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65)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65화
34. 이게 보여요?(1)
데인은 입학 초기부터 여러모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었다.
각 수업에서 보여주었던 강렬한 재능, 일반적인 천재성을 넘어서는 아득한 실력, 거기에 아직 멀었다는 듯 고작 14살의 나이로 소환술사 특별 전형을 통과하기까지.
심지어 특별 전형 시험은 3등급 소환수 안타레스를 제압하는 것인데, 데인은 상처 하나 없이 이를 해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이야기 들었어? 데인 소그레스라는 녀석이 생각 이상으로 미친 재능이라던데?”
“자율전공학부 입학했다면서? 또 뭐 대단한 일이 터진 거야?”
“아니 글쎄…….”
“뭐어? 신입이 안타레스를…… 제압했다고?”
덕분에 소환학부 전체가 엄청난 절망에 빠졌다는 후문.
안 그래도 클레어 이후 그만한 재능이 없다고들 이야기하는데, 아예 다른 학부에서 미친 재능을 가진 녀석이 나왔으니.
물론 벌써부터 데인은 논외의 존재이니 비교해 봐야 자존감만 떨어질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여하튼 여기에 더해 이 일로 소환술사 협회의 엘가르드 위원장이 엄청난 문책을 당하고,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조차 빠르게 퍼졌다.
“소환술사 협회에도 격변이 있겠군.”
“엘가르드 위원장이 떨어져 나가면,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피 튀는 싸움이 벌어질 테니까.”
“허, 14살짜리가 만들어 낸 일치고는 스케일이 크군.”
데인의 위용이 더욱 올라간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사실들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데인의 검술이다.
“그 이야기 들었나? 자율전공학부 신입 녀석이 이제는 검술도 엄청난 재능을 보인다더군.”
“뭐? 창술, 소환술, 마법이 끝 아니었어?”
“알고 보니 하나 더 있다더라고.”
“허, 그게 말이 되나? 어떻게 한 사람한테 네 가지 재능이 다 몰려 있어?”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거지. 달리 소그레스 가문에 신의 축복이 내렸다고들 이야기하겠는가?”
마법도 쓰고, 창술도 사용했지만 실제로 검술이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겨 시험 당시의 상황이 널리 퍼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끝도 없이 돌았고, 한량처럼 지내며 아카데미 소식을 거의 무시하고 살던 켈타스 레드필의 귀에도 들어갈 정도.
물론, 그는 이미 시험을 본 시점부터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피가 끓는군.’
그래, 피가 끓는다.
이런 녀석은 실로 처음이다.
다른 재능은 다 필요 없다.
검술만 놓고 봐도 이 녀석은 미친 재능이다.
켈타스 교수는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쳐야겠다는 욕구가 이렇게나 강한 사람인 줄 처음 깨달았다.
아니, 욕구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녀석.
지금까지의 삶과 평안한 노후를 방해하는 이 녀석이 바로 그 문제다.
그런데 왜일까?
기분이 좋다.
심지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너에게 검을 가르쳐보고 싶다.”
그래서 켈타스 교수는 솔직하게 말했다.
“네가 내 가르침을 어디까지 흡수할 수 있을지 궁금하구나.”
데인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사이 켈타스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뭐, 좀 쉴 생각이었다만…….”
그럼에도 묻는 이유는 켈타스 교수는 데인의 시험을 관람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가르치고 싶다.
이 미친 재능을 지닌 녀석을.
제국의 몇 안 되는 헥사급의 자신이 가르친다면, 이 녀석은 머지않아 제국 최고의 전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만들 것이다.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응?”
켈타스 교수는 설마 했다.
그리고 혹시나 싶은 사실을 떠올렸다.
설마, 검술 스승이 따로 있는 건가?
그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 바닥에는 도의라는 게 존재하는데.
물론 담당교수긴 하지만…….
그때 데인의 대답이 이어졌다.
“제 담당교수님이 절 가르치는 걸 왜 허락을 구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켈타스 교수는 그만 헛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그리고 이미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늘 그래왔던 것처럼, 궁금한 게 있으면 찾아오고 교수님이 정한 시각에 찾아와 수련하겠습니다.”
“…….”
완전히 말려들어 버렸다.
이 녀석은 도대체 뭘까?
데인의 각종 재능 이상으로 궁금한 게 바로 이거다.
14살 답지 않은 이 처세.
‘진정 궁금하군.’
재능이 넘치는 녀석들은 종종 자신의 재능을 과신한 나머지 시류를 읽지 못하거나 잘난 맛에 살다 요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녀석은 그럴 일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교수님.”
켈타스 교수는 깨달았다.
이제 이 녀석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바라던 ‘느긋한 노후’는 절대 없으리라는 사실을.
하지만, 기분은 무척이나 좋았다.
아카데미에 들어온 이후 이런 적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그리고 마침내…….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
‘나 외엔 아무도 익히지 못했던 비기.’
전사들에게는 누구나 비기가 존재한다.
켈타스 교수에게도 당연히, 있다.
그를 황실 기사단장으로 만들어 준 비기.
마침내, 그걸 가르칠 녀석을 찾은 것이다.
‘어쩌면…… 나를 뛰어넘을지도.’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렇게 만들 테니까.
* * *
켈타스 교수가 저렇게 진지하게 제안할 줄은 전혀 몰랐지만, 그렇다고 당황스럽거나 고민될 만한 일은 아니다.
나는 전생에서 검술로 일가를 이루지 못했다.
재능은 넘쳤으나 너무 늦게 깨달았고, 급격하게 올라가던 도중 결국 전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래서 내 마음속엔 늘 검술의 경지에 대한 갈망이 존재했다.
물론 다른 재능도 있고, 검술에 집착하지 않아도 될 만큼 행복하게 자라왔기에 그게 겉으로 드러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다.
“그렇게나 가슴이 두근거릴 줄이야.”
내가 검술에 대한 갈망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헥사급 검사가 직접 나서서 가르치겠다고 열의를 불태우는데 그걸 안 받아들이면 바보다.
어쩌면, 전생의 경지는 물론 내가 막연하게나마 염원하던 헥사급에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좋은데.”
역시 아카데미에 오길 잘했다.
서클을 만들며 마법이 무엇인지 조금 더 깊게 깨달았고, 소환술사의 표식을 얻어 정식 소환술사가 되었으며, 이제는 검에 대한 가르침까지.
안 그래도 나는 지금 켈타스 교수가 말이 나온 김에 다시 실력을 보자고 한 통에 검을 꽤 휘두르다 온 참이다.
그리고 꽤 많은 걸 배웠다.
나는 전장에서 태어나 전장의 검술을 배워 왔기에 노련함과 실전 경험은 풍부하나, 반대로 ‘정석적인 검술’에는 약하다.
그걸 못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에 대한 이론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실전도 실전이지만 결국 그 실전도 이론을 가다듬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
그래서 나는 검을 휘두르는 것 외에도 켈타스 교수에게 ‘이론 수업’을 받기로 했다.
물론 학점이 부여되는 별도 강의는 아니지만.
“슬슬 검을 한 자루 만들어야 하나?”
때문에 마침 테르미온 공작이 나에게 준 테르미온 대장간의 표식이 떠올랐다.
아공간에 얌전히 잠든 그 녀석을 사용하면 원하는 건 뭐든 만들 수 있을 텐데.
지금 쓰는 검들도 나쁘지 않지만, 좋은 무기에 대한 욕심이 당최 안 생겨서 문제다.
쓰다 부러지면 미련없이 버리고 아무거나 주워 쓰는 습관이 어디 쉽게 사라지나.
“뭐, 천천히 생각하자.”
아직 내 몸이 다 자란 것도 아니고, 성장이 멈추면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
혹은, 성장과 관계없이 계속 써도 될 만한 명검을 만들던가.
“그치, 카르나스?”
“끼륵?”
“너 훈련도 시작해야 하는데.”
“끼륵!”
훈련이라는 말에 카르나스는 묘하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놀아 준다는 뜻으로 알아들은 건가?
나는 내친김에 적당한 곳이 어디 있을지 생각해 보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 녀석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뭐가 됐든 일단 찾아보는 게 우선.
작은누나한테 물어볼까 했지만, 작은누나는 안 그래도 조교 생활로 엄청 바쁜 것 같았다. 아무리 하나뿐인 동생이라도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 하는 법.
“와.”
나는 아카데미 도서관의 위용에 압도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아예 건물 하나를 통째로 쓰고 있었으니까.
보유한 장서가 도대체 몇 권이나 될까? 당연히 수만 권 단위는 넘어갈 테고, 수십만 권은 될 것 같다.
심지어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척이나 조용한 분위기도 아니다.
저마다 모여서 토론을 하거나, 혹은 어딘가에 앉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한데 뒤섞여 묘하게 편안한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국 아카데미 황립 도서관의 보유 장서 수는 무려 이백만 권에 달하죠.”
그때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안경을 쓰고 머리를 뒤로 모아 묶은 여자 한 명이 싱긋 웃고 있었다.
“황실의 성은에 힘입은 이 도서관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존재한답니다.”
그녀는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국 아카데미 도서관에 온 걸 환영해요, 데인 소그레스 학생. 저는 이곳의 수석 사서, 셸리아라고 해요.”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교직원 같았다.
“제 이름을 이미 알고 계시네요?”
“알다마다요. 최근 이 아카데미에서 데인 소그레스 학생보다 유명한 학생은 없을 테니까요.”
사서는 그러면서 우리 누나들도 언급했다.
“참고로 그전에 유명했던 학생의 예로는, 아라벨라 소그레스 학생과 클레어 소그레스 학생이 있답니다.”
역시, 누나들도 유명인이었다.
“데인 소그레스 학생이 도서관을 찾으니 기쁘네요. 어떤 일로 찾아왔나요? 구경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둘러봐도 좋고, 찾는 자료가 있다면 10분 안에 찾아드릴 수 있어요.”
괜히 아카데미가 ‘학문의 요람’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도서관이 존재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에 대한 정보가 궁금합니다.”
“아하. 얼마 전 특별 전형에 합격하시면서 궁금증이 생기셨군요.”
“네, 뭐. 비슷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관련 섹션을 따로 할당해 두어서, 아예 그쪽으로 안내해 드리는 게 좋겠네요.”
나는 셸리아를 따라 이동했다. 가는 동안에도 엄청난 수의 책과 자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거의 폐인처럼 공부만 하는 학생들도 보였고. 나도 고학년이 되면 저런 모습이려나?
“여기예요.”
어느새 도착한 곳은 깔끔하게 도서들이 정렬된 거대한 책꽂이였다.
얼마나 크냐면 사람 세 명 정도 되는 높이에 수십 명이 도열해도 모자랄 정도의 폭이다.
저기서 책을 어떻게 꺼내지?
셸리아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여기, 이곳 마력 투영기를 누르면 이 섹션에 있는 모든 도서들의 목록이 나오죠. 원하는 도서를 이렇게 선택하고 누르면…….”
톡!
선택한 책이 책꽂이에서 나오더니 서서히 아래로 떨어진다.
나는 그 책을 받은 뒤 말했다.
“안에 있는 기계장치가 밀어주고 부유 마법으로 내려오는 식이네요?”
“……어떻게 알았어요?”
“부유 마법이 아니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여서요.”
부유 마법이 4체인급 마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마법도 아니다. 그런데 왜 저렇게 묻는 거지?
“아뇨. 그거 말고요. 기계장치요.”
“아.”
나는 순간 알테온 제국이 마법공학을 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반대로 기계공학은 내가 전생에 소속되었던 드레니크 제국의 자랑이다.
듣기로는 알테온 제국이 의도적으로 기계장치 사용을 배제한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저런 반응인 건가?
거, 대놓고 쓰면 뭐 죽는 것도 아닌데.
“그냥 들렸어요. 귀에.”
“이 도서관에서도 안 들리는 소음을 들었다니.”
희미하긴 해도 들렸다.
나는 고대 마력의 소유자라서 기감이 확실하니까.
더군다나 이렇게 집중이 수월한 환경이라면 더더욱 가능한 일.
“대단하네요, 역시. 소그레스 가문은.”
별거 아닌 일로 생각지도 못하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참 묘하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도서 목록을 쭉 훑어보았다.
몇 가지 흥미로운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책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표본이 너무 적다.
더 괜찮은 게 없으려나?
“혹시, 여기 있는 도서들이 전부인가요?”
내 물음에 셸리아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아뇨. 더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