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1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14화(514/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14화
358. 전향자들(1)
카르나스는 토르키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끼-륵!”
“캐앵…….”
“끼륵!”
둘을 방에 풀어 두니 카르나스가 콕콕 치고 토르키는 도망가고 난리도 아니었다.
“카르나스, 사이 좋게 지내.”
“끼륵!”
이 녀석 봐라.
고개 홱 돌리는 거 보니까 사춘기인가.
“끼륵, 끼륵!”
녀석은 날개를 퍼덕이며 마치 항의하듯 말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기숙사 방에 돌아왔는데 쉬지도 못 하겠구만.
나는 하는 수 없이 특제 간식을 꺼내며 카르나스를 유혹했다.
“먹을래?”
“끼륵……?”
꼴깍.
드래곤도 목울대가 있다는 걸 이때마다 깨닫는다.
저렇게 꼴깍거리며 넘어가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해야 할까.
“자.”
“끼륵!”
카르나스는 신이 나서 특제 간식을 가져갔고, 그사이 토르키가 몰래 내 품으로 들어왔다.
이 녀석 진짜 작은 악마처럼 보이긴 하는데, 눈이 똘망똘망한 게 보고 있으니 귀엽긴 하다.
“넌 어쩌려고 안 돌아갔냐?”
“캐앵.”
녀석은 얼굴을 자꾸 내 품에 부볐다.
하는 수 없지.
일단 데리고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배 안 고프냐.”
“캐앵.”
해밀턴 말을 들어 보니 견과류나 작은 풀 정도로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다는데.
일단 입 걱정은 덜었다.
[확실히 다른 토르키와는 다르군요. 약간의 지성과 이전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을 겁니다.]다만 이게 약간의 문제라면 문제다.
오래도록 그렇게 살아온 덕에 야성을 잃었다고 해야 하나.
미니골렘이 말해 준 기억을 들어 보니, 차원에 유폐된 시간만 따지면 엄청나게 오래 산 마물이 되는 것이다.
하여튼 왜 내 주변에는 이런 독특한 녀석들만 모여들까.
사람도 그렇고, 사람이 아닌 생명체도 그렇고.
“어디 동물원이라도 하나 만들어 줘야 하나.”
카르나스.
키론.
미니골렘.
그리고 토르키까지.
한 곳에 놓아두면 무슨 재미난 일이 생길까.
[무슨 생각 하십니까.]“재미난 생각.”
[쓸데없는 생각을 또 하는군요.]눈치는 빨라져선.
[그나저나 미니 드래곤이 조금 상심하는 것 같습니다.]“갑자기?”
[당연하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녀석이 나왔는데.]“토르키가?”
[아르카나의 육아학에 따르면, 첫 자녀는 동생의 탄생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더군요.]“내가 애를 낳았냐.”
하지만 말이 저래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 것 같았다.
하기야, 요새 동아리 사람들 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카르나스가 밖으로 나올 일이 적어지긴 했다.
일단 드래곤이니까.
내 능력을 보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
대충 소환수라 둘러대기도 힘든 게, 저렇게 강력한 불을 뿜는 녀석은 없기 때문.
그렇다고 미니골렘처럼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기엔 크기가 좀 있다.
그래서 방법을 조금 생각해 봤는데…….
“카르나스. 사람들이 못 알아볼 곳으로 같이 모험 가볼까?”
“끼륵?”
마침 간식을 먹다 말고 고개를 들어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는 녀석.
그래, 그런 거지.
마침 카르나스를 위해 갈 곳도 있다.
바로, 드래곤의 둥지.
원래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가려 했는데, 상황이 상황이라 조금 늦어지게 되었다.
“이번에 가자. 키론 타고.”
“끼-륵!”
녀석은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갈 때가 되긴 했지.
무엇보다 카르나스도 언젠가는 둥지를 틀어야 한다.
드래곤이 언제까지나 사람 품에만 살 수는 없을 테니까.
이별이라기보다는…… 독립 느낌?
여하튼, 드래곤의 둥지에 방문하면 그에 대한 방향성과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도 갑니까?]“안 가려고?”
[아닙니다. 가죠. 그런데, 토르키의 기억 속에 있는 알파니우스의 오두막에는 언제 갈 생각입니까?]“흥미 생기면. 지금은 말고. 가더라도 토르키는 안 데리고 갈 거야.”
[음, 그게 좋겠군요.]알파니우스의 연구실은 나중에.
일단, 토벌전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다시 학생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러다 이제 방학이 되면 이 셋과 저기 밖에서 체력 훈련 교관으로 일하는 키론도 데려가면 되겠지.
“푸히힝, 푸히히힝.”
“이 말 웃고 있어! 언제까지 쫓아오는 거야아아!”
“헉, 허억!”
난 창밖을 바라보며 피식거렸다.
웬델과 엘그란.
한 명은 전투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다른 한 명은 전사에서 마법사로 직종을 변경한 후 체력 훈련이 한창이다.
그 방법이란 바로 키론이 뒤쫓는 것.
“푸헤헤헹.”
“그, 그만 쫓아와, 제발!”
아무튼 뭐, 우리 동아리는 아주 잘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니 이 평화로움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끼-륵!”
“캐앵!”
[아주 시끄럽…… 미니 드래곤! 어딜 치는 겁니까!]하나 추가된 덕에 시끌벅적하기도 하고.
나중에 이 녀석들 다 달고 집에 내려가면 부모님이 무슨 반응을 보이시려나.
* * *
다시 아카데미 생활이 이어졌다.
사실 이어졌다고 말하기엔 약간의 어폐가 존재한다.
내가 뭐 휴학을 한 것도 아니고, 강의를 빼먹고 다닌 것도 아니니까.
그냥 중간중간 여기저기를 다녀왔을 뿐.
그런고로 나는 늘 그렇듯, 성실하게 오늘도 강의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 중이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 답해 보겠습니까?”
“네. 야전에 지급되는 식재료에서 중요한 점은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휴대성이고, 또 하나는 보존성입니다.”
“정확합니다. 잘 이야기했네요. 이렇듯 야전에서 식재료의 유형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식재료의 중요성을 무시했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가 바로 250년 전에 벌어졌던…….”
교양 강의도 듣고.
“오늘은 직접적인 소환술 대신 링크를 강화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 볼 겁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 링크를 강화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죠?”
“특정 소환수와의 링크를 강화하는 방법이라면 지속적인 소환과 교감입니다. 소환수를 전투에 활용하기보다는, 소환수를 불러내어 자주 대화하고 먹이도 주며 직접적인 교감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정석적인 대답이네요. 아주 좋습니다.”
일반전공 강의도 듣고.
“오늘은 쉴 예정이다.”
“대련 안 해요?”
“명상 속에서 대련하면 되는 거지.”
“거 참, 누가 보면 토벌전 가서 중상 입고 온 줄 알겠어요.”
“이놈아. 난 늙었어.”
“이번 학기에 강의평가 도입된다는 소문이 있던데…….”
“큼. 저번에 어디까지 했었지?”
내 전공 강의도 들었다.
“형상화 좀 해 보거라.”
“이제 뭐 하라고 알려 주지도 않으시네요?”
“그냥 해보라는 거지. 알려줘 봐야 이미 알 것 같으니까.”
크로스 교수는 요새 심심한 것 같았다.
정확히는, 드레니크에 다녀온 후 다른 일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드레니크에 또 언제 가는 거냐?”
“시간 나면요.”
“언제 시간 나는데?”
“글쎄요. 지금은 할 일도 많고 처리해야 할 일도 많은데요.”
“재미있는 건 저 혼자 다 하지. 이 늙은이 두고.”
어이가 없네 진짜.
말이 늙은이지 리치라 쌩쌩하다 못해 팔팔하면서.
심지어 외관 역시 원하면 며칠 안에 바꿀 수도 있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하니 더더욱 어이가 없다.
“심심하세요?”
“그래, 심심하다. 재미난 일 없냐? 아, 사실 심심하기보다는 귀찮구나.”
“왜요.”
“그야 마법학부 출강 나가야 하니까.”
“출강요?”
“그래. 마법학부 교수 두 명이 갑자기 사직서를 냈다더라.”
“갑자기요?”
마법학부 잘 돌아간다.
검술학부랑 거의 세트로 같이 무너지는 기분인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교수직도 내려놓고 학장한테 통보했다더라. 마법학부도 이제 끝인 거지.”
“대우가 안 좋진 않을 텐데.”
“그래서 일손 부족하다고 학장이 와서 읍소하는데 어쩌냐. 도와줘야지. 너도 같이 갈래?”
“저 학위도 없는데요.”
“실력만 있으면 됐지. 조교라도 해라.”
“싫어요.”
“안 넘어오네.”
이쯤에서 소개할 시간인가.
“심심하시면 얘랑 좀 노세요.”
“응?”
?.
“캐앵.”
“얘는…… 뭐냐?”
“토르키요.”
“그러니까, 그 보기 힘든 마물이 왜 네 주머니에 있는 거냐고?”
“토르키 아시는구나.”
“모르겠냐? 내가 이 녀석 찾으려고 그 고생을 했는데.”
“그래요?”
“그래. 내가 한때 방랑하면서 마물들을 찾아다녔지. 논문도 몇 개 썼지. 다른 이름으로.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만난 거냐?”
대강 설명을 해주니 크로스 교수는 진심으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내가 토벌전에 따라갔어야 해…….”
“오지 그러셨어요.”
“켈타스 교수 놀릴 때는 몰랐지! 이런 재미난 일이 있을 줄은!”
심지어 진짜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하여튼.
“괜찮아. 리치긴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니야.”
“리치가 나쁘다는 고정관념은 버리거라. 흥.”
크로스 교수는 투덜거리면서도 토르키에게 세상 천사 같은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이리 온?”
“캐앵!”
그리고 토르키는 다시 내 주머니에 숨어 버렸다.
“……마법으로 확 복종시켜 버릴까.”
“괜찮아, 그래도 한번 가 봐.”
토르키는 결국 내 말에 우물쭈물하다 크로스 교수의 손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크로스 교수가 손을 조심스레 자신 쪽으로 당기자마자 그대로 폴짝 뛰어올라 내 주머니에 쏙 들어가 버렸다.
“무슨 수를 썼는데 너만 따르는 거냐, 응? 나는 리치라 인간 냄새도 안 날 텐데!”
“마력 냄새가 너무 진하거나 오히려 리치라 그런 거 아닐까요.”
“너만 따라서 그러는 건 아니고?”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아무튼 토르키는 당분간 내가 데리고 있을 예정이다.
당분간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별일이 다 있구나. 생체골렘이라니. 심지어 아르카나의 어느 미친놈이 만든 게 이제 발견된 것도 놀랍고.”
“그래서 조만간 그 오두막이라는 곳에 한번 가 볼까 해서요.”
“그땐 나도 같이 가는 거다. 응?”
“알겠어요.”
드래곤의 둥지 이야기는 안 해야지.
이번엔 혼자 가기로 했으니까.
정확히는 우리 사람 아닌 친구들과 함께하는 거지만.
아무튼, 토벌전이 끝난 후의 일상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엘그란, 조금 더 집중.”
“끄으응.”
“잘 되어 가냐, 알투르?”
“음. 확실히 재능 있어. 진작 마법을 배웠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근데 재능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데인?”
“그냥 보면 알잖아.”
“……네가 말하는 ‘그냥’이 어디 남들이랑 같냐?”
엘그란도 가르치고.
“데인. 도와줘.”
“왜 또.”
“웬델이 쫓아온다고!”
“그럼 도망가면 되겠네.”
“어디서 구했는지 마법 도구로 날 추적하고 있어. 나 숨겨 주면 안 돼?”
“이참에 숨는 연습도 해봐, 친구.”
“으아아!”
고통받으면서도 성장 중인 어니스트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기도 하고.
“데인, 봐 주지 말라니까?”
“검술은 몰라도 창술은 안 봐 주면 안 되는데.”
“그래도. 전력을 다해 보라고!”
“알았어.”
요새 창술에 재미를 붙인 레일라를 1시간 동안 정확히 50번을 쓰러뜨리며 수련하기까지.
역시, 아카데미 생활도 재미있다.
모험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모험도 아카데미에 오면서부터 시작된 거니까.
“나…… 창술에 재능 있는 거 맞지?”
“그러게 적당히 하자니까.”
“그래도 두 합까지는 보이기 시작했어. 다시 해보자.”
얘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덤벼드는지 모르겠지만, 수련에 도움이 된다면야.
아무튼 레일라가 탈진할 때까지 상대해 준 나는 마침내 창을 거두고 기숙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요새 얼굴 보기 힘들다, 데인?”
어느새 졸업반이 되어 마찬가지로 얼굴 보기 힘들어진 드로얀이 인사를 건네 왔다.
“그러게. 너도 바쁘지?”
“나야 뭐 항상. 잘 자라.”
쟤도 오랜만이네.
하기야, 나도 기숙사 점호할 때만 슬쩍 얼굴 비추고 거의 아카데미 부지에서 생활했으니.
한동안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끼륵?”
방에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뿅 내미는 카르나스.
“캐앵.”
그리고 똑같이 주머니에서 튀어나와 옷을 놓아둔 곳에 자리를 잡는 토르키.
경계심이 그렇게 강한 녀석이 저렇게 바로 자리를 잡는 걸 보면, 날 어지간히도 믿는 모양.
이유가 대체 뭘까.
마취도 시키고 몸에 칼도 대고 했는데.
“캐앵…….”
“끼……륵…….”
아직 둘의 사이가 좋아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내가 손으로 쓰다듬어 주니 고로롱 잠드는 모습은 닮아 보인다.
난 깨끗하게 씻은 후 침대에 몸을 던졌다.
체력이 부족해 피곤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대련을 너무 오래 해서인지 묘하게 눈이 감기는걸.
그렇게 서서히 눈을 감으려던 그때였다.
“캐앵!”
토르키의 울음소리에 다시 뜨인 눈.
카르나스가 괴롭히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오히려 카르나스도 토르키의 반응을 보곤 경계하고 있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