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2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20화(520/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20화
360. 모험 준비(1)
다음 행선지는 니륵시온 마탑.
원래 온 김에 시드레인도 보고 가려 했는데, 요새는 마탑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니륵시온 마탑은 그리 멀지 않았다.
다만, 마법사들의 탑답게 겉보기에는 전혀 마탑이라 생각되지 않는 구조다.
“음.”
마탑이라는 말이 관용적으로 쓰인다더니, 딱 그렇다.
겉보기에는 6층짜리 건물인데, 구조 자체는 일반적인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흔히 상상하는 탑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셈.
“어떻게 오셨습니까?”
앞에 있던 경비병이 말을 걸었다. 검을 차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법사일 것이다. 마력의 파동이 그렇게 느껴지니까.
“소그레스 백작가의 데인 소그레스입니다. 마탑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소그레스…… 백작가요? 마탑주님을요?”
두 가지 질문이 동시에 들어오기에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어, 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경비병은 곧장 통신 수정구를 꺼내 들고 안으로 소식을 전했다.
“정문 근무자입니다. 지금 정문에 소그레스 백작가의 데인 소그레스 님이 도착하시어 마탑주님을 뵙길 청하고 있습니다.”
약간은 당황했으나 침착하려 애쓰는 듯한 목소리.
그리고 잠시 후.
-누구? 데인 소그레스? 그 녀석이 여길 왜 와?
“어…… 음…… 잘 모르겠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니 시드레인이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
정정하시군.
-바꿔 봐.
“넵, 알겠습니다.”
경비병이 수정구를 가져왔고, 나는 곧바로 물었다.
“저 왔는데요.”
-아니, 갑자기 왜?
“그냥 보러요. 황궁 다녀와서요.”
-황궁? 또 알현 다녀왔냐?
“그런 셈이죠.”
-넌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냐? 응? 곧 내려갈 테니 기다려.
시드레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곤 통신을 종료했다. 난 수정구를 경비병에게 돌려주곤 씩 웃어 보였다.
“곧 내려온다네요.”
“아…… 그렇군요…….”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가는 경비병. 나에게 궁금한 게 많은지 힐끗힐끗 쳐다보곤 있었지만 끝까지 묻지는 않았다.
“야 이 녀석아!”
그리고 마탑주가 등장했다.
“잘 지내셨어요?”
“허, 이거 원. 갑자기 무슨 일이냐? 네가 마탑에 다 찾아오고. 오라고 할 때는 그렇게 안 오더니!”
수정구에 대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해 놓고 막상 오니 반가운 모양이다.
“아예 마탑에 들어올 생각이냐?”
“그럴 리가요.”
“에이 씨. 그럼 왜 온 거야?”
“공장 다녀왔는데 안 계셔서요. 그래서 얼굴도 볼 겸, 밀림에서 데려온 아이도 잘 크나 해서요.”
“아아. 겸사겸사 왔다 이거구나. 괜히 기대했네.”
시드레인은 투덜거리면서도 날 마탑 안으로 안내했다.
“그럼 온 김에 구경이나 하고 가라. 혹시 아냐? 마탑 안을 둘러보면 좀 달라질지.”
은근히 기대하는 것 같지만, 글쎄.
“참. 알투르 녀석도 안에 있다. 파견수업 갔다가 오늘 막 복귀했거든.”
“그래요?”
“그래. 아직 좀 어수룩하지만 그럭저럭 잘하고 있지.”
참고로 알투르는 졸업학년이라 이제 아카데미에 있는 시간보다 마탑에 있는 시간이 더 길다.
일종의 취업 특혜라 해야 할까?
다른 곳도 아니고 알테온에서 가장 위세 높은 마탑에 들어가게 됐으니.
원래 안탈리온 마탑이 제일 위세가 강했는데, 전직 마법학부 교수 드나보가 사고를 치고 감옥에 갇히며 지금은 거의 망해가고 있다던데.
“들어가자. 이쪽이다.”
아무튼 그렇게 마탑으로 들어서자 안에선 널따란 풍경이 펼쳐졌다.
일단 입구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모두 책상에 앉아 일을 하고 있었는데, 누가 들어오든 말든 모두 책상의 일거리에만 열중할 뿐이다.
“행정 처리하는 직원들이지. 알다시피, 요새 일거리가 많아져서 말이다. 사무, 회계 등등. 여기 있는 직원들이 없으면 안 돌아가지.”
“엄청 대단하네요.”
이어서 2층으로 올라가자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2층은 1층처럼 널따란 게 아니라 여러 개의 방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여기는 인턴 마법사들의 연구실이지. 하나에 대충 다섯 명씩?”
“알투르도 여기서 지내는군요.”
“그렇지. 물론 재능이 있는 만큼 곧 3층으로 갈 거야.”
“층별로 위계가 달라진다, 이런 건가요?”
“3층까지는. 4층부터 6층까지는 제비뽑기야.”
구성 참 독특하다.
이어서 3층도 구경한 나는 4층으로 향했다.
“여기에 내 개인 연구실이 있다.”
“제비뽑기라더니, 최상층에 안 걸렸나 보네요.”
“그러게나 말이다. 마탑주의 권위가 어디로 갔는지.”
말은 저렇게 해도 시드레인이 권위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여기가 내 연구실이다.”
그리고 나에게 보여 준 연구실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저희 큰누나 연구실이랑 크게 다르지 않네요.”
“마법사란 족속들이 머릿속 지식만 정리하지, 주변 정리는 안 하거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걸로 봐선 어느 연구실에 들어가나 이 모양일 것 같았다.
여기저기 널린 서류와 이런저런 재료들, 그리고 대체 언제 먹은 건지 궁금한 사과 반쪽까지.
“아. 저기엔 보존 마법을 걸어 놨어. 2주 정도 됐거든? 변색도 안 되고 아주 깨끗하지?”
“…….”
“마법 풀고 다시 먹으면 멀쩡해. 음식 먹다 남은 건 그게 효율적이거든. 귀족 출신 마법사들이 처음 들어와서 저걸 못하거든? 근데 바쁘게 연구하다 보면 다 저렇게 하더라고.”
그거참 좋은 방법이네요.
나는 다시 시드레인과 4층에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계단에서 알투르를 마주쳤다.
“데인? 여긴 어쩐 일이야? 마탑주님?”
“열심히 하고 있냐?”
“어…… 그렇긴…… 한데…… 여기 올 줄은 몰랐네?”
시드레인이 대신 설명해 주었다.
“이 녀석이 마탑주씩이나 되는 나를 말이야, 응? 갑자기 불러내서는…….”
억울하다는 듯 말하곤 있지만 표정은 왜 웃고 있을까.
“그래도 이 녀석이 말이다, 응? 내가 남부에 갔을 때 마법을 나한테 배웠지.”
“그럼…… 제자라는 말씀이십니까?”
“따지고 보면 그렇지. 뭐, 그런 거 아니겠냐, 데인?”
“아닌데요.”
“……좀 그렇다고 해주지.”
정작 반응한 사람은 알투르였다.
“마탑주님한테 마법 배웠어?”
“배우긴 배웠지.”
“그럼 제자 아니야?”
“비전 마법 안 알려 줬으면 제자 아니지.”
“아.”
“야 인마! 내가 그래도 기초도 알려 주고 응? 마법사로 구실하게 만들어 줬는데. 그럼 제자가 아니면 뭐냐?”
“정식으로 사제관계를 안 맺었잖아요.”
마법사 세계가 다 그렇다.
이런 쪽에서는 은근히 형식에 치중하는 면이 있는데, 특히 사제관계가 그렇다.
비전 마법을 전수받아야 진정한 사제관계가 성립된다는 말도 있기 때문.
이게 다 마법사 사회에 만연한 ‘폐단’이라 해야 할까.
난 시드레인이 더 걸고넘어지기 전에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아온은 잘 있어요? 디웨나는요?”
“둘 다 잘 있지. 지금 죽어라 연구 중이지만.”
“잘 가르치는 거 맞죠?”
“내가 그래도 마법 하나는 기깔나게 가르치니 걱정 말거라. 에잉. 남들은 나한테 다 못 배워서 안달인데.”
참고로 아온과 디웨나는 예전에 남부 밀림으로 탐험을 갔을 때 주술사로부터 구출한 사람들.
아온은 당시 구출한 아이고, 디웨나는 주술사에게 제물로 바쳐질 뻔한 걸 구해냈다.
당시 주술사 행세를 하던 애나벨이라는 마법사가 마법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만 골라다 제물로 받았던 것.
자신의 연구 때문이었었지 아마도.
그 연구, 빠진 머리를 다시 나게 만드는 약품의 개발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워낙 난해해서 쉽지 않은 모양이지만, 진행 자체는 잘 되고 있다고 들었다.
“걱정 말거라. 적응도 잘하고 있고, 마법에 재능이 있는 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시드레인은 그러면서 골치가 아프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근데 요새 사람이 하도 몰려서 걱정이다. 이럴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지만…… 마탑 자리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해.”
“그래요? 얼마나요?”
“안탈리온 마탑에서도 그렇고 다른 마탑에서도 넘어오고, 재능 있는 녀석들 모일 거 생각하면…… 지금의 두 배 규모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난 그 말에 마침 떠오른 생각을 꺼냈다.
“기왕이면 세 배 규모로 만드시죠.”
“응? 세 배?”
“네 배도 좋겠네요.”
“……마법사가 무슨 죽순이냐? 그렇게 간단히 생기게?”
“글쎄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리고 크게 지어서 나쁠 건 없잖아요?”
“그야 그렇지. 그런데 비용 대비 효율이 나오느냐, 이 문제를 봐야지.”
“효율은 나올 겁니다. 아마도.”
“……뭐 아는 거라도 있냐?”
시드레인은 내가 황제와 알현하고 온 걸 안다. 아마 거기에서 무언가 떠올렸을지도 모르지.
“글쎄요. 뭐, 마탑주님 선택이죠.”
굳이 마탑주님이라는 호칭을 강조하자 시드레인은 가늘게 눈을 뜨고 날 바라보았다.
“하여튼 의뭉스러운 녀석이라니까.”
그리고는 끄덕이는 고개.
“그래. 네 말대로 네 배 규모로 가자. 크게 지어 두면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그게 낫지. 이 마탑 건물도 거의 300년은 됐으니까.”
알투르가 멍하니 물었다.
“그게…… 그렇게 간단히 결정되는 일이었군요?”
“내가 마탑준데 응? 제비뽑기로 최상층은 뺏길 수 있어도 이런 건 결정할 수 있지.”
“화끈해서 좋네요.”
어차피 시드레인도, 마탑에도 돈은 넘쳐날 것이다. 공장 지분도 있고 내 특제 마력석 덕에 이득을 본 게 많을 테니까.
“투자 필요하시면 말하세요.”
“요 녀석아, 너한테 받은 게 너무 많아서 더 받으면 탈이 날 것 같다.”
난 피식거렸다.
“뭔가 엄청난 이야기들이 오가네요.”
“이 녀석이랑 있으면 항상 엄청난 이야기를 하지. 그렇지 않느냐?”
“뭐…… 그렇긴 하죠. 항상.”
알투르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기야, 저 녀석과도 여러차례 모험하긴 했었다. 엄청난 일을…… 많이 겪긴 했었지.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마탑주님. 데인, 다음에 아카데미에서 보자.”
그렇게 알투르는 떠났고, 난 녀석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랑 참 딴판이라 해야 할까.
“저 녀석, 아주 열심히더구나. 덕분에 나도 키우는 맛이 있어. 드나보 그 멍청한 녀석은 저런 녀석을 죽어라 부려먹기만 했다니.”
“잘하는 녀석이죠. 경험도 많고요. 아마 잘 모실 겁니다.”
“그래. 독기가 있는 녀석이지.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한 녀석이야. 누구랑 다르게 말이야.”
“절 왜 보십니까.”
“이미 성공한 인생이니까 그렇지.”
“전 그냥 재미나게 살려고 하는 건데요.”
시드레인은 피식거리며 내 어깨를 툭 쳤다.
“그게 성공한 삶인 거다, 이 녀석아.”
성공한 삶이라.
잘 모르겠다.
기준을 어디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아무튼 뭐, 그렇게 마탑 방문도 마친 나는 밖으로 나와선 다음 행선지를 떠올렸다.
사실 행선지라 하기도 그렇다.
이젠 아카데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니까.
“슬슬 기말고사네.”
시험도 다가오고…….
모험 준비도 해야지.
이번에는 친구들 없이 혼자 가는 모험.
정확히는 동물 하나, 마물 하나, 드래곤 하나와 함께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