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63)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63화(563/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63화
377. 데인이 데인 했다(1)
동부 산맥의 제5 산악레인저 연대, 혹은 산악레인저 제5 연대라 불리는 집단은 어느 분지에서 살고 있었다.
산비탈에 각종 시설들을 지을 수는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이다.
“넓군요.”
“네. 꽤 넓은 편이죠. 총원은 모든 사람들을 포함해 약 5백여 명입니다. 여기는 연대 본부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레인저들을 각지로 파견하고, 레인저들은 파견된 지역에서 머무르고 임무를 마치면 돌아오죠. 단기 임무의 경우 쉘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펠은 친절하게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럼 지금 동부 산맥 각지에 파견된 인력이 5백 명이란 이야기이십니까?”
“그럴 리가요. 모든 인원을 포함해서 1천 명입니다. 실제 레인저들은 3백 명이 채 안 됩니다.”
“그럼 나머지는…….”
“레인저는 아니지만, 다양한 이유로 이곳에 온 사람들이죠. 화전민도 있고, 국경을 넘으려다 잡힌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국법에 따른 처벌을 면제하는 대신, 이곳에서 일을 돕는 거죠.”
약 500명 정도가 살아가는 본부.
곳곳엔 마치 마을처럼 집이 지어져 있고, 제분소며 대장간이 들어서 있었다.
“자급자족이 원칙이지만, 기본적으로 보급도 받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연대치고는 병력이 꽤 적습니다.”
“그냥 명칭이 연대로 굳어진 것뿐이죠. 한 200년 전에는 정말 ‘연대’라 불릴 만한 인원이었다고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분지의 크기에 비해 규모가 꽤 적었다.
정확히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은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는 텅 빈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인원이 늘 부족합니다. 레인저들은 거의 항상 파견을 나가고, 순찰을 돌고, 나머지 사람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이곳 본부의 일을 해야 하니까요.”
“임무는 몇이나 나가 있습니까?”
“통상적으로 레인저 전체 인원의 50%입니다. 나머지는 휴식을 하거나, 안에서 작업을 하죠.”
“군대 같네요.”
“군대죠. 군인들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요.”
펠은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중앙의 가장 큰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가 바로 연대 본부입니다. 언제 지어졌는지는 잘 모르고, 일단 가장 큰 건물입니다.”
“그래 보입니다. 숙소도 겸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1층은 본부 사무실, 2층부터는 레인저들의 숙소로 쓰이죠. 바로 가시죠. 연대장님이 계실 겁니다.”
참고로 이곳에 오는 동안 다행스럽게도 본부와의 통신이 복구되어 전후사정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상황을 전달하니, 연대본부에서 두 사람을 안으로 모시라는 신호를 받은 것.
‘다행이군.’
덕분에 펠은 마음을 놓았다.
이제부터는 본부 차원의 일이 되었으니, 자신의 손을 어느 정도 떠난 셈.
차라리 임무 속행이 낫지, 이런 일에 계속 휘말리는 거 솔직히 별로다.
티는 안 냈지만, 의무를 다하려 애쓰는 펠도 사람은 사람인 것이다.
반면 마티스는 흥분해 있었다.
“정말…… 서부의 도시에서 모래폭풍을 막아내신 게 맞습니까?”
“예. 저 혼자 한 건 아니지만요.”
“엄청나군요……!”
데인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황실에서 의도적으로 그런 업적을 널리 알린 것도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퍼질 만한 업적들이기 때문.
“와…… 정말 안 믿깁니다.”
“저도 위대한 제국 산악 레인저들의 본부에 온 사실이 안 믿깁니다.”
“하, 하하…… 그런가요.”
5년 훈련하고 15년 의무 복무를 해야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상은 다르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저런 말을 해주니 자부심은 조금 생기는 것 같았다.
그놈의 자부심이 앞으로 10년은 더 가야 할 텐데.
“잠시 좀 더 주변을 둘러보고 내려가도 괜찮겠습니까?”
그때 펠에게 묻는 데인.
“주변을 둘러보신다면…….”
“별거 아닙니다. 주변을 좀 살피면서 흔적을 좀 찾아보려 합니다.”
“아, 예. 그러십시오. 노란 표식이 있는 곳만 피하시면 됩니다. 거기는 함정을 설치했다는 표시입니다.”
“알겠습니다. 베나티오, 다녀올게.”
“다녀오십쇼, 선배님.”
그렇게 데인은 약 30분 정도 자리를 비웠고, 펠과 마티스는 그사이 베나티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때웠다.
이후 데인이 돌아오자 일행은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
“3조 펠이다.”
그렇게 도착한 본부 입구엔 경계근무를 서는 레인저 두 명이 보였다.
“뭐야, 펠. 벌써 돌아왔어?”
“그렇게 됐습니다. 손님이 와서요.”
“손님?”
레인저들이 데인과 베나티오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부 승인받은 건입니다.”
“아, 그러네. 아까 통신 왔었네. 그게 너였구나.”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좀 봐 줘라. 나 말년이다.”
“말년이면 뒹구는 낙엽도 피해야 할 때 아닙니까?”
“그치. 뒹구는 낙엽에 맞고 뼈가 부러질 수도 있지.”
통과는 무난했다.
다만 아까와 같은 과정을 거치느라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말년이라 유유자적하게 굴던 레인저는 황실의 인장을 보자마자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3년 차인 펠, 2년 차도 안 된 마티스와 다르게 그는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어지간한 일에는 흥분하지도 않고 여유가 넘쳐났다.
아마 저런 모습은 펠과 마티스가 처음 보는 모습일 것이다.
“이거…… 진짜…… 입니까?”
“뭣하면 지금 황자 저하께 통신을 연결하겠습니다.”
“아, 아, 아닙니다. 어, 음, 의심의 여지가 없죠. 펠, 이미 확인한 거지?”
“저도 맞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닌 게 드러나면 그때 처리하면 될 일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레인저들의 삶은 지루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이런 방문자의 존재는 대사건이나 다름없다.
방문자라고 해 봐야 본부로 보급품을 전달해 주는 짐꾼, 가끔 찾아오는 레인저 본대 사람, 그리고 범죄자와 고아, 기타 사유로 레인저에 입대하게 된 녀석들을 데려오는 사람들뿐.
제국에서 그 이름도 드높은 천재 소년과 그 친구의 방문은 말 그대로 정말 드물다 못해 상상도 못 할 일인 셈.
거기에 황실의 인장이라니.
“도대체가…… 문 열어!”
드르륵.
그리고 도르래 작동시키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문이 서서히 열렸다.
마침내 레인저들의 거주지에 입성한 것.
“선배님, 다들 저희들만 쳐다보는데요.”
베나티오의 말처럼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간혹 오는 방문자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
개중에는 데인의 은발을 보곤 놀라워하는 시선도 있었다.
“저기, 저기. 보여? 은발?”
“은발이 뭐.”
“은발이 뭐냐니! 은발이 어디 흔한 머리카락이야?”
“뭐, 그래서 가서 머리카락 좀 잘라달라 하려고?”
“그게 아니라! 은발 하면 떠오르는 사람 있잖아. 왜, 그 천재…….”
“아, 데인 소그레스?”
아무래도 이 외진 산자락의 외부와 교류가 별로 없는 마을에도 위명이 알려진 모양.
“확실히 선배님이 유명하긴 합니다.”
“그런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 후미진 곳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볼 리 없죠.”
하기야, 벌인 일이 좀 많아야지.
물론 모두 해결했기 때문에 유명해진 거지만.
“이쪽입니다.”
펠의 안내를 받아 이동한 레인저 연대 본부는 꽤 투박했다.
이런 산자락에 있는 곳이 당연히 화려할 리 없다. 하지만 실용적으로 꾸며 둔 건 확실했다.
그리고 로비에는 레인저 본부 연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데인 소그레스 도련님, 이렇게 뵙는군요.”
연대장쯤 되면 엉덩이가 꽤 무거울 텐데,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마중을 나온 것.
“안녕하십니까, 연대장님. 소그레스 백작가의 장남, 데인 소그레스입니다.”
“반갑습니다. 제5 산악레인저 연대 연대장 렉터라 합니다.”
펠, 마티스, 렉터.
이름들이 꽤 투박하고 간단하다.
데인이 눈치챈 그대로였다.
레인저들은 입대하면 자신의 성씨를 버려야 하고, 이름도 새롭게 부여받는다.
제국은 이름만으로도 추측할 수 있는 게 많기도 하거니와, 성씨를 버리게 만듦으로써 정체성을 재정립시키는 의도가 담긴 셈.
렉터의 경우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났지만 레인저 직책을 유지하며 눌러앉은 거라 할 수 있겠다.
“제 집무실로 모시겠습니다. 옆에 계신 분은…….”
“제 친구입니다. 베나티오 그룬이고, 말씀드린 건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 그럼 같이 모시겠습니다. 펠, 수고했다. 임무 복귀하도록.”
“알겠습니다. 마티스, 가자.”
펠과 마티스.
짧은 시간 동안 함께했던 그들은 레인저답게 임무로 복귀했다.
그러게 집무실로 안내된 데인과 베나티오.
렉터는 문을 닫은 뒤, 차를 끓이는 화구로 다가가 불을 올리며 자리를 안내했다.
“저쪽 소파에 편히 앉으시지요.”
“감사합니다.”
“차를 곧 내드리겠습니다.”
렉터는 꽤 능숙하게 물을 끓이고 찻잎을 우려냈다.
“한 모금 하시지요. 추운 산자락에서 몸을 덥히는 향 좋은 차입니다.”
“향을 맡으니 상당한 고급품이네요.”
“아아. 알아보시는군요. 역시, 도련님입니다. 최상등품이죠. 이런 곳에 오래 있다 보면 이런 취미가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집무실만 보면 이런 최상등급의 찻잎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화려한 장식의 황실이나 어느 귀족가에나 어울릴 만한 물건.
“먹여 살릴 처자식도 없어 봉급을 열심히 털어 넣는 것뿐이니 혹시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오해라뇨. 그럴 리가요.”
데인은 싱긋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베나티오도 데인을 따라 차를 한 모금 하곤 감탄하는 표정이 되었다.
이런 향도 있구나.
“그나저나…… 보고는 들었습니다만, 제국을 위협하는 세력이 이 동부 산자락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좀 당황스럽군요.”
“레인저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추측이 그럴 뿐입니다.”
“추측이라…… 알겠습니다. 아, 불쾌한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닌 듯했다. 다짜고짜 와서는 레인저들이 관리하는 구역에 위협적인 세력이 있다고 하는 거니까.
“혹시 라이칸스로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렉터의 말에 데인은 이번만큼은 죄송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작 그 정도 위협이었다면 레인저들로 충분했겠죠.”
“……그렇군요.”
“그래서 몇 가지 물어보고자 찾아왔습니다. 동행한 레인저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연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확실할 것 같아서요.”
“아아. 음. 알겠습니다. 그러시지요.”
데인은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먼저…… 이 근방에 탐사가 조금 어렵거나 지도에 표기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까?”
“글쎄요. 적어도 저희 레인저들이 관리하는 구역에는 없습니다. 원한다면 지도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등고선은 물론이고, 각종 지형지물과 표지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죠.”
대단하다면 대단한 자신감이다.
지도라는 건 누구에게나 함부로 보여주어선 안 될 물건.
하지만 데인은 그런 배짱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고개만 끄덕이곤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최근에 이 근방에서 이상현상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까?”
“이상현상이라…… 이상현상은 지금 일어나고 있긴 합니다. 지금 이 상황 말입니다.”
레인저들은 배타적이다.
저들끼리 사회를 형성하다 보니 당연한 일.
황실의 지시에는 충성하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권위가 항상 통하는 존재들은 아니다.
물론 데인은 그런 비아냥 가득한 대답에도 반응 없이 세 번째 질문을 던졌다.
“돈이 꽤 많으신 것 같습니다. 맞습니까?”
“……무슨 뜻입니까?”
“찻잎도 최상등품이고…….”
“그건 어디까지나 제 봉급을 탈탈 털면 살 수 있는 물건이죠. 설마 착복이나 배임을 조사하러 오신 거라면…….”
“아뇨.”
데인은 피식거리며 방 한구석에 있는 궤짝을 가리켰다.
“전 저 안에 있는 물건을 말하는 겁니다.”
“…….”
“마력이 참 진하군요. 제 입장에선…… 그래, 냄새가 진동한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는데.”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누군가가 나눠준 마력의 진한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