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5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50화(450/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50화
327. 이름을 부르겠습니다(2)
3황자, 에드워드.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도 ‘병신’이라 불렀던 손 문제로 황권에 일찌감치 멀어져 있던 황자.
재능을 보이기는커녕 수군거림에 숨기 바빴던 황자.
그러나, 데인을 만난 뒤 인생이 달라진 황자.
3황자 에드워드의 손 치유와 더불어 발현된 재능들은 황실을 발칵 뒤집기 충분했다.
-세 번째 황자, 에드워드 저하께서 완전히 달라지셨다지?
-손도 완치됐고, 이제는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으신다더군.
-황제 폐하께서 장차 큰 일을 맡기신다는 소문도 있어.
-그뿐인가? 제국 최고의 천재 소년이라는 데인 소그레스와도 친하다더군!
항상 1황자, 2황자만을 입에 담던 호사가들의 입에도 3황자의 이름이 슬슬 오르내리기 시작할 무렵.
에드워드는 그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동부로 파견되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테르미온 공작가의 장남, 오웬 테르미온과 비교되는 자신을 못 견뎌했으니.
하지만 또 한 번, 데인 소그레스의 도움을 받아 이겨냈고 지금은 척박한 동부에 그럭저럭 적응해 가던 차였다.
그러다 갑자기 군영에 방첩대원 한 명이 찾아와 소식을 전했다.
그 소식이란 무려 황실로부터 전해진 것.
보다 정확히는 황제이자 자신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사람의 즉각적인 황명(皇命)이었다.
3황자, 에드워드는 그와 함께 황명을 전달한 방첩대원으로부터 전후사정을 전해 들었다.
‘데인 소그레스, 또 한 번 그대 덕에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군.’
명령은 간단했다.
일련의 사태로 공석이 된 수비대장직을 임시로 수행하라.
하지만 그 무게감이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자신이 통솔할 제5 국경수비대의 관할 구역은 상당히 넓고, 통솔 병력만 해도 수백 단위.
자주는 아니더라도 ‘야만인’들의 습격까지 고려하면, 중대한 부대임이 틀림없다.
그간 오웬 테르미온 옆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통솔력을 기른 보람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사건이 터지며 기회가 온 것이고…….
그 사건이란, 데인 소그레스가 해결했다고 들었다.
‘기뻐하겠지, 이런 나의 모습을 본다면.’
사실 자신의 성장한 모습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데인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자신의 이런 모습은 자신의 친우, 데인 덕분에 시작된 거나 다름없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다급하게 준비를 마친 뒤-
자신에게 많은 걸 알려 주었던 오웬 테르미온과의 짧은 작별 인사까지 마치고 빠르게 다른 국경 구역으로 이동하는 지금.
“다 와 갑니다, 저하. 이제 삼십여 분 정도만 말을 달리면 됩니다.”
두근거리는 가슴.
자신의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으며 가장 깊은 사이의 친우를 마주한다는 건 이렇게나 가슴 뛰는 일이라니.
그렇게 다시 30여 분.
마침내 군영에 도착하였을 때, 에드워드는 자신을 맞이하여 도열한 채 꼼짝도 하지 않는 병사들을 볼 수 있었다.
“황자 저하께, 충!”
“쉬어.”
에드워드는 배웠다.
안 그래도 긴장감이 감도는 국경에 쓸데없는 군기와 예법은 병사들을 지치게 할 뿐이라고.
“모두 해산하여 본 과업으로 돌아가도록.”
그렇게 병사들을 간단히 해산시킨 에드워드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데인이 머무르는 곳이었고-
“저하.”
“데인.”
마침내 자신의 오랜 친우를 마주할 수 있었다.
“국경에도 종종 소문이 들려오더군, 가는 곳마다 엄청난 공적을 세우고 있다 들었다.”
“어쩌다 보니 일이 그렇게 연결되더군요.”
“하하. 어쩌다 보니 일이 그렇게 풀리는 사람도 없을 거야.”
에드워드는 흐뭇한 얼굴로 데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시는 저하께서도 무사히 동부에 계시는 모습을 보니 기쁠 따름입니다.”
“음. 덕분이지. 모든 게 그대가 날 치료한 뒤부터 시작된 거 아니겠는가?”
“저하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 칭찬을 거듭하던 가운데 에드워드가 문득 물었다.
“그나저나 내가 대강의 상황만 전달 듣고 왔는데, 동부엔 어인 일인가?”
“연구 조사차 왔습니다.”
“음. 맞아. 그대는 학생이었지. 같이 온 사람은…….”
“저희 학부 담당 교수님입니다.”
“아아.”
에드워드는 부러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나도 그대들과 함께 아카데미에 다니면 참 좋으련만.”
“대신 황자 저하께서는 큰 일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음. 큰일. 그래, 맞지.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
에드워드가 눈을 빛낸 건 그때였다.
“이곳, 동부에서의 임무가 마무리되면 돌아가는 대로 나 역시 결정의 순간이 올 것이다.”
“결정의 순간이라면…….”
“알지 않는가.”
의미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다른 누군가를 지지하느냐, 혹은 홀로 서느냐 선택하는 시간이 오겠군요.”
“바로 맞췄다.”
에드워드는 황자다.
정확히는 3황자.
그리고 3황자라는 건, 1황자와 2황자가 앞서 있다는 뜻.
“이미 형님 두 분께서 나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오셨다. 두 분 모두 같은 걸 요구하셨고, 같은 걸 약속하셨다.”
자신을 지지하라는 요구.
그리고 그렇게 했을 경우…… 황위를 이은 뒤, 여러 가지를 약속받았겠지.
“난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했지. 하지만 언젠가 결정해야 할 시간이 올 것이다.”
에드워드는 묘하게 비장한 표정으로 데인은 바라보았다.
“그때가 되었을 때를 위해…….”
그리고, 쉽사리 묻지 못한 채 우물거렸다.
아마 쉽지 않은 질문이 될 것이다.
데인의 가문을 고려한다면 모든 대답을 간단하기 결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일 테니.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데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명쾌한 대답을 꺼냈다.
“저하.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저하의 친우로서 저하에게 등을 돌리진 않을 겁니다.”
데인은 씩, 미소를 머금었다.,
“저 데인 소그레스는 언제까지나 에드워드의 친우일 것입니다.”
“하하…….”
부끄럽다는 듯 머쓱한 웃음을 짓는 에드워드.
사실, 약간은 대답을 기대하고 왔다.
자신을 지지하겠다, 뭐 그런 선언 같은 거 말이다.
하지만 데인은 자신이 원하던 것 이상의 대답을 해 주며 되려 부끄럽게 만들어 버린 셈.
이보다 더 든든한 선언이 또 있을까.
“내 어떤 식으로든 평생 그대를 잊지 않겠다.”
“기대하겠습니다.”
그렇게 잠깐의 해후가 마무리된 가운데 데인이 물었다.
“그럼 앞으로 이 구역을 통솔하시게 되는 겁니까?”
“당분간은 그렇게 될 것 같다.”
“경하드립니다.”
“축하는 아직 이르지. 마침내 내가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을 때, 그때 다시 한번 해주면 고맙겠군.”
에드워드는 결연한 표정을 내보이곤 물었다.
“그대는…… 이전보다 키가 조금 더 큰 것 같군. 분위기도 조금 더 달라졌어. 새로운 경지에 다다랐나?”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 그때보다 더 강한 거라면…… 그대는 도대체 얼마나 강하다는 건가?”
데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이번 생에서는 단 한 번도 전력을 다해 실전에서 싸우거나 힘을 발휘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정도 수준의 힘을 지닌 데인이라면, 황자들 중 어느 쪽을 돕든 판세를 뒤집거나 굳히기 충분할 테다.
단순히 ‘무력’만 강한 게 아니라 정치적인 뒷배와 황제 폐하의 총애까지.
에드워드 입장에선 아직 형님들이 데인에게 접근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스러운 일.
그 이유가 데인의 가문, 그리고 황제 폐하의 총애 덕이라는 건 아직 잘 몰랐지만.
여하튼, 에드워드는 데인 앞에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약속했었지. 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음에 수도로 돌아왔을 때는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
데인 역시 이에 화답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하.”
에드워드가 듣고 싶었던 말을 덧붙이며.
“그때는 저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 * *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나와 크로스 교수는 목표를 향해 다시 길을 떠났다.
예상지 못한 일이 하나 생기긴 했지만, 그럭저럭 소득이 많았다.
“셋째 황자 저하랑은 또 어떻게 아는 사이냐?”
“이런저런 일이 있었죠.”
“허, 나 참. 이쯤 되면 제국에서 널 건드릴 만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크로스 교수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리곤 한마디 충고했다.
“그쯤 되면 줄을 잘 타는 게 좋을 거다. 아마 첫째 황자, 둘째 황자도 알기야 하겠지만 네가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지지하는 그 순간부터 피 바람이 불 수도 있거든.”
나도 안다.
황제라는 자리에 오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셋째 황자 저하는 아직 지지기반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니…… 네가 큰 도움이 되겠구나.”
현시점에서 에드워드가 진정 그걸 원할까.
지지기반이 없다는 건 도리어 내가 지지 선언을 했을 때, 정작 3황자 에드워드가 아니라 나만 보이는 부작용을 초래할 테다.
잘난 척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니까.
꾸준하고 착실하게 기반을 다지고 활약하며 이름을 알려 온 1황자, 2황자와는 달리 에드워드는 이제야 날개를 펴기 시작했으니까.
“그건 그때 가서 봐야죠. 복잡한 일이잖아요?”
“흠. 그야 그렇지. 어차피 귀족이라면 정치란 숙명이니.”
정치라.
그보다는…….
내 친구를 돕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지 않을까.
“글쎄요. 그건 별로 안 당기는데요.”
정치를 하고자 했으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황제와 우리 가문을 이어 주고, 거기에 테르미온 공작가까지 챙기며 그 사이에서 이득을 취했겠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이유는 간단하다.
별로 재미없어 보여서.
“재미있는 일 하기도 바쁘고 짧은 생이잖아요.”
“그야 그렇지. 너다운 대답이다.”
의도치 않게 정치적인 입지를 쌓는 거라면 모를까.
바로 이번처럼 말이다.
“아무튼 재미있는 일 하는 덕분에 시간이 꽤 지체됐구나.”
“그사이 발굴 들어간 건 아니겠죠?”
“정보원 정보가 틀린 게 아니라면 아직 안 했을 거다. 대신 경계는 더 삼엄해져 있겠지. 어수선한 틈을 노리는 계획은 좀 수정해야 할 것 같구나.”
우리는 일단 이동하는 동안 위장을 미리 마쳤다.
바로 전쟁상인으로 위장하는 것.
미리 위장하는 이유는 본 모습으로 주변에 어슬렁거리다 향후 국경을 넘었을 때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함.
쉽게 말해 신중을 기하는 셈.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데?”
“그러게요.”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국경.
양 국가의 경비병들이 경계하는 국경선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곧 저기를 넘는다.
물끄러미 국경을 바라보는데 옆에서 크로스 교수가 피식거리며 어깨를 툭 쳤다.
“뭐야, 긴장했느냐?”
“아뇨.”
긴장은 무슨.
그냥 기분이 묘해서 그렇지.
보자.
내 나이가 열다섯이니, 이번 생에서 살아온 햇수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
드레니크 땅을 마지막으로 밟은지 말이다.
그러니 기분이 묘할 수밖에.
한 많고, 하고 싶은 거 많았던 전생의 땅으로 잠시뿐이지만 돌아가는 거니.
하지만 어떤 기분일지는 가 봐야 아는 일.
나는 발걸음을 떼며 말했다.
“이제 가죠.”
마침내 드레니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