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7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70화(470/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70화
331. 제국의 큰손(8)
콜튼은 생각해 봤다.
마차는 당연히 한두 개 생산해서는 수지가 안 맞는 품목이다.
각종 편의성을 증대하고 고급화한 주문제작 마차를 제외한다면, 마차는 기본적으로 동일 품목 생산을 전제로 한다.
거기에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조금씩 변형을 가하는 것뿐.
제국 전역의 마차 시장을 거의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무튼, 공장으로 가는 동안 들은 데인의 제안은 이러했다.
“공장 설비를 임대해 주면 그 설비에서 이 마차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드리죠.”
쉽게 말해 위탁생산.
“단, 마력석 장착 및 관리는 모두 저희 쪽에서 진행합니다.”
하지만 핵심은 콜튼 브랜슨의 공장이 아닌 데인 소그레스와 큰누나 아라벨라 소그레스 쪽에서 진행한다.
쉽게 말해 굴러갈 수 있게 뼈대를 만들고 마력석을 장착할 수 있도록 정해진 대로 회로를 제작해 달라 이 말.
하지만 아무리 핵심이 빠졌다 한들 이걸 거절할 바보는 없냐.
왜냐?
말 없이 가는 마차가 만들어지는 그 순간, 마차 산업은 일대 혁명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말의 수요는 분명히 줄어들 테고, 마차의 유지보수가 훨씬 쉬워진다.’
마차의 핵심은 말 그대로 말(馬)이다.
제국엔 이런 법이 있다.
말을 훔치거나 죽이면 사형, 혹은 사형에 준하는 형벌.
말을 뺀 마차만 훔치면 투옥 및 손해배상.
그야말로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중요한 동물이 말인 셈.
그런 말이 사라진다?
‘상징성도 충분하다. 잘만 키우면 나는 가문을 물려받을 수 있어.’
콜튼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렇게 도착한 공장에서 콜튼은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가 설비를 소개했다.
“여기가 바로 브랜슨 마차가 자랑하는 공장의 설비입니다. 편히 둘러 보시죠, 투자자님들.”
공장은 상당한 규모였고, 꽤 기초적인 기계장치를 활용해 자재를 운반하고 절단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드레니크의 기계공학이 일부 적용되어 있었는데, 콜튼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난쟁이들의 설계도를 우연히 발견한 것에서 출발한 물건들이죠.”
누가 봐도 드레니크의 기술력이 적용되었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 봐도 무방할 테지.
사실 중요한 건 아니다.
어차피 설비는 아라벨라의 마음대로 뜯어고칠 참이었으니까.
“이거, 설비 설계 변경도 가능하죠?”
“네? 그야…….”
변경이 가능하냐는 말에 콜튼은 살짝 당황했으나 더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요. 시범적으로 두세 개 정도의 설비를 변경해서 생산해 보시죠.”
이건 투자다.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밝은 미래를 생각할 때, 설비 변경에 따른 리스크쯤이야.
“한 번에 변경하는 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
“두세 개 변경해서 테스트하고, 다시 변경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렇……긴 합니다만.”
약간의 난색을 표하자 이번엔 데인이 나섰다.
“아쉽군요. 저희가 거는 기대만큼은 아니더라도 크게 생각하고 계실 줄 알았는데.”
“그러게. 데인, 우리 또 어디 알아봤었지?”
“별도로 알아본 곳은 없지만, 설비를 변경할 수 없으면 방법은 하나뿐이지.”
등 뒤에서 흐르는 식은땀.
낭패다.
너무 들뜬 나머지 공장을 쉽게 보여주었다.
만약에 이들이 자신과 협력하지 않고, 가문을 등에 업어 별도의 공장을 설립한다면?
‘안 돼.’
지금까지 그린 빛나는 미래가 그대로 암울한 현실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물론 데인과 아라벨라는 공장을 만들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지만, 콜튼의 마음이 그만큼 급하다는 반증.
“알겠습니다. 몇 개 정도의 설비를 원하십니까?”
“공장에서 제공 가능한 게 최대 몇 개죠?”
“지금으로선…… 열 개입니다.”
“그럼 열다섯 개는 어떤가요?”
“…….”
그제야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사업을 할 때 아무리 겉으로 다급해 보이고 온갖 연기를 해도, 속마음만큼은 흔들림 없는 잔잔한 호수 같아야 한다.
누군가 돌을 던질지언정 그 파문이 오래가선 안 된다는 가르침.
‘난 아직 멀었군.’
열다섯 개.
현재 이 공장 설비는 오십 개.
절반은 아니지만, 실패할 경우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납기일이 밀리는 건 물론이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도 해야 하며, 자연히 브랜슨 마차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요, 거기에 더해 가문 내 입지 악화까지.
하지만, 성공한다면?
마차 하면 브랜슨, 브랜슨 하면 마차.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말이 실현될 것이다.
때문에 콜튼은 승부수를 던질 때라 생각했다.
“스무 개로 하시죠.”
기다렸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데인.
“화끈하시군요.”
“이건 제가 투자하는 겁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말씀하셨죠. 투자의 기회는 멀리 있지 않다고.”
데인과 콜튼이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성사된 빅 딜.
계약서까지 써야 완전히 성사되겠지만, 구두만으로도 효력은 충분하다.
“그럼 구체적인 계획을 한번 들어 볼까요, 투자자님들.”
“간단합니다. 설계도를 제공할 테니 양산에 알맞게 저희와 함께 수정하면 됩니다. 이후, 거기에 맞게 설비를 변경하여 양산을 시작하면 됩니다.”
“가격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기존 마차보다 비싸게 판매해야겠죠. 하지만, 가격은 우리가 아니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조건에 맞추게 될 겁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콜튼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어진 데인의 제안을 듣곤 조금 놀랐다.
“판매에는 홍보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야 당연하죠. 지면 광고와 광장 광고 모두 진행할 겁니다.”
“거기에 실물 광고도 함께하시죠. 마부들을 숙련시켜서 수도를 돌아다니게 하는 겁니다.”
“실물 광고…….”
사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 만한 광고도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건데, 이 생각이 아카데미 2학년생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게 좀 놀랍다.
“가문에서 경제학도 가르칩니까?”
“기본은 배우죠.”
아마 소그레스 백작가가 생각하는 기본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본은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실물 광고를 진행하면 사람들은 아마 처음에 많이 놀랄 겁니다.”
놀라기만 하겠는가.
놀란 만큼 관심이 쏟아질 것이다.
자연히 주문 폭주로 이어질 테고, 그때부터는 기존 마차 납기일은 걱정할 필요도 없어지겠지.
모두가 기존 납기계약을 변경해 저 ‘말 없는 마차’를 원하게 될 테니까.
상상되는 밝은 미래.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
설비 변경에 따른 비용, 변경 방식, 들어가는 자재, 마차의 설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익 분배와 비밀유지조항 등.
그리고 하나 더.
가장 중요한 게 남아 있었다.
“마력석 조달은 어떻게 진행하시는 겁니까?”
“죄송히지만, 그 방식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구매한다, 이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아…… 이해합니다.”
이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은둔 마법사의 마력석’은 그야말로 혁명이라 불리는 물건.
‘혹시 이쪽으로의 구매가 더 이상 안 된다면…….’
“구매가 끊길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원하신다면 이 부분은 따로 계약서를 쓰시죠.”
“아, 그래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걸로 유일한 불안도 사라졌다.
물론, 그 마력석의 생산자가 데인 본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말이다.
“그럼, 사무실로 갈까요.”
잘만 하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큰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콜튼은 그런 상상 속에서 데인과 함께 공장 사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건 알 리 없었다.
정작, 큰손은 지금 자신과 함께 사무실로 향하는 데인이란 사실을.
* * *
계약서 공증 및 서명까지 마무리한 뒤, 큰누나는 한동안 공장에 머무르기로 했다.
큰누나의 제안이었다.
보안이 생명이고, 또 자신쯤 되는 사람이 공장에서 아카데미를 자주 오가면 누군가 궁금하게 여길 거란 뜻.
“적어도 기말고사 끝나기 전까지는 설계랑 설비 변경 마무리할 거야. 마력석만 준비하면 돼.”
“응. 걱정 마, 큰누나.”
“이제 첫걸음이네, 그치?”
“시작에 불과하지.”
큰누나와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건 나와 큰누나의 프로젝트에서 작고 원대한 시작이 될 것이다.
내 특제 마력석.
썩혀 두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팔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물건이다.
이걸로 재미난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맞아떨어진 셈.
“마차 끝나면 다음은…… 제분기랑 오븐이었지? 그건 조만간 시제품이 나오니까 그때 또 이야기하자.”
“좋아. 무리하지 말고.”
“나한테 제일 안 어울리는 말이네.”
* * *
큰누나는 그렇게 콜튼의 융숭한 대접 속에서 공장에 머무르게 되었고, 나는 아카데미로 잠시 돌아왔다.
학생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
“오, 데인. 왔어? 갔던 일은?”
“잘하고 왔지. 근데 다들 왜 이렇게 죽을상이야? 보석들도 잔뜩 얻어놓고.”
동아리방으로 돌아왔는데 표정들이 다들 안 좋아 물어보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곧 기말고사잖아.”
“아.”
“그리고 들었어? 내년부터 유급 기준 새로 신설된다던데.”
“유급?”
처음 듣는 말이지만, 나와는 사실 별로 관계없는 이야기였다.
“응. 앞으로 하위 20%는 모두 유급시켜 버린대. 원래 10%였는데. 두 배가 됐다구!”
“그럼 더 잘하면 되잖아?”
“……이럴 때만큼 재수 없는 순간이 없습니다, 데인 선생님.”
한숨을 쉬는 도리안.
옆에서 프리실라가 그런 도리안을 보고 한마디 했다.
“너 유급당해야 하는 정도였어? 저번에 나한테는 그 정도는 아니라면서?”
“그, 그게 말인데…….”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응?”
프리실라에게는 유독 약한 도리안은 불쌍하게도 다른 방에 끌려갔다.
저러다 고행 같이 떠나면 볼 만하겠는데.
“그래서 다들 지금 기말고사 준비하느라 그런 거구나.”
“기말고사도 기말고사고, 유급 기준도 그렇고…… 우리야 그나마 이 정도지, 다른 쪽은 난리 났을걸?”
하위 20%는 유급.
아카데미에서 인재만 졸업시키겠다는 의지 같았다.
뭐, 그거야 아카데미 측 정책이니 내가 왈가왈부할 만한 일은 아니다만…….
“그거 때문에 어니스트가 없는 건가?”
여기서 유급을 가장 걱정해야 할 녀석이 안 보인다.
어니스트는 참고로 성적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어느 정도냐면, 저번 학기에도 유급을 간신히 면했을 정도.
모험과 탐험에 빠져 살고 평소에도 스케치와 모험일지 정리에만 시간을 쏟아붓는 녀석이라 그럴 만하긴 한데…….
“아까 안 그래도 표정이 좀 안 좋더라고. 유급 때문만은 아닌 것 같던데.”
레일라의 말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거 때문만은 아니라…….”
떠오르는 게 하나 있었다.
“혹시 웬델 탈리아?”
“본인이 거절한다고 했었잖아?”
난 고개를 저었다.
“쉽게 포기할 사람처럼은 안 보였는데.”
나와 콜튼이 이야기하는 사이 내내 지켜보며 못 박힌 듯 버티고 있던 웬델 탈리아의 모습.
“어니스트 좀 찾아봐야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