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3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39화(539/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39화
365. 핌블 챔피언십(2)
‘아아. 그 소문의 천재 소년이로군.’
엘딩턴 남작도 잘 아는 소년이다.
실제로 본 적도 몇 번 있고. 처음 봤을 때도 무척이나 총명하고 어른스러웠는데, 저렇게 훤칠하게 잘 클 줄이야.
‘아깝다. 내가 딸만 있었어도.’
엘딩턴 남작은 아들만 넷.
딸을 가지는 건 평생의 꿈이었지만 역시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아무튼, 소그레스 백작을 따라 이 멋진 대회를 구경하러 온 모양.
“엘딩턴 남작.”
“백작님. 잘 지내셨습니까?”
“음. 아주 잘 지냈지. 대회 초대장을 보내 준 덕에 최근 아주 집중해서 연습했지. 허허.”
화기애애한 웃음과 인사 속에서 오가는 날카로운 눈빛.
‘흥. 그래 봤자지.’
엘딩턴 남작은 속으로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어차피 승리는 자신의 것이 될 테다.
자신은 남부의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핌블을 연구하고 공부했으니까.
나름대로의 공격 전술도 갖추었고, 변수에 대비한 수비 대책도 충분히 마련해 두었다.
아직 남부 사람들의 수준으로는 자신을 이길 수 없으리라 확신했다.
“아아. 그대가 바로 데인 소그레스로군.”
“안녕하십니까, 엘딩턴 남작님. 소그레스 백작가의 데인 소그레스라고 합니다.”
“이렇게나 훤칠하게 클 줄이야…… 허허.”
그렇게 소그레스 부자와 인사한 엘딩턴 남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따 판 앞에서 뵙겠습니다.”
“음. 그러지.”
그렇게 남은 소그레스 백작은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엘딩턴 남작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지난 일주일.
식사 시간과 체력 훈련 시간, 그리고 업무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데인과의 핌블 연습에만 몰두했다.
핌블.
알면 알수록 미치도록 재미난 게임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아들이 그 핌블에 엄청난 재능을 지녔다는 것.
참고로 아들 데인은 자신과 처음으로 벌인 대결 이후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오히려 몇 판 더 하더니, 항상 자신을 압도적인 수로 찍어누르고 승리만을 가져갔다.
물론 소그레스 백작은 지금 자존심과 호승심을 챙길 때가 아니라 배워야 할 때.
그래서 아들에게 철저하게 배우고, 또 배웠다. 연구한 공격 기법을 공유하고, 전술을 연구했다.
‘솔직히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우리 막내는 도대체 뭘까?
심지어 처음 보는 게임도 단박에 습득해서 이렇게 잘하다니.
엘딩턴 후작과 맞붙어본 적은 없지만, 데인이 밀릴 거란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
“아버지. 3선 2승제라고 한 만큼, 첫 경기는 탐색전입니다. 저도 보겠지만, 아버지가 느낀 감상들을 잘 정리해 주세요.”
“그러마.”
소그레스 백작은 아들을 믿었다.
지난 일주일.
아들이 보여 준 핌블 실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할 지경이었으니.
그렇게 오늘의 챔피언십 경기를 관람하러 온 귀족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다들 굉장히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다.
“역시 엘딩턴 남작이 이길 것 같죠?”
“남부, 아니 제국에서 핌블을 제일 잘할 거란 말도 있더라구요.”
“엘딩턴 남작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를 개발해 내던데요.”
대부분은 엘딩턴 남작의 승리를 예측했다.
지금까지 챔피언십에서 연전연승을 거두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예측.
소그레스 백작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은 실제로 아무도 없었다.
단 한 사람.
그의 아들, 데인만 빼고.
“아버지, 충분히 이길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후. 첫 대련이 생각나는구나.”
“떨리세요?”
“아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물론 소그레스 백작이 긴장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어디 괜히 소그레스 백작이겠는가.
“자, 오늘 모여 주신 내빈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중계를 맡은…….”
그사이 경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고, 데인은 관중석 위로 올라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은 채 판을 내려다보았다.
맞은편에 앉은 엘딩턴 남작은 무척이나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반대로 소그레스 백작은 덤덤하고도 굳은 표정.
관중들도 모두가 엘딩턴 남작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었으며, 이대로 가면 엘딩턴 남작이 먼저 2승을 거두는 건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
“그럼, 오늘 핌블 챔피언십의 규칙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최대 3회의 게임을 진행하며, 먼저 2승을 거둔 분께서 최종적으로 승리합니다! 또한 승리자에게는 챔피언십 포인트가 수여되며, 오늘은 특별히 엘딩턴 남작님이 건 상품도 있습니다!”
상품이란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곧바로 엘딩턴 남작가의 집사가 걸어 나왔고, 그의 손에는 상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
“오늘 엘딩턴 남작님께서 핌블 챔피언십의 재미를 더 높이기 위해 준비한 상품입니다! 오늘 만약 소그레스 백작님이 승리할 경우 이 상품이 돌아가며, 만약 남작님께서 승리할 경우 관중들 중 한 분에게 이 상품이 수여됩니다!”
그 말에 관중석이 웅성였다.
엘딩턴 남작의 자신감이 좋긴 하지만, 너무 자신만만했던 것.
“자, 상품을 공개하겠습니다! 상품은 바로, 엘딩턴 남작가에서 꽤 귀하게 보관하는 고대 시대의 유물입니다!”
상자를 열자 안에서 나온 건 작은 항아리였는데, 처음 보는 문양과 함께 뚜껑이 꽉 닫혀 있었다.
“오오. 저런걸?”
“그나저나 갑작스럽군. 그럼 소그레스 백작님도 뭔가를 거시는 건가?”
“그럴지도?”
엘딩턴 남작은 자신 있게 웃어 보였다.
어차피 자신이 이길 거란 생각일까.
하지만 소그레스 백작은 사전 협의도 없이 이런 걸 준비했다고 화를 내는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빙그레 웃으며 받아쳤다.
“고대 시대의 유물이라. 흥미롭군. 좋소.”
소그레스 백작은 곧장 아공간을 열더니, 그 안에서 창 한 자루를 꺼내 올려 놓았다.
당연히 드래곤 테일은 아니지만…….
“세상에, 꽤 좋은 창 같은데.”
“엄청나게 까맣군. 흑요석으로 만든 건가?”
“흑요석은 너무 잘 깨져서 창으로 안 만들어. 그럼 저건…… 엔디움으로 만든 창 같은데?”
엔디움.
가공이 극히 까다로우나, 한 번 만들어 두면 어지간해서는 부러지거나 이가 나갈 일이 없는 금속.
심지어 창대를 포함한 창날까지 통짜로 만들어진 창이었다.
“이거면 되겠소?”
덕분에 엘딩턴 남작은 도리어 당황해 버렸다.
“이, 이렇게 귀한 걸…….”
“그 고대 유물이라는 것도 무척이나 귀한 물건이 아니오?”
“그……렇지만…….”
엘딩턴 남작의 의도야 뻔했다.
자신감을 한껏 드러내고, 소그레스 백작의 참여를 유도한 뒤, 그대로 이기는 것.
상품도 챙기고, 명성도 얻고.
근데 소그레스 백작을 너무 얕본 것 같았다.
“이 창은 드래곤 테일을 쓰기 전부터 쭉 써 온 창이오.”
“…….”
“좋은 경기가 되길 바라오.”
시작부터 분위기에 압도되어 버렸다.
이래서야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인데…….
‘일단 이기고 본다.’
엘딩턴 남작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첫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 ‘캉’이 공격받고 있네요! 잘 버티고 있습니다만, 위태로워 보입니다!
소그레스 백작은 엘딩턴 남작의 공세에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잘 버티는데요.”
“그러게. 지금까지 대결한 상대들 중에서는 제일 오래 버티는 것 같은데?”
“보통 엘딩턴 남작 상대로는 다들 10분도 못 버티니까요. 벌써 15분 넘게 흘렀어요.”
하지만 잘 버티면서 캉을 지켜내고 있는 것도 사실.
위태로우면서도 잘 빠져나가고, 오히려 역공까지 가하는 모습에 관중들의 탄성이 터졌다.
“오오. 저런 수가 있었는데?”
“나도 나중에 써 먹어봐야겠군.”
덕분에 엘딩턴 남작은 조금 당황했다.
‘실력이…… 이렇게 좋았나?’
소그레스 백작과 붙는 건 처음이다. 당연히 자신에 비해 아는 게 많지 않을 텐데, 이 정도로 버티다니.
‘빨리 끝내야겠군.’
그래도 엘딩턴 남작은 이 남부에 처음으로 핌블을 전파한 사람.
-아, ‘캉’이 공격받았습니다! 이제 한 번 남았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완벽한 외통수로 소그레스 백작의 캉을 포위한 뒤, 그대로 한 번 더 공격해 끝내 버렸다.
-아! 역시 첫 경기는 엘딩턴 남작님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소그레스 백작님께서도 굉장한 역습을 선보였습니다!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제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었다.
“방금 엘딩턴 남작이 이기긴 했는데…… 백작님도 되게 잘하시는걸?”
“역시 소그레스 백작님이야. 근데 이런 잡기에 능하신 분인 줄은 몰랐는데.”
“내가 알기로…… 카드 놀이도 그리 좋아하지 않으실 텐데.”
승리한 엘딩턴 백작보다 패배한 소그레스 백작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아지기 시작한 것.
단순히 ‘소그레스’라서가 아니다.
엘딩턴 남작이 그간 치른 핌블에서 워낙 뛰어난 실력만을 보여 왔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셈.
‘이거…… 뭔가 핌블에 대해 아는 건가?’
그럴 리 없다.
핌블은 드레니크 일부 지방에서나 유행하다 전쟁 당시 병사들을 통해 퍼진 유행.
알테온에 아직 유행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자신이 최초일 텐데, 소그레스 백작이 알 리 없는 것.
‘진짜 천재이기라도 한 건가?’
엘딩턴 남작은 짐짓 아닌 척, 소그레스 백작을 바라보았다.
아들 데인 소그레스와 무언가 꽤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만.’
데인은 수도에서 아카데미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
그렇다면 혹시 자신이 모르는 사이 수도에 핌블이 번지기라도 한 거 아닐까?
‘설마.’
만약 그래서 알려 준 거라면.
“아니지, 아니야.”
생각해 보니 그럴 리 없다.
소그레스가의 막내가 아무리 천재라지만, 유행이 얼마 되지 않은 핌블까지 자신보다 잘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핌블이 만약 수도에 퍼져 있었다면 자신도 알았을 것이다.
남부에 산다지만 엘딩턴 남작은 수도에 아는 귀족이 꽤 있으니.
‘그냥 대화하는 거겠지.’
예민해진 나머지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엘딩턴 남작은 안심했다.
이제 1승.
좀 놀라긴 했지만, 2승은 앞으로 문제없을 것이다.
그사이 소그레스 백작은 잠시 떨어진 곳에서 아들의 조언을 받고 있었다.
“캉이 너무 빨리 잡혔어요.”
“아무래도 그렇지?”
“오히려 잘됐어요. 더 늦게 잡혔으면 아버지 실력을 조금 더 높게 볼 수도 있었을 거예요.”
“아하. 방심이라 이거구나?”
“그런 셈이죠. 이제부터 분석한 걸 말씀드릴게요.”
데인은 단 1경기만 지켜보고 느낀 엘딩턴 남작의 전략들을 쭉 읊어 놓았다.
“엘딩턴 남작은 ‘둔’을 중심으로 시선을 끌고 우회하는 전략이에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허수를 몇 개 섞어 놓죠. 가끔 ‘캉’으로 시선을 끌기도 하면서…….”
설명을 듣다 보니 빠져드는 기분이다.
아니, 당장 경기를 치르고 온 자신도 잘 느끼지 못했던 걸 이렇게 상세히 분석하더니.
“18수에서 꺼낸 전략 기억하세요?”
“18수?”
“네. 캉으로 둔을 치려다 우회한 전술이요.”
“아아.”
그걸 심지어 수별로 기억을 하고 있다니.
내 아들은 도대체 뭐 하는 애일까.
‘어릴 때부터 남다르긴 했다만…….’
“요점은 이거죠. 허수에 절대 걸려들면 안 됩니다. 분명히 ‘캉’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 두고 유혹할 거란 거죠. 거기 걸려드는 순간 포위해서 한순간에 섬멸하고 바로 캉을 치러 오는 겁니다.”
“좋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사실 소그레스 백작은 잘 모르는 일이지만, 그도 나름대로 핌블을 잘 이해하고 데인과의 대련에서 실력이 수직으로 상승 중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엘딩턴 남작에게 이렇게 오래 버티진 못했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아들을 출전시킬 걸 그랬나?’
아무튼 이렇게 된 이상 내년 챔피언십에는 데인을 내보내 봐야겠다.
그리고 소그레스 백작가가 확 휩쓸어 버리면…….
“2경기에서는 다른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어요. 저희가 연습한 범위 내일 거예요. 아마 이번에는 유인 전술보다 정공으로 나설지도요.”
정공.
소그레스 백작은 그 말을 기억해 두었다.
“걱정 마라. 그 창 빼앗길 일은 없으니까.”
“빼앗기면 제가 도전해서 다시 되받아 오죠 뭐.”
전혀 걱정 없다는 데인의 모습에 소그레스 백작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이기고 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