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7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71화(47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71화
332.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들, 그리고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민하고 탐구하는 질문이 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사람이 백 명이라면, 아마 백 개의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그만큼 정답이랄 게 없는 질문이다.
웬델 탈리아는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것, 그러니까…….
어니스트 딜런이 그린 그림이야말로 예술이다.
왜냐?
‘이렇게 자꾸 보고 싶으니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 아닐까.
웬델에게는 그 그림, 어니스트가 그린 그림이 그러했다.
누군가 그러던데.
예술의 가치는 당연히 객관적일 수 없다고.
평가가 쌓이고, 때로는 누군가의 한마디에 졸작이 걸작으로 변모하기도 한다고.
이에 대한 논쟁은 수도 없이 많지만, 어쨌건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만큼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림이 지금까지 있었던가?
수많은 명화를 감상하며 의무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던 적도 있었다.
뛰어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흔든 적은 별로 없었다.
아마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정확히는 어니스트의 그림을 생각해 보니 그건 가슴이 두근거린 게 아니었던 것 같다.
바로 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지.
‘반드시 가져야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취향이 독특한 것도 아니었다.
이미 미술학부 교수들이 극찬했고, 그 그림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좋은 평을 남겼다.
심지어 웬델처럼 푹 빠진 사람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미술학부 학과장.
방금 전, 강의를 막 들은 웬델에게 이런 말을 할 정도.
“탈리아 양이 한번 그 아이에게 전과를 제안해 보겠어요?”
미술학부 학과장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니.
자신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때문에 웬델은 더더욱 어니스트의 그림을 자신이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학교에도 입학시켜야지.”
그 정도 재능이라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만한 곳이 필요하다.
그곳이 바로 예술학교.
자신도 이곳을 졸업 후 그곳으로 갈 예정이다.
“선배님,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그때 들려오는 후배의 목소리.
“큼큼.”
웬델은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골목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대로변을 걸어오던 어니스트를 마주했다.
“어니스트 딜런.”
“뭐, 뭐야.”
“나랑 이야기 좀 하지.”
“그림 안 판다니까요!”
어니스트는 그야말로 기겁하며 물러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니스트의 뒤를 시녀처럼 따르던 후배 두 명이 막아섰다.
“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냥 이야기나 하자는 거야. 원하면 그냥 지나가도 돼. 다만, 네 그림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는 거야.”
“……하아.”
어니스트는 깊은 한숨 속에서 물었다.
“제 그림을 높게 평가해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전 팔 생각이 없어요, 선배님.”
“모든 작가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팔지 않겠다, 예술가의 자존심이 있지, 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게 맞는 자세지. 자신의 작품 가치는 스스로가 알아야지. 음. 역시 내가 마음을 빼앗긴 그림의 작가다워.”
미치겠네 진짜.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해도 안 팔아요.”
“그러면 더 가지고 싶지.”
“……도대체가.”
차라리 날강도였으면 한 대 치고 도망가기라도 할 텐데, 그것도 아니라니.
광기마저 느껴지는 눈길에 어니스트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왜냐?
자신이 생각하는 그 그림은 팔기 위해 만든 게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전시용이고, 친구들과 함께한 모험을 기록한 소중한 그림이다.
동아리방에 걸어두고 대대손손 물려 주면 물려 주었지, 절대 팔 생각은 없었다.
어니스트는 타협점을 제시했다.
“차라리 원하는 새로운 그림이 있다면 그릴게요. 돈은 받아야겠지만요. 하지만 그 그림은 안…….”
“그 그림이 아니면 안 돼.”
“…….”
아무래도 소용없는 것 같았다.
“얼마면 되겠어? 금화 20만 개면 되나?”
“그, 금화 20만 개요?”
“음. 부족했나? 그럼 30만 개로 하지. 참고로 신인 작가의 그림이 이 가격에 팔려 나간 전례는 없어.”
20만 개.
말도 안 되는 금액.
30만 개는 더더욱.
이쯤 되자 어니스트도 마른침을 꼴딱, 삼켰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돈이었다.
‘슬슬 입질이 오는군.’
그리고 이런 거액을 제시할 수 있는 건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뜻.
웬델은 블러핑을 하는 게 아니었다.
진짜였다.
단, 저 30만 개라는 제안에는 단순 그림뿐만이 아니라 어니스트의 재능을 사고 싶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무리 탈리아 가문이 돈이 많다지만, 단순히 신인 작가의 그림에만 30만 개의 금화를 턱 내놓긴 어렵기 때문.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왜 제 그림에 그런 거액을…….”
“정확히는 너까지 사는 거지, 어니스트 딜런.”
“…….”
어니스트는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웬델은 그 모습에 속으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됐다.’
방금까지도 가차 없이 거절하던 녀석이 액수를 듣더니 고민한다는 건, 반쯤은 넘어왔다는 뜻.
웬델은 쐐기를 박을 겸 설명을 이어갔다.
“만약 제안을 받아들이면 네 재능, 책임지고 우리 가문에서 키워 주지.”
파격적인 제안의 연속.
“졸업 후 예술학교에 가는 건 물론 그곳의 학비도 모두 보장할 거야. 화구 일체도 걱정할 필요 없고, 탈리아 가문의 일원에 준하는 대우도 약속하지.”
예술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게 어떤 제안인지 알아차릴 것이다.
말도 안 된다는 걸.
“왜 이렇게까지 제안을…….”
“마음에 드는 예술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난 네 그림과 재능에서 그만한 가치를 느꼈고.”
어니스트는 잠시 고민에 빠진 듯했다.
사실 고민하는 것도 너무 늦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웬델 탈리아아가 제안한 것만으로도 황송해하며 바로 받아들였을 테니.
그렇기에 이제는 넘어올 때가 됐다.
‘곧바로 예술학교에 편입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심지어, 파격에 파격을 더할 예정인 웬델이었다.
이런 재능이라면 당장 아카데미에서 예술학교로 보내도 문제는 없다.
‘자, 어서 대답해.’
그리고 마침내 열리는 어니스트의 입.
“제안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뭘 하게 되는 건가요?“
“우리 가문의 완벽한 지원 아래 예술을 배우는 거지. 그림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아, 물론 여기에는 단서가 붙지.”
“단서라면…….”
“네 예술작품에 대한 우리 가문 재단의 우선 구매권. 그리고 기타 가문의 일에 대해 협력할 것.”
이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예술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과 별개로 최종적인 손익계산은 확실해야 할 게 아닌가.
결국 웬델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건, 어니스트 딜런이라는 예술가에 대한 독점 그 자체였다.
생애 처음으로 이렇게 마음을 빼앗긴 그림.
단순히 그림뿐만이 아니라, 작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들어 보면 참 오만한 생각이지만, 이 바닥에선 재능 있는 예술가를 후원하며 사실상 소유하는 게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오히려 웬델 탈리아쯤 되면 후원을 받으려 어떻게든 어필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 대목이 실수였다.
“죄송하지만, 그럼 어려울 것 같네요?”
“뭐?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심지어 우리 가문에서 그림을 사 준다는 건 엄청난 제안이야. 우선권을 가지는 게 제약사항이 아니라니까?”
“그럼 저는 지금까지 그려 온 그림들이 아니라 탈리아 가문을 위한 그림만 그리게 되는 거잖아요?”
“뭐라고……?”
탈리아 가문을 위한 그림만을 그리게 된다는 것.
지극히 당연하지만, 결코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불편한 곳을 건드리는 말이었으니.
“우선권을 가진다는 건…… 결국 제 그림을 탈리아 가문에서 사 가겠다는 말이죠. 그렇게 된 이상 제가 과연 자유롭게 이전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사실 어니스트는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기록하는 쪽에 가까웠다.
느닷없이 찾아와 넌 재능이 있다며 계속 치켜세우니 그림을 그려볼까, 혹하는 마음도 있었다.
재능이 있다고 하니까.
무엇보다 큰돈을 제시했으니까.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무엇보다 그런 거액은 어니스트에게도 큰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자유로운 게 좋다.
“전 이전처럼 계속 모험하고, 탐험하면서 기록할게요.”
“허…… 정말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이쯤 되자 이런 의심도 들었다.
함께 다니는 친구, 데인 소그레스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니 가능성이 너무 낮은 일이었지만 말이다.
“네. 진심으로요.”
“……너 진짜 이상하구나?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든…….”
“절 높이 사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전 작가도 아니고 예술가는 더더욱 아니에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허.”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어니스트를 바라보는 웬델.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탈리아 가문을 위한 그림이라…….”
이제 슬슬 포기할 것처럼 보였다.
어니스트도 한숨 돌렸고, 이제 더 이상 귀찮게 할 일은 없으리라 여겼다.
사실 그림보다 웬델의 저 집요함이 더 무서웠다.
확실히 대답하지 않으면 대륙 끝까지 쫓아와 국경도 넘을 것 같은 기세.
‘이제 좀 안심…….’
“그럼 이렇게 하지. 좋아. 지금까지의 제안은 모두 파기하고, 네가 모험과 탐험을 하며 남긴 기록을 사게 해 줘.”
어니스트는 힘이 쭉 빠졌다.
방금까지 열심히 거절했는데, 또 새로운 제안이라니.
“도대체 또 무슨…….”
“당연히 원본으로.”
“아니, 선배님.”
“생각해 보니 그 편이 더 가치가 높을 것 같아. 스토리도 있고, 희소성도 있을 거 아니야?”
예술엔 스토리가 부여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아니,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웬델은 그렇게 믿었다.
화제의 유명 작가 어니스트 딜런이 모험 중 직접 그린 그림.
가슴 뜨거워지는 모험을 현장에서 직접 그려냈다?
이건 예술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다.
“한번 잘 생각해 봐. 심지어, 데인 소그레스와 함께하는 모험이잖아?”
“그래서 안 된다는 거라구요…….”
데인한테 말하면 당연히 팔아 보라고 등 떠밀겠지만, 어디 당사자가 내켜야 말이지.
“어니스트 딜런. 지금 이렇게 말해도 넌 언젠가 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거야.”
“…….”
“왜냐하면 난 예술에 미쳐 있거든. 특히, 마음에 드는 예술이라면 더더욱.”
아무래도, 웬델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어니스트를 찾아 나섰던 데인은 그 광경을 보곤 피식거렸다.
“어니스트도 좋겠네.”
어니스트 입장에서야 귀찮아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가까워진다면 나쁠 건 없다.
그래도 탈리아 가문이니까.
원래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면 때론 희극인 법.
“별걱정 없겠군.”
어쨌건, 어니스트는 인정받았고 웬델 탈리아는 그렇게까지 나쁜 의도로 어니스트에게 접근한 건 아닌 듯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진심으로 그림을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으니까.
위험하면 나중에 도와주면 되는 것.
이젠 슬슬 자신 없이도 해낼 때가 왔다.
아무튼, 걱정 없이 기말고사만 준비하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