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3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31화(43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31화
316. 다음 학기는 순탄히
“우리 모험 특별전?”
“테마별로 정리하는 거지. 우리 지금까지 다녀온 모험들만 정리해도 어마어마할걸.”
간단하게 ‘맛보기’ 느낌으로 접근해도 최소 네 개의 테마를 구성해서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왜냐하면 동서남북 다 다녀왔으니까.
거기 다녀오며 얻은 이런저런 유물과 아티팩트, 어니스트의 스케치만 공개해도 엄청난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카테고리…… 아니, 테마를 짜자 이건가?”
“그런 셈이지. 실제로 여기에 모험을 다녀왔다는 걸 인증하는 식으로?”
머리가 모이니 생각도 활발하다.
플리마켓이라.
축제 이후로 오랜만에 재미난 활동이 되겠는데.
“그럼 아티팩트도 팔 거야?”
“비매품은 인테리어로 전시하고, 팔 수 있는 건 팔되 물물교환을 우선으로.”
“음. 우리 돈은 많으니까.”
이전에 우리는 레일라가 명품 가구를 잔뜩 들이는 걸로 약간 걱정한 적이 있다.
혹여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1년이 막 지난 현시점.
“맞아. 우리 동아리만큼 돈 많은 동아리는 없을걸. 아마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보다 많을 거야.”
다른 모든 동아리의 예산을 합쳐도 과연 우리 동아리가 보유한 예산에 미칠 수 있을까.
우리가 이번 축제에서 벌어들인 돈만 해도 어마어마한 수준일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돈은 문제가 안 된다. 때문에, 플리마켓에서 무언가 팔아서 금전적 이득을 보는 건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우리 동아리의 모험기를 알리는 것.
금전적인 이득을 보는 것보다는 아마 더 큰 의미가 있을 테다.
우리 동아리의 이름과 위상을 더 높일 테니까.
“동아리 입부 문의가 더 폭주하겠는데.”
레일라의 말마따나 부작용 아닌 부작용도 있겠다만, 그쯤이야 뭐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재미난 일을 하는 거니까.
“나중에는 동서남북이 아니라 1년 단위로 정리해 보자.”
“일단 이번 플리마켓부터 마치는 게 어때?”
그리고 재미난 일 때문에 잠시 잊고 있던, 아니 외면하고 있던 일도 있다.
“후, 이번 수강신청은 진짜…….”
“나 교양 학점 아직 다 못 채웠다구…… 3학년까지는 전부 채우라던데.”
수강신청.
“근데 레일라 너 학점 관리는 잘했잖아?”
“그럼 뭐하냐. 졸업까지 한세월인데. 그러는 너는?”
“난 모험한다고 개판으로 해서 다음 학기부터 장학금은 안녕이야…….”
학점.
“근데 어니스트 넌 졸업하면 뭐 하려고? 모험할 거면 학점은 별로 신경 안 써도 되지 않나?”
“왜, 기왕이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리고 요새는 모험 후원받으려면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게 좋다고. 그러는 레일라 너는?”
“그야 나는…… 난 아직 기사단 입부할지 말지는 생각 안 했는데. 그래도 관리해 두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나중에 뭐 하고 싶은데?”
“글쎄다.”
진로 고민까지.
이제야 다들 아카데미 학생으로 돌아온 것 같다.
나 역시 아카데미로 돌아온 게 실감 나고.
그나저나 우리 학부는 다음 학기에 도대체 뭘 한담?
전임 교수 두 명이 뭐 알려 주거나 하는 게 없으니.
“데인, 어디 가?”
“교수님들 연구실.”
그래서 물어보러 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두 사람 다 연구실에 없었다.
한 명은 보나 마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어디론가 떠난 게 분명하고, 다른 한 명은 이런 걸 남겼다.
-큼, 크흠. 작동되는 거 맞나?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크로스 교수와 비슷하게 생긴 환영이 보였다.
-그래, 이게 보인다면 네가 내 연구실에 멋대로 들어온 거겠지.
멋대로 들어오긴.
문 열어두고 갔으면 그냥 드나든 거지.
-난 지금 새로운 걸 찾아서 여행 중일 거다. 내 계획에 별 이상이 없다면 말이지. 아마 학기 시작 전에는 갈 텐데, 돌아가면 네가 깜짝 놀랄 만한 걸 알려 주마.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꽤나 흥미로웠다.
-네가 여러모로 알려 준 아르카나의 지식으로 이리저리 내가 가지고 있던 정보들을 조합해 봤는데, 뭔가 좀 알아냈거든. 그래서 이렇게 급하게 환영만 남기고 떠난다.
아무튼 그렇게 됐다고 한다.
[요새 아르카나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데인 소그레스.]“이미 발견된 것들 중에서도 많겠지.”
[그래서 아르카나를 부활시킬 생각이 있습니까?]난 그 말에 허리춤에 매달린 미니골렘을 내려다보았다.
“아르카나의 부활?”
[당연히 고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요.]“아니, 전혀.”
[어째서입니까?]“그야 이미 멸망한 왕국을 억지로 되살릴 게 뭐가 있겠어.”
물론 모든 의미에서 아르카나를 부정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이를테면, 아르카나의 효율 좋은 마법의 작동 방식들은 실현 및 보급 가능한 선에서 부활시키는 게 좋지.
지금 큰누나가 하고 있는 연구들이 대개 그런 쪽에 집중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 제국, 나아가선 이 대륙의 생활을 바꿀 만한 기술이 될 수도 있겠지.
“기술들을 보급하는 거면 몰라도, 나라 자체를 되살릴 생각은 없어. 그럴 이유도 없지 않아?”
[그야 그렇지만…… 한 사람의 마법사로서 큰 영광이 될 수도 있는 일인데 말입니다.]“글쎄. 영광보다는 혼란이 더 클 것 같은데.”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아르카나 시대의 마법사들이 들었으면 어이없어해도 한참 어이없어했을 겁니다. 그 시대 어지간한 마법사들보다 격이 높은 마력을 가지고 그렇게…….]미니골렘이 별안간 물었다.
[데인 소그레스 당신이 재미있어하는 건 뭡니까?]음 글쎄.
“플리마켓?”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그리고 걱정할 필요 없는 것들까지.
그보다 재미있는 건, 당면한 일들이다.
“어, 뭐냐. 데인, 여기 있었냐? 인기척이 느껴지더라니.”
이런 가운데 오랜만에 들려오는 목소리.
“교수님.”
켈타스 교수였다.
그는 날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어이구, 그래. 개강이 다가오긴 했지. 망할, 연구실에서 푸지게 마시고 낮잠 자는 일상도 이제 끝이구나.”
“언젠 안 그러신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술 드셨어요?”
“아니. 마시려던 참인데 너랑 마시려니 안 될 것 같아서…… 오랜만에 검이나 들어 볼까 생각 중이다. 어떠냐?”
보라.
재미난 일이 이렇게 여기저기서 생기는데.
“좋죠. 다음 학기에 뭐 배울지 미리 알아볼 겸.”
“거, 부담스럽게 너한테 뭘 또 가르치라는 거냐? 나 참. 새삼스레 뭘 배우니 그러지 말고, 이제는 그냥 와서 검 휘두르는 게 전부 아니겠냐?”
나는 씩 웃으며 몸을 돌렸다.
오랜만에 몸 좀 풀겠는데.
이번에는 창이 좋으려나.
* * *
2학기가 시작되었다.
수강신청은 그럭저럭 성공적이었고, 대부분의 강의가 다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모든 교수님들이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마자 날 불러 이렇게 이야기했다.
“혹시 이번 강의 한정으로 조교수 한번 해볼 생각 없어요?”
있을 리가.
정말 흥미로운 강의고, 그걸 도와 내 지적 탐구를 도울 수 있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그런 강의는 보이지 않아 모두 정중하게 거절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최근에 시간이 안 비어서요.”
“그렇군요. 아쉽네요. 내가 보고 들은 데인 소그레스 학생 실력이라면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제안한 교수님들 대부분이 다른 의도를 지니거나 한 건 아닐 테다.
정말로 내 학문적 역량이 탐나서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래서 거절할 때 되려 약간은 미안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크흠. 자율전공학부에 언제까지 있을 거냐? 이참에 이쪽 조교수로 시작해서 검술학부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은데.”
검술학부에 새로 왔다던 학과장이라는 양반이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에스테란자 교수도 퇴출됐고, 이제 검술학부에서 누가 이상한 소리를 할까 싶었는데 있긴 있구나.
그것도 학과장이라는 양반이라니.
“내 그간의 이야기는 들었다. 하지만 뭐 그게 중요하겠느냐? 어차피 제국은 기사들의 나라다. 네 아버지, 소그레스 백작도 그렇고 테르미온 공작도 모두 기사들이지. 이참에 어른으로서 조언 하나 하마. 잡다한 분야에 집중하지 말고 하나에 집중하거라.”
저렇게 말하는 학과장은 전직 황실 기사단 출신이라고 한다.
기사단장도 아니고 기사단 출신.
듣기로는 3기사단 부기사단장이었다던데.
한 10년 전에?
검술학부로 데려올 만한 인재가 얼마나 매말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아니면 인재가 있음에도 검술학부로 오려 하지 않는다거나.
물론 둘 다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그리고 네가 오기만 한다면 여러모로 특혜를 주마. 그래, 모든 강의를 수강신청 없이 들을 수 있는 점과…… 황실 기사단 입부 확정 추천은 어떻겠느냐?”
학과장이라는 양반은 아까 본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전직 황실 제5 기사단장.
거기에 사족도 덧붙였다.
이놈의 아카데미 하도 불러서 왔다고,
“난 말이다, 황실에서도 발언권이 꽤 높았다고. 물론 네가 황제 폐하의 총애를 받긴 하지만, 기사단 입부는 또 다른 이야기 아니겠느냐?”
난 그 말을 들으며 가만히 생각했다.
아카데미 검술학부의 위상이 참 아쉽게 된 것 같다.
내가 알기로 제5 기사단은 사실상 기사단으로서 별다른 역할 없이 ‘명예직’ 느낌이 강한 곳.
쉽게 말해 기사 서임을 받긴 받았는데, 실제 기사가 아니라 명예직으로 서임받은 이들의 소속인 곳.
기사단 앞에 붙은 숫자로 사람 차별할 생각은 없다만…….
에스테란자 교수가 나을까, 아니면 눈앞의 이 앙반이 나을까.
그보다 안 좋은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줄이야.
“응? 그러면서 이렇게 연줄도 만들어 두면 나중에 다 너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란다.”
단순히 조교직만 수행해 주길 원하는 거라면 그냥저냥 거절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해야 하나.
“다른 기사단장님께 못 들으셨나 봐요.”
“응? 다른 기사단장?”
“예. 제가 기사단 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기사단 캠프……?”
이 정도로 정보가 느리면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난 다시 말하지만 앞에 붙은 숫자로 기사단 차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양반에게 하나는 알려 주어야 할 것 같다.
“제가 2기사단 입부도 거절해서요.”
“뭐, 뭐라고? 2기사단 입부를 거절해? 그게 말이 되는…….”
아무래도 표정을 보니 진짜 모르는 것 같은데.
“다른 기사단 입부를 받아들이면 제가 입부 거절한 기사단에 누가 될 것 같습니다.”
“말도 안 돼. 아니, 세상 어느 미친놈이 제2 기사단 입부 기회를 거절해?”
그 미친놈이 나인 걸 어쩌나.
그나저나 좀 크게 말한 모양인지 이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뭐야, 데인 쟤 또 무슨 제안 받았나?”
“학과장님이랑 무슨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무슨 기사단 거절?”
“2기사단이라는 거 같은데. 소그레스 백작가니까 다른 가문 2기사단은 아닐 거고…… 그럼 황실?”
“미친, 황실?”
마침 레일라가 같은 강의에 들어와 있어 적절한 도움을 안겨 주었다.
“레일라, 넌 알지? 진짜야?”
“응. 맞을걸? 본인이 거절했을 텐데.”
“…….”
뭐, 그렇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 기사단장 앞에서 여유롭게 웃으면서 거절했어.”
저건 좀 과장이 섞인 것 같은데.
뭐, 아무튼.
“그런 이유로 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덕분에 신임 학과장은 멍하니 날 바라보다 황급히 교재들을 챙겼다.
“큼, 크흠. 내가 바쁜 일이 좀 생각나서.”
궁색한 변명을 남긴 채 그는 떠나 버렸다.
이거 원.
이번 학기도 조용하게 시작되질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