은 이리저리 암살검을 살펴보다 의문스레 말했다.
“왜 그렇게까지 중시하는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암살자들에게는 큰 쓸모가 없어 보이는데요.”
“그, 그렇……습니까?”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당황한 데커스.
‘설마 그럴 리가.’
사실 데커스도 그렇고 대부분의 암살자들은 저 태고의 암살검은 도대체 무슨 힘을 지니고 있을까, 하고 상상한다.
대부분은 그러다 저렇게 조각 난 암살검에 무슨 힘이 있겠냐며, 그래 봐야 상징적인 존재 정도로 인식하는 게 고작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 사실을 막상 마주하니 당황스럽다.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건…….”
“암살용으로 적합한 검도 아니고, 암살에 도움이 될 만한 독이 발려 있는 것도 아니네요.”
“…….”
한데 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하는 법.
이어진 데인의 말은 데커스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대신 마법이 걸려 있습니다.”
“마법이요?”
“네, 단순한 마법은 아니네요.”
데인은 자신의 마력과 공명하는, 암살검 안에 담긴 마력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맞는 것 같지?”
[그렇습니다. 확실하군요.]아르카나의 것처럼 느껴지는 그 마력을.
* * *
일단 암살검은 데인에게만 반응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한 상황이었으나, 혹시나 싶어 일단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모두 한데 모인 상황에서 살펴보니, 명백하게 ‘마법’이 걸려 있다.
데인이나 미니골렘이 모르는 다른 미지의 힘이 아니었던 것.
물론 다른 이들에게는 미지의 힘이나 다름없다. 무려 고대 마법왕국, 아르카나의 마법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런 이유로 데인에게만 반응하는 이유, 지금까지 그 누구도 여기에 얽힌 비밀을 풀지 못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고대…… 마법왕국이요?”
“일단은 그런 것 같은데요.”
“그럼 암살단의 창시자께서 마법사였다는 말씀이십니까?”
황망하게 되물어오는 데커스에게 데인은 그저 덤덤히 대답할 뿐.
“그럴 확률이 높겠죠. 아니면 이 암살검 자체가 마법왕국에서 왔을지도요.”
“아…….”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사실.
자신들의 시조가 마법사였다니.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그럼 도련님에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거까지야 저도 잘 모르겠네요.”
중요한 건 데인에게만 반응한다는 것.
데커스는 본능적으로 방금 데인에게 들었던 말들을 비밀로 해야겠다고 여겼다.
‘밝혀져서 좋을 건 없는 사실이지.’
더군다나 앞으로 암살단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서 혼란의 요소는 줄이는 게 좋다.
“아무튼 이걸로 해결됐군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도련님.”
“그럼 약속대로 이 태고의 암살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당연하지요. 물론입니다.”
여부가 있겠나.
지금 태고의 암살검보다 더한 걸 줘도 모자랄 판인데.
“쓸 일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검의 만듦새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
다만 이미 여러 다양한 무기들을 지닌 데인 입장에서는 큰 쓸모는 없을 것 같다.
전투에 한정한다면.
“다른 쪽으로는 쓸 일이 있을지도.”
아무튼 이걸로 일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원흉 브랜트는 데인이 붙잡았고, 이후 가진 아공간까지 탈탈 털렸다.
암살단 입장에서는 피해가 만만찮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일단은 사태를 봉합했다.
“이제 돌아가야겠군. 브랜트 저놈의 처분은 암살단의 동지들 앞에서 결정해서 진행한다.”
데커스의 말에 브랜트를 더 단단히 포박하는 하딜.
미리 불러 둔 동지들이 곧 이곳으로 올 터.
때마침 룬과 어니스트가 지하실에 도착했다.
“상황 종료되었군. 하, 다행이야.”
“모두 도련님 덕이지.”
데커스는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고, 룬 역시 데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도련님, 괜찮으시다면 함께 암살단 본부에 가시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진 데커스의 제안.
“암살단 본부요?”
“예. 암살검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실 겸 말이죠. 약속하신 것처럼 암살단을 이끌거나, 암살자가 되실 필요는 없지만요.”
“혹시 안에 발을 들이면 자동으로 암살자가 되어야 하는 뭐 그런 규칙이 있는 건 아니고요?”
데커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리가요. 애초에 자의든 타의든 암살자가 아닌 이가 오는 건 처음입니다.”
암살자가 아닌데 암살단 본부에 가는 사람은 데인이 처음이라니.
“그리고 애초에 그런다고 순순히 암살자가 되실 것 같지도 않고요. ‘견학’이라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암살단 견학이라.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그리고 하나 더.
“혹시 이 암살단의 창설자와 관련된 장소는 없습니까? 암살단 본부라는 곳에?”
“있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냥 그럴 것 같아서요.”
이 태고의 암살검은 아르카나의 물건.
그렇다면 이 암살단의 창설자는 적어도 아르카나와 최소한의 관련은 있다는 뜻이 된다.
그와 관련된 방이 있다면, 아마 거기서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마침 룬과 함께 합류한 어니스트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암살단?”
“그렇다는데.”
“갈 거지?”
난 흥분한 녀석의 반응에 피식거렸다.
“그래, 한번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