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12)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12화(112/224)
부유군도 (2)
철커덕, 철커덕!
선체 곳곳에서 포문이 열리면서 화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같이 마탑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산 최신형 마법 화포들.
쾅! 콰콰쾅! 쾅!
포구가 불길을 뿜을 때마다 선박이 거칠게 흔들리고, 해수면 위로 물보라가 튀어 올랐다.
-알려드립니다. 현재 해상에 해수종이 발견된 관계로 손님들께서는 모두 안전하게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객실로 이동하시고…….
펑! 퍼퍼펑!
안내 멘트가 묻힐 정도로 화포 소리가 너무 컸다.
동시에 테오 일행의 눈치를 보던 용병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하나 같이 현재 상황이 익숙한 모습들.
‘최근에 해수종 출몰이 유독 잦아졌다더니 그 때문인가?’
테오는 두 눈에 영성을 잔뜩 부여하면서 상급 용병들의 면면을 꼼꼼하게 살폈다.
화아악!
“화포가 하나도 안 맞잖아! 하여간 마탑, 이 사기꾼 새끼들! 값만 비싸지 제대로 맞는 게 하나도 없어!”
개 머리 수인이 투덜거리면서 자신보다도 훨씬 큰 창을 들며 아래로 내리쳤다.
때마침 난간 위로 올라오려던 해수가 거칠게 튕겨 나가 해수면에 처박혔다.
“그러게. 다음번에는 정말 거래 중단하시라고 안토니우 님께 말씀을 드리든가 해야지 원.”
건슬링거는 배낭에서 꺼낸 부품들을 조립해 커다란 다발기관총을 만들어내고는 그대로 해수면 위로 방아쇠를 긁었다.
드르르륵-
크고 작은 해수들이 총상을 입으면서 흘린 피로 주변 바다가 빨갛게 변했다.
“쫑알쫑알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어떻게 저것들 좀 한데 모아봐! 타격을 주기가 힘들잖아!”
테오가 유일하게 관심을 가졌던 화염계 마법사는 입에 담배를 꼬나물면서 손가락을 연거푸 튕겼다.
마법진이 그려진 장갑을 끼고 있는 덕분에 발동된 마법들이 폭격을 개시했지만, 아무래도 바닷속에 들어있는 녀석들에게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래도 위력만큼은 확실해서 선박을 노리던 해수들에게는 큰 효과가 있었으니.
그 외에도 여러 병장기를 든 용병들이 해수들을 베고 밀어내는 등, 다양한 활약상을 보였다.
몇몇은 그럴싸하게 오러를 선보이기도 했으니.
셀퍼드와 아린에게 기가 죽었을 뿐이지, 녀석들도 절대 어디 가서 모자란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실제로 개중에는 ‘특급’이라 할만한 수준도 있었다.
쿵!
쿵!
「테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어떻게 해야 할지 빨리 결정해줘.」
셀퍼드와 아린은 테오를 호위하듯이 옆에 서면서 결정을 재촉했고,
‘찾았다.’
테오는 용병들 중에 자신이 원하던 녀석이 있다는 것을 알고 회심에 찬 미소를 지었다.
이전에 상대했던 슬로우 갱과 비슷한 기질을 찾은 것이다.
역시 해수종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도 미리 말 안 하길 잘했다.
아니, 사실 저것들을 이리 부른 건 테오였다.
해저에 뭉쳐 다니던 것을, 해왕의 마력을 분석하면서 만든 마력향으로 꼬드긴 거였으니.
「두 분은 일반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해수들을 막아주십시오. 저는 따로 움직이겠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겠다.」
「일단 실력을 드러내는 건 최대한 자제할게.」
파앗-
셀퍼드와 아린이 검기를 뽑아 허공에 뿌린 순간, 해수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져나갔다.
-검기다! 검기 검사가 나서셨다!
-막을 수 있어! 최대한 밀어!
승무원들이며 용병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적일 때는 두렵지만, 아군일 때는 너무 든든했다.
반면에 테오는 두 사람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풍뢰신 – 질풍보>
-제기랄!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시 서펜트잖아!
크오오오!
때마침 바다 쪽에서는 길이가 무려 수십 미터가 넘는 바다뱀 해수종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선박을 칭칭 감기 시작했다.
콰드득-
선박 곳곳에 상처가 갔다.
화포가 어떻게든 녀석을 떨쳐내기 위해서 다시 불길을 뿜었지만, 오히려 시 서펜트의 몸뚱이에 맞고 튕겨 나면서 갑판이 박살 나는 살풍경이 벌어졌다.
해수종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분류된다는 마물.
최근에 선박 두어 개를 잡아먹었다더니 정말 악명답게 너무 위험했다.
“불! 불벼락! 어서!”
“하고 있다고! 정신 사나우니까 좀 그만 떠들어!”
화염 마법사, 그레이 갱은 이를 꽉 깨물면서 주문을 외워나갔다.
‘란트인지 뭔지 하는 새끼도 족쳐야 하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그레이의 숨겨진 신분은 블랙 스컬의 2급 단원.
평소에는 안토니우의 호위 병력으로 머물고 있다가,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스피놀라 가문에서 몰래 빼내는 것이 그의 주요 임무였다.
그러다 조금 전 우연히 해왕을 운운하는 테오 일행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해왕은 해운 3가는 물론, 블랙 스컬에서도 기밀로 다뤄지는 존재.
그것을 찾으러 왔다는 것은 트로이반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뜻이었으니.
그래서 기회를 틈타 몰래 숨겨둔 실력을 꺼내 테오를 생포할 생각이었는데.
하필 이 타이밍에 해수종이 튀어나오면서 상황이 골치 아프게 생겼다.
‘일단은 저것들부터 해결하고 생각해야……!’
「너, 블랙 스컬이지?」
순간, 그레이의 생각이 도중에 끊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황급히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데, 무언가가 와락 하고 그를 덮쳤다.
아주 빠르고 은밀하게.
“그레이! 그레이가 사라졌다!”
“뭐? 분명히 조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이런! 해수종이 잡아갔나! 바다에 끌려가기 전에 찾아! 어서!”
용병들이 하나 같이 기겁하는 동안, 그레이 갱은 어느새 돛대 망루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이 녀석!’
쿵쾅쿵쾅!
그레이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 같았다.
테오가 그의 입을 틀어막은 채로 차갑게 웃고 있었다.
해왕을 운운하질 않나, 자신이 블랙 스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나.
대체 정체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
“너 이거 알지?”
그러다 테오가 어디서 꺼냈을지 모를 검을 꺼내 보인 순간.
“읍읍! 으으으읍!”
“역시 알아보는군.”
그레이는 당장 이걸 놓으라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도저히 테오의 완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
발뭉!
그와 동료들이 그토록 되찾으려 애썼던 고향의 보물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트로이반이 가져간 줄로만 알았던 것이!
‘대체 어떻게 된……!’
“트로이반이 이걸 빌미로 너희들에게 여러 협박을 했었지? 말 잘 들으면 돌려주겠다고. 해왕을 다시 잠들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맞나?”
“…….”
그레이는 최대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테오는 녀석의 동요를 놓치지 않았다.
‘역시. 트로이반이 용살검을 회수한 것처럼 꾸며서 해운연맹을 부려 먹고 있었군.’
전생에서 비슷한 짓을 저질렀다면, 현생에서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어 넘겨짚어 봤는데. 추측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었다.
그럼 이걸 가지고 해운연맹과 트로이반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는 것도 가능했다.
“이걸 돌려주는 대가로 그쪽 상사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은데. 중개해줄 수 있나?”
그레이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는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냥 죽이라는 뜻.
“그래. 다짜고짜 접선하고 싶다고 하니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트로이반이 또 무슨 이상한 술수를 부리는 건지도 모르고. 그렇지?”
“…….”
“그럼 내가 트로이반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부터 증명하는 게 좋겠지?”
테오는 그레이를 압박하고 있던 손을 풀었다.
털썩!
“무슨…… 생각이지?”
그레이는 신체의 자유를 되찾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테오가 씩 웃었다.
“말했잖아? 내가 트로이반과 무관하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하지만 당장은 어려우니 다른 걸 보여주지.”
“……?”
“내가 너희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
그레이가 무슨 소리냐며 묻기도 전에 테오는 이미 바다 쪽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파아앗-
“움브라!”
순간, 바다 물결에 비친 시 서펜트의 그림자에서부터 움브라가 상어처럼 튀어나와 몸뚱이를 아가리로 깨물었다.
콰직!
키에에엑-
포탄까지 튕겨낼 정도로 단단한 비늘을 자랑하던 시 서펜트였지만, 움브라의 치악력은 그보다 훨씬 대단했던지 이리저리 몸부림을 쳐댔다.
움브라는 그러거나 말거나 시 서펜트를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고,
케에에엑!
결국 시 서펜트는 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시, 시 서펜트가 풀려났다!
-어떻게 된 거지? 뭔가에 끌려간 것 같았는데?
-몰라! 그딴 게 알 게 뭐야! 지금은 화포를 쓸 수 있는 게 중요하지!
-맞아! 집중 사격! 십자 포화를 날려라!
쾅! 콰콰쾅!
퍼퍼펑-
해수의 부서진 파편들이 허공에 아무렇게나 흩뿌려지는 가운데,
테오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바다에 빠진 것은 바로 그 무렵이었다.
첨벙!
‘지, 진짜 뛰어 들어갔다고?’
그레이는 다급히 망루 끄트머리로 달려와 아래를 보았다.
-내가 너희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테오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왱왱 울리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제야 겨우 힌트를 찾은 발뭉이 해저로 가라앉는 게 아닐까 싶어 발을 동동 굴렀다.
“시 서펜트! 시 서펜트부터 잡아야 해! 그놈부터 잡아야 한다고오오오!”
그레이의 절규가 화포 소리에 묻히는 동안.
테오는 해저에서 아웅다웅하는 움브라와 시 서펜트를 보고 있었다.
시 서펜트는 조금 전까지 자신이 당한 상처를 대갚음하겠다는 듯이 기다란 몸으로 움브라를 칭칭 감았고,
움브라는 여전히 녀석을 물고 있던 것을 풀지 않고 오히려 더 거세게 깨물면서 살육을 아예 곤죽으로 만드는 중이었다.
두 마리 모두 지지 않을 것 같은 팽팽한 겨룸.
하지만 이대로 뒀다간 움브라가 위험해질 게 분명했다.
여기는 시 서펜트의 영역인 데다가, 움브라는 수중 호흡을 할 줄 몰랐으니.
팟! 팟! 팟! 팟!
그래서 테오는 풍뢰신을 발동해서 시 서펜트에게 빠르게 접근하는 것과 동시에 데스비트를 움직였다.
그리고 일어나는 네 마리의 뇌룡.
열결의 식이 더해지면서 한껏 더 강화된 열기를 머금은 뇌룡들이 몸을 뒤틀 때마다 엄청난 양의 물거품이 해수면 위로 쏟아졌다.
쾅! 쾅! 쾅! 쾅!
네 마리의 뇌룡은 그대로 시 서펜트에게 작렬, 움브라에게서부터 떨어뜨리기 위해 출력을 높였다.
가뜩이나 바닷물 때문에 확산 되기 쉬웠던 뇌기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 서펜트의 몸뚱이 전체를 뒤덮었고, 상처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내상까지 크게 입혔다.
쿠어어어……!
[‘스킬: 와이번 테이밍’을 발동하여 시 서펜트를 유혹합니다.]그 순간, 테오가 시 서펜트에게 바짝 다가가 곧바로 준비해둔 스킬을 발동했다.
용종 계통의 마물이나 영물을 테이밍하는 데 특화된 스킬.
[시 서펜트의 저항이 거세어 유혹이 실패합니다.] [스킬을 재발동합니다.] [시 서펜트의 저항이 거세어 회유가 실패합니다.] [스킬을 재발동합니다.].
.
[‘스킬: 해츨링 싱크로’를 시전하여 시 서펜트의 정신 방벽 허물기를 시도합니다.]단 몇 초 사이에 스킬 발동이 수없이 오고 갔다.
그리고 끝내 원하던 목적을 완수할 수 있었다.
[시 서펜트의 정신 방벽 중 일부를 허무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념 중 일부를 읽어 들입니다.]화아아악!
테오의 눈앞으로 여러 광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해저협곡을 깊게 파고 들어가야만 나타나는 어느 심해평원.
그곳에 장장 눈에 전부 담기지도 않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길쭉한 형태의 고대룡이 괴로움에 이리저리 몸을 뒤틀고 있었다.
해왕.
테오는 그것이 로드브로크가 말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푸르르-
해왕이 풍기는 위압감이며 마력풍은 엄청났다.
몸을 이리저리 뒤틀 때마다 맨틀에 자극이 가면서 해저화산이 분출하고, 대륙이 지진을 일으키는 등 끔찍한 재해가 발생하고 말았으니.
-아버님.
시 서펜트는 그런 해왕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기나긴 시간 동안 해왕의 자식이자 신하로 살아왔던 그는 어떻게든 해왕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를 어떻게든 찾아오겠습니다.
그 뒤로 시 서펜트는 자신을 따르는 해수종을 데리고 바깥으로 향했으니.
바다 밖에 사는 인간이란 종족이 마법이라는 신묘한 힘을 발휘할 줄 알아 해왕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테오는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애당초 시 서펜트와 해수종은 인간들에게 위해를 끼칠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그저 그들이 두려운 인간들이 먼저 공격을 시도했기 때문에 저항한 것에 불과했을 뿐.
오히려 초반에는 대화를 시도하려 했었다.
매번 실패했지만.
-인간.
다시 돌아온 현실 속.
테오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시 서펜트와 눈이 마주쳤다.
-너에게서는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아버님과 비슷한 향이 풍기는구나. 아버님을 도와줄 수 있느냐?
간절한 외침.
테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겠다고.
-믿겠다.
그리고 벨이 울렸다.
띠링!
띠링!
[유혹이 성공했습니다.] [시 서펜트를 테이밍하여 권속으로 삼았습니다.] [이름을 지어주십시오.]‘폰투스.’
바다를 뜻하는 옛 이름.
[‘시 서펜트: 폰투스’가 새로운 주인에게 고개를 숙입니다.]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