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0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03화(503/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03화
354. 돌연변이(2)
힐데론 경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목적은 바로 이곳, 카테스 분지를 집중 타격하는 겁니다.”
분지는 보통 사람이 잘살지 않는 곳이다. 여러 조건들이 좋긴 하지만, 물자가 드나들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마물들이 저곳으로 모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분지는 방어하기 좋은 형이고 요즘처럼 안개가 자주 끼는 날이면 시야 확보가 어려워 공격하는 쪽도 부담스러우니.
“수일에 걸친 사전 정찰 결과, 이곳에 다른 마물들과는 특별히 다른 돌연변이 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정확히는, 그렇게 추측할 뿐이죠.”
켈타스 교수가 손을 들었다.
“추측한다면, 어떤 근거로 하는 것이오?”
“간단합니다, 교수님. 마물들이 이곳 카테스 분지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황실 자체적으로 조사를 나섰고, 그 결과 분지 중앙에서 조금 특별한 마력 파동을 발견했습니다.”
곧바로 힐데론 경 대신 다른 사람이 일어나 브리핑 보드 앞에 다가섰다.
“안녕하십니까. 황실 마법병단 3병단장 테드입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소개는 가볍게 하고 바로 이어가겠습니다.”
테드는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보드를 넘겼다.
그러자 몇몇 사이에서 옅은 탄성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마법에 대해 아는 사람들 말이다.
“감사하게도 힐데론 단장께서 설명을 부탁해 주셨지만, 아무래도 전문지식인 만큼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빠르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맞는 말이다.
저 복잡한 마력 파동의 형질은 전문적으로 공부한 마법사가 아니면 알아보기도, 구분하기도,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물론 난 보인다.
저 마력 파동.
나도 처음 보는 형태의 파동이다.
구조로 보나 형태로 보나 뭔가 종잡기 어려운 파동이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형질의 파동입니다.”
역시나.
테드 병단장의 설명에 그제야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마찬가지로 옅은 탄성을 흘렸다.
“전에 없던 형질의 파동이라면, 분석도 불가능하단 뜻입니까?”
“당장은 그렇습니다. 이론적인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본래 파동이란 마력의 성질과 농도를 파악하는 용도입니다. 대개 파동마다 가진 특징들을 활용하여 공식을 대입하고 이를 풀어내 얻은 값으로 판단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 파동은…… 많이 다릅니다. 기존 공식들이 다 통하지 않죠.”
테드 병단장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마법사 입장에서 ‘잘 모른다’ 혹은 ‘알 수 없다’라고 표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
학자로서, 그리고 천재로서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
“흠. 그렇다면 섣불리 접근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이오. 그런 파동이라면 분명히 어떤 위협이 있을지 모르는데.”
“마법 쪽은 잘 모르지만, 우리네 마법사들도 분석하지 못한 파동을 내뿜는 돌연변이 개체에 쉽사리 접근해선 안 된다 생각하오.”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는 사이 힐데론 경이 다시 나섰다.
“이제부터는 제가 다시 브리핑하겠습니다. 보셨듯, 현 상황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정확히는 잘 모르죠.”
“그럼 토벌대는 여기서 무기한 대기해야 한다, 이 말입니까?”
“현재 황실 방첩대가 추가 정찰 중이니 금일 내로 어느 정도 방향성이 나올 것 같습니다.”
“흠.”
힐데론 경의 말이 맞다.
파동이 분석되지 않은 상황이고, 마물들의 숫자가 꽤 되는 이상 이대로 접근하는 건 좋지 못한 선택.
다만…….
이와 별개로 저 새로운 파동이라는 거, 조금 흥미로운데.
미니골렘도 저걸 봤을 테니, 이따 나가서 물어 봐야겠다.
“일단 브리핑은 이쯤 하겠습니다. 이 브리핑의 목적은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이었으니 이쯤 마무리하고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오늘은 다들 휴식을 충분히 취해 두십시오.”
그렇게 브리핑이 끝나려던 그때.
펄럭.
막사 문을 걷고 다급히 뛰어 들어오는 누군가.
그리고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힐데론 경에게 무언가를 속닥거렸는데, 순간 힐데론 경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힐데론 경은 침착하게 브리핑 마무리를 선언했다.
“그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어서 방금 들어온 자를 따라 나가는 힐데론 경.
다들 별다른 의심 없이 하나둘 일어나는데, 나만은 잠시 힐데론 경의 귀에 속삭인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작았지만 분명히 내 귀에는 들렸다.
투입된 방첩대원들 중, 단 한 명만 살아 돌아왔다는 그 말이.
이어서는 미니골렘이 속삭이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데인 소그레스, 얼마 전 드레니크에 다녀오길 잘했군요.]그 말의 의미도 곧 알 수 있었다.
[마침 두 번째로 수복한 연구실의 지식에서 저 파동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습니다.]데카니우스의 두 번째 연구실.
린스크의 시장 집무실에서 찾아낸 그것에서 획득한 정보라면…….
* * *
“아르카나의 실험체?”
[그렇습니다. 때문에 마력의 파동은 지극히 인공적이고, 인공적인 마력의 파동은 현시대에 존재하지 않습니다.]다소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브리핑 보드에서 본 파동의 형질이 실은 아르카나의 실험체가 내뿜는 그것과 비슷하다니.
[간단히 설명하면, 실험체라는 건 아르카나의 급진적인 마법사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골렘’ 제작술입니다.]골렘이라면, 바로 이 미니골렘을 찾아냈던 그곳에서 마주한 그 골렘을 알고 있다.
본래 골렘이라는 건 마법사가 별도 코드를 입력하고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설계한 일종의 병기.
물론 미니골렘처럼 자아를 가진 무언가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그건 데카니우스라는 양반이 좀 특별하고 실력이 좋아서 예외로 치자.
아무튼, 내가 아는 골렘의 개념은 바로 그런 건데…….
[데인 소그레스 당신이 모르는 것도 당연합니다. 아르카나에서도 특히 신경 써서 최대한 묻으려 한 골렘 제작법이기 때문입니다.]이어지는 설명은 이러했다.
아르카나 시대에는 여러 골렘 제작술이 성행했다고 한다.
골렘은 보통 마법사들이 창조하는 개념이었는데, 그러다 몇몇 마법사들이 ‘생명’을 불어 넣는 방식을 발견했다.
정확히는…….
생명을 지닌 각각의 개체를 합쳐 하나로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미니골렘이 이야기하는 ‘생체 골렘’의 시작이라는 것.
[당연히 비윤리적이고, 비인도적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마물, 동물, 심지어 인간을 상대로 여러 실험히 행해졌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생체 골렘’들이 탄생했습니다. 물론 이를 통해 여러 마법적인 발전들이 있었으나, 이와 별개로 그 윤리성이 항상 지적받고 배척받았습니다.]맞는 말이다.
시체를 가져다 그렇게 해도 비난받을 마당인데, 살아 있는 생명체를 그렇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지.
[때문에 아르카나에서는 국가적으로 생체 골렘 제작을 금지했고, 이를 어기는 마법사들에게 최소 투옥 및 서클 회수와 그 죄가 중할 경우 사형을 선고했습니다.]당연한 말이지만, 그럼에도 할 놈은 계속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 이 말이군.”
[맞습니다. 파동의 형질로 보나 형태, 그리고 전반적인 공식들을 대입해 보았을 때…… 마물을 대거 사용한 생체 골렘으로 추측됩니다]그렇다면 마물들이 모이는 것도 그렇게까지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마물들을 모아 만들었다면, 마물들의 특징을 지녔을 테고 그중 하나가 무언가 발현되어 마물들을 끌어모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어쩌다 현시점에서 나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토벌대가 투입되지 않은 게 다행인데.”
[맞습니다. 물론, 데인 소그레스 당신에게는 별로 위험하지 않을 겁니다.]실험체.
정확히는 생체 골렘.
돌연변이라 표현한 것도 이해가 간다.
방첩대가 당한 것 역시도.
“아르카나라.”
이거 참 공교로운 우연이다.
내가 합류한 토벌전에서 발견된 아카나의 흔적이라니.
아무튼, 이제부터는 이 일을 해결해 볼 시간인 것 같은데…….
“데인 소그레스 학생. 힐데론 단장이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마침 적당한 사람이 찾아왔다.
“오밤중에 방문하여 미안하군요. 혹, 방해가 됐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앉으시죠. 제공해 주신 개인 막사가 굉장히 쾌적합니다.”
“음.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렇네요. 공기가…… 묘하게 맑은 느낌?”
그야 공기 정화 마법을 돌려 안에 있던 먼지를 싹 걷어냈으니까.
“아. 밤중에 찾아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학생과 의논하고 요청할 사항이 있어서요.”
힐데론 경은 꽤나 망설이는 것 같았다.
“혹 제가 아카데미 학생이라 말씀을 꺼내기 망설여지는 것이라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위명과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지만…….”
“이곳엔 토벌대로 왔으니까요.”
내가 먼저 나서서 저기 돌연변이 개체가 아르카나의 실험체이자 ‘생체 골렘’이라 말하며 나설 수는 없으니.
이렇게 적절한 사람을 이용해야지.
다행히 힐데론 경은 어렵게나마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말하는 사항은 모두 대외비입니다. 아직까지 나와 부관을 제외한 토벌대 누구에게도 공유되지 않은 사실이죠. 투입된 방첩대 중 단 한 명만이 살아 돌아왔습니다.”
이미 들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확실히 놀라운 사실이다.
방첩대는 침투와 정보 획득, 위장에는 일가견이 있는 단체일 텐데.
“살아 나온 방첩대원의 말에 따르면…… 거대한 돌연변이 개체의 힘에 모두 발각되어 마물들에게 둘러싸여 처참히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 생체 골렘은 다른 마물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그 방첩대원은 지금 어떻습니까?”
“중상을 입고 기절해서 당분간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죠.”
그럼 자세히 묻는 건 어려울 테고.
“그래서…… 아무래도,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도움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내 도움이라.
“제 예상이 맞다면, 데인 소그레스 학생은 지금 여기 토벌대의 그 어떤 사람들보다 강하니까요.”
“아닙니다. 힐데론 경과 휘하 기사단이 계시는데 그럴 리가요.”
적당한 겸손을 표했지만, 힐데론 경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과소평가를 해도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활약을 보면 절대 그럴 리 없죠. 그래서 이렇게 부탁을 좀 드리려 합니다. 물론, 홀로 위험을 감당해 달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어차피 토벌하러 왔다는 건 위험을 감수하러 왔다는 뜻.
때문에 이런 부탁은 오히려 나에게 잘된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흔쾌히 받아들이실 줄이야. 황제 폐하께서도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그 양반은 좀 덜 기뻐했으면 좋겠는데.
딸기 타르트만 준다면야 뭐…….
“일단, 이전 토벌전처럼 ‘별동대’ 형식으로 꾸릴 겁니다. 저와 휘하 기사단원 일부가 합류할 거고, 원하신다면 데인 학생이 직접 다른 인원을 추가해도 됩니다. 물론, 최소한의 실력은 있어야겠지만요.”
최소한의 실력이라.
지금 나와 함께 온 내 친구들은 ‘실력’으로만 치면 아카데미 최고들이다.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 그럼 모두 데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