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0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04화(504/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04화
354. 돌연변이(3)
모험 중독자들이 한데 모였다.
레일라, 어니스트, 프리실라, 도리안, 제나.
그리고 본인은 결코 모험 중독자가 아니라 주장하는 베나티오까지.
“우리 본진에 침투하는 거야? 저기 분지 중앙으로?”
“역시. 우리 동아리엔 언제 가나 모험이 따라붙는다니까?”
“선생님들, 이번에 제 활약을 잘 지켜봐 주십쇼. 그간 키운 근육으로 마물들을 달려드는 족족…….”
“머리통 깨지면 말해. 잘리고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건 뭐든 붙일 수 있으니까.”
다들 신이 났다.
베나티오만 빼고.
“…….”
별다른 말이 없는 걸로 봐선 방첩대가 당한 일 때문에 그러는 건가?
“좀 괜찮냐?”
“선배님.”
“왜.”
“선배님과 이렇게 다시 오랜만에 같이한다는 사실이 무척 기쁩니다……!”
역시 얘도 이상한 애였어
아무튼, 이번 ‘별동대’ 임무에 참가하는 우리 동아리 회원들이 모두 모였다.
거기에 힐데론 경과 휘하 기사단원들, 마법병단 마법사 둘까지.
마지막으로 켈타스 교수도 있었다.
아카데미 쪽 인원 여섯에 기사단 셋, 그리고 마법사 둘과 켈타스 교수님까지.
총 열두 명.
적당한 숫자다.
“그럼, 브리핑 시작하겠습니다.”
이후 힐데론 경의 별도 브리핑이 진행되었다.
“이번 임시 별동대 창설의 목적은 말 그대로 정찰입니다.”
정찰.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마법사 한 명이 물었다.
“위험이 너무 크지 않습니까? 듣기로 방첩대원들이 투입되었다가 단 한 명만 돌아왔다고 들었는데.”
관련 이야기가 일단 공유가 된 모양.
힐데론 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방첩대원들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는데, 우리라고 다를 게 있습니까?”
“그냥 모아서 한 번에 공격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반발이 있었다.
타당하고, 합리적인 반발이다.
하지만 힐데론 경이 그때 날 지목했다.
“다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에게는 데인 소그레스 학생과 그 친구들이 있습니다.”
순간 쏠리는 시선.
마법사들의 표정이 볼 만했다.
오만가지 의미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았는데, 그중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지금…… 학생들을 믿고 이 정찰을 진행하겠다, 이 말입니까?”
황실 마법병단은 마법사로서 마탑 이상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곳.
저런 말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이 위험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믿고…….”
우리에 대한 변호는 힐데론 경이 대신해 주었다.
“이 학생들이 해결한 일들을 나열하면 입이 아플 정도입니다. 다들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따라 줬으니까…….”
“운이 따라 준다 해도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여기서 한 도시에 닥친 재해를 막아낼 수 있는 분이 계십니까?”
“…….”
좋은 변호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지 않은 사실은 잘 믿지 않으려 하니까.
물론, 마법사 특유의 자존심도 더해졌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건 아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위험한 일입니다.”
방금까지 위험을 외치며 불신하던 사람이 갑자기 우리를 걱정해 준다는 건 퍽 우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힐데론 경은 웃는 대신 꽤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실력과 여러분들의 안전은 제가 보증합니다.”
이만한 보증이 또 있을까.
무려 기사단장씩이나 되는 사람의 보증인데.
“아울러 상황이 위험해질 경우 바로 몸을 뺄 수 있도록 탈출 스크롤도 지원받았으니, 이중, 삼중으로 안전을 도모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힐데론 경은 그러면서 날 바라보았다.
나 역시 안전장치 중 하나라는 듯이.
뭐, 안전장치로 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누군가 죽게 만들 생각은 없다.
살려서 데려와야지.
그나저나 방첩대가 못 돌아왔다는 건, 탈출 방법을 쓰지도 못할 만큼 은밀하고 빠르게 기습당했다는 걸 텐데.
마물 중에서도 빠르고 강한 녀석들은 많지만, 방첩대를 애먹게 만들 마물은 몇 없다.
그 생체 골렘, 도대체 어떤 녀석일지 궁금한데.
“그럼, 이견이 더 없다면 이제부터 이동 진형을 설명하겠습니다.”
힐데론 경은 레일라, 도리안, 베나티오를 기사단원과 섞어 전방과 후방에 배치하는 진형을 설명했다.
“이렇게 앞뒤로 방어자를 배치한 뒤 각 방어자 앞과 뒤에 두 분이 들어가시면 되겠습니다.”
두 분이라 함은 마법사 두 명.
“교수님, 전방을 맡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늙은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도 팔팔하신데요.”
켈타스 교수는 최전방.
“그리고 어니스트 딜런 학생은 전방의 방어자들과 함께 패스파인더 역할을 해주시면 됩니다.”
어니스트는 딱 봐도 흥분한 게 보였다.
온갖 모험을 겪고 이제는 황실 기사 및 마법사들과 함께 작전을 펼친다니 당연히 그럴 만하지.
심지어 패스파인더라며 있어 보이게 불러 주었다.
힐데론 경은 아마 오늘부로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꿈에도 모를 것이다.
“프리실라 학생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철저히 중앙에서만 이동하겠습니다.”
“네, 그럴게요.”
프리실라도 귀한 재원 대접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어서 나오는 남은 한 사람.
“데인 소그레스 학생은 편한 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별도로 움직임을 제한하진 않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그 말에 모두가 다시 날 바라보았다.
힐데론 경은 아무래도 내 실력과 판단을 무한히 믿는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이걸로 별동대가 꾸려졌다.
“그럼, 30분 후 집결지에서 뵙겠습니다.”
이제 생체골렘을 마주하러 갈 시간이다.
* * *
베나티오는 사실 같은 방첩대원들의 죽음에 분노하기보다는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분노가 안 드는 건 아니지만, 방첩대원답게 의문스러운 점을 따져 보고 파고든다고 해야 할까.
‘투입된 방첩대원들 이름은 모르지만…… 적어도 마물들에게 당할 수준은 아니었을 텐데.’
황실 방첩대는 단순히 침투해서 정보를 획득하는 그런 임무만 맡는 건 아니다.
필요한 요인 암살도 진행하며, 흔히 이야기하는 암살자들과는 결이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또한 필요하면 한 집단에 침투하여 전투를 벌이기도 하는 만큼, 그만한 무력은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거기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탈출 수단도 충분히 갖추었을 텐데…….
‘무언가 분명히 있군.’
그럼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건,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뜻.
방첩대원들끼리는 아는 척을 해서는 안 되고, 서로의 임무에 개입하는 것도 금물이다.
실제로 어떤 작전에 각각 투입된 방첩대원 두 명이 서로의 정체를 모르고 작전을 끝내는 경우도 부기지수.
그래서 아주 소수의 인물을 제외하면 베나티오 역시 방첩대원으로서 아는 방첩대 사람은 몇 안 된다.
다만, 소속감이라는 게 뭔지 묘하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선배님이 있어서 다행이군.”
데인 소그레스 감시.
자신의 현재 주요 임무.
정확히는 데인 소그레스가 좋아하는 걸 알아내라는 임무.
솔직히 처음엔 대체 이게 무슨 임무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즐기고 있었다.
그 임무 덕에 이런 상황을 포함해 방첩대원으로서 겪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고 있으니.
거기에 이번 상황은 특히 그렇다.
데인이 있기에 실패할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슥, 스슥.
베나티오는 오늘자 보고서를 간략히 마무리한 뒤 품에 넣었다.
그때 들려오는 데인의 목소리.
“뭐 적어?”
“아. 선배님. 별거 아닙니다.”
“그래?”
데인은 그런 베나티오를 한번 바라보곤 무심히 한마디 던졌다.
“이따 마법사들 좀 잘 지켜봐.”
“마법사들이요? 이유라도 있습니까?”
“묘하게 불안정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심리 상태에 따라 마력 배열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너 믿으니까 하는 부탁이야.”
데인의 그 한마디에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이건 뭐랄까…….
감동?
“절 믿어 주시는 겁니까?”
“그럼 안 믿냐?”
“……감사합니다.”
“갑자기 뭐야?”
“아, 아닙니다.”
베나티오는 애써 아닌 척하며 씩 웃었다.
‘기쁘다.’
이런 기쁨이 얼마 만일까.
방첩대원으로서 매번 신분을 바꾸고 위장해 가며 다른 사람들과는 항상 짧은 관계를 맺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번 임무는 비교적 길게 이어지고 있는 데다,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했다.
심지어 자신을 믿는 사람까지 있었다.
‘아쉽군.’
임무가 끝나면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아무런 흔적도 안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져, 원래 없던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방첩대를 그만둔다면…….
지금 이런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글쎄.
적어도 한 가지는 안다.
한번 방첩대원으로 길러진 사람이 방첩대를 탈퇴하긴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
“요새 자주 멍해진다?”
“하. 하하. 가시죠.”
베나티오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어색한 웃음마저도 계산해야 할 방첩대원의 그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리고 후다닥, 도망치듯 가 버리는 베나티오의 뒷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데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이번엔 뭘까.”
[베나티오 그룬이란 저 남자는 뭐 하는 사람입니까?]“있어. 비밀스러운 녀석.”
[흠. 데인 소그레스 당신이 그렇게 말할 정도면 보통 비밀스러운 남자가 아니로군요.]“근데 별로 알고 싶진 않은 비밀이야.”
미니골렘의 말에 답한 데인은 곧바로 별동대에 합류했다.
장비를 모두 갖춘 기사와 마법사, 켈타스 교수와 아카데미 학생들이 있었다.
“현재 시각 23시 35분. 출발하겠습니다.”
야심한 밤.
그렇게 별동대가 출발했다.
루트는 간단하다.
야트막한 산을 넘어 분지로 진입, 이후 안전한 루트를 따라 중앙으로 향해 돌연변이 개체를 확인한다.
이번 임무의 목적은 정찰.
하지만, 힐데론 경은 여기에 단서를 하나 붙였다.
“만에 하나 전투가 일어나야 할 상황이라면 싸웁니다. 단,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바로 탈출합니다.”
바로 여의지 못한 상황에서의 전투.
이번 임무는 정찰인 만큼, 가급적 전투를 피해야 하지만 정찰에 필요한 전투라면 수행한다.
단, 조금이라도 위험해지면 탈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어차피 주공은 별동대가 아니라 이번 토벌을 위해 꾸린 토벌대 전체니까.
복귀 타이밍은 동이 트기 전.
이제부터는 시간 및 은밀함과의 싸움이다.
시작은 괜찮았다.
산을 넘을 때까지만 해도 주변은 고요했고, 어니스트가 굳이 안전한 길을 찾을 필요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산을 넘어 분지로 진입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정지.”
몇 발 떨어져 전진하던 어니스트가 손을 들었고, 별동대 전원이 멈춰 섰다.
분지 앞 숲.
옅은 안개까지 끼어 으스스한 분위기.
“앞에 무언가 있습니다.”
어니스트는 잠시 대기하란 수신호를 보내고 조심스레 다가가 발견한 무언가를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마물은 아니었는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데인. 잠시 와야 할 것 같은데?”
그 부름에 데인이 바로 다가갔고, 어니스트는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이게 왜 여기 있지?”
“이건…….”
데인은 어니스트가 가리킨 물건을 살폈다.
마물들밖에 없어야 할 이곳.
당연히 존재하면 안 될 물건이다.
“이거…….”
“우리가 아는 거 맞네.”
바로 마력 함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