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6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66화
34. 이게 보여요?(2)
셸리아는 곧바로 아쉬운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읽기 어려울 거예요.”
“읽기 어렵다는 말씀이라면…….”
혹시 정보 획득에 제한이 있다는 건가?
예를 들면, 교수급은 되어야 접근할 수 있는 곳이거나.
뭐, 문제는 안 된다.
짧은 시간 동안 운 좋게도 많은 교수들과 꽤 가까워졌으니까.
하지만 셸리아가 말하는 ‘어렵다’라는 건 이런 의미가 아니었다.
“아직 아무도 읽을 수 없거든요. 고대의 언어로 쓰여서.”
“아.”
“잘 알겠지만, 과거 소실된 문명의 언어들은 현재도 해독이 이루어지고 있다곤 해도 상당히 지지부진해요. ‘열쇠’가 없으니까요. 특히, 마법왕국 아르카나의 경우가 특히 그렇고요.”
아무리 소실된 문명, 소실된 왕국이라도 그 흔적은 조금씩 남아 있기 마련이다.
마법왕국 아르카나도 그렇다.
고대 마법에 대한 정보들은 거의 없지만, 몇 개의 서적이나 유물들이 간간이 출토되고 있는 셈.
물론, 해독이 불가능해서 아직 없는 걸로 쳐서 그렇지 해독 안 된 내용 중에 고대 마법에 관한 것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원한다면 사본을 살펴볼 수는 있어요. 몇몇 고문서들은 접근 권한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공개돼 있죠. 하지만 해독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쉽진 않을 것 같네요.”
셸리아는 꽤나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당연한 일이다.
물론 나는 아니다.
“그럼 한번 볼게요.”
셸리아는 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따라오세요. 고문서 섹션은 반대편에 있어요. 참, 책은 여기 놓아두세요.”
셸리아는 다시 걸음을 옮겼고, 나는 그녀가 가리킨 곳에 책을 내려 두고 그녀를 따라나섰다. 방금과 달리 고문서 섹션까지의 거리는 꽤 멀었다.
그리고 향하는 동안 사람도 점점 줄어들더니, 마침내 도착했을 땐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고문서 해독 쪽에 매진하시는 교수님이 아니시면 거의 오지 않는 곳이죠. 다들 왔다가 책 한번 꺼내보고 도망가기도 하고요.”
셸리아는 그러면서 고문서, 그러니까 정확히는 고문서 사본이 꽂힌 섹션을 가리켰다. 규모가 상당하다.
“해독이 완료되지 않은 고문서들의 사본만 모아 둔 곳이에요. 물론, 사본이라도 파손되면 일반 서적보다 큰 패널티를 받으니 주의하세요. 당연하게도, 유출 역시 금지입니다. 이런 서적들에는 자체적으로 추적 마법과 유출 방지 장치가 달려 있어요.”
“예를 들면요?”
셸리아는 내 질문에 싱긋 웃었다.
“들고 나가거나, 유출을 시도하면 그때 정확히 알게 되겠죠?”
거, 살벌하네.
아무튼 그런 무서운 경고 속에서 나는 고문서 사본 앞으로 다가갔다.
제목부터 고대어다.
어니스트가 말한 고대 세크리트어도 보이고, 난생처음 보는 문자도 존재한다.
어니스트를 데려올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내 괜찮아졌다.
“어지간하면 제목부터 막히죠. 다음에 교수님 혹은 전공자와 같이 오는 건 어때요?”
“아뇨, 괜찮아요.”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있었기 때문.
바로, 분수대에서 마력 집약체를 내 것으로 만들게 되며 읽을 수 있게 된 문자다.
“그건 고대 아르카나어예요. 고대 아르카나 왕국이 존재했던 터에서 발견되어 그렇게 이름이 붙었죠.”
고대 아르카나어.
내가 책 한 권을 뽑아 들자 셸리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꺼낸 말이었다.
“참고로 고대 아르카나어는 이름만 그렇게 붙었을 뿐, 지금까지 조금도 해독되지 않은 언어죠.”
하지만 난 아닌 모양이다.
딱 두 개뿐이지만 알아볼 수 있었다.
‘소환’. 그리고 ‘생물체’.
간단한 유추다.
이거면 지평선 너머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유추.
아무래도, 분수대에서 얻은 것과 같은 고대 마력 집약체를 더 얻어야 비로소 더 해독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뭐, 당장 더 얻을 수 없으니 지금은 이걸로 만족하는 수밖에.
그나저나 이거 신기한 경험이다.
단순히 본 것만으로도 자동 해석되어 내 머릿속에 들어오다니.
“그런데, 그게 보여요?”
그때 들려오는 셸리아의 물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요. 그냥 보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재미있어서.”
“탐구에 진심인 학생이네요.”
물론 셸리아는 이 사실을 모른다.
내가 읽지도 못하면서 그냥 보고나 있는 줄 알 테지.
“천재들은 다르네요. 뭐, 그러다 실마리를 얻을 수도. 응원할게요.”
역시나.
셸리아는 그러면서 시계를 확인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아까 말씀드린 유의사항만 잘 기억하시면 돼요. 당연히 서적 대출도 안 되니까 기억하시고요.”
“네, 그럴게요.”
“그럼. 즐거운 시간 되길 바라요.”
셸리아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직후, 나는 일단 눈에 띄는 책들은 닥치는 대로 뽑아 쌓아놓고 자리를 잡았다.
일단 고대 아르카나어부터다.
다른 해독 가능한 언어들은 어니스트를 불러 물어보면 될 일.
일단 섹션 중에서 해독 가능한 제목으로 이루어진 것들 중, 카르나스 혹은 지평선 너머의 소환수와 관련된 것들은 전부 모아 두었다.
“끼륵?”
그때 고개를 내민 카르나스.
셸리아가 가자마자 고개를 내미는 걸 보면, 확실히 똑똑한 녀석이다.
이런 녀석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어쩌면 이 녀석의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현재 나만이 읽을 수 있는 이 고대 아르카나어에 이 녀석의 정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음…….”
자, 일단.
펼쳐본 결과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단어는 아주 적다.
많아야 페이지에 하나에서 두 개 정도.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일단 번역 가능한 고대 아르카나어를 적어 내려가는 한편, 문자 구조를 파악하기로 결심했다.
일단 해독되는 단어들은 단편적이니, 해독 불가능한 다른 단어를 보기 위해서는 문자 구조 파악이 필수.
뭐, 얼마나 걸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편적인 단어들에 더해 추가적인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면, 내 해독 능력도 올라가고 여기 이 품에 있는 카르나스에 대한 정보도 더 얻을 수 있겠지.
“안 그래?”
“끼륵?”
자.
그럼 슬슬 독서를 시작해 볼까?
* * *
제국 아카데미 도서관의 수석 사서 셸리아는 데인 소그레스가 머지않아 포기하고 도서관을 떠날 거라 생각했다.
창술, 마법, 소환술에 이어 검술까지 재능을 보이는 미친 천재이긴 해도 고대어는 아예 다른 영역이라 생각했기 때문.
고대 세크리트어처럼 상당 부분 해독이 완료된 언어도 있지만, 아직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고대 아르카나어 같은 고문서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데인은 그런 고문서들만 골라 읽고 있었다. 도대체 뭘 알고나 읽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다.
‘엄청 신경 쓰이네.’
소그레스 백작가의 자제라 교육도 잘 받았을 테고, 고문서 섹션을 제 발로 찾아오는 녀석은 거의 없으니 훼손이나 유출을 걱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궁금하다.
이건 도서관 사서의 본능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지는 사서의 동물적인 호기심이라 해야 할까?
‘다가가서 물어보긴 좀 그렇고.’
하도 집중하는 나머지 다가가기도 힘들 지경.
“수석 사서님.”
“아. 토니. 무슨 일이죠?”
“무슨 일은요. 사흘 전부터 내내 저기만 바라보고 계시잖아요. 고문서 섹션.”
“아아.”
셸리아는 조금 놀랐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데인을 훔쳐보던 걸 부인하진 않았다.
“신기해서요.”
“신기해요? 음. 그렇긴 하네요. 고문서 섹션에 신입생이 사흘째 콕 박혀 있는 건 절대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애초에 신입생이 도서관에 와서 며칠이나 머무르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아카데미는 꿈 같은 곳이다.
적어도 신입생들에게는.
놀거리는 물론, 선배들과 한마디 대화만 나눠도 행복한 시절이다.
심지어 학기 초.
하지만 데인 소그레스라 조금 다르게 보인다.
‘천재니까.’
천재니까 달라도 달라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래서 이미지와 소문이 중요한 법.
“그나저나, 저도 아까 지나가다 슬쩍 봤는데 대부분 고대 아르카나어 고문서를 읽는 것 같던데요?”
“그러니까 신기하다는 거야. 세크리트어처럼 해독이 거의 완료된 언어도 아니고, 아예 해독조차 불가능한 고대 아르카나어?”
“혹시 뭐라도 아는 거 아닐까요?”
후배 사서 토니의 말에 셸리아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럴 리가요. 천 년 동안 온갖 학자들이 해독하려고 갖은 애를 썼는데요.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야 그렇긴…… 하죠.”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제 생각엔, 천재의 치기 넘치는 도전이에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발견들은 저런 용기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저는 그래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도서관이라 좀 힘들지만.”
셸리아는 진심이었다.
아무리 해독 불가능한 언어라 할지라도 모든 고대 언어에는 해독의 시작이 존재했던 만큼, 그 시작이 데인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무척 낮다는 게 문제지만.
‘기왕이면 실마리라도 하나 얻어 가면 좋겠는데.’
셸리아는 안타까움 반, 호기심 반 어린 시선으로 데인을 바라보았다.
천재 소년의 도전기는 실패로 끝날 것이다. 아마도.
머지않아 자리를 박차고 저 따분하고도 사람 미치게 만드는 고문서를 집어 던진 후 놀러 나가겠지.
셸리아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날의 ‘데인 관찰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어도 데인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도서관 폐장시간이 다 되어서야 기숙사로 돌아갔고, 이후 다시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그러다 마침내 그다음 날이 됐을 때.
“됐다.”
데인은 무언가 알아낸 듯, 씩 웃었다.
그리고는 카르나스를 바라보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안 믿기는데…….”
“끼륵?”
“네가 정말 나중에 그런 생물이 되는 거야?”
“끼륵!”
카르나스는 당연하다는 듯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