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8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80화(480/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80화
338. 그야 재미있으니까요?
3학년 1학기.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었다.
늘 그렇듯 신입생들의 입학으로 정신없는 학기 초 풍경이 펼쳐졌다.
“그 동상 만지면 안 된다니까! 으아, 여기 치료 좀!”
“신입생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거기, 어어! 그쪽으로 빠지지 말고!”
“신입생! 거긴 출입 금지 구역이야!”
신입생들의 얼굴에는 꽃이 만발했다. 기대감과 두근거림이 가득한 것이다.
입학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아카데미에 들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기.
“저기가 행스턴동이래. 저기 통과하면 마력의 자질을 알 수 있다던데?”
“우와, 검술학부 건물 봐. 엄청 크다!”
“기숙사는 저기, 저기 맞지? 보인다! 당테르관은 얼마나 멋있을까?”
그리고 입학 전부터 말로만 듣던 유명한 선배들을 마주하자, 흥분과 기대감은 그야말로 폭발할 지경.
그중 제일은 데인이었다.
“저기, 저기 봐! 보여! 저기 은색 머리카락!”
“맞지? 데인 소그레스 선배님?”
“와…… 키도 크고 잘생겼고…… 소그레스 백작가 사람 처음 봐.”
데인 소그레스.
이미 제국에 명성이 자자한 천재 소년.
단순히 재능만 있는 게 아니라, 이 재능을 증명할 만한 활약도 여러 번 펼쳤다.
마물 토벌전을 비롯, 이교도들의 본거지를 적발해 무고한 사람들을 구해냈는가 하면, 동부에서는 황자를 도와 국경을 수호했다.
그뿐인가.
서부에서 불어닥치는 모래바람으로부터 한 도시를 구해내기까지.
아직 성인도 안 된 나이에 어지간한 영웅들 못지않은 업적을 세운 사람.
그런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수학하며 지낼 수 있다니.
신입생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일이나 다름없었다.
“저기, 단상 근처에 있다. 보이지?”
“응응. 와, 근데 저기 교수님들 사이에 있는 거 아니야?”
“아카데미 학생 대표로 연설한다고 들었는데. 고학년이 아닌데도 가능하구나.”
“데인 소그레스 선배님이면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런 데인은 지금, 입학식이 열리는 현장에서 ‘특별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학장 아크왈드 호멧의 부탁 때문이었다.
데인의 자격요건은 이미 차고 넘친다. 교수 추천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간 대외적으로 아카데미의 위상을 높인 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
실제로 금년도 아카데미 입학 신청이 작년 대비 약 30%나 증가했다.
이유는 여럿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가 데인의 활약임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아카데미 자율전공학부 3학년 데인 소그레스입니다. 이렇게 신입생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학장의 축사에 이어 시작된 연설.
연설이라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하는 행사였지만…….
“목소리도 좋고…….”
“말도 잘하고…….”
“세상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이미 콩깍지가 씌인 신입생들 눈에는 그냥 모든 게 완벽해 보일 따름.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저 선배와 가까이서 함께할 수 없다는 것.
그도 그럴 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율전공학부 입학 인원은 0명이었기 때문.
덕분에 데인을 선망해 자율전공학부에 지원했다 탈락한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내년 입학을 노려야 했다.
이 문제로 그런 학생들을 구제해 새로운 학부에 지원하게 해 주어야 하는 말도 나왔지만, 아카데미가 규칙을 바꾸는 일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율전공학부는 올해도 입학생이 0명.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았다.
데인에 버금가는 천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에야.
‘멍청한 녀석들. 데인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으면 자율전공학부가 아니라 다른 학부에 가서 차근차근 접근해야지.’
그리고 지금, 수많은 신입생 중 한 명은 단상 위의 데인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엘그란 아이오네트.
최근 수도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한 가문.
엘그란에게는 야망이 있었다.
장남으로서, 수도에서 우뚝 선 가문으로 만들겠다는 야망.
후작가임에도 별다른 사업 수단이 없어 기를 못 펴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선대가 물려 주었으나 쓸모없는 줄로만 알았던 광산에서 마침내 루비가 발견되었기 때문.
덕분에 아이오네트 가문은 점점 수도의 큰손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으며, 장남 엘그란은 검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기까지.
‘검술학부에 들어왔으니 접근하는 건 어렵지 않지. 그래도 아카데미에서 가장 큰 학부인데.’
엘그란이 검술학부를 택한 이유.
아카데미에서도 마법학부과 더불어 가장 큰 학부인 만큼, 검술도 배우고 인맥을 쌓기 가장 적절한 곳.
무엇보다 데인 소그레스 선배에게 접근하기 용이한 곳일 테지.
여기엔 레일라 테르미온이라는 데인 선배의 매우 친한 친구가 있으니까.
‘데인 소그레스 선배와 친해지기만 한다면, 우리 가문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소그레스 백작가가 어딘가.
제국에서도 첫째와 둘째를 다투는 가문 아닌가.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소그레스 백작가와 테르미온 공작가의 사이는 무척이나 좋기로 유명하다.
아무튼, 제국의 양대 가문의 장남과 친해진다면 가문은 더더욱 커질 것이다.
‘아버지, 지켜봐 주세요. 제가 꼭 가문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 다짐도 잠시뿐.
“데인 소그레스?”
“데인…… 소그……레스?”
“지금…… 누구를 말하는 거야?”
검술학부 선배들과의 만남.
그곳에서 데인 소그레스를 언급하자 선배들이 경기를 일으켰다.
“그 이름…… 다시는 말하지 마.”
심지어 선배 한 명은 어깨에 양손을 올리더니, 강하게 내리누르며 경고하듯 말했다.
엘그란은 어안이 벙벙했다.
왜들 이러지?
“그 이름은 여기서 금지어야…… 그냥 엮이면 안 돼. 안 좋은 일만 일어나. 우리 검술학부가 여기서 더 무너질 수 없어…….”
도대체 무슨 일일까 싶었는데, 선배들과의 만남이 끝난 후 한 선배가 이야기해 주었다.
“엘그란 아이오네트?”
“네, 선배님.”
“검술학부는 데인 소그레스와 악연이 깊어. 멍청한 몇몇 고학년 선배들이 주도해서 녀석을 건드렸다가 피만 보고 돌아왔거든.”
“네?”
“덕분에 학부는 개판이야. 심지어 학과장님도 제명됐다고.”
“…….”
그런 일이 있었다고?
검술학부가 내부 입단속을 철저히 한 탓에 당연히 알 리 없었던 일.
뭔가 잘못됐다.
“레일라 테르미온 같은 녀석을 제외하곤 데인 소그레스와는 접촉 금지야. 그냥 빌미 자체를 안 주는 게 좋아. 명심해.”
그 말은 진짜였다.
검술학부의 위상은 지금 마법학부와 나란히 추락했다.
모두 데인 소그레스를 어쭙잖게 건드렸다가 일어난 일.
거기에 아카데미 자체적으로 유급 기준을 강화해 버렸고, 학부 예산도 확 줄었다.
그러니 한 번 더 휘청이면…….
“우리 검술학부, 또 일 터지면 내년에는 교수님 한 명 더 사라질 수 있어. 정원도 줄어들 수 있고.”
“…….”
“그러니까 행여나 건드리지 마.”
선배가 떠난 후, 엘그란은 잠시 멍해졌다.
건드리지 말라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친해지고 싶은 건데…….
이래서야 데인 선배한테 말이라도 거는 날엔 제명될 위기 아닌가.
‘그럼 레일라 선배는…… 아, 테르미온이라 그렇구나.’
제국 양대 가문 중 하나인 테르미온은 일단 모든 것에서 예외다.
원래 그런 거 아니겠는가.
아이오네트 가문이 루비 광산 채굴로 급부상 중이라지만, 전통의 명문 앞에 어디 이름이라도 대겠는가.
엘그란은 고민했다.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그냥 조용히 신입생 생활이나 하다가 2학년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다.’
엘그란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마침 보이는 벽 쪽의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보고 손가락을 튕겼다.
“저거다.”
데인 선배만큼이나 유명한 데인 선배가 회장으로 있는 ‘낭만 동아리’.
거기 들어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
입부가 무척이나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이대로 포기하는 것보다야 낫다.
엘그란은 즉시 낭만 동아리를 찾아갔다.
동아리들이 모인 건물이 아닌, 무려 별도 부지를 쓰고 있다는 동아리.
“저기군.”
조금 돌아가긴 했어도 물어 물어 찾아가 보니 보였다.
공사 중인지 천을 뒤집어씌워 놓은 건물과 울타리, 넓은 훈련장이 보였다.
“가서 뭐라고 하지? 입부 받아 달라고 하면 되나?”
에라, 모르겠다.
앞에서 서성이던 엘그란이 안쪽으로 한 걸음, 발을 옮겼다.
순간 그때 울타리에 붙어 있던 경고문이 눈에 들어왔지만 한발 늦어 버렸다.
지지직!
“으억!”
짜릿한 감각과 함께 튕겨 나간 엘그란.
아프거나 한 건 아니지만, 순간 온몸이 찌르르 울리는 감각이었다.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이곳은 (줄여서)낭만 동아리에서 관리 중인 부지입니다. 외부인 출입을 엄금합니다. 무허가 출입 시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경고문.
“…….”
아무래도 잘못 짚은 모양인데.
“어머, 뭐야. 손님이 왔네?”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웬 사제복 차림의 여자가 한 명 서 있었다.
오늘 신성학부 행사가 있어 오랜만에 사제복을 꺼내 입은 프리실라였다.
한데, 그 모습이 엘그란을 멍하게 만들었다.
‘아름…… 답다…….’
목이 바짝바짝 마르고 말이 안 나온다.
이건 무슨 느낌일까.
“누구니? 신입생?”
“아, 저, 그…….”
“귀엽게 생겼네. 우리 동아리에 관심 있니?”
“……네에.”
“안타깝지만 동아리 입부는 아직 받지 않고 있어. 일어나렴. 손잡을래?”
“네, 그, 네에.”
펑.
아마, 사랑이 아닐까.
엘그란 아이오네트.
14세.
오늘, 데인 선배보다 더 좋은 사람이 생긴 것 같았다.
엘그란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 실례가 안 된다면…….”
“프리실라? 일찍 왔네?”
그때 엘그란의 말을 끝는 목소리.
웬 덩치 한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팔 두께와 키, 그리고 뭔 짓을 했는지 상처 가득한 손.
꿀꺽.
엘그란은 이번에 다른 의미로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엄청난…… 전사다.’
자신이 맞붙으면 이길 수 있을까.
“도리안, 언제 끝났어?”
“아까. 오늘 오리엔테이션만 해서 금방 끝났지.”
“오늘 후배들 데리고 행사 한다고 하지 않았어?”
“어떤 신입생이 깝죽거리다가 교수님 화나서 파토 났어. 내가 나서서 한 대 쥐어박으려다가 참았는데.”
“그러지 그랬어.”
“다치면 안 되잖아. 너처럼 뛰어난 신성력을 지닌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참나, 말도 이쁘게 해요.”
친근한 대화.
그리고 자연스레 끼는 팔짱.
“근데 누구야?”
“아. 신입생 같은데 우리 동아리 입부하고 싶어서 찾아왔나 봐.”
“아. 아쉽게 됐네. 신입생 누구?”
“에, 에, 엘그란…… 아이오네트…….”
“아이오네트? 아, 수도 후작가구나? 아쉽지만 다음에 입부 공고 나오면 그때 와.”
“네, 네에…….”
엘그란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 뒷모습을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던 것도 잠시.
“들어가자. 오늘 나 시험 공부해야 해.”
“무슨 시험?”
“기둥 부수기 시험.”
그리고 달려가는 엘그란은 눈물을 훔쳤다.
엘그란 아이오네트.
14세.
사랑을 느낀지 5분 만에 실연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