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5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58화(558/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58화
374. 따뜻한 사람인 거 다 압니다
에오바 남작령의 병력과 우리 가문 기사단이 마을로 진입했고, 주변을 통제하면서 여관 내에 쌓아 둔 조직원들을 모조리 체포했다.
저항도 조금 있었지만 다들 마법사들이라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한 대 맞고 잠잠해진 녀석도 부기지수.
“마력을 꼼꼼히 차단시켜라!”
마력도 추가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도망가지 못하도록 사방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아버지는 의외로 덤덤하게 상황을 진행시켰다.
역병.
딱 그것만 놓고 보면 관련자들은 모조리 참수해도 되는데, 그러기보다는 일단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신 것.
그렇게 작은 마을에 엄청난 숫자의 병력이 진입하며 생긴 혼란이 서서히 잠들 즈음.
“아들.”
“네, 아버지.”
아버지의 결론은 간단했다.
“이 녀석들은 모두 수도로 보내고, 황제 폐하께서 직접 관여하시는 게 좋을 거다.”
“남부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긴 어렵네요.”
“남부의 위협은 일단락됐지만, 동부와 서부, 심지어 북부까지 이 녀석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게 문제구나.”
어머니가 알아낸 접선 외에도, 녀석들은 꽤 많은 정보를 토해냈다.
전문 심문관이 와서 ‘적절한 절차’를 거친 결과, 이 녀석들의 세력은 꽤 거대했다.
“정확히는 전쟁 이후의 혼란을 틈타 만들어졌고…… 이놈들의 수장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보면 엄청나게 강한 마법사, 라고 정리가 되는 것 같구나.”
“아마 비전 마법을 이어받은 마법사일 거예요.”
“응? 어떻게 아느냐?”
“드레니크에서 비슷한 걸 봤거든요.”
“아아. 드레니크. 드레니크에서…… 뭐? 드레니크?”
내가 말씀 안 드렸나.
뭐, 아버지한테 숨길 것도 아니지.
나는 크로스 교수와 드레니크에 다녀온 이야기를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날 멍하니 바라보셨다.
“허, 허허…… 멀쩡히 돌아왔구나.”
“재미있는 여행이었어요.”
“……다른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우리 아들이라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모르겠다. 네 누나들이 그랬으면 아주 혼을 내줬을 텐데…….”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아니다, 아니야. 대신 나중에 가거든 미리 말 좀 해다오.”
“네, 걱정 안 시킬…….”
“아버지도 같이 가게.”
“…….”
아버지는 눈을 반짝이셨다.
“전쟁 당시에 승부를 못 낸 녀석이 서넛 정도 있거든. 지금도 군에 복무하는지 잘 모르겠다만, 만약 은퇴하거나 했으면 한번 겨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어머니가 아시면요.”
“원래 허락보다 용서를 구하는 게 쉬운 법이지.”
우리 아버지가 왜 맨날 어머니한테 혼나는지 알 것 같다.
아니, 나는 그렇다 쳐도 남부에서 가장 이름난 가문의 가주가 이렇게 쉽게 말해도 되는 건가?
“아들, 꼭이다? 그럼 아버지가 타이밍 맞춰서 저기 어디야, 그래. 동부 시찰 나간다고 할 테니까. 네 엄마한테만 안 걸리면 돼.”
“……생각 좀 해볼게요.”
아버지.
아버지는 용서만 구하면 된다지만, 저는 어머니의 그 눈빛을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오늘 어머니 실력을 봤거든요.
아버지도 그 실력을 보셨으면 드레니크에 간다는 말씀은 못 하셨을 겁니다.
“드레니크라. 정 안 되면 나중에 우리 아들한테 가주 자리 물려 주고 마실 가듯 떠나도 될 것 같은데. 그쯤이면 황제 폐하께서 드레니크 교역을 좀 개방하시려나?”
아무튼 이야기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드레니크에서 봤던 그 비전 마법사 같은 녀석이 있을 거란 말이지?”
“네. 아마도요. 자신의 힘을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힘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그때랑 좀 비교되네요. 그때의 그 녀석은 일단 사람을 가리지 않고 힘을 나누어 줬었는데, 이 조직의 수장이란 녀석은 마법사만 골라서 그렇게 하는 것 같으니까요.”
아닌 게 아니라 타스, 핸슨도 그렇고 잡아들인 놈들은 죄다 마법사들이다.
“요새 마탑 그만두는 마법사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봤는데.”
마법사는 귀하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그 재능을 발현시킬 기회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심하게는 이론 공부한 10년 가까이 해야 비로소 마법을 쓰는 사람이 있을 정도.
그래서 추측하건대, 아마 이런 것 같다.
“재능은 있으나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강제로 개화시킨 거 아닐까요.”
“그게 가능한 거냐?”
“마력을 느끼고 서클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지, 서클이 일단 한번 만들어지면 그다음부터는 코드 재배열의 문제죠.”
코드 재배열도 어려운 건 매한가지지만, 오래 걸리는 다른 과정 하나를 건너뛴다는 건 또 다른 문제.
“심문관.”
“네, 백작님.”
“가급적 한 놈 한 놈한테 집중해서 조직에 입단하게 된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도록.”
“어떻게든 알아내겠습니다.”
전문 심문관.
조금 더 풀어 설명하면 대답을 얻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떻게든 알아낸다고 했으면, 과정이야 어떻든 정말 알아 온다는 뜻.
아버지는 그러면서 내 당부도 잊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면 안 된다. 마력이 폭주할 수 있으니.”
“명심하겠습니다.”
그렇게 심문관이 떠난 뒤 내가 덧붙였다.
“정보를 모두 알아낸 다음엔 녀석들의 몸 안에 있는 마력을 소멸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죽진 않겠느냐?”
“죽진 않을 거고, 위험성만 제거하는 거죠. 힘을 거두는 방식으로.”
“으음.”
마력을 억제해 두긴 했지만, 저대로 죽는다면 아마 마력이 폭주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저 녀석들이 있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제국이 감시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위험성 제거 측면에서는 충분한 명분이지. 심문이 끝나는 대로 제거하자꾸나.”
“네, 아버지.”
그렇게 남부에서의 상황은 정말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남은 건 추가적인 정보.
그리고 옵트의 상황.
나는 그 길로 다시 북상해 백작성에 들렀다가 바로 옵트로 향했다.
옵트의 상황은 이제 병자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왔느냐? 교수한테 일 시키는 제자 녀석아?”
그리고 리치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지쳐 보이는 크로스 교수가 눈에 들어왔다.
“리치는 체력이 고갈되지 않는다면서요?”
“고갈은 안 나는데 바닥까진 가지. 망할 녀석아. 내가 아주 마력을 얼마나 퍼부은 줄 아냐?”
그럴 만하다.
치료제를 들고 몇 번이나 텔레포트로 왕복했을 테니.
내 마력이 더해지지도 않아서 이전보단 덜 수월했을 것이고.
하지만 ‘살아 있으면서’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아니 리치인 걸 어쩌나.
“교수님이 이 많은 사람들 살리신 겁니다.”
진짜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다.
치료제가 제때 공수되지 않았다면, 신성력으로 목숨줄만 붙잡고 있다가 허망하게 가 버린 사람들의 시체가 불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살았다.
순식간에 이동 가능한 우리의 리치 교수님 덕분에.
“……이미 죽은 양반이 산 사람도 살리고, 응? 산 사람보다 낫다, 그치?”
“그럼요. 엄청 대단하신 건데요.”
“행여나 또 시킬 일 있으면 미리 말해라.”
안 한다는 말씀은 안 하시는군.
“후. 좀 쉬자. 마력이 거진 다 떨어졌어.”
“제가 보충해 드릴게요.”
“이놈아! 이 핑계로 좀 쉬는 의도를 이해 못 하냐?”
“아깝다. 자연스러웠는데.”
“이노옴…….”
난 피식거렸다.
“고생 많으셨어요. 원하시는 거라면 뭐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단, 제가 가능한 걸로.”
“아깝구나. 너희 가문을 통째로 넘겨 달라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휴, 다행이네요.”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던 우리의 화제는 의문의 집단으로 넘어갔다.
“뭔가 아는 거라도 있으세요?”
크로스 교수는 아주 오래 살았다.
사울 행스턴이라는 이름을 시작으로, 죽은 뒤에는 리치가 되었고 이후 여러 이름을 사용하다 현재의 크로스 교수로 활동 중이다.
때문에 많은 걸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나와 같은 걸 먼저 떠올렸다.
“드레니크에서 본 그놈들 같은 경우 아니냐?”
“저도 그 생각 했죠. 비전 마법.”
“흠. 그때 말했다시피, 비전 마법은 일인승계가 원칙이라 나도 다 아는 건 아니다. 세상엔 기상천외한 비전 마법이 수두룩하거든. 뭐, 별 볼 일 없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처럼 사람 귀찮게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서 이렇게 추측했다.
“흠, 근데 이전에 드레니크에서 봤던 그 불의 힘은…….”
“이거요?”
화르륵!
내 손에서 피어오르는 강렬한 불덩이.
이건 기존의 마법사들이 아는 그 불덩이가 아니라, 내가 빼앗은 비전 마법으로 발동시킨 불이다.
“어우, 깜짝이야. 내 뼈 탈라.”
“쓸 기회가 없어서 써 봤어요.”
다시 불을 껐다.
솔직히 위력이 너무 강하다 보니 쓸 일이 별로 없다. 사람을 그냥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수준이니.
한편으로는 엄한 놈 손에 들어가는 것보다야 낫겠다 싶다.
아니면 괜찮은 녀석에게 전수해 주든가.
“아무튼! 그 힘이라는 거 말이다, 드레니크의 그 마법사는 자신의 힘을 작게나마 옮기는 방식이었지. 그런데 이……건 그냥 단순히 가지고 있는 마력의 위력을 증폭시키는 거란 말이지?”
“어떤 비전 마법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거군요.”
“그래. 비전 마법은 너무 다양하니까. 그 비전 마법이 상대방의 힘을 증폭시켜 주는 비전 마법인지, 아니면 다른 힘이 있는 건지.”
비전 마법은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고, 전승할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아르카나 시절에는 그런 비전 마법들이 한데 모여 연구되고 탄생하며 현재의 마법 체계가 정립되었다고 했는데, 아르카나가 사라진 지금은 외려 퇴보해 버린 것.
그러면서 알음알음, 전해지다 현재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셈.
“어찌 됐든 찾아보긴 해야겠구나. 혹시나, 우리가 찾는 근원적인 마법이 될 수도 있고.”
나는 태초의 마법을 하나 얻어냈다.
어쩌면, 지금 찾는 그 수장이 태초의 마법을 가지고 있다면…….
“재미는 충분하겠네요.”
“넌 그게 왜 재미로 연결되는 거냐?”
“찾을 이유가 생긴 거잖아요. 없어도 상관없지만.”
“너한테는 뭐, 마법사로서 진실의 탐구 뭐 그런 것도 없냐?”
“저 마법사 아닌데요.”
“그럼 뭔데.”
“마창암살검소환술사인데요.”
“…….”
오랜만에 꺼내본다.
“이름 좀 멋지게 지어 보지 그게 뭐냐…….”
크로스 교수는 한숨을 푹 쉬곤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그래서, 현장학습 필요하냐? 방학이 얼마나 남았지?”
“이제 열흘 조금 안 되게요.”
대략 시간을 가늠해 보았다.
충분하네.
“열흘 전엔 복귀할 것 같습니다.”
“교수한테 잡일 시키고 재미난 건 혼자 다 하고. 아주 그냥.”
“선물 사갈게요.”
“아주 귀한 물건 아니면 안 받는다, 흥.”
말이야 저렇게 하셔도 난 아까 분명히 보았다.
치료제를 맞고 회복한 병자들이 와서 고마움을 표할 때, 리치라 차마 흘릴 수 없는 눈물을 삼키는 그 모습.
“교수님은 따뜻한 사람인 거 다 압니다.”
“너 진짜 왜 그러냐.”
“그냥요.”
질색하는 크로스 교수의 모습에 난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