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67)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67화(567/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67화
378. 뿔이 하나 더 났네?
앙가트산으로 향하는 동안 이런저런 연락들을 받았다.
첫 번째는 남부 우리 백작성에서 온 연락이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남부 쪽의 위협은 일단락됐다.
관련자들은 황실 압송 절차가 진행 중이고, 우리를 도운 타스의 경우 앞으로의 협조를 조건으로 적당한 처벌만 받을 예정이라 한다.
촌장의 경우 마을을 지킨 공로를 들어 포상을 받을 예정이고, 남부에서 관련자들을 색출할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어머니가 암살자로서 활약한 일은 나와 아버지 외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예상한 일이지만, 어머니는 그걸 드러낼 생각도,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생각도 없다고 하신다.
-일이 많이 바빠졌단다.
“제가 일거리를 안겨 드렸네요.”
-필요한 일이었지. 오히려 대응이 너무 늦었구나.
연락하신 아버지에게는 동부의 상황도 간단히 공유했다.
동부 쪽에도 위협들이 퍼지고 있다는 소리에 아버지는 적잖이 놀라신 것 같다.
정확히는 레인저 연대 본부가 실은 조직의 지부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신 거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구나. 황제 폐하꼐서 크게 진노하겠어. 어쩌면 레인저라는 집단 전체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맞는 말이다. 아직 조직의 이름이나 정체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이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으니.
그런 의미에서 제5 레인저연대의 연대장직에 있던 렉터는 아마 지위 박탈 및 기록 말살, 그리고 사형이 확정적일 테다.
정도에 따라선 가담한 레인저들은 물론, 그곳에서 지내던 일반인들까지.
제5 레인저연대의 운명은 앞으로 예측하기가 어려워진 셈.
그래도 해체보다는 존치 및 재구성이 유력하지 않을까.
그곳에서 레인저들의 활동이 중단되면 주변이 엉망이 될 확률이 높으니까.
-아. 그리고 조만간 수도로 갈 예정이니 시간이 되면 보자꾸나.
“사건 보고하러 가시는군요.”
-그렇지. 황제 폐하께서 이 일에 여러모로 관심이 많으신 것 같구나.
“조심하세요, 아버지.”
-뭘 말이냐? 혹시 뭐, 그 세력이 날 노리는 걸 걱정하는 거라면…….
“아뇨. 어머니요.”
-응?
“제가 현역 시절을 본 건 아닌데, 움직임은 저도 못 따라가겠더라구요.”
-……안 그래도 요새 핌블은 언급도 안 한단다.
아버지와의 연락은 그걸로 마무리됐고, 이어서는 레일라의 큰오빠이자 동부 국경수비대장을 맡고 있는 오웬 테르미온과도 연락을 취했다.
“오랜만입니다, 오웬 테르미온 경.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데인. 오랜만이다. 레일라와는 잘 지내고 있지?
“물론이죠. 너무 잘 지내서 탈입니다.”
가족은 가족이다.
안부 인사를 저렇게 하다니.
-그래, 기왕이면 더 잘 지내라고.
저렇게 말하고 껄껄 웃어젖힌 오웬은 잠시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데인, 덕분에 동부 쪽 위협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었다. 고맙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니지. 그건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었지.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데인 네가 아니었으면 아마 위협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아예 몰랐을 거다. 겸손할 필요 없다.
너무 겸손을 차리는 건 독이지만, 그래도 상대가 국경수비대장 아닌가.
-무엇보다 이제 제국도 내실을 다시 다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겠지. 현재 레인저연대는 아마 재편에 들어갈 것 같다.
“해체까지는 안 가는군요.”
-해체하기에는 국경과 너무 맞닿은 곳이지. 레인저들을 최대한 보강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오웬은 이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말인데, 황자 저하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특정 마력을 감지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든다지?
“현재 제 누이가 개발 중입니다.”
-그렇군. 시기는 아직 특정할 수 없고?
“아직입니다. 혹, 급히 필요하신 상황이십니까?”
-급히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부적으로 단속에 들어가고 있지.
“동부군 내에 의심 가는 자가 있습니까?”
-몇몇은. 그간 행적이 수상한 자들을 조사했다. 급작스레 실력이 오른 이들도 모두 조사 대상이지.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하다.
레인저들도 그랬다.
해당 마력을 품은 레인저들은 대체로 연차 대비 훨씬 좋은 실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모르는 사람들이야 하루아침에 실력이 오른 걸 두고 신기하게만 생각했겠지만, 실제로는 마력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단순히 마법사들의 격을 높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품고 있는 마력을 더해 주면서 신체능력을 한층 끌어올려 주는 것.
강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마 참을 수 없는 유혹일 테다.
한세월이 걸릴 구간을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해결 가능하니.
-명단은 모두 확보해 두었고, 움직임을 감시 중이다. 아직 파견 나간 병력이 돌아오지 않아 병영 안에 소문이 퍼지지 않았지만.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음. 괜찮다. 오히려 그대가 걱정이지. 황자 저하의 말에 따르면, 그대는 무슨 일이든 해낸다고 했지만 이번 일은 좀 상황이 다르니까.
다르긴 하지.
하지만 괜찮다.
그런 걸 고민했다면 애초에 뛰어들지도 않았을 테니까.
-아마 그대가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그쪽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
“괜찮을 겁니다.”
-그대가 다치면 레일라가 슬퍼할 테니, 다치지 말도록.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여동생을 이렇게나 지극히 생각하는 오빠라니.
하기야, 레일라에게 어린 시절부터 각별한 오빠였다고 들었으니.
그래서 동부로 떠났을 때 많이도 원망했다고 한다.
지금에야 좀 희석됐지만, 레일라는 큰오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만나면 한 대 칠 거라고 말하던 녀석이다.
“그럼, 또 통신하겠습니다.”
-조만간 보자, 데인 소그레스.
그렇게 오웬과의 통신을 마무리한 나는 베나티오의 묘하게 달라진 표정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번엔 표정이 왜 또 그래?”
“음. 아는 사람이 참 많다 싶어서 말입니다.”
“황제 폐하에, 황자 저하도 있는데 동부군 국경수비대장을 보고 그런 표정이야?”
“글쎄요. 제 입장에서는 그냥 이런저런 사람들을 다 알고 지낸다는 게 신기해서 말입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죠.”
“어쩌다 보니까.”
사건들이 좀 많이 일어났어야지.
사건을 겪다 보면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법이기도 하고.
뭐,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지위가 높은 건 사실이다.
“이제 슬슬 적응할 때도 안 됐냐?”
“적응이 쉽게 안 됩니다. 심지어 저희는 ‘드래곤’을 보러 가는 거 아닙니까?”
여전히 안 믿는구만.
직접 보여 줄 수 없는 게 아쉽다.
난 피식거리며 고삐를 당겼다.
* * *
앙가트산에 도착한 후 베나티오는 근처 마을에서 기다린다고 말했다.
“진짜 안 봐도 돼?”
“에이, 그 정도면 연기 충분히 하셨습니다. 거기 뭐 있는진 몰라도 잘 다녀오십시오.”
“진짜 보여준대도?”
“뭐 드래곤 모형 그런 거 아닙니까?”
내가 그렇게 신뢰가 없는 인간이었나.
아니지, 따지고 보면 세상에 드래곤이 존재한다고 해도 안 믿을 사람이 천지다.
종종 권위에서 믿음이 나오기도 하는 법이지만, 내가 친구들 사이에서 무작정 권위를 세우진 않으니.
“그렇다면야 뭐. 나중에 후회 마라.”
“진짜 드래곤이 나타나면 그때 후회하겠습니다.”
저놈은 아마 내가 진짜 드래곤을 보여 줘도 환영 아니냐며 절대 안 믿을 녀석이다.
에드워드는 믿어 주려나.
아무튼 난 그렇게 베나티오를 마을에 두고 앙가트산을 올랐다.
올라가다 보니 벤이 생각나 사념체의 기운이 흘러 나오던 장소로 향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사념이 흘러나오지 않는 걸 확인했다.
아마 빠르면 몇 년, 늦어도 몇십 년 안에 이 앙가트산의 풍경도 바뀌게 될 것 같다.
사념이 미치는 영향이 사라진 이상 뭔가 달라지겠지.
따지고 보면 여기는 산이라기보다는 드래곤의 동체를 벽과 흙으로 뒤덮은 것에 불과하다만, 어쨌든 생명체는 살고 있으니.
“잘살고 있겠지.”
다시 벤을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좋은 결말을 맞이했길 바란다.
원하지도 않은 일을 당해 가족들에게 버림받았고, 이제는 좀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이기도 하고.
“뭐 느끼는 거 없냐?”
[없다.]“그래, 드래곤한테 뭘 기대하겠냐.”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마라. 너를 만나기 전까지 같은 드래곤이 아닌 생명체는 나에게 개미에 불과했다.]드래곤에게 인간과 같은 사상과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강할 때의 이야기.
“사념체 주제에 말이 많네.”
[자꾸 협박하는 거냐?]“응. 협박.”
[…….]“네가 뭐 지금 할 수 있는 거라도 있냐? 보석 안에 담긴 사념체도 이제 사람한테 영향 못 끼치잖아?”
[넌 꼭 저주를 받을 거다. 안 받아도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그래.”
난 가볍게 어깨만 으쓱이곤 산을 올랐다. 가는 길의 공기가 쾌적하다.
확실히 사념체의 영향력이 줄어든 게 느껴진다.
사람도 조금 보였다.
이전에는 다들 본능적으로 접근을 피하던 산이었는데, 이제는 본능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기라도 하는 걸까.
그렇게 우물에 도착해 아래로 내려간 나는 반가운 둘의 목소리를 마주했다.
“끼륵-! 끼륵!”
[데인 소그레스. 드디어 왔군요.]카르나스.
그리고 미니골렘.
“잘들 있었냐?”
나는 엉겨붙는 카르나스를 쓰다듬어 주곤 미니골렘에게도 인사했다.
풍경은 달라지지 않았다. 저주에 걸려 잠든 드래곤 포에리스의 동체도 그대로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카르나스가 권능을 연습할 때 쓴 걸로 보인 돌덩이 몇 개 정도?
“끼륵!”
그런데 카르나스에게서 바뀐 점을 하나 발견했다.
“응? 뿔이 하나 더 났네?”
카르나스의 머리 중앙에 있던 뿔 말고 왼쪽에 새로운 뿔이 돋았다.
“끼륵!”
뿔은 그렇게 날카롭지 않았다.
뿔보다는 뭔가 동산이 우뚝 솟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권능의 발현에 따른 변화다.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권능의 개발도에 따라 뿔은 최대 세 개까지 솟는다. 지금은 살짝 난 정도지만 나중에는 조금 더 자라고 조금 더 단단해질 거다.]그러고 보니 잠든 포에리스의 동체에도 뿔이 세 개 나 있었다.
즉, 자기가 잘난 드래곤이란 뜻이다.
“카르나스, 연습 좀 했어?”
“끼-륵!”
“재미있었어?”
“끼륵!”
카르나스는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같은 드래곤이니까.
이제 권능도 배우고, 슬슬 익숙해지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흐뭇해진다.
[꼬맹이는 배우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 이전에는 염동력을 배웠고, 이번에는 ‘이동’을 배우고 있지.]“이동?”
[같은 드래곤이 존재하는 곳으로 한순간에 이동하는 권능이다.]“그거 편리하네.”
[너희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텔레포트’와 달리 크게 준비할 것도 없지. 동족 간 이동만 가능하다는 게 좀 제한적이지만. 물론, 권능을 극한으로 갈고닦으면 그 제한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그럼 당장은 어렵다는 거지?”
[아마 그럴 거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했으니, 속도가 빠른 걸 감안해도 아마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몇십 년이 걸릴지도.]드래곤과 드래곤 외 다른 생명체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더니.
딱 그랬다.
한데, 카르나스는 고개를 젓고 있었다.
“끼륵! 끼-륵!”
마치 지금도 할 수 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