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7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74화(474/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74화
333. 수석의 재능(3)
학년 수석.
레일라에겐 넘을 수 없는 벽.
생각해 보면, 특정 영역에서라면 몰라도 데인쯤 되는 녀석을 전체 평가에서 뛰어넘는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학년 수석 하는 거 말이다.
하지만, 수석을 하겠다는 목표로 무슨 과목이든 해내려 하는 레일라의 태도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이를테면 바로 지금처럼.
“뭐야, 어떻게 된 거야?”
“통과……인가?”
“우리도 못 부순 걸 어떻게 부순 거야!”
지켜보던 모두가 경악했다.
처음 석상에 손을 올릴 때만 해도 포기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부순 석상은 두 개에서 끝이 아니었다.
5초가 지나기 전, 레일라의 창끝이 세 번째 석상 끝을 건드렸고.
와르르, 석상이 무너져 내렸다.
그와 함께 제한 시간이 종료되었다.
무너지는 석상은 총 세 개.
당연히 레일라의 것만 그랬고, 나머지 네 명은 단 한 개의 석상도 부수지 못했다.
“허…….”
그런 레일라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는 잉그리트 교수.
설마, 그 방법을 쓸 줄이야.
일반적으로는 떠올리기 어려운 데다, 단지 시험 하나만을 위해 익히기에는 너무도 효율이 떨어지는데…….
그걸 익혔다고?
고작 그 짧은 새에?
“훌륭합니다, 레일라 테르미온 학생.”
“감사합니다.”
“타 학부임에도 이런 수준을 보여 줄지는 몰랐습니다. 레일라 테르미온 학생? 패스입니다.”
패스.
그 단어를 듣자마자 레일라의 표정이 환해졌다.
“가, 감사합니다!”
“잘했어요. 근데, 이따 끝나고 나 좀 봐요.”
“네?”
“추궁하거나 그러려는 건 아니고, 방금 쓴 그 방법에 대해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사실 대강 짐작은 간다.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 내에 할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단순히 재능이라서일까?
그 이유도 있겠지만……?
‘어떻게 가르쳤을까?’
그게 가장 궁금했다.
잉그리트 교수는 교육자이기도 했으니까.
“와…… 그런데 쟤 데인이랑 친하지 않아?”
“옆에서 보고 배웠나 보다.”
“근데 보고 배운다고 되는 게 말이 돼? 쟤도 재능 있는 거 아니야?”
“테르미온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 아닐까?”
이런저런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레일라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지난 3일 동안 거쳤던 훈련만 떠올렸다.
패스라서 기쁘지만…….
솔직히 치가 떨린다.
특히, 자세 유지하는 그 훈련!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여하튼 잠시 후.
모든 시험이 마무리된 가운데 레일라는 시험장 한쪽에서 잉그리트 교수를 만났다.
“응시 인원 50명 중 7명 패스. 그중 1인이 됐네요? 심지어 유일한 타 학부 학생이고.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잘 가르쳐 주신 덕분입니다.”
“글쎄요. 기초 강의에서는 개별적인 지도보다는 공통적인 지도에 집중하는 편이죠. 그런 의미에서…… 시험 전 마지막 강의 때와 지금의 레일라 학생 자세가 조금 다르던데요?”
역시 교수는 교수다.
눈썰미가 남다르다.
데인이야 본인이 시킨 거고, 레일라는 본인이 바꾼 거니 당연히 알고 있지만 제3자가 이걸 눈치챌 줄이야.
“네, 그렇게 됐어요. 저에게 맞는 자세를 찾다 보니까…….”
“그렇군요. 미세한 차이를 아주 잘 알아냈던데요. 원래 자세를 바꾸는 데 미세한 차이를 극복하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죠.”
잉그리트 교수가 그러면서 물었다.
“어떻게 가르치던가요? 데인 학생이.”
“네? 어떻게 그걸…….”
“척하면 척이죠. 레일라 학생 주변에 이 정도로 빠르게 무언가를 가르칠 만한 사람은 데인 학생뿐일 테니까.”
잉그리트 교수가 빙그레 웃었다.
“데인 학생은 또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고요.”
레일라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잉그리트 교수가 불쾌한 기색은 아닌 듯했다.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자신의 가르침 외 다른 경로로 습득하는 지식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는 교수들.
그게 자신들의 권위에 영향이 간다고 생각하는 건지, 어떤 검술학부 교수는 대를 걸쳐 내려오는 어떤 가문의 자세도 무시할 정도다.
하지만 잉그리트 교수는 외려 호기심까지 가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가르치던가요?”
“어…… 음.”
“혹시 데인 학생이 말하지 말라고 했나요?”
“걔가요? 그럴 리가요. 그런 성격은 아니에요.”
데인 성격상 감춰야 할 비법, 뭐 이렇게 생각할 리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래? 하곤 신경도 안 쓸 타입이다.
“일단…… 자세 유지가 핵심이었어요.”
“자세 유지라. 어떻게요?”
“어, 음.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일단 원래의 자세를 잡게 하고 이후 수정하더라구요.”
“아하. 그리고요?”
“자세 교정 후 거의 하루 종일 같은 자세를 유지했던 것 같아요.”
“……하루 종일요?”
“네.”
잉그리트 교수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보기보다 정공법을 택하네요, 데인 소그레스 학생은.”
“네?”
“아니, 그러니 재능에 걸맞은 실력을 지닌 걸지도. 좋아요. 그다음은요?”
이어지는 설명을 경청하는 잉그리트 교수의 눈은 무척이나 반짝였다.
이쯤 되면 누가 교수이고 학생인지 모를 정도.
“흥미롭군요. 자세를 근육에 각인시켜서 속성으로 배우게 하고, 이후 석상에 마력을 덧씌운 뒤 안으로 흘려보내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이라…… 놀랍네요, 놀라워요.”
“데인이니까 가능한 방법인 것 같아요.”
“그렇죠. 저에게는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데인 학생이 즉석에서 그런 방식을 떠올렸다는 게 중요하죠. 무엇보다…… 고작 사흘도 안 되는 사이에 그걸 따른 레일라 학생도 그렇고요.”
“제가요?”
“네. 여기 또 누가 있어요?”
잉그리트 교수는 빙그레 웃으며 레일라를 격려해 주었다.
“아쉽네요. 레일라 학생이 본래 검이 아니라 창을 다뤘으면 창술학부로 끌어들였을 텐데.”
그 말에 레일라는 잠시 멍해졌다.
다른 학부 교수에게 이런 극찬을 받을 줄이야.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정말이에요. 그리고 이번 시험…… 솔직히 저도 알아요.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는 거. 뭐,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논패스가 됐죠. 미안하게도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렇게 레일라 학생처럼 자신의 부족함을 발전시켜 나가는 학생들이 앞으로 계속 생기면 좋겠네요.”
잉그리트 교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에 더더욱 이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잉그리트 교수는 그렇게 부드러운 미소를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남겨진 레일라는 잠시 잉그리트 교수와 나눈 이야기를 곱씹다 씩 웃었다.
무척이나 자신감 넘치는 미소였다.
* * *
레일라는 시험을 잘 치르고 온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돌아오자마자 저렇게 미친 듯이 창술을 연습할 리 없지.
“혹시 논패스된 거 아니야? 시험 보기 전에 하도 난리여서 물어보질 못하겠네.”
어니스트의 말에 난 고개를 저었다.
“논패스였으면 저렇게 안 할걸. 아주 울상이었겠지. 표정에 드러나니까.”
“데인은 레일라에 대해 잘 아는구나?”
“친구니까.”
난 녀석에게 물었다.
“그러는 넌 울상이네?”
“……말도 마. 미치겠어. 도대체 왜 그렇게 집요한 거야? 그 선배, 아니 그 여자는?”
이제 선배라는 호칭도 쓰기 싫은 모양이다.
하도 시달려서 그런가.
“어제는 시험 끝나고 나오는데 날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근데 웃긴 건 뭔 줄 알아? 다들 날 부러워한다는 거야! 심지어 질투도 해! 아까 어떤 놈이 와서 나한테 뭐라는 줄 알아? ‘웬델 탈리아 님에게 접근하지 마라!’라더라니까?”
극성팬은 본래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이 스타와 가까워지는 걸 원치 않는 법.
“웬델도 아마 같은 마음일걸.”
“데인 너까지 그러면…….”
“잘해 봐. 자기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일단 좋은 일이잖아?”
“하…… 처음엔 좋았다고…… 처음에는…….”
“그래서 진짜 앞으로도 팔 생각 없고?”
“……그건 아직 생각 중이야.”
“거 봐. 너도 마음 있구만.”
어니스트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설득당할 만한 녀석은 아니다. 자기 일이 관련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러니 알아서 잘 판단하겠지.
“근데 데인 넌 시험 잘 봤어? 대부분 어제 끝났던데.”
“아까 하나 보고 왔어. 나도 끝.”
“역시 수석이겠지?”
“아마도. 잘 봤으니까.”
“……수석에도 재능이 있는 거 아닐까?”
난 실없는 소리에 피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2학년 2학기가 마무리되었다.
즉, 방학이라는 이야기.
이번 방학에는 특별히 계획한 모험이 없다.
그래서 어니스트는 피신을 겸해 프리실라, 도리안, 제나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고 한다.
아마 피신이 주목적이겠지.
웬델 탈리아로부터의 피신 말이다.
나 없는 첫 모험이라 가까운 곳으로 간다던데, 알아서 잘들 하겠지.
“모험 가서 위험하면 연락하고.”
“그럴 일 안 만들어야지.”
“우리가 언제 가서 위험한 일 안 겪은 적 있었냐?”
“그건 그래…… 근데 너 있었으니까 별걱정 없었는데?”
“그러니까 그간 연습한 활 실력 좀 보여 주라고.”
“당연하지.”
레일라는 어디 가지 않고 남기로 했다.
그간 검술 수련에 소홀했던 것 같아 아버지 테르미온 공작과 함께 이런저런 수련을 한다고 한다.
알투르는 졸업이 점점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마탑 취직에 대비하여 공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데인 너는?”
“난 마차 사업.”
“아, 큰누님이랑 한다고 했었지?”
시험 전, 큰누나와 동업하여 콜튼 브랜슨과 맺은 계약을 이행할 차례.
현재 공장에서는 큰누나가 숙식하며 시제품 양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아마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설계도를 양산에 맞춰 수정하고, 설비를 재조정하면 될 일이니까.
그래서 난 시험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틈틈이 마차에 들어갈 맞춤 마력석을 만들어 놓았고.
모든 것들이 잘 맞물려 돌아가니, 양산까지는 시간 문제.
단, 양산하고 판매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기에 이제 슬슬 내가 나서야 할 차례다.
그렇게 방학을 맞이한 내가 향한 곳은 브랜슨의 마차 공장이 아니었다.
“오셨습니까, 데인 소그레스 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이렇게 응해 주시니 은혜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감읍이라니요. 오히려 기뻐하고 계십니다.”
사무관의 말에 난 속으로 생각했다.
조금만 덜 기뻐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카데미 학기는 잘 마무리하셨습니까?”
“물론입니다. 이제 2학년을 마쳤습니다.”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모든 걸 다 잘하십니까?”
“과찬의 말씀입니다.”
“몸이 정말 여러 개라도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듭니다. 하하하.”
실없는 대화 속에서 난 마차에 올랐고, 곧이어 황성 정문을 통과하여 기나긴 정원으로 접어들었다.
흔들림 하나 없는 마차.
이것도 역시 브랜슨에서 만들었겠지.
그리고 만약 이 마차가 말없이 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대된다.
오늘 알현할 황제 폐하의 반응이.
그것도 무척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