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7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78화
42. 필요 없다니까 그러네
“이쪽이야.”
어니스트는 과연 아카데미 구석구석을 죄다 꿰고 있었다. 어니스트는 잘도 요리조리 골목을 누비면서 나와 레일라, 그리고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을 안내했다.
“어허, 걸음걸이 똑바로! 그렇게 걸으면 수련이 안 돼!”
“회장! 내가 너무 시무룩해서 잠시 잊고 있었어!”
“조금만 힘내자. 여기 어니스트 선생님이 우리가 근육의 의지를 이어갈 만한 곳을 안내해 주신다고 하잖아!”
졸지에 선생님 칭호를 얻은 어니스트는 어쩐지 평소보다 어깨를 더 펴고 있는 것 같았다.
“데인, 이거 맞아?”
“뭘?”
“얘들 이러다 부활하면 어떻게 하려고?”
이런 가운데 레일라가 내 옆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거리를 속삭였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뭐. 이렇게까지 했는데 과연 우리를 귀찮게 할까?”
“그야 그렇긴 한데…….”
얘들 원래 목적이 날 자기네들 동아리로 끌어들이는 거였다.
그런데 나는 이미 동아리를 만들어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고, 심지어 얘들은 우리한테 도움을 받는 입장이다.
하지만 레일라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뒤를 힐끗거렸다.
“아무리 봐도 내 취향이 아니야.”
아, 그러십니까.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걷고 또 걸어 마침내 도착했다.
“바로 여기야.”
어니스트의 말대로였다.
그야말로 최적의 장소다.
“오오…… 이곳이 바로!”
“회장! 우리 다시 수련할 수 있게 됐어!”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근육덩어리들이 한데 얽힌 광경이 과히 보기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감동은 절절하게 전해진다.
“음, 절대 눈에 띄지 않을 거야!”
“회장, 심지어 공간도 충분해!”
“근력 수련한다는 기분으로 조금만 고생하면 칸막이도 세울 수 있겠어!”
녀석들의 말처럼 장점도 확실했다.
다만.
“……여기 너무 으스스한데?”
여기는 하수도였다.
정확히는 아카데미 지하에 펼쳐진 하수도 구역 중에서도 상당히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곳.
레일라는 코를 틀어막았다.
“어우, 죽겠다.”
나는 더 죽겠다.
입구부터 기감을 일부러 차단했는데도 코를 뚫고 냄새가 들어올 지경이다.
“진짜 괜찮은 걸까?”
“응. 여기만 한 곳이 없을걸?”
어니스트는 확신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따지고 보면 정말 여기만 한 곳이 없다.
아카데미 어지간한 건물은 모두 통제당하고, 잠시 비어 있어도 언젠가는 사람들의 눈에 띄기 마련이다.
특히 저 근육 덩어리들이 한 건물에 우르르 들어가면 누군들 안 의심할까.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일단, 하수도라는 점에서 뭔 짓을 하든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아, 참고로 이쪽 구역 청소 날짜는 매달 말일이야. 그때는 피해야 해.”
거기에 어니스트가 청소일을 친절하게 알려 주기까지.
“회장! 근데 냄새가 좀…….”
“어허! 어차피 기구 들다 보면 냄새 같은 건 나지도 않아!”
“맞아! 냄새 따위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그리고 녀석들은 자신들이 근력을 키울 공간이 생겼다는 게 마냥 기쁜 모양이다.
쟤들은 근육 키우는 게 인생 목푠데 오죽할까.
그런 의미에서 여기는 냄새 나는 것만 제외하면 그야말로 최적의 장소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지만, 아까 들어 온 장소로 한 명씩 시간차를 두고 들어가야 해. 우르르 몰려 들어가면 무조건 들켜. 알았지?”
“그럼! 물론이죠! 어니스트 선생님, 선생님은 평생의 은인입니다!”
“평생의 은인입니다!”
근육덩어리 넷이 비쩍 마른 녀석에게 줄지어 인사하는 모습은 참 뭐라고 해야 할까.
묘하게 비현실적이었다.
나는 결심했다.
저걸 현실적인 광경으로 바꿔 보자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간단해.”
나는 어니스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회장 녀석에게 말했다.
“이 녀석, 근력 좀 키워 줘.”
“데, 데인?”
어니스트가 당황했다.
“근력?”
근력이라는 말에 회장의 눈이 반짝거렸다.
회장은 곧바로 다가오더니 어니스트의 양팔을 덥석, 잡고 주물럭거렸다.
“흐음…… 확실히, 근육량이 부족하군. 험한 아카데미 생활을 이어 가기에는 상당히 모자라. 안 그래?”
“회장, 사실 난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다고. 어니스트 선생님의 몸이 너무 비리비리하다는 걸.”
“어허. 단어 선택을 조심해. 아직 근육에 대한 모든 것을 알지 못하실 뿐이야. 우리가 좋은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어니스트가 바르르 떨었다.
“데, 데인? 그게 무슨 말이야? 근력이라니?”
“어니스트. 이게 가장 빠른 길인 것 같다.”
나는 냉정하고도 단호하게 어니스트를 달랬고, 어니스트는 마치 배신당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걱정 마십시오, 어니스트 선생님. 저희가 몇 달 안에 훌륭한 육체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저, 그, 저, 저는 필요 없…….”
“근육의 아름다움을 아시면 더 이상 그런 말씀은 하실 수 없게 될 겁니다.”
나는 슬쩍 물러나 회장이 알아서 하게 두었다.
홀로 남겨진 우리의 어니스트 선생님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는데, 레일라가 보다 못해서 나에게 속삭일 정도였다.
“데인, 미쳤어? 저런 근육 바보들한테 어니스트를 맡긴다고?”
“근력 키우는 데엔 저만한 녀석들도 없을걸?”
“그야 그렇긴 한데…….”
레일라도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하는 모양이다.
앞으로 어쩌면 언데드를 상대하는 것보다 더한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데, 치면 픽 쓰러질 것 같은 어니스트의 몸으로는 무리다.
그런 면에서 저 녀석들의 속성 강의가 필요하다.
“흐음. 그래도 골격 자체는 나쁘지 않군요, 어니스트 선생님.”
“저, 정말요?”
“네, 이 정도면 몇 달 안에 어느 정도의 근력과 근육을 갖출 수 있습니다. 제가 장담하죠!”
묘하게 눈빛이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건, 착각일까?
“단, 저희의 지도를 충실히 따라 주어야 합니다, 회원님.”
“회……원님?”
“근육의 길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모든 호칭은 ‘회원님’으로 통일되는 겁니다.”
“아…….”
어니스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나와 눈을 마주쳤다.
“잘해봐. 어니스트. 너한테 꼭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으, 으응!”
사실 사람의 근력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개는 육체의 자연스러운 성장에 따른 근력과 꾸준한 수련이 더해져야 비로소 쓸 만한 수준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니스트는 아직 쓸 만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조금 부족했다.
이대로 가다간 브론 패거리한테 이기려면 차라리 마법을 배우는 게 더 나을 판이다.
“걱정 마십시오, 회원님. 잘만 따라오시면 저희만큼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충분한 근력을 갖추실 수 있습니다.”
“네, 네에!”
“그리고 믿으셔도 됩니다. 저희 아르타크 가문에서는 인체의 근육과 신체에 대해 평생을 연구해 왔습니다. 이 육체미 동아리 회장 도리안 아르타크가 모든 것을 알려 드리지요.”
그거 실로 놀라운 개연성이다.
인체의 근육과 신체라.
“은인이나 다름없는 어니스트 회원님에겐 특별히 그 정수도 아낌없이 전수해 드리겠습니다.”
“회, 회장! 어떻게 그걸!”
“우리는 아직 그걸 이해조차 못 했는데!”
언더체인 가문 출신의 회장이 알려 준다던 저 ‘가문의 정수’라는 건 생각보다 꽤 귀한 건가 보다.
뭐, 알아 두면 도움이 되겠지.
“……데인. 저거 맞아?”
레일라의 불신 가득한 물음에 난 대답했다.
“응. 너도 관심 있어?”
“아니. 싫어.”
레일라의 단호하고도 확고한 취향 어필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가운데 회장이 다가와 나에게 말했다.
“어니스트 선생님의 친구들인 만큼, 두 분께도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아니, 잊어도 되는데.
“혹시 저희 육체미 동아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기구도 내려놓고 달려가겠습니다!”
아니, 필요 없다니까 그러네.
* * *
“드디어 지상이다.”
“전당에서 나올 때 딱 이런 기분이었어.”
우리는 하수도를 나와 지상으로 올라왔다.
신선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무리 봐도 거기서 어떻게 기구를 들고 헉헉댄다는지 이해가 안 된다.
“뭐, 알아서 하겠지.”
우리는 필요 이상의 도움을 주었다.
그쪽도 기꺼워했고.
사실 걔들이 근육에 미쳐서 그렇지, 진짜 미친놈들은 아닐 테다.
따지고 보면 근육에 너무 미쳐서 주변을 안 돌아보는 놈들이라 그렇지.
가만.
나도 뭔가 감화되는 기분인데.
이러면 곤란하다. 정신 차리자.
그나저나 어니스트가 그런 곳에서 지내는 건 약간 마음에 걸린다.
“어니스트.”
“응?”
“이거 받아.”
나는 큰누나가 틈이 날 때마다 나에게 보내주었던 프로토타입 발명품 중 하나를 꺼냈다.
“이게 뭐야?”
“공기정화 마스크. 거기 공기가 탁하잖아.”
“아!”
큰누나 말로는 화산지대 혹은 고산지대처럼 호흡이 어려운 곳에서 사용하는 용도로 개발했다는데, 마스크에 달린 마력석만 충전해 두면 언제든지 필터가 작동하여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한다.
……이게 하수도에서 기구 들고 무게 치는 데 쓰일 줄은 몰랐겠지만.
“이런 것도 있어?”
레일라가 눈이 휘둥그레져선 공기정화 마스크를 바라보았다.
“응. 큰누나가 만든 거.”
“역시. 대단하시구나.”
어니스트는 당황해서 물었다.
“이런 귀한 걸 내가 써도 돼?”
“당장은 괜찮으니까 편하게 써.”
“데인…….”
어니스트는 감동받은 표정이었다.
그래, 그렇게 감동한 만큼 열심히 해서 몸도 키우고 보물도 더 열심히 찾아 주렴.
“잘 쓸게, 정말 고마워. 나, 열심히 해서 꼭 브론한테 이길 거야!”
“응. 그럴 수 있을 거야.”
물론 근육만 키워서는 전부가 아니니, 조만간 무기 수련도 시켜야겠지.
활이 아무래도 나으려나?
나는 일단 생각을 접고 원래 하려던 일을 언급했다.
“동아리방이나 보러 가자.”
“아, 맞아. 동아리방.”
육체미 동아리 녀석들의 새로운 동아리방을 구해 주느라 정작 우리 방은 보지 못했다. 우리는 다시 동아리방이 있는 락테일동으로 향했다.
“거의 영구 임대라고 했었지?”
“응. 육체미 동아리 걔들처럼 사고 치거나 동아리 해체하는 거 아니면 쭉 임대해 준대.”
“그거 좋네.”
사실상 우리가 졸업할 때까지 쭉 사용 가능하다는 뜻이겠지.
“여기다. 506호.”
우리는 5층에 도착해 동아리방 문을 열었다. 마법으로 작동하는 카드키로 여는 방식이었는데, 보안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보강이 필요하겠는걸.”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그 생각이 싹 날아갔다.
“……이게 뭐야.”
내부는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전에 쓰던 녀석들이 도대체 뭘 어떻게 쓴 건지, 그야말로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우리도 하수도에 자리 잡을 걸 그랬나……?”
레일라가 코를 틀어쥐었다.
바스락, 바스락.
한 걸음만 떼었는데 바닥이 쓰레기 천지라 소리가 날 지경.
“……언제 다 치우지?”
흠.
이럴 때 마법이 필요한 거겠지?
나는 예비용으로 하나 구비해 두었던 아공간 수정구를 꺼냈다.
큰누나가 선물해 준 아공간 반지와는 반응 속도도, 용량도, 그 외 모든 것들이 떨어지는 물건이지만.
“설마 데인.”
쓰레기 치우기에는 아주 제격일 것이다.
“좋아.”
나는 일단 아공간을 열어 유지시켰다.
그리곤 마법학부 수업 오리엔테이션 때 그랬던 것처럼 마력을 운용해 쓰레기들을 죄다 허공으로 띄웠다.
“우와아.”
“대박…….”
고대 마력 덕택인지 수백 개에 달하는 쓰레기를 띄우는 건 전혀 문제가 없었다.
구슬 띄우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나 할까.
아래쪽의 부피가 큰 쓰레기들이 작은 쓰레기들도 함께 띄워 주어 그런지 더욱 편하다.
“데인, 진짜 천재구나…….”
“쓰레기 치우기 천재!”
“…….”
나는 어이가 없어 둘을 바라보다가 일단 아가리를 벌린 아공간의 틈새로 쓰레기를 모조리 때려 넣었다.
사실 나도 마법으로 쓰레기 치울 줄은 몰랐다만, 그래도 뭐.
아공간을 닫자 그럭저럭 말끔해진 실내가 드러났다.
“쓰레기 치우기 끝.”
그제야 내부가 조금 보인다.
딱히 구분된 곳 없는 통짜 형태의 방이지만, 그거야 칸막이를 세우면 될 일.
막사 구축이야 지겹도록 해 봐서 대충 견적이 나온다.
“소파도 들여야겠지?”
“무조건이지. 간단한 작업대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음, 무기를 놓을 거치대도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고…….”
다른 건 모르겠고, 야전침대는 하나 놓아야겠다.
이상하게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거든.
“끼륵!”
카르나스도 어느새 뿅, 하고 튀어나오더니 구석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끼륵!”
저기다 방석을 놔 달라는 말인가.
“카르나스를 위해 푹신한 담요도 필요하겠는데.”
그래, 그것도 필요하다.
“근데 그걸 다 어디서 구하지? 난 가문에서 용돈 따로 안 주시는데…….”
어니스트는 돈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왜 걱정해?”
레일라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쟤는 테르미온이니까.
용돈도 빵빵하게 받는다.
나도 그렇다. 괜찮다고 해도 어머니가 계속 보내주시니까.
다만-
“우리가 벌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응?”
“그렇잖아. 우리 힘으로 꾸려나가는 동아린데, 가문 돈으로 하면 뭔가 도움받는 느낌이라.”
어니스트의 기를 살려 줄 필요는 있다.
딜런 남작가는 사실 테르미온이나 소그레스에 비하면 정말 규모가 작다.
이런 식으로 모두 해결하다 보면, 어니스트가 언젠가부터는 열등감이나 자격지심 혹은 자신은 항상 도움만 받는다고 느낄지도 모를 일.
“괜찮네, 그거.”
레일라가 내 의도를 파악한 건지는 몰라도 일단 흥미는 보였다.
“어니스트, 네 생각은 어때?”
“나도 좋아! 우리가 만들거나 벌어서 하면 의미가 더 있을 것 같고!”
“좋아.”
나는 씩 웃었다.
안 그래도 어니스트의 추적 방지 가루 같은 것들도 구매를 해야 하니…….
조만간 돈 벌 방법을 한번 잘 찾아봐야겠다.
돈 벌 방법이라.
전생에서 난 돈에 대한 개념은 없었다.
군표(軍票)를 종종 쓰긴 했지만, 그야 점령지 주민에게 필요한 보급품을 구하기 위한 용도였을 뿐.
다만, 이번 생에서는 여러 재능도 있고 뭐든 할 수 있는 환경이니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우리 가문 무기를 내다 팔아볼까?”
“…….”
이런 와중 레일라가 꺼낸 말도 안 되는 계획에 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용돈 타 쓰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런가?”
어니스트도 슬쩍 제안했다.
“유적 탐사는 어때? 여기 일주일 정도만 가면 도착하는 유적이 있는데, 거길 탐사하면 그래도 꽤…….”
“학교 생활 아예 안 하게?”
“……조, 좀 그렇지? 하하.”
얘는 그냥 탐험에 미친 것 같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
어차피 시간은 많다.
동아리방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아, 데인. 나는 교양 수업 있어서 이제 가 봐야 할 것 같은데.”
“맞다. 나도 전공 수업 있는데.”
때마침 녀석들의 수업 시각이 다가왔다.
나는 수업까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다.
“그럼 난 도서관이나 가야겠다.”
서클도 하나 더 생겼겠다.
이제 읽을 수 있는 단어가 더 늘어났을 것이다.
그럼 단서를 더 얻을 수 있을 테지.
어쩌면, 다른 고대 마력 집약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동아리방은 차차 꾸미기로 하고.”
그때 레일라가 문득 나에게 물어왔다.
“근데 데인, 우리 동아리 이름은 도대체 뭐야?”
“맞아. 그때 신청서에 데인 네가 써서 내고 우리한테는 안 보여 줬잖아.”
그러네.
얘들한테 동아리 이름을 안 말해줬다.
나는 간단하게 말했다.
“마법소환탐사창검술 동아리.”
“…….”
“…….”
반응들이 왜 이래?
그냥 다 섞어버렸는데?
“데인 너는 진짜…….”
“어디 가서 이름 같은 거 짓지 마…….”
나는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레 물었다.
“……좀 아니야?”
“응. 아니야.”
“진짜 아니야.”
레일라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 모습에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중요한 건 아니잖아?”
“중요하지! 다들 육체미 동아리라고 부르는 거 들었잖아? 그게 어디 이름이야?”
“…….”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카르나스 이름도 해피라고 지으려고 했을 때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어니스트, 뭐 좋은 이름 없을까?”
레일라의 물음에 고민하던 어니스트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럼 ‘낭만’은 어때? 각자의 낭만을 좇는다는 의미에서.”
레일라가 주억거렸다.
“괜찮네. 뭐가 됐든 ‘마법소환탐사창검술’ 동아리보다는 낫겠지. 동아리 이름 변경 가능해지면 내가 가서 바로 바꿀 거야. 일단 우리끼리는 ‘낭만’으로 부르자.”
“좋아!”
그렇게 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동아리 이름은 비공식적으로 ‘낭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