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58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581화(581/5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581화
390. 현장학습이 필요하겠어(1)
굳이 용병들의 특징이랄 것도 없이 사람은 동기가 사라지면 대개 포기하는 법이다.
사랑.
명예.
그리고 돈.
용병들은 돈을 따라 움직인다지만, 그 이유는 바로 돈이 가장 중요한 동기이기 때문.
때문에 용병들은 돈 줄 사람이 데인에게 붙잡힌 걸 보고 바로 모든 걸 술술 실토했다.
“우, 우리들은 그냥 의뢰를 받았을 뿐입니다. 저쪽, 저 사람이 갑자기 석 달 전에 찾아와서는 웃돈과 위약금을 지원할 테니까 이 날짜에 맞춰서 이 협곡의 사원으로 가자고…….”
“저희도 몰랐습니다! 그, 근데 와 보니까 이미 저 녀석이 저희에게 강제로 힘을 주입한 상태였고, 하는 수 없이…….”
데인은 아직 이름도 모르는 조직의 남자가 이 용병들에게 힘을 주입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레인저들에게 그랬고, 남부에 역병을 퍼뜨리려던 핸슨에게 그랬듯이.
“이상한 물을 마셨나?”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역시나.
“그 물을 마시니 어땠지?”
“힘이 막 솟아나고…… 여행 짐의 무게를 두 배로 늘려도 거뜬했습니다.”
레인저들이 그랬듯 힘이 강해지는 건 확실한 일.
“그런데 지금은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때문에 데인은 신문 전, 이전처럼 자신의 마력으로 이 녀석들의 마력을 차단해 놓았다.
자칫 낌새를 눈치채서 폭주라도 시키는 날엔 사원이고 협곡이고 죄다 날아가게 생겼으니까.
“좋아. 협조적이군. 마음에 들어.”
“가, 감사합니다.”
“풀어준다는 건 아니니까 너무 설레지 말고.”
“…….”
용병들은 무척이나 실망한 것 같았다.
하지만 데인의 무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이상,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신상에 이롭다.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이름은 들은 적 있는데 저렇게 강한 건 정말…….’
마법.
창.
그리고 갑자기 불을 뿜어서 동료 한 명을 재로 만들어 버린 소환수까지.
드래곤이라곤 당연히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조용히 해 봐.”
“네?”
“너한테 한 말 아니야.”
“아! 그, 그렇군요.”
혼잣말을 하는 걸 보면 정신이 이상한 게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천재들은 대개 어딘가 조금 미쳐 있다는 속설도 떠올랐다.
[지금 나는 매우 급하다, 데인 소그레스. 내 저주를 풀 방법이 지금 이 지하에 있다는 거 아닌가.]“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 교수님이 갔으니까 좀 기다려.”
[알겠다. 하지만 오래는 못 기다린다.]“못 기다리면 어쩔 건데?”
[…….]포에네스와 소곤소곤, 대화를 나눈 데인은 용병들에게 짧게 경고한 뒤 잠시 자리를 떠났다.
“조용히들 하고 있어. 제나, 잘 감시해 줘.”
“응. 걱정 마.”
데인은 다시 남자와 마주했다.
이름은 롤타.
핸슨과 타스도 그렇고, 묘하게 짧은 이름들이었다.
정확히는 성이 없었다.
제국엔 성이 있는 자보다 없는 자들이 훨씬 더 많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참고로 롤타의 마력도 완벽히 차단시켜 두었다.
덕분에 이 녀석의 힘은 이제 2서클의 갓 초보 티를 벗은 마법사 수준에 불과하다.
녀석은 꽤 침울해 보였지만, 데인이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롤타라고 했나?”
“그, 그렇다.”
“그렇다?”
“……그렇습니다.”
기강을 확실히 잡은 데인이 물었다.
“이곳에서 뭘 하려 했지?”
“…….”
화르륵.
데인 옆에 불덩이가 솟아올랐다.
‘저게 말이 돼?’
롤터는 정말 미쳐버리고 싶은 심경이었다.
재배열하는 과정이 저렇게 빠르다고?
무슨 1초도 안 돼서 불덩이가 튀어나오냐.
“다른 한쪽 팔은 그대로 태워 버리는 것도 볼 만하겠는데.”
“마, 말하겠습니다! 그, 그러니 나머지 하나만은…….”
외팔이 신세가 된 롤타.
하지만 한쪽 팔을 잘랐다는 이유로 분노를 표출할 수는 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너무도 불리한 상황이기도 하고, 분노를 표출한다고 한들 달라지는 건 없어 보였다.
지금은 숙일 때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그래. 말해.”
데인은 불덩이를 거두지 않은 채 물었고, 롤타는 열기를 느끼며 꿀꺽 마른침을 삼킨 뒤 입을 열었다.
“이 협곡의 힘을…… 폭주시키라는 명령이었습니다…….”
데인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뭘 위해서?”
“그야…… 이 협곡에 감도는 사이한 기운은 엄청난 수준이니까요. 이를 폭주시킨다면…… 제국에 분명히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이 근처에 병사들이 주둔하긴 하지만, 꽤 소수인데. 폭주시킨다고 한들 이 협곡 주변에만 피해가 갈 테고.”
의문을 가지는 이유란 바로 이것이다.
이 협곡 주변엔 사람이 별로 없다.
데인이 말한 바와 같이 있다 해도 소수의 주둔군 정도?
애초에 근처 출입을 막아 놓기도 했고, 계곡 자체가 워낙 높은 데다 이 사원의 존재로 사실상 죽어버린 땅이다.
물론 힘을 폭주시키면 혼란이야 있을 것이다. 제국 입장에서는 조금 난처한 일이 되겠지.
하지만, 이들이 일으켰던 남부의 역병 사태나 레인저 연대 포섭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미약한 수준.
“정말 그것뿐인가?”
“제, 제가 받은 명령은 그뿐입니다.”
“좋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폭주시키는 거였지?”
“지하에서 마력석 코어를 설치 후 작업 중이었습니다…… 조직에서 쥐여 준 설계도 그대로 진을 그리고 작동시키면 된다고 했습니다.”
믿고 안 믿고는 선택이지만, 적어도 현 상황에서 이 녀석이 굳이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언데드는 어떻게 한 거지?”
“그건 말씀드렸다시피…… 흑마법사들이 이전에 준비해 두었던 것들을 작동시켰습니다.”
“너희들이 직접 한 건 아니고?”
“저, 저는 결코 흑마법사가 아닙니다! 저를 어떻게 그런 존재들과…….”
“내 기준으로 너희들은 흑마법사보다 더한 놈들인데.”
“…….”
“데인 학생.”
그리고 때마침 브루노 교수도 지하에서 올라왔다.
“잠시 둘러봤어요. 데인 학생 말대로 건드리거나 한 건 없고요.”
“어떠셨습니까.”
“음. 내려와 봐야 할 것 같아요.”
데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다녀오죠.”
그러면서 제나 쪽과 이쪽의 롤타를 한번 바라본 뒤, 갑자기 천장 쪽을 올려다봤다.
“나와서 여기 좀 감시해.”
“네?”
“아, 저 따라다니는 녀석이 하나 있어서요.”
그리고 잠시 후.
“선배님, 세상에. 어떻게 된 겁니까?”
정말 데인의 말대로 새로운 사람이 한 명 등장했다.
“누, 누군가요?”
“베나티오 그룬이라는 녀석입니다. 검술학부죠. 베나티오. 이쪽은 브루노 교수님.”
“하하, 안녕하십니까. 어쩌다 보니 만나 뵙게 됐네요.”
바로 베나티오였다.
데인은 이제 어이없어하기도 귀찮은지 대강 물었다.
“언제부터였냐?”
“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또 모험에 맛이 들려서 그냥 왔는데, 이게 웬걸? 데인 선배님 일행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실은 알고 있었다.
아카데미 정문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맨날 그러던 녀석이라 이제는 별로 신경도 안 썼지만.
병사들이 지키는 입구는 아마 대충 알아서 잘 통과했겠지.
“근데 어떻게 여기서 버티고 있는 거야? 장치는 어디서 났고?”
“동아리 창고에 있던데요?”
“그랬군.”
참고로 동아리 창고의 물건들은 어디 팔거나 나쁜 짓에 쓰는 게 아니면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
그런고로 베나티오는 정화 장치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여기까지 온 셈.
“마침 잘됐네. 저쪽은 제나가 감시 중이니까 넌 이 녀석 감시해.”
“뭐 하는 녀석입니까?”
“사고 치려던 녀석.”
“문제아로군요. 아카데미 학생이었으면 바로 퇴학 처분일 텐데.”
“연기 그만해라. 지하 다녀온다.”
“옙, 다녀오십쇼.”
그렇게 데인은 지하로 가 버렸고, 브루노 교수와 남겨진 베나티오는 싱글싱글 웃으며 넉살 좋게 웃었다.
“교수님, 배고프진 않으세요?”
“아, 그…… 괜찮습니다.”
브루노 교수는 문득 생각했다.
하루에 이렇게 여러 번 놀라 본 적이 살면서 있기나 했었던가.
* * *
지하로 내려간 뒤 포에네스는 숨통이 트인다는 듯 쉴 새 없이 지껄이기 시작했다.
[데인 소그레스, 여기는 느낌이 온다. 망할 시오니프의 기록이나 그에 관련된 것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 같아.]데인은 그런 포네에스를 무시하고 지하를 둘러보았다.
관 수십 개가 놓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광경이다.
저 관 안에 있는 건 흑마법사들일 테다.
떼죽음을 당한 흑마법사들의 시체를 저기 봉인했다고 했으니.
그 외, 관 주변에는 낡은 책과 다 삭아 버린 양피지들이 있었다.
“이건 못 쓰겠군.”
대충 상태를 살핀 데인은 고개를 저었다. 몇 글자라도 해독이 가능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마저도 어려울 만큼 헤져 있었다.
그래도 일단 조심스럽게 제자리에 둔 뒤 책을 펼쳐 보았다.
“이건 좀 낫고.”
책은 그나마 좀 알아볼 만했다.
페이지 하나하나가 너무 낡아서 조금만 힘을 주면 찢어지는 게 아니라 바스러질 것 같아서 문제지만.
[어떤가? 뭔가 있나?]“돌아가서 봐야지. 잘못 다루면 부서져.”
[그렇군…….]포에네스는 한시바삐 저주에서 탈출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데인도 생각했다.
시오니프와 관련된 기록이 있으면 좋으련만.
브루노 교수를 위해서라도.
하지만 그 목적으로 왔다 한들, 지금 지하를 살펴보는 데 더 중요한 이유가 존재한다.
“저기군.”
바로, 수십 개의 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보이는 문.
브루노 교수가 저걸 보고 올라왔을 것이다.
아마 묘한 공포도 느꼈겠지.
저기서부터 흘러나오는 어떤 묘한 느낌은 본능적인 거부감을 심어 주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데인은 거침없이 걸어가서 벌컥,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쪽의 광경을 마주한 뒤 쓰게 웃었다.
“이거였구나.”
다른 사람이라면 한눈에 알 수 없었겠지만, 데인은 이전에 알아 두었던 지식들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렸다.
마법진의 구성.
그리고 이 재배열 방식들.
언젠가, 도서관에서 읽었던 흑마법사와 관련된 서적에서 본 적이 있다.
“흑마법사들을 부활시킬 생각이었군.”
정확히는 언데드로 만들어 부릴 생각이었겠지.
그렇다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이 녀석들은 굳이 여기까지 와서 힘을 폭주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주시켜서 혼란을 일으켜 봐야 그 피해는 소소한 정도.
어차피 죽은 땅이니, 이전까지의 스케일을 고려하면 별다른 의미가 없는 짓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게 숨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며칠만 늦었어도 난리가 났겠는데.”
흑마법사들을 언데드로 다시 일으키는 것.
그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정말 부활했다면 제국은 전례 없는 혼란을 맞이해야 했을 것이다.
솔직히 부활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가늠이 안 간다.
역사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정말 끔찍하게 강한 녀석들이었으니까.
데인은 위쪽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굴었던 롤타를 떠올렸다.
그게 거짓인지 진짜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상황을 바꾸는 것.
“현장학습이 필요하겠어.”
데인은 결정을 마치곤 마법진 쪽으로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