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82)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82화
44. 연금천재 데인 소그레스(3)
작은누나가 나에게만 따뜻한 사람이라면, 큰누나는 누구에게나 활발히 대하는 사람이다.
둘의 성격은 정반대다.
어머니가 그러셨다.
어쩜 저렇게 다를 수 있냐고.
큰누나는 지금도 그랬다.
“야, 이 새끼야!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내가 몇 번이나 알려줬지. 4번 마정석 다룰 때는 주의하라고!”
나는 지금 증폭의 돌로 만들어 낸 마력석을 들고 큰누나를 찾아왔다.
당연히 막무가내로 찾아온 건 아니다.
다만, 어쩌다 보니 타이밍이 조금 애매했던 것 같다.
큰누나의 조수, 그러니까 무척이나 소심하게 생긴 그 사람은 세상 죄는 다 짊어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아라벨라 님.”
“죄송하면 조수 생활 끝나냐?”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잘해야지. 응? 잘하자.”
그리고 작은누나가 조곤조곤하게 살벌하다면, 큰누나는 대놓고 살벌하다.
갈구는 걸 보고 있자니 전생에서 툭하면 갈구던 상관이 떠올라 순간 오금이 저리는 것 같았다.
큰누나는 그렇게 갈굼을 마무리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데인, 미안. 요새 수주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이곳은 큰누나의 작업실이자 연구실이며, 동시에 큰누나가 사실상 ‘기거’하는 곳이다.
무슨 말이냐면, 여기서 거의 산다.
너무 바빠서.
카르나스 데리고 왔을 때도 느꼈지만 큰누나는 그야말로 일 중독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연구와 발명 중독.
“일할 때 온 건 처음이지?”
“으응. 괜찮아. 나 더 기다려도 돼.”
“아냐. 금방 끝낼게. 중요한 연구라서.”
큰누나는 마법사이면서 동시에 발명가다.
내가 들고 다니는 통신용 콤팩트 수정구, 아공간 반지, 환영 발생기 등.
그 모든 게 큰누나의 손에서 발명되었다.
쉽게 말하면 이쪽에서는 거의 따라갈 자가 없다고 보면 된다.
오죽하면 온갖 마탑에서 큰누나를 영입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거액과 개인 연구실 및 발명 재료 무제한 지원을 기본으로 내걸었겠는가.
“으음…… 이렇게 하면 마력 쇼트가 날 것 같은데. 이거, 여기서 마력압을 조금 낮춰야겠다.”
“마력압이요? 그걸 더 낮추면 반응성이 아예 떨어질 것 같은데.”
“내가 말 안 했나? 반응성이 낮으면, 촉매를 활용하라고. 여기서는 계산해 보면…… 이게 좋겠다.”
“둘멘이네요? 이건 아예 생각을 안 했는데…….”
“해보기나 해.”
그리고 누나의 말에 의문을 표하던 조수는 곧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되, 됩니다! 반응이 안정적이에요!”
“내가 뭐랬어.”
“아라벨라 님은 정말…….”
감격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조수를 보고 있자니 왜 많은 사람들이 큰누나를 그렇게나 찾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걸로 안심하지 말고 쭉 돌려. 발명은 뭐다?”
“수많은 시도 끝에 발견되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렇지. 명심해.”
큰누나는 그렇게 명언으로 지도를 마무리하고 나와 함께 안쪽의 2연구실로 들어왔다.
그제야 살겠다는 듯 간이의자에 털썩 앉아 몸을 기대는 큰누나. 나랑 다르게 묘하게 푸른빛이 도는 은발이 치렁치렁하게 흘러내렸다.
“누나 정말 시간 괜찮은 거 맞아?”
“그럼. 당연하지. 우리 막내가 왔는데 없는 시간도 만들어야지. 우리 천재 막내.”
큰누나는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니까 다음에는 마법 협회에서도 인증받기다?”
“…….”
“마법 협회에서도 이런 특별 인증 제도가 있거든! 소환술사와 마찬가지로 마법사 자격을 얻게 되는 거지. 어때?”
나는 큰누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지만, 당장은 그럴 생각이 없어 적당히 얼버무렸다.
“나중에 더 배워서. 지금도 좋은데, 더 배워서 기왕이면 역대 최고로 남고 싶어서.”
“그거 좋은 생각이다.”
아무래도 역시 마법보단 소환술에 재능이 있다며 신나게 놀려댔던 작은누나가 신경이 쓰인 모양이다.
“마법보다 소환술을 더 잘하면 안 되는데…….”
큰누나의 중얼거림에 웃음이 터졌다.
마법사 특별 선발제도라.
거기서는 무슨 조건을 내걸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고대 마력을 연마하고 서클을 최적화시키는 데 집중할 요량이다.
급하게 진행하면 될 것도 안 되는 법이니.
참고로 마법사가 되기 위한 요건은 협회의 인증을 받고 정식 마법사로서 증명서를 발급받는 것.
학생 때야 배우는 과정이니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졸업 이후 인증 없이 마법을 사용하면 ‘미인가 마법사’로 처벌을 받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데인 네가 이걸 만들었다고?”
“응. 어때?”
“미친 물건이야.”
큰누나는 방금 피곤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눈을 반짝이며 내가 전송시켰던 마력석을 들어 보였다.
“잘 알겠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지. 마력 역시 그 동력이라 할 수 있어.”
큰누나가 이야기하는 마력으로서의 ‘동력’은 대개 마력석의 형태로 운용된다.
구조물, 발명품, 무기 등 사람이 직접 마법을 시전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마력석에 담긴 마력을 활용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마력석의 효율은 무척이나 중요하지. 마력석의 등급과 그에 따른 가격을 결정하는 게 바로 동력효율이거든.”
간단히 말해, 마력석의 동력효율에 따라 같은 양의 마력으로 운용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달라진다.
“근데…… 지금 네가 만든 마력석은 그냥 미쳤어.”
큰누나는 내가 증폭의 돌을 이용해 만든 마력석을 자신의 마력을 트리거로 작동시켰다.
그리고는 그 마력석을 2연구실 중앙에 놓인 상당히 커다란 기구에 올려놓았다.
웅웅웅웅!
그러자 반응하기 시작하는 기구.
원통 형태의 기구였는데, 안에 있는 축이 맹렬히 회전하고 있었다.
“이건 마력 가속기야. 마력을 분석할 때도 쓰이지만, 물체를 각기 다른 성분으로 분리시키고 반응하는 속도를 높여 주는 아주 중요한 실험 기구지. 근데, 이게 어마어마한 마력을 소모해.”
“얼마나 소모하는데?”
“하루 종일 돌리면 1등급 마력석 2개는 쓰지.”
“장난 아닌데.”
나는 혀를 내둘렀다.
1등급 마력석은 최소 크라운 금화 10개부터 시작한다.
마탑마다 품질의 차이가 아주 조금씩 존재하지만, 최소한 크라운 금화 10개는 줘야 하는 셈.
심지어 마력석은 모두 일회용.
쉽게 말해 하루에 금화 20개를 내버린다는 것이다.
“근데 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데인 네가 만든 마력석은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틀을 유지할 수 있어.”
“이틀?”
하루종일 1등급 마력석을 2개 소모한다.
그럼 이틀이면 4개.
하지만 내가 만든 마력석은 1개만으로도 이틀을 간다.
마력석에 들어가는 마력의 양은 한계가 존재한다.
즉, 단순계산으로 효율이 4배라는 뜻.
“이건 혁명이야, 데인.”
큰누나의 그 한마디로 난 새삼 깨달았다.
내 고대의 마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마력석은 일회용이야. 한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할 수 없지. 그래서 효율이 무엇보다 중요해.”
“병렬로 연결하면 효율이 더욱 떨어지고.”
“그렇지. 그렇다고 직렬로 여러 개를 연결하면 안정성이 떨어지고.”
쉽게 말해 마력석은 한 개만 사용하는 게 좋은데, 지금 내가 만든 마력석은 현존하는 그 어떤 마력석보다 효율이 어마어마하다는 뜻.
“같은 양의 마력으로 이런 효율이라니…… 세상 모든 마법사들 눈이 뒤집힐 거야. 이거 하나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큰누나는 그 뒤로 내가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쏟아냈다.
헬레간드의 법칙에 따른 마력석 지속사용이라든가, 마력석의 효율에 따른 반응성의 법칙이라든가…….
나는 적당한 때에 끼어들었다.
“아무튼 엄청난 물건이라는 거지?”
“응응!”
“그럼 누나 필요할 때 말해. 언제든지 만들어 줄 테니까. 만드는 게 어렵지도 않고.”
“정말?”
큰누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거면 이것도 만들 수 있고…… 그래! 그때 한동안 보류했던 ‘초미니 수정구’도…….”
내가 만든 마력석으로 할 일을 떠올리니 벌써부터 신이 나는 모양이다.
“누나, 대신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어?”
“그럼! 아니, 대신이 아니라 우리 막내 부탁이라면 뭐든 다 들어 줘야지! 말만 해! 혹시 어떤 교수가 괴롭혀?”
“그런 건 아니고.”
나는 아공간을 열어 내가 제작한 마력석들을 꺼내 늘어놓은 뒤 말했다.
“이거, 팔 수 있을까?”
큰누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걸 판다고……?”
내 입에서 나올 말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지 큰누나는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확실히, 시장에 등장하면 어마어마한 반향을 일으킬 거야. 이런 효율의 마력석이라면, 그간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해지니까.”
그 말을 내가 받았다.
“그래서 내가 만들었다는 걸 숨길까 해.”
“숨겨?”
“응. 제작자가 나라는 게 밝혀지면 귀찮아질 것 같아서.”
이런 어마어마한 물건을 시장에 내놓으면 큰누나의 말처럼 파장이 클 테다. 그런데 그게 내가 만들어진 걸 모두가 알게 된다?
카르나스 건이야 어쩔 수 없는 경우고, 내가 상관없으니 넘어간다지만 이건 상황이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다른 이유도 있다.
“원래 미지의 제작자가 만든 물건은 잘 팔리거든.”
전쟁터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 덕에, 전생의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
그중 하나가 바로 어떤 상인이 말한 ‘마케팅’이다.
자기가 바로 이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그는 나에게 물건을 잘 파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신비주의 마케팅’이다.
“스토리를 부여하는 거야. 자신의 정체를 숨긴 미지의 마력석 제작자가 아주 소량만 마력석을 팔고 있다.”
거기에 동반되는 ‘명품 마케팅’까지.
미지의 제작자.
그리고 소량만 생산되는 명품.
“……데인 너 그런 건 언제 배웠니?”
“책에서.”
나는 간단히 답하고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대량 생산은 당장 힘드니까, 소량으로 유통시키는 거지. 믿을 만한 사람을 통해서.”
“믿을 만한 사람…… 그렇지. 확실히, 중요하지.”
가격은 아마 상상 이상일 것이다.
단순계산으로 효율 네 배고, 큰누나가 아까 늘어놓은 설명에 따르면 부르는 게 값일 테니까.
그렇기에 중요한 건 이 유통 과정에서 철저히 비밀 유지를 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에 도움을 줄 만한 사람.
“아, 누나는 안 돼. 유추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큰누나가 만들었다고 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고.”
큰누나는 잠시 의문을 표했다.
“……아카데미 오더니 이전보다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그야 환생했으니까.
아무튼 나는 어떻게 할지 고민해 보다, 문득 좋은 사람을 떠올렸다.
믿을 만한 사람.
한 명 있잖아?
나도 알고, 큰누나도 알고, 마법사라면 누구나 알며, 나와 짧지만 굵직한 인연을 맺은 한 사람.
“누나, 지금 물건 전송 가능해?”
“응? 뭘 보내려고?”
“이거. 마력석.”
“뭐어? 그걸? 누구한테? 혹시 아버지? 어머니?”
“아니.”
큰누나는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일단 물질 전송기를 준비했다.
전송기 앞에 선 나는 마력 차폐 상자에 마력석을 담아 올려놓았고, 곧장 전송 대상의 코드를 입력했다.
우우우웅!
진동과 함께 전송기가 작동되고 마력석이 담긴 마력 차폐 상자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웅웅웅!
아니나 다를까, 통신 수정구가 진동했다.
난 씩 웃으며 수정구의 통신을 수신했다.
곧바로 들려오는 경악한 목소리.
[야 이 꼬맹아! 이게 도대체 무슨 물건이야! 어디서 이런 걸 구했어! 이거 마력석 맞지? 이건 혁명이야, 혁명!]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다.
“별일 없으셨죠?”
[데인, 네놈의 꼬맹이 덕분에 별일이 이제 생길 것 같다. 소식은 들었다. 소환술사가 됐다면서? 그것도 특별 전형으로!]거, 소문 엄청 빠르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방금 전송한 이거 뭐냐? 어떻게 된 물건이야? 마력석이 어떻게 이런 효율을 내는 거야?]흥분한 목소리가 다다다다 튀어나왔다.
받자마자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본 모양.
역시.
마탑주답다.
[어디서 구한 거냐? 고대 유적? 아니면 고대 마법왕국의 비밀이라도 밝힌 거냐?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꼬맹이 너라면 가능하지!]지금 수정구에서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바로…….
내가 목숨을 구해 주었으며.
한때 내 마법 선생님이었고.
이제, 이 마력석을 유통해 줄 적임자이자.
니륵시온의 마탑주, 시드레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