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7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76화
40. 2서클 마법천재(2)
“나 안 그래도 오늘 데인 너 오면 말하려 했었는데.”
어니스트는 굉장히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나 전당에서 꽤 부끄러웠다고.”
“뭐가?”
“보호만 받았잖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거 때문이 아니잖아. 알지?”
내가 어니스트에게 몸 지킬 방법을 알려 주려는 건 브론 패거리 때문이다.
언젠가는 어니스트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니까.
“넌 제 역할을 했어. 어니스트 네가 아니었다면 우린 전당까지 가지도 못했을 거고, 어쩌면 지금쯤 붙들려서 고문당하고 있었을걸?”
“그래도. 언제까지나 보호만 받을 수는 없잖아!”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그래, 어니스트의 말마따나 그런 것도 좋지.
독립심을 길러 주는 거니까.
“좋아. 그럼 뭐가 맞는지부터 찾아보자.”
“응!”
나는 아공간을 열어 일단 무기부터 쏟아 놓았다.
검.
창.
도끼.
모닝 스타.
건틀릿.
그리고 활과 화살까지.
모두 가문 창고에서 대충 집히는 대로 가져온 것들이다.
언젠가는 쓰겠지 싶어서.
“마음에 드는 게 있어?”
“어, 음…….”
사실 눈으로 봐선 모른다.
뭐에 재능이 있는지는 쥐고 써 봐야 아는 법.
“……일단 검은 아닌 것 같고.”
전쟁터에서 굴러서 그런지 대충 보니 감이 온다. 어니스트에게 검은 어울리지 않았다. 창도 마찬가지. 도끼나 모닝 스타는 더더욱 아니었다.
“흠. 아무래도 호신용으로 쓸 거니까…… 활은 어때?”
그때 레일라가 의견을 냈다.
“활 좋지.”
지원용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사실 어니스트가 전투 전면에 나설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본적인 호신술을 가르치는 한편, 후방지원을 위해 활을 가르치면 안성맞춤이다.
수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근력도 기르게 되고.
“나 활 배우고 싶어!”
어니스트가 눈을 반짝였다.
“응. 그럼 여기로 와.”
“응?”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하자.”
“……파, 팔굽혀펴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로 활 쏘려고 했었어?”
“아, 아니야?”
“그런 비리비리한 팔로 뭘 하겠다고.”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데, 활은 민첩해야 잘 쏘는 게 아니고 근력이 뒷받침되어야 쓸 수 있다.
활시위를 매번 걸었다 푸는 것, 시위를 당기고 유지하는 것, 단순히 한 번 쏘고 마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언제든지 시위를 지속적으로 당기는 것.
이 모든 것엔 근력이 필요하다.
“해볼래?”
그리고 내 말은 곧 증명되었다.
“이, 이게 왜…….”
어니스트는 시위조차 제대로 못 거는 것이다.
보다 못한 내가 시위를 대신 걸어 주자 어니스트는 멋쩍은 표정으로 활을 잡았다.
“화살은 엄지와 검지로 꼬집듯이 잡아. 꽉 쥐면 안 돼. 미끄러질 수 있으니까. 현이 아니라 화살을 당긴다는 생각으로 쭉 당겨. 그렇게.”
“끄으응!”
어니스트는 죽을힘을 다해 현을 당기는 것 같았다. 참고로 가문에서 가져온 활은 장력이 꽤 되는 편이다.
피잉!
하지만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쉬운 게 없구나.”
“무기가 다 그렇지. 아무튼, 내 말 이해돼?”
“……응.”
어니스트는 군말 없이 나에게 활과 화살을 돌려주었다.
“근데 데인, 혹시 해서 물어보는 건데.”
“응?”
“활도 쏠 줄 알아?”
가만.
생각해 보니 전생에서는 활을 몇 번 쏴 봤다.
아무래도 군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연마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대충은?”
“오, 한번 보여 줘!”
“뭐야, 데인. 활도 쏜다고?”
레일라도 슬쩍 끼어들었다.
나는 두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리 없이 시위를 걸었다.
무척 오랜만인데.
뭐, 감으로 대충 쏘면 되겠지.
꾸욱.
나는 화살을 시위에 먹인 후, 천천히 당겼다.
끼기긱…….
표적은 멀지 않은 곳의 나무.
“뭐야, 데인. 활도 잘 쏴?”
“아니. 그냥 한번 해보는 거야.”
레일라도 어느새인가 이쪽을 바라본다.
사실 난 활은 많이 쏴 보지 않았다.
그냥 가끔 작전 나가서 화망을 형성할 때나 쏴 본 정도?
그나저나, 조금 이상하다.
시위에 화살을 걸고 당기긴 당겼는데 묘하게…….
파앙!
……센데?
쩌적!
나는 최소 백 년은 넘은 듯한 두꺼운 나무를 관통한 화살을 보며 얼이 빠져버렸다.
“이게 뭐야.”
화살이 박히는 게 아니라, 나무를 관통해 버려?
“우, 우와아…… 미쳤다.”
옆에서 들려 오는 어니스트의 감탄.
이게 뭐지.
설마 서클이 한 개 더 생긴 영향인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냥 데인 너 다 해 먹어라. 뭐? 한번 해보는 거라고? 웃기고 있네…….”
레일라의 허탈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혼란에 빠져 버렸다.
* * *
기계공학으로 유명한 드레니크 제국, 그러니까 내가 전생에 소속되어 싸운 그 제국에도 헥사급의 전사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나는 전생에서 그들의 위용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일당백을 넘어 수천의 대군도 쉽사리 덤벼들지 못하는 위용도 위용이지만, 사람들의 그들을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무위 때문이다.
아마…… 알테온 제국의 기습에 당했을 때였는데.
그때 당시, 드레니크 제국의 수호신이라 불리던 아르고니스 경의 부대가 포위당한 적이 있었다.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홀로 수백의 병사와 기사를 베어 버리며 유유히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 나는 보았다.
아르고니스 경의 검 주변에 넘실거리는 마력과 닿는 족족 갑옷이며 무기며 모든 것을 베어 버리는 파괴력을.
심지어-
그것이 형체를 띠고 방출되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신체 이외의 무언가에 마력을 실어 싸우는 건 최소한 펜타급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야.”
레일라의 말대로다.
무기에 마력을 실어 파괴력을 높이는 방식은 고위급의 전사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체내에 존재하는 마력을 밖으로 옮겨 그걸 유지하는 건데, 당연히 엄청나게 어렵다.
참고로 나는 전생에서 그 단계를 거의 밟기 직전까지 갔다.
문제는 지금 그런 과정 자체를 생략하고 실어서 날려 보내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기에 마력을 실어 날려 보내는 방식도 그렇지.”
지금 내가 해낸 것처럼.
다만-
“그런데 이게 더 어려워.”
내가 지금 해낸 건 손에 쥔 무기에 마력을 실어 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왜?”
어니스트의 물음에 레일라가 깔끔하게 답했다.
“이론적으로는 제어할 수 없거든. 정확히는 유지가 불가능해. 지속적으로 신체에 접촉한 상태에서 마력을 방출시켜줘야 하는데, 손을 아예 떠난 상황이면 어떻게 마력을 넣어 주겠어?”
화살에 마법에 걸린 게 아닌 이상에야 파괴력과 관통력에 한계가 존재한다.
아니, 마법이 걸렸더라도 저런 두꺼운 나무를 뚫고 날아가는 게 말이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말도 안 되는 걸 본 거야.”
레일라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넌 대체 뭐니?”
“나도 몰라.”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나도 놀랐거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쏜 거다. 사실, 뭔가 마력이 들어가는 것처럼 느끼긴 했는데 일부러 제어하진 않았다.
그런데 설마 저렇게 될 줄이야.
“……데인이니까 가능한 일 아닐까?”
“근데 이건 좀 심하잖아!”
레일라는 씩씩거렸다.
내가 사과해야 하는 상황인가?
“세상에 누가 활을 쏴서 나무를 꿰뚫어? 데인, 이건 진짜 다른 영역이라고! 혹시 바위도 꿰뚫는 거 아니야?”
“한번 해보지 뭐.”
나는 말이 나온 김에 화살을 하나 더 시위에 걸고 쭉 당겨 바위를 겨냥했다. 그리고 방금 전의 그 묘한 느낌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방금은 부지불식간이라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새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하게 느껴진다.
내 마력이 화살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이 느낌.
파앙!
시위를 놓은 순간.
쐐애애액!
마력이 담긴 화살이 날아가 바위에 틀어박혔다.
퍼억!
파편이 비산하고 돌가루가 튀었다.
그리고 보였다.
“……우우와.”
“……이게 아카데미냐.”
바위를 거의 다 꿰뚫어 버린 화살이.
“……장난 아닌데?”
이전까지는 안 됐던 거다.
아예 처음 느끼는 생소한 거니까.
고대 마력의 서클 2개.
그 위력은 그야말로 훌륭했다.
그럼 정리해 보자.
서클 1개에서는 마력의 흐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클 2개에서는 물체에 마력을 실어 가둘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시도해 봐야 알겠지만, 일단 현재의 결론은 일정량의 마력을 물체에 가둔 뒤 날려 보내 닿는 순간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아예 다른 영역의 개념이었다.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마법 물품이나 폭탄 같은 거라면 모를까, 뇌관조차 없이 나무와 철, 깃털로 이루어진 화살로 그게 가능할 리 없기 때문.
“이것도 되나?”
나는 혹시나 싶어 돌멩이 하나를 주웠다.
그리고 던졌다.
쾅!
……된다.
날카로움이 없어 화살만큼은 아니지만, 돌멩이가 산산이 터져 나갈 정도의 위력은 된다.
“활만 되는 게 아니구나.”
이렇게 되면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해진다.
물론 자주는 못 쓸 것 같다.
마력 주입에 생각 이상으로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니까.
그래도…….
이거 장난 아닌데.
단검 던지기에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서클 2개가 이 정도면, 다음에 고대 마력 집약체를 얻어 서클 3개가 되었을 때는 어떤 능력을 지니게 될까?
일반적으로 마법에서 서클이 추가로 생긴다는 건 단계를 밟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냥 자격을 증명하는 용도다.
하지만 고대의 마력은 확실히 다르다.
이쯤 되자 나도 슬슬 궁금해졌다.
“아르카나는 도대체 어떤 곳이었을까.”
뭘 어떻게 하면 이런 위력과 순도를 지닌 마력에, 서클 하나가 늘어갈 때마다 이런 힘이 생기는 걸까?
이러니 다들 이상향처럼 그리워하지.
마법사로서 일가를 이룬 큰누나가 놀라 자빠지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만간 도서관에 가서 고문서를 다시 살펴야겠다.
서클이 한 개 더 생겼으니, 해독할 수 있는 문자도 늘어났을 테지.
거기에 하나 더.
“어니스트. 그때 전당을 사울 행스턴이 설계했다고 말했었지?”
“어, 응! 후욱! 성 아이마르가 지었지만, 설계는 사울 행스턴이!”
전설적인 마법사, 사울 행스턴.
우리가 지도를 해독할 때 언급된 만큼 그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 봐야겠다.
어쩌면 아르카나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
전설적인 마법사라니, 뭔가 냄새가 난다.
단서는 여전히 파편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그래도 파편이 조금 있는 게 어디야?
“저…… 데인. 후욱! 근데, 후욱. 나 언제까지…… 후욱! 해야 해?”
이런 가운데 어니스트는 내가 시킨 팔굽혀펴기를 하면서 앓는 소리를 냈다.
“세 세트 했지? 한 세트 더 하자.”
“하, 한 세트나 더?”
“응.”
강한 육체에 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
시위 하나 제대로 못 거는 어니스트는 일단 신체 개조부터 필요하다.
일단 뭘 배우든 중요한 건 밑바탕이다.
“마, 마력을 먼저 배우는 건……? 끄응!”
“그보다는 신체 먼저. 지금 너는 너무 얇아. 나뭇가지 같아.”
“아, 알았어…….”
어니스트는 울상을 지었다.
문득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이 떠오른다.
저 녀석들에게 어니스트를 보냈으면 신체 개조가 가능했으려나?
아무튼,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면 된다.
다른 목표가 생긴 것 같아서 조금 더 힘이 나는 기분인데?
“참, 데인. 너 이따 오후에 강의 있어?”
그때 수련을 마치고 카르나스와 놀아 주던 레일라가 나에게 물어왔다.
“어. 창술 수업. 왜?”
“그럼 이따 저녁에 동아리방 보러 가자. 내가 아침에 선배들한테 물어봤는데, 동아리방 빈 곳은 빨리 선점해야 한대.”
“아. 그러네.”
안 그래도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거점 하나는 있어야겠지.
마침 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