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49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493화(493/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493화
347. 소도시의 비밀(1)
이번에 시청 경비로 발령받은 이고르는 전날 진탕 퍼마신 탓에 아직도 숙취로 고생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일을 망칠 수 없다.
시청 경비가 어떤 일인가.
이 소도시 린스크의 경비 업무 중에서도 최고로 간단한데 돈은 가장 많이 준다던 업무가 아닌가.
그만큼 실력이 있어야 오는 곳인 만큼, 이고르는 이 좋은 자리를 아주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실력 좋으면 사냥이나 시킬 것이지 도대체 왜 여기서 멍하니 서 있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실력 좋은 놈들은 시청 경비, 그것도 ‘야간’ 경비가 아니라 다른 곳에 보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뭐 어떤가.
돈 많이 주고, 근무 편한데.
낮밤이 바뀐 건 좀 힘든 일이지만, 이전 대비 보수가 50%나 올랐으니 불만을 가질 턱이 있나.
“잡담하지 마라. 움직이는 놈 있으면 경고다. 경고 3회 누적은 보직이동이니 주의하도록.”
경비를 담당한 장교들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으름장을 놓는 걸 빼면 모든 게 좋았다.
‘어우, 죽겠군.’
이고르는 치미는 속을 애써 참는 한편, 문득 떠오르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돈 많이 준다니까 불만이야 없지만, 궁금한 건 별개.
도대체 이 조그마한 시청을 왜 야간 경비 병력을 이만큼이나 동원해 경비하는 걸까?
린스크는 조용한 도시다.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린 마당에 안 그래도 조용하던 도시가 더 조용해졌다.
물론 시청은 중요한 곳이라지만, 사람들도 모두 퇴근한 마당에 도대체 여길 지켜야 할 이유가 뭘까?
투입 전, 장교는 이렇게 설명했다.
시장님의 정적을 견제하고, 경비를 강화하는 게 바로 그 이유.
뭐, 납득 가는 이유는 아니지만…….
‘경비나 똑바로 서야지. 어우, 물이나 더 마시고 올 걸 그랬군. 속이 진짜.’
이고르가 지금 궁금한 건, 휴식 교대까지 얼마나 시간이 남았냐는 것.
조금이라도 빨리 교대하고 물이라도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데,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는지 원.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불빛?’
순간, 번쩍임을 본 것 같았다.
시청 4층.
창문에서.
‘잘못 봤나?’
눈가를 비빈 이고르는 방금 본 게 틀림없이 불빛이라는 걸 확신했다.
시청엔 분명 아무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불빛이라고?
‘도대체 뭐야?’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의문을 풀어 줄 사람은 없었다.
대신-
경비 병력이 지키는 시청 앞뜰을 지나 뒤뜰로 향한 사람은 있었다.
* * *
50명.
앞뜰에 이어 뒤뜰에도 경비병력이 있다.
이만하면 보물이나 요인을 호위하는 거라 해도 될 정도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까.
아마도…….
방금 4층, 시장 집무실에서 번쩍인 불빛과 더불어 느껴진 미약한 마력의 파동이 그 이유겠지.
물론 지키는 경비병들이 그 이유를 알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4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마, 데카니우스 님의 연구실이 들켰을까요?]“가 보면 알 일이지.”
미니골렘은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있었다.
아까 이유를 물어보니, 나 혹은 본인이 아닌 사람이 연구실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
생전에 자신을 만들어 준 주인의 지식이 담긴 연구실이니 그럴 만하다.
“설령 누군가 차지했다고 해도 되찾아 올 거니까 안심해.”
[꼭 부탁합니다, 데인 소그레스.]아무튼 나는 뒤뜰의 경비병들을 그림자 속에 숨어 물끄러미 바라보다 들어갈 곳을 찾았다.
이 그림자 숨기는 몸을 완벽하게 숨겨 주긴 하나, 움직일 때만큼은 필수적으로 그만한 공간을 요구한다.
즉, 가만히 있으면 그 위로 누가 지나가든 걸리지 않으나 움직일 때는 내 몸만큼의 공간을 쓴다는 뜻.
그래서 시청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열린 창문이든, 열린 문이든 내가 지나갈 만한 공간이 필요한데…….
“적당한 곳이 안 보이는군.”
어쩔까, 고민하던 그때 미니골렘이 간단한 해답을 주었다.
[옥상은 어떻습니까?]“그거 좋네.”
난 시청 건물 벽의 그림자를 타고 곧장 이동했다.
이윽고 도착한 옥상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지만, 딱히 곤란한 일은 아니었다.
철컥.
간단한 작업 후 열리는 문.
결코 자물쇠를 부수거나 망가뜨려 연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열었을 뿐.
[어떻게 한 겁니까?]“전직 전설적인 암살자에게 전수받았지.”
우리 어머니는 암살자로서 참 많은 걸 알려 주셨는데, 거기에는 이런 기초적인 방법도 포함된다.
물론 어머니가 알려 주시는 자물쇠 따기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전설적인 암살자인지라 그것조차 남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문을 여니 그림자와 어둠이 짙게 깔린 아주 좋은 환경이 펼쳐졌다.
“바로 4층으로 이어지겠군.”
4층은 일부만 제외하면 시장의 집무실이니, 이제부터는 조금 신경을 쓸 때.
일단 그림자에 숨에 아래로 내려간 나는 집무실로 들어가는 문 근처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
기감도 한번 집중해 봤는데 확실하다.
밖에는 그렇게 많은 병력을 배치했는데, 이 안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는 건…….
밖에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어 시선을 차단시키고, 안에서는 비밀스럽게 일을 벌인다는 건데.
[파동이 더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데인 소그레스. 낮보다 강한 것 같군요.]미니골렘의 말처럼 낮보다 더 강한 무언가가 이 문 너머로 느껴진다.
집무실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미니골렘의 말이 맞다면, 이 안에 데카니우스의 연구실이 있는 건데.
과연 뭘까.
[어쩌겠습니까? 들어갈 틈이 없군요.]“어쩌긴 어쩌겠어.”
궁금하면 알아봐야지.
나는 마력을 끌어올려 주변에 사전 작업을 마쳐 둔 뒤, 집무실 문에 손을 가져갔다.
예상대로 문 전체에 마력이 흐르고 있다. 임의로 무언가 처리해 둔 게 분명한데…….
“초보적이군.”
상당히 엉성하다.
수준으로 치면 3서클? 아니면 2서클?
아니, 그보다 낮다.
1서클급의 마법사라 한들 제대로 배웠다면 이런 수준의 엉성한 코드가 나올 수 없다.
마치 귀동냥으로 배운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나는 일단 문에 흐르는 마력을 간단히 해제함과 동시에 내 마력으로 치환시킨 뒤, 변장까지 마치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마주한 건…….
“이런 망할 마법……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마법서를 펼쳐 놓고 성을 내고 있는 한 남자였다.
어디서 구했는지 알테온의 마법사들이 자주 입는 로브에, 수정구가 결합된 마법사용 지팡이까지 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엄한 사람이 우연히 연구실을 발견한 것 같은데.
* * *
잠시 후.
나는 일단 시장이라는 자를 마법으로 잠재운 뒤 집무실을 살폈다.
평범하다면 평범하다.
딱히 특별할 건 없고, 그냥 책과 서류, 책상과 소파 등이 있는 곳.
하지만 딱 한 곳이 다르다.
책장 인근.
[여기입니다.]미니골렘의 코어가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특정 지점이 있었다.
거기에는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는데, 손을 대는 순간 강력한 마력이 손끝을 타고 전해졌다.
“이거 뭐야?”
[아무래도…… 데카니우스 님이 남기신 물건 같은데…….]내 허리춤에 매달려 나와 함께 마력을 느낀 미니골렘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끼륵?”
그리고 똑같이 내 몸에 붙어 있는 카르나스도 오랜만에 고개를 내밀었다.
사람 있는 곳, 특히 드레니크에서는 조심하라고 해서 답답해 보였는데, 이제야 세상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이 책이?”
[그런…… 것 같습니다. 느낌이 익숙합니다.]“그럼 연구실은?”
[……글쎄요.]주변을 둘러 보았지만, 그 외 눈에 띄는 건 없다.
그럼 결론이 간단하게 나온다.
“이 책이 ‘연구실’ 아닌가?”
[무슨 말입니까, 데인 소그레스?]“연구실이 반드시 ‘장소’여야만 하는 이유는 없잖아. 이것 자체가 연구실일 수도 있는 거지.”
난 말이 나온 김에 책을 펼쳐 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건 거대한 지식의 파도.
텁.
순간적으로 책을 덮어야 할 만큼 강렬한 지식이었고, 순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말.
[방금…… 지식이 흘러들어 왔습니다.]미니골렘은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데카니우스 님은 연구실의 형태를 여러 개로 남겨 두셨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형태입니다.]아무래도 내가 책을 펼침과 동시에 마주한 기억을 미니골렘도 같이 마주한 것 같은데.
[데인 소그레스, 당신이라 그렇지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아마 죽었을 겁니다.]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이 책이 생각보다 대단한 물건인 모양이다.
[그 책은 연구실을 그대로 책 한 권에 옮겨 놓은 물건입니다.]데카니우스라는 사람은 이전에 마주했던 연구실과 달리, 이 책 한 권에 자신의 지식을 다량으로 담아 놓은 모양.
[때문에 그 책을 펼치는 자에게는 자동으로 그 지식이 주입되게 만들어진 물건이죠.]그래서 머리가 아팠나 싶었는데, 다른 이유가 또 있었다.
[책에는 약간의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자격 없는 자가 펼쳐 보는 걸 막기 위해, 책을 첫 페이지부터가 아니라 다른 지점부터 펼치면 지식이 과하게 들어오게 만들어졌죠.]그럼 나 죽을 뻔한 거잖아?
[하지만 당신이 데인 소그레스라 살아남은 겁니다.]“그 데카니우스라는 인간, 살아 있었으면 한 대 쳤겠는데.”
뭐, 안 죽었으니 됐다.
그나저나…….
“그럼 저 시장이라는 자는 첫 페이지부터 펼쳐 본 건가?”
[거기에 더해 마법에 자질이 있었던 거겠죠. 최소한의 자질이 없다면, 저 책은 평범한 책에 불과합니다.]마법에 자질을 지닌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재미없는 이론서로 위장한 책이 마법에 자질을 지닌 사람이 펼쳐 볼 확률은 무척이나 낮아지는 셈.
심지어 자신이 마법에 자질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이 드레니크.
훗날 이런 국가가 세워질지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데카니우스의 연구실 은폐는 꽤 잘 먹혀들어 간 셈.
“그럼 저 시장은 우연히 발견한 셈이 되겠군.”
[그렇습니다.]우연히 데카니우스의 연구실을 발견했고…….
이렇게 알테온에서 주로 쓰이는 마법사들의 물품까지 구해다가 마법을 익히고 있다, 라.
“알테온에서 태어났으면 뭐든 했을 사람이군.”
드레니크가 최근 들어 마법 관련 규제를 푼다고는 들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쯤 되는 사람이 마법을 익힌다는 건 정적들에게 공격당하기 딱 좋은 사실이다.
정리해 보자면, 이 시장은 우연히 데카니우스가 남긴 ‘연구실’을 발견했고, 마침 자신이 마법에 자질이 있다는 걸 깨달아 마법을 익히려 했다는 것.
[이 시장이 아니었다면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 시장이 책을 활성화시켜 준 덕분이기도 하니까요.]미니골렘의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뜻이군.
“그럼 선물을 줘야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