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6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62화(462/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62화
330. 의문의 영웅(2)
드레니크 정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황실에서 마침내 오랜 침묵을 깨고 균형의 추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전쟁 후, 귀족 연합의 견제에 시달리던 황실이 마침내 반격에 나섰다는 것.
그런데 그 주장의 근거가 참 희한했다.
바로, 난데없이 출현해 ‘신의 불’을 섬기는 종교집단을 싹 쓸어버린 의문의 사내다.
“들었나? 황실의 비밀스러운 부대가 마침내 움직였다더군.”
“에헤이, 어디서 또 낭설을 듣고.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건가? 진작에 안 꺼내고 뭘 했다는 거야?”
“지금까지는 무척이나 비밀스럽게 처리했다는 거겠지. 그리고 이젠 귀족들의 견제에 시달리다 못해 꺼낸 거고.”
“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반응은 제각각이다.
믿는 쪽.
부정하는 쪽.
걱정하는 쪽.
귀족들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약간은 동요했다.
목격자, 증거 등을 고려할 때 소문의 신빙성이 상당했기 때문.
푸른 눈과 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의문의 사내.
그리고 엄청난 검술 실력과 상대의 힘을 제압하는 확인 불가능한 기술까지.
모로조프 소령의 말에 따르면, 그 사내는 거의 홀로 성채 하나를 싹 쓸어버렸다고 한다.
의문의 비행 마물과 함께.
이런 소문이 단지 정계에만 퍼진 건 아니었다.
귀족들과 가까이 지내는 호사가들, 혹은 귀족들을 곁에서 모시는 사용인들, 그도 아니면 창문 밖에서 대화를 훔쳐 들은 사람들까지.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번져나가기 시작한 셈.
“들었나? 국경 쪽에 웬 종교 집단이 나타났는데, 글쎄 황실에서 강력한 기사 한 명을 보내 처리했다는 거야.”
“심지어 그 기사는 혼자였고, 거기에 와이번까지 데리고 다녔다는데?”
“그, 왜 내가 이스트 시티에 가서 들었는데 ‘신의 불’ 운운하는 녀석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더군. 그놈들이 싹 쓸렸다는 거야.”
여하튼, 드레니크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 난데없는 사건에 황실의 반응은 이러했다.
침묵.
긍정도, 부정도 않는 반응.
혹자는 황실의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마침내 귀족들을 누를 준비가 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글쎄.
드레니크 황실의 진짜 반응이 뭔지는 당사자들만이 알 테고, 그렇게 드레니크에는 ‘황실에서 보낸 영웅’의 이야기가 서서히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시각.
“모로조프 소령.”
사건의 ‘목격자’인 모로조프 소령은 지금 귀환 명령을 받고 수도 인근 모처에 와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황실 소유의 별장.
눈 밖에 난 황실의 핏줄이 유배당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여길 올 줄이야.
물론 ‘좋은 일’로 온 건 아니다.
“지금부터 사건 청취를 시작하겠소, 모로조프 소령. 목격한 모든 것들을 거짓 없이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이오.”
황실에서 파견된 조사관.
단순히 ‘조사관’ 직책 하나로만 바라보기에는 엄청난 권한을 지닌 존재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상상에 맡기겠소. 참고로 이곳 반경 10㎞ 이내엔 아무도 없지. 또한, 이곳에 나와 모로조프 소령이 들어온 사실 역시 아무도 모르오.”
“…….”
“그럼 동의한 것으로 알고 시작하겠소.”
찰칵.
조사관이 기계공학 녹음기를 작동시켰다.
모로조프 소령은 첫 번재 질문을 듣기 전 여러 가능성을 떠올려 보았다.
황실이 날 부른 이유는 뭘까.
입을 다물게 하려고?
아니면 뭘 알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이 사실을 누구에게 말했소?”
“같이 있던 이들 외 아무와도 대화한 적 없습니다. 말했다시피 귀환 명령 서신을 받고 바로 복귀했습니다.”
“확실하오?”
“확실합니다. 거짓이 없음에 제 계급과 가문을 걸고 맹세합니다.”
그 말에 잠시 모로조프 소령을 바라보던 조사관은 품에서 빈 종이를 꺼내 내려놓았다.
“아는 대로 모두 적으시오. 모로조프 소령이 본 모든 것을.”
“……정확히 무슨 말입니까?”
조금 난데없는 요구에 모로조프 소령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는데, 거기엔 이상한 대답이 돌아왔다.
“당신이 본 그 ‘요원’에 대해 말입니다.”
순간 치미는 기시감.
위화감은 덤이었다.
왜 이런 질문을 할까.
황실에서 보낸 요원일 테고, 그래서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설마, 황실에서 보낸 요원이 아니라는 건가?’
아주 문득 든 생각이나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는 건…….
자신이 본 그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 * *
이 영웅담.
혹은 괴담의 당사자인 데인은 귀를 후비적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가 제 뒷담화를 하는 것 같은데요.”
“넌 줄 모를 거다, 아마. 드레니크 황실이 발칵 뒤집혔을걸?”
“그야 그렇겠죠. 어떻게 나올까요?”
“현 드레니크 황제가 겉보기엔 유약해도 머리 좀 쓰는 위인이라 들었으니, 한번 지켜보면 되겠구나.”
다음에 드레니크에 갈 때 무척이나 기대될 것 같았다.
물론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상황이라는 게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그래도 확실한 건, 데인이 현재 드레니크 정계에 엄청난 화두를 안겼다는 것.
권력을 거의 다 장악했다고 평가받는 귀족파들을 크게 긴장시켰으니까.
이걸 황실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아서 할 일이다.
“흠. 이제 다 됐으니 돌아갈 준비하거라.”
이런 가운데 돌아갈 시각이 됐다.
바로 아카데미로 돌아갈 시각.
참고로 오늘 새벽, 동이 트기 전 둘은 국경을 넘어 다시 알테온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당연히 추적도 받지 않았고, 변장도 적절하게 풀었다.
그리고 지금, 수도로 텔레포트하기 위해 미리 정해둔 장소로 온 것.
텔레포트 준비를 마친 크로스 교수가 여기까지 왔던 길을 힐끗 돌아보았다.
“참 희한한 일도 많았지, 안 그러냐?”
“그러게요. 뭐, 본 목적은 무사히 달성했으니 됐죠.”
늘 그렇듯 이런저런 일들이 따라붙었지만 오히려 좋았다.
태고의 마법이라는, 데카니우스의 연구실을 턴 것 이상의 소득도 올렸으니까.
하지만 진정한 소득은 따로 있었다.
무려 15년 만에 드레니크 땅을 다시 마주한 것.
그게 바로 가장 큰 소득이다.
그렇다고 데인 소그레스라는 정체성을 잊거나 뒷전으로 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 비전 마법 연구, 나도 껴도 되는 거냐?”
“미니골렘이랑 이야기해 보세요. 충전은 다 됐나?”
[충전량은 충분해서 며칠 동안은 떨어져 있어도 됩니다. 또, 큰누님의 연구실에는 제 전용 충전 플랫폼도 있으니까요.]언제 또 그런 걸 만들었나 싶다.
저번에 한 번 맡겨 놨더니 부쩍 가까워진 모양.
“끼륵!”
이런 와중 카르나스가 자신을 어필했다.
마치 잊지 말라는 듯이.
“카르나스. 이번에 활약 좋았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끼-륵!”
이른바 ‘불의 성채’ 습격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카르나스.
신의 불을 내세우며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태우던 놈들은 수십이나 태워 없애 버렸다.
사실상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었는데,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본 녀석들은 모두 타 죽었으니.
때문에 아마 카르나스에 대한 소문도 퍼지지 않을까.
드래곤으로 소문이 퍼질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 어니스트라는 아이는 모험 이야기 들으면 아주 실망하겠구나. 자기가 갔어야 한다고 생각할 텐데.”
“다음에 같이 가죠 뭐. 이 핑계로 드레니크어 공부도 하면 좋고요.”
이제는 돌아갈 시각.
사흘간의 재미나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 그리고.”
텔레포트를 발동시키려던 와중, 크로스 교수가 씩 웃으며 말했다.
“현장학습 평가는 A 플러스다. 아주 잘했어.”
* * *
“뭐? 어딜 다녀와? 드레니크?”
“미쳤네…….”
“와…… 우리가 지금까지 한 건 모험이 아니었구나.”
드레니크에 다녀왔다는 말에 다들 한마디씩 하는데, 반응들이 비슷했다.
내가 쟤들이라도 저럴 것이다.
드레니크가 어디 그냥 옆나라도 아니고 말이야.
“가서 뭐 했는데?”
“데카니우스라는 양반의 마법 연구실도 털고, 태초의 마법도 배워 오고.”
“음, 재미난 걸 하고…… 뭔 마법?”
난 친구들에게 조금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알아듣거나 흥미를 보이는 녀석이 거의 없었다.
다만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데인이 굳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대단한 거 아닐까?”
“아마 그럴걸. 뭔지는 몰라도.”
“나중에 알아서 보여주겠지.”
그나마 관심을 보이는 건 알투르뿐.
다만 얘도 그게 뭔지는 잘 몰랐다.
“그런 게 있었어?”
“나중에 보여줄게.”
“넌 도대체 무슨 마법사야?”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시드레인도 날 정의하길 포기했는데.
아무튼 아카데미로 돌아오자마자 미니골렘을 큰누나의 연구실에 맡겨두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전해지겠지.
그사이 나는 남은 2학기를 잘 마무리하면 된다.
그나저나 벌써 아카데미에서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니.
시간 참 빠르다.
슬슬 기말고사 준비도 해야 하고, 잠시 잊고 있었던 2학기 행사도 시작할 때가 됐다.
마침 레일라가 운을 띄워 주었다.
“데인, 저번에 어니스트랑 이야기한 플리마켓 부스 이야기 좀 하자.”
“좋아.”
플리마켓.
‘마켓’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말 그대로 시장이다.
다만 아카데미 내부에서 열리는 시장이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시장.
우리는 이전에 이야기한 대로, 이곳에 우리의 모험담을 전시하고 물건들을 판매할 생각이다.
“모험담 그림은 어니스트가 그리기로 했어. 실력 보니까 그림 쪽은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던데?”
어니스트 스케치 실력이야 상당하지.
채색까지는 제대로 본 적 없지만, 녀석이 자처한 이상 알아서 잘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뭘 팔지도 고민해 봤는데…….”
레일라는 잠시 우물거리다 말을 이었다.
“다들 좀 과해.”
“과해?”
“응. 플리마켓 분위기를 보니까 그냥 안 쓰던 물건 파는 정도거든? 근데 우리는…….”
잠시 후.
우리는 왜 레일라가 그런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
“……안 쓰는 물건이 아니라 아직 ‘안 판 보물’이네?”
어이가 없다는 프리실라의 중얼거림처럼, 이건 ‘물건’은 맞지만 대체로 ‘보물’이라 불려야 될 것들이다.
“우리 이렇게나 많이 모았었어?”
“와…… 이거 다 팔면 성도 한 채 사겠습니다, 선생님들.”
보물이 많았다.
그것도 무척이나.
심지어 이건 일부에 불과했다.
“세상에…… 너희 도대체 모험을 얼마나 다닌 거야? 데인이 주도한 거면 고작 2년도 안 된 건데?”
다른 녀석들보다 1년 늦게 만난 제나의 말.
“그을쎄. 여기저기 많이 다니긴 했지?”
“아무래도.”
굳이 세어 볼 것도 없이 2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제국 동서남북을 다 돌았으니.
심지어 나는 거기에 드레니크까지 다녀왔다.
아무튼 이걸 다 팔 수는 없다.
아카데미 안에 있는 모든 현물들을 동원해도 이걸 못 살 것 같으니.
“여기서 팔릴 만한 것만 빼놓자. 작은 장신구나 이런 것들. 일단 감정도 받아 두고.”
“감정이 그때까지 되려나…….”
“너무 비싼 물건들은 따로 팔면 되는 거지. 당장 돈 필요한 건 아니니까.”
보석, 특히 화폐 대용으로 사용 가능한 가치 높은 보석들은 당장 가지고 있어도 손해 볼 게 없다.
“좋아. 빠르게 움직이자. 레일라, 나랑 같이 보석 감정받으러 가자.”
“알았어. 얼마나 챙길까?”
“일단 목록 좀 보고. 그리고 어니스트는 일단 우리 모험 기록 정리해서 스케치부터 시작하고.”
“좋아. 신난다!”
그리고 나머지는 부스 만들기 투입.
아, 여기에 알투르는 부스 쪽에 마법 효과를 더하는 임무도 맡았다.
이걸로 역할 배분은 끝.
“좋아. 움직이자.”
드레니크에서 돌아온 나의 일상이 다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