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05)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05화(505/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05화
354. 돌연변이(4)
마력 함정을 해체한 뒤 자세히 살폈다.
누가 봐도 인공적인 솜씨다.
생각해 보자.
여기에 마력 함정이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없다.
일단 방첩대가 이곳을 다녀가긴 했지만, 정찰 과정에서 굳이 함정을 설치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자칫 발견될 경우 경계심을 부를 테니.
그렇다고 이전에 여기 분지에 다녀간 사람이 설치했다고 보기엔, 그리 낡은 느낌도 없다.
무엇보다 방첩대가 사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거…… 느낌이 내가 아는 그건데.
일반적인 마력 함정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기운과는 다르다.
그리고 이건 내가 아는 느낌이다.
바로, 아르카나.
[생체골렘이군요, 데인 소그레스.]“아마도.”
이 마력의 느낌은 아르카나의 것과 흡사하다.
그렇다면, 이건 아르카나의 실험체이자 왜인지 현시점에서 나타난 생체골렘의 작품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생체골렘?”
“보면 알게 될 거야. 비밀이야.”
“응.”
“아무래도 우리 접근을 알아채려고 놓은 물건인 것 같은데.”
“마물들이…… 그게 가능해? 아, 생체골렘…… 뭔지 잘 모르겠지만.”
미니골렘이 설명을 덧붙였다.
[생체골렘은 제작자의 수준에 따라 그 능력이 달라집니다. 마법 물품을 생산할 수도 있고, 지정된 마법을 쓰기도 하죠.]어니스트가 물었다.
“그럼 미니골렘처럼 자아를 가지기도 하나요?”
[거의 없습니다만, 가끔 존재합니다. 저는 최고로 우수한 마법사인 데카니우스 님의 손에서 탄생한 존재니까요.]그렇다 한들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마력 함정을 놓고, 방첩대원들까지 변을 당했다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을 테니까.
우리는 일단 힐데론 경에게 돌아갔다.
“일단 신중하게 전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정이 나왔습니다.”
“함정……이라 하셨습니까?”
“네. 함정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접근을 차단하려는 것 같습니다.”
“허. 방첩대원들이 두고 갔을 가능성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내 단언에 힐데론 경은 심히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럴 만하지.
이런 곳에서 함정이 나왔으니.
거기에 그 함정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얼마 후, 어니스트가 다시 정지 신호를 보냈고 이번에는 마력 함정을 무려 세 개나 발견했다.
“가장 좋은 길목에 설치되었군요.”
“이거 원…….”
“마력 함정이라니…….”
서서히 번지는 불안감.
힐데론 경이 얼른 불안을 잠재우려 시도했다.
“함정은 계속 발견되고 있고, 어니스트 학생 덕에 잘 해체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불안감이 확 사라지는 건 아닐 테다.
또한, 아직 돌아갈 이유도 없었다.
일단 우리는 다시 전진했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지도를 펼쳐 현재 위치를 가늠했다.
“일단 대략 중간쯤 온 것 같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동하겠습니다.”
이어서 힐데론 경은 휘하 기사들에게 주변 경계를 맡겼고, 우리 역시 거기에 자원했다.
“저희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
도리안, 어니스트, 레일라, 베나티오가 자원했고 프리실라는 그사이 신성력을 살짝 발휘해 지친 사람들의 힘을 북돋아 주었다.
제나 역시 뒤늦게 강령술로 기사 한 명의 영혼을 강령시켜 사주경계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더니 힐데론 경이 놀랍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
“다들 제각기 재능이 있군요. 학생도 대단하고, 친구분들도 대단한데요.”
나도 좀 신기하긴 하다.
알투르와 제나를 포함해 그 이후에 들어온 녀석들은 ‘선발’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만 어니스트와 레일라, 프리실라 및 도리안과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기 때문.
아마 저 녀석들이 별다른 재능이 없었어도 친구가 된다는 결론은 같았을 것이다.
베나티오는 좀 예외긴 하지만, 아무튼.
“솔직히, 지금까지 토벌전을 수차례 해왔지만 학생들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얼굴이나 비춘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2년 전 데인 소그레스 학생을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저희가 이제 활약할 여지가 생긴 거니까요.”
“활약할 여지라뇨. 저는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은 반드시 보장해야겠지만요.”
힐데론 경은 씩 웃으며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데인 소그레스 학생과 기회가 된다면 대련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저번에 황실 기사단 캠프에 참여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었죠.”
“거기서의 활약도 잘 들었고, 기사단원들이 떠드는 이야기도 흥미로워서 말입니다.”
꽤나 진지한 눈빛이 날아들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수준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가늠도 안 됩니다. 혹시, 시험해 본 적 있습니까?”
난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별로 궁금하지 않아서 안 했습니다.”
“자신의 경지나 수준이 궁금하지 않다니……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그야 딱히 중요하지 않으니까.
중요한 건, 내가 지닌 힘과 재능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일에 내 힘은 충분하고도 남았다.
나중에 내가 벽에 부딪힌다면 모를까, 지금은 글쎄.
“나중에 알 기회가 오면 그때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요. 그뿐입니다.”
“……다른 학생들과는 분명히 다르군요. 그러니 더 붙어 보고 싶어집니다.”
난 힐데론 경의 말에 웃음을 지으려다 문득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 온다.
“힐데론 경.”
내 표정을 읽은 힐데론 경이 곧장 일어나 신호를 보냈다.
그와 함께 불빛이 차단되었고, 모두가 숨을 죽였다.
나는 그 위로 마력장을 형성했다.
마물들은 사람보다 민감한 오감을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냄새와 시야를 차단하는 게 관건.
그리고 잠시 후.
“크르륵.”
“크륵…….”
한 무리의 마물들이 나타났다.
각기 다른 종들이 섞여 있었는데, 이 주변을 지나가고 있었다.
움직이며 특별히 무언가를 살피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사실이다.
서로 다른 종의 마물이 저렇게 같이 움직일 수 있다니.
“…….”
“…….”
모두가 이 말을 하고 싶겠지만, 다들 숨을 죽이며 마물들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싸우는 거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피해야 할 일.
그리고 다시 10분여가 흐른 뒤.
“해제하겠습니다.”
힐데론 경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나는 마력장을 해제했고, 다들 곧바로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푸하.”
“후.”
“다행히 잘 지나갔군요…….”
마력장이 아니었다면 아마 싸워야 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안 일어났지만.
그리고 난 마법사들의 놀랍다는 시선을 마주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규모의 완벽한 마력장을 펼치는 거요? 데인 소그레스 학생?”
“심지어 그렇게 신속하게…….”
마법병단 소속 마법사들도 놀라는 모습을 보니, 역시 고대 마력이 좋긴 좋다.
“운 좋게 마법이 잘 시전됐을 뿐입니다.”
“그게 운이 좋다고 될 만한 수준인가…….”
아까 브리핑 때만 해도 불신 가득한 시선을 보내던 마법사 두 명은 이제 날 다르게 보기 시작한 셈.
물론 이들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충분히 그럴 만했으니까.
“덕분에 잘 넘겼습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나저나, 마물들이 저렇게 뒤섞여 움직이는 모습은 좀 신기하군요.”
“예. 이전에도 봤었죠. 정확히 2년 전에 말입니다.”
그래, 저번 토벌전에서도 비슷했었지.
마물들은 강제로 정신 조종을 당하고 있었고, 그래서 아시에르 녀석이 ‘경계 근무’를 세우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그럴까.
정확한 건 가봐야 알 일.
“출발하겠습니다.”
힐데론 경의 말에 따라 우리는 다시 일어났고, 휴식 같지 않은 휴식을 마무리하며 출발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다른 중앙 부근.
“정지.”
우리는 마침내 마주할 수 있었다.
수백 마리의 마물들이 한데 모인 광경을 말이다.
“어마어마할 정도로 많군…….”
여러 마물들이 뒤섞여 한데 우글거리는 장면은 분명 장관이었다.
상황만 느긋했다면 어니스트가 당장 종이와 펜을 꺼내 스케치했을 정도.
하지만 지금 우리는 마력장을 둘러친 채 숨을 죽이고 있었고, 지금은 스케치보다는 정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때.
“일단 관찰하겠습니다. 다들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면서 지켜보죠.”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마물이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아까 우리가 마주한 녀석들이 정찰대의 전부였던 모양.
하긴, 생체골렘 그 녀석도 마력 함정을 죄다 해체하고 들어왔을 거란 생각은 못 하겠지.
그렇게 관찰을 이어가며 우리는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했다.
“현재 눈으로 확인되는 마물의 숫자는 약 350마리…… 아까 정찰을 나갔던 녀석들과 여기 없는 녀석들까지 포함하면 대략 400여 마리로 봐야 맞겠군요.”
400여 마리.
상당한 숫자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저만한 숫자의 마물들이 한데 모일 일은 없다.
즉, 이 일의 원흉을 찾아보아야 한다는 소리인데…….
“돌연변이 개체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힐데론 경은 안 보이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보인다.
정확히는 느껴진다.
저기, 분지 인근의 동굴.
저 안쪽에서 전해지는 마력의 파동이.
“파동을 더 자세히 살피려면 조금 더 다가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위험할 것 같습니다.”
그때 마법사들이 장비를 꺼내곤 난색을 표했다.
여기까지 온 이유는 파동을 좀 더 명확히 수집하기 위함인 것도 있다.
하지만 글쎄.
지금 더 다가갔다간 아마 들키고도 남을 것이다.
힐데론 경이 고민하는 사이 나는 동굴 쪽을 계속 바라보았다.
파동 수집 장비에도 인식되지 않는 옅은 파동.
그리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무언가까지.
“여기까지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적의 세력도 확인했고, 파동을 수집하기엔 지나치게 위험합니다. 돌연변이 개체 관찰이 끝나는 대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힐데론 경의 제안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공격 준비를 하죠.”
“숫자가 꽤 많긴 하지만, 못 칠 것도 없습니다.”
“돌연변이 개체도 결국 마물일 테니, 이대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나와 내 친구들만 빼고.
그런 모습을 본 힐데론 경이 물어왔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내 의견은 간단했다.
“처리하고 가야 합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돌연변이 개체를 여기서 처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건 단순 정찰 임무입니다.”
“압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돌아가면 저 동굴 안에 있는 사람들은 죽을 겁니다.”
“네?”
다섯 번째 고대 마력 집약체를 얻으며 내 기감은 더더욱 확대되었다.
그 결과, 기감을 집중하면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이나 기운도 식별해 낼 수 있다.
동굴 안쪽.
돌연변이 개체, 즉 생체골렘으로 추정되는 것과 함께 있는 ‘이질적인’ 기운.
정확히는 이 마물과는 다른 이질적임이다.
“살아 돌아온 방첩대원의 말에 따르면, 습격을 당했다고 했었죠.”
“그랬었습니다.”
“다른 방첩대원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없었죠.”
습격이 반드시 죽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힐데론 경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
내 기감은 예민하다.
평소에는 그렇게까지 쓸 일도 없고, 확대해 봤자 쓸데없이 예민해지기만 해서 가급적 제한을 시킨다.
잠을 자야 하는데 먼지 내려앉는 소리 때문에 방해받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기감을 확대하고 집중시킨 지금, 저 동굴 안쪽에서 느껴지는 건 결코 마물도, 동물도 아니다.
“저 동굴 안에 방첩대원들이 붙잡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이번 기회에 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