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1화
25. 패밀리어의 알(2)
어지간한 일에는 더 이상 긴장하거나 떨지 않게 된 데인으로서도 처음 겪어보는 이런 상황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마력을 불어 넣으려는데 묘하게 떨려왔다.
하지만 그건 긴장 때문이 아니었다.
흥분과 궁금함 때문이었다.
데인은 생각했다.
‘과연 이 안에 뭐가 들어 있을까.’
그리고 부화하게 된다면 어떤 녀석이 나올까?
패밀리어의 알.
여기까지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하지만 패밀리어의 알을 부화시키는 건 다른 문제다.
그건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기 때문.
부화시키는 조건을 아직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을뿐더러, 사용자의 마력과 이 뭔지도 모르는 알 속의 패밀리어와 ‘마력의 주파수’가 맞아야 한다.
그리고 그건 일치하여 깨어나기 전까지는 맞는지 안 맞는지조차 알 수 없다.
안 그래도 얻기 어려운데 엄청난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셈.
하지만 깨어나기만 한다면야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일정한 시간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소환수가 영구히 이 세상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니까.
그 소환수가 강력한 소환수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여하튼 작은누나가 틈만 나면 해 줬던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는 가운데 데인은 마력을 끌어올렸다.
반응을 보이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정말 깨어나는 거라면?
“시작할게.”
데인은 또 한 번, 재능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재능이지.’
클레어는 혀를 내둘렀다.
이게 말이나 되는 걸까.
단지 반응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소환술사들이 발칵 뒤집힐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 중 거의 모두가 패밀리어의 알은 구경했어도 이렇게 반응을 보이도록 만들진 못했기 때문.
심지어 정식 표식조차 없는 아마추어 소환술사인데.
‘도대체 얘의 재능은 어디까지일까?’
이쯤 되자 궁금해진다.
데인은 어떤 애일까?
우우웅!
그때 시작된 마력 투여.
필터를 거쳤음에도 마력이 거의 고스란히 알로 전달되고 있었다. 이미 정제할 것도 없이 어마어마한 순도라는 뜻이다.
알고는 있었는데 눈으로 직접 보니 할 말이 안 나온다. 어지간한 마법사들의 마력은 최소 절반 이상 걸러질 텐데.
웅웅웅!
알도 여기에 맞춰 반응한다. 패밀리어의 알 부화 사례가 아주 없는 건 아닌 만큼 클레어는 이게 부화 이전의 반응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자신이 아는 것 이상으로 격하다.
웅웅웅웅!
심지어 마력을 투입하면 투입할수록 더더욱 크게 반응한다.
그렇게 3분 정도가 흘렀을까.
클레어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집중하는 데인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데인, 조금 쉬었다 하자. 이러다 바닥나겠어.”
“괜찮아. 아직 할 만해.”
데인은 여기서 멈추기 아깝다는 듯 마력을 투입하길 멈추지 않았다.
클레어는 더 말려보려 했지만 집중하는 모습이 퍽 귀여운지 그러는 대신 피식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다 다시 3분.
‘뭐가 나올까.’
치미는 긴장감이 절정으로 향해갈 즈음, 마침내 반응이 있었다.
쩍.
알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
클레어는 당장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섣불리 반응하는 대신 입을 꾹 다물었다. 데인도 침착하게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얘는 진짜 14살이 맞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만 보면 자신이나 언니보다 더 침착하고 어른스러울 때가 있다.
아니, 많은 경우에서 그랬다.
어린 시절, 언니와 대판 싸운 자신을 데리고 가서 슬기롭게 화해시키던 데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 같은 의문에 클레어는 속으로 픽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귀여운데.’
누가 어른스럽고 멋지다고 할지언정 자신에게는 언제나 아이 같은 막내이자 하나뿐인 소중한 동생이었다.
그래서 아쉽기도 했다.
나이 차이가 조금만 덜 났으면 2년, 아니 1년이라도 같이 아카데미 학부생으로 지내며 많이 도와줬을 텐데.
이런 생각 속에서-
쩌적.
알이 점점 더 갈라지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갈라지던 껍데기은 서서히 균열의 범위를 넓혀가더니…….
쩌저적!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클레어는 후회했다.
이 장면을 마력으로 녹화해 두었어야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그러는 사이에도 껍데기은 더더욱 갈라졌고-
마침내.
톡.
균열이 일어난 알을 깨고 그 안에서 무언가 톡, 튀어나왔다.
“후아!”
그 순간 데인은 마력 투입을 중단시키고 뒤로 살짝 물러났다.
“데인, 괜찮아?”
클레어는 휘청이는 데인을 얼른 붙잡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알 따위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눈앞의 동생 상태가 더 중요했다.
“괜찮아. 조금 현기증이 나는 것 빼곤.”
“마력회복제라도 줄까? 응? 몸은? 어디 뜨거운 곳은 없어?”
“조금 쉬면 나을 거야.”
데인은 고개를 저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알 쪽을 가리켰다.
“그보다, 누나. 저거.”
클레어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뭔가…… 나오려 하는 것 같은데?”
꿈틀거리며 알을 깨고 나오는 어떤 검은 물체를.
“끼르륵.”
그리고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분명한 생명의 반응이었다. 클레어는 다급히 마력을 가라앉히고 뒤로 물러났다.
“왜 그래?”
“혹시 몰라서. 패밀리어가 가장 처음 본 사람을 주인으로 인식한 사례도 있어. 데인, 저건 네 패밀리어야. 그러니까 빨리 가!”
클레어의 다급하면서도 배려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면모였다. 데인은 작은누나의 말대로 빠르게 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마주한 건…….
“끼륵?”
알을 깨고 나온 한 마리 와이번처럼 보이는 무언가였다.
“응?”
데인은 할 말을 잃었다.
아직 점액으로 덮여 있지만 확실히 보이는 날개와 작지만 억세 보이는 앞발, 와이번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날카로운 이빨.
“켁, 켁.”
그리고 기침할 때마다 나오는 불길.
여기에…….
“끼르륵?”
자신을 바라보는 똘망똘망한 눈동자까지.
“하하.”
데인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 속에서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그러자 녀석이 마저 알을 깨고 비틀비틀, 기어 나와 데인의 손 위로 올라서서 눈을 마주쳤다.
데인은 그 모습에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 반가워.”
그리고 숨어 있다가 데인의 손에 들린 소환수를 본 클레어는 입을 쩍 벌렸다.
데인조차도 본 적 없는 그 표정에서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알을 깨고 나온 소환수가 절대 일반적인 소환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건 곧 증명되었다.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
* * *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
그건 소환술사들에게는 꿈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라고 한다.
“극소수의 선택받은 소환술사들이나 불러낼 수 있는 거였지. 역사를 통틀어도 다섯 명뿐이었어.”
작은누나가 이미 예전에 해 줬던 말이다.
“나의 경우는…… 소환술 중에서도 조금 다른 분야니까. 그냥 아예 불가능하다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우리 막내가 불러낼 줄은 몰랐네?”
참고로 작은누나는 소환술사들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아직 그 분야가 넓지 않지만, 작은누나의 경우 최근 ‘정령’들을 일부 불러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조금 특이하게 능력이 발현된 케이스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 작은누나의 말에 따르면, 내 경우와 비교했을 때 그건 ‘특별한’ 축에도 들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대사건이야, 데인.”
문자 그대로 엄청난 사건이니까.
“지금 네 손에 있는 이 아이는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가 확실해. 지금 보이는 모든 특징들이 그걸 가리키고 있어.”
“기존에 있던 소환수가 아니라는 뜻이야?”
“그게 가장 큰 이유야. 세상에서 소환 가능한 일반적인 소환수는 내가 알아. 어린 시절의 모습까지도. 그런데 내가 아는 소환술들 중 이런 모습을 갖춘 소환수는 없어. 와이번이 비슷하긴 하지만 세부적인 특징에서 분명히 다르지.”
작은누나는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고, 내 손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녀석을 향해 조심스레 손가락을 가져갔다.
“끼륵!”
그러자 경계하며 물러나는 녀석.
내가 진정시켜 보려 손을 가져가자 오히려 몸을 부볐다.
“아무래도 널 확실히 주인으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그럼 다행이긴 한데.
“이 녀석이 뭔지 모르잖아?”
“그치. 모르지.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근데 어떤 문헌에도 이 아이와 비슷한 소환수는 없어. 결국,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새로운 존재라는 거야.”
새로운 존재.
이런 녀석이 왜 나에게 왔을까?
나는 다시 고대의 마력을 떠올렸다.
어쩌면, 이게 바로 공통분모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존재…….”
나는 이제 껍데기만 남은 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혹시 모르니 작은누나가 가져가라고 했다.
알을 깨고 나오는 종류의 생물들 중에서는 종종 알껍데기를 먹고 영양분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일단…… 조심스럽게 접근해야지. 데인, 일단 수시로 기록하면서 이 아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특징은 어떤지, 잠은 얼마나 자는지, 혹시 공격성은 띠는지, 날 수는 있는지, 하루에 얼마씩 크는지 지켜보자.”
많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왜냐하면, 보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으니까.
이걸 부성애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모성애?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녀석을 내가 지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시간이 될 때마다 연구실로 찾아올래? 매일은 아니더라도 틈이 나면. 알았지?”
“응, 그럴게.”
이제 첫날인데.
아카데미 생활이 점점 바빠지는 기분이다.
켈타스 교수의 검술 수련에도 참여해야 하는데.
하지만 오히려 즐거운 일이다.
아카데미에 오지 않았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투성이니까.
“참, 그리고 가급적이면 데리고 다니는 편이 좋긴 하지만…… 이대로 데리고 다니다가 들키면 난리가 날 거야.”
그야 당연한 일이다.
“여기 연구실에 두는 건 어때?”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들키면 뭐 어때.”
“네가 위험해질까 봐 그래.”
나는 씩 웃었다.
“괜찮아.”
나는 누나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니까.
물론, 그렇게 생각하며 날 언제든 보호해 주는…….
“누나들이 있잖아?”
작은누나는 결국 픽 웃어버렸다.
“그래. 그러자. 들키면 뭐 어때?”
“그치?”
방법이야 늘 그렇듯 찾아낼 것이다.
다만, 내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그럼 이참에 나 정식으로 표식 발급받는 건 어떨까?”
“표식? 소환술사의 표식?”
“응.”
나는 원래 표식이야 천천히 발급받을 생각이었다.
아직 소환술 강의조차 안 들은 ‘초짜’라는 건 둘째치고, 여러 개를 동시에 진행하며 급한 느낌으로 뭔가를 배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
“괜찮겠어?”
“응.”
하지만 이제 생각이 달라졌다.
한번 해봐야겠다.
명색이 ‘천재’ 아니겠는가?
“좋아. 데인, 소환술 강의 신청했지?”
“응. 바로 내일이 오리엔테이션. 교수님 이름이 테메릭 스피아노였어.”
“잘됐다. 강의 잘 들으면서 네 재능을 보여주면 소환술사 선발 특별 전형 이야기가 분명히 나올 거야.”
특별 전형이라.
“어지간해서는 그 자격요건조차 갖추기 힘들지만, 데인 너는 달라. 물론 학부 회의를 거쳐야겠지만, 분명히 자격이 주어질 거야.”
그거 흥미롭다.
“끼륵?”
그렇지, 친구야?
그나저나 이 녀석.
부를 이름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