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24)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24화(124/224)
레비아탄 (4)
“……크림힐트의 후계자가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블랙 스컬의 멤버들이 모두 시선을 안토니우 쪽으로 향했다.
모두 쉽게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
그도 그럴 것이 갱 형제단이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테오의 뒤통수를 쳤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그들은 이미 테오와의 관계는 모두 파탄 났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테오가 해왕을 재봉인하는 데 성공해 권력을 쥐고 나면 눈 밖에 날까 봐 전전긍긍했었는데.
오히려 안토니우는 꼭두새벽에 자신들을 따로 불러서는 그에게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안토니우는 살짝 붉은 기가 도는 얼굴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한 그대로야. 크림힐트의 후계자는 이대로 <용사>로만 남을 생각이 전혀 없어.”
“……정치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로군.”
“그래. 그래서 우리가 자신을 도우면 통령의 자리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순간, 몇몇 멤버들의 눈동자가 빛났다.
통령.
부유군도 자치령의 통치자 자리는 그들이 모두 바라마지 않는 위치였으니.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돕는’ 수준을 넘어서서 그의 손발, 아니, 주구라도 되어야겠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잖아?”
“아니지. 그렇게 쉽게 볼만한 게 아니야.”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내가 시가를 입에 물면서 말을 이었다.
테오가 블랙 스컬의 리더로 여겼던 그 사내였다.
“아무리 민중의 지지를 대대적으로 받는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부유군도의 이권을 틀어쥐고 있는 건 해운연맹이고, 그 꼭대기엔 해운 3가가 있어. 그들을 모두 제쳐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게 가능한가?”
멤버들은 모두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하아-
담배 연기가 뭉게뭉게 퍼졌다.
“불가능하지. 애당초 우리부터가 대부분 해운 3가의 출신들이니까. 부모와 형제를 등지고 새롭게 파벌을 꾸리는 셈인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사내의 조소와 함께 깊은 침묵이 내려앉으려는데,
안토니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해운 3가의 해체는 가능하다.”
“뭐? 어떻게?”
“우선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크림힐트 후계자의 의견이라는 것을 덧붙여두지.”
“…….”
사내는 입술을 다물었다.
“다들 알다시피 현재 해운 3가는 이미 세력이 다 분리되어 있어. 그리말은 트로이반을 등에 업고 있었으니 이제 몰락밖에는 남지 않았고, 로멜린은 애당초 중립이었으니 자연스럽게 후계자 쪽으로 붙겠지.”
사내와 멤버들의 시선은 현재 텅 빈 한 자리에 쏠렸다.
마르티 로멜린.
중앙 신전의 사제직을 맡고 있기도 한 그녀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는 안토니우의 말처럼 뻔했다.
“남은 건, 내 가문인 스피놀라…… 인데, 우리 아버지는 내가 잘 알아. 자신보다 강자가 나타나면 알아서 고개를 숙이실 분이시다. 그리고.”
“적절한 때에 명분을 만들어서 아버지를 축출하고 네가 가문을 손에 쥐겠다는 거로군?”
“크림힐트의 후계자를 등에 업고도 못 하면 그건 내가 못난 거지.”
안토니우는 자신이 있었다.
이미 명분은 움베르토가 아닌 자신에게 있는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문의 영향력도 자신 쪽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해운 3가의 일가를 손에 넣게 된다면, 통령의 자리도 그만큼 가까워지겠지.
안토니우는 그런 자신의 입지를 슬쩍 드러냈고,
그리말과 로멜린 출신들에게는 너희들도 나처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해운 3가 출신이 아닌 자들에게는 어서 자신에게 붙으라는 신호를 내비친 셈이었으니.
실제로 몇몇은 눈을 빛내면서 안토니우에게 이따가 따로 만나자며 슬쩍 눈짓을 주기도 했다.
사내는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언제나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분위기가 이제 안토니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란트였나? 아니, 그것도 가명일 가능성이 크긴 하겠군. 하여튼 크림힐트의 후계자가 완전한 흑막이 되겠어. 안토니우는 그 꼭두각시밖에 안 될 테고.’
사내는 진심으로 테오가 두려웠다.
부유군도에 입도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판도를 이렇게 뒤흔들고 있다.
심지어 지금은 멀리서 말 몇 마디로 자신의 기반마저 만들지 않았는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런 사람은 맞서려 해서는 안 되었다.
철저하게 숙여야지.
다음 기회를 노린다면 나중에 가서 생각할 일이었다.
“……좋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분명히 다른 해운 3가도 해왕 봉인에 대비해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려 할 텐데.”
실질적인 항복 선언.
안토니우는 한쪽 입술 끝을 비틀었다.
“어떻게 하긴. 우리의 새로운 수장을 영접하러 가야지. 직접.”
각자가 긁어모을 수 있는 병력이란 병력은 싹싹 긁어모으란 의미였다.
해운 3가가 테오에게 헛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서.
멤버들은 모두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럼 의견 정리가 끝난 것 같으니 서두르지.”
안토니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로운 세계가.
자신을 위한 부유군도가 벌써 손끝에 놓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안토니우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으니.
“안토니우! 큰일 났어!”
병력을 긁어모아 오겠다고 나섰던 멤버 하나가 사색이 되어 돌아왔다.
“경비대가!”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 무슨 일인데?”
“경비대가 그리말 쪽으로 넘어갔어! 지금 그리말과 귀살대가 경비대를 이끌고 중앙 신전으로 향하고 있어! 쿠데타라고!”
“……!”
* * *
[평가에 따른 추가 보상으로 용혈의 특성과 재능이 강화되어 혈통 인자가 변이를 일으킵니다.]+
[용혈]· 종류: 재능
· 효과: 고대룡의 혈통 인자가 깨어나 뛰어난 재생력과 마력 재능을 갖게 된다. 혈통 인자가 강화될수록 고대룡의 권능을 깨우칠 수 있다.
+
쿵쿵쿵쿵쿵!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쿠드득, 쿠득-
동시에 육체가 아주 조금씩이지만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동안 테오가 잡다하게 쌓은 여러 기연들, 영마독이나 크림힐트의 신비 등이 용혈과 뒤섞이면서 하나로 융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느낌.
더불어 검의 구슬이 불어넣는 영감도 한층 더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실감할 만한 변화는 따로 있었으니.
「후후. 이제야 겨우 서로를 ‘반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군.」
『후후. 이제야 겨우 서로를 ‘반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 같군.』
로드브로크의 목소리와 텔레파시가 동시에 전달되었다.
그녀와의 채널링이 강화되었다는 뜻.
[수호룡과의 연결이 강화되어 이제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든지 편하게 수호룡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테오는 로드브로크의 커다란 눈동자에 비친 자기 모습을 직시했다.
‘관찰.’
[‘테오 라그나르’를 관찰합니다.]+
테오 라그나르 (15세/남)
· 칭호: 섬호(閃虎), 천년 제일의 기재, 섬야차.
· 재능: 라그나르, 플레이어, 관찰, 인벤토리, 상점 이용, 수호룡의 반려자, 벌모세수, 영사룡, 크림힐트의 후계자, 용인(龍人), [열람 불가].
· 상태: 부유군도 자치령의 주민들이 당신이 귀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의 ‘신앙’을 얻는다면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 레벨: 41
· 능력치(▼)
근력: 121 민첩: 103
체력: 48 마력: 243
지능: 104 운 : 33
추가스탯: 20
· 스킬(△)
· [열람 불가]
+
테오는 이제 자신이 상급 검사의 수준은 충분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얼마 후면 한 해가 지나 16세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성장인 게 틀림없었다.
「자신에게 흡족한 눈치로군.」
‘사실 그렇습니다.’
「확실히 그대의 성장 속도는 지난 선택자들과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달리다 보면 체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후후후.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는 말투로군.」
‘들켰습니까?’
「그런 자신감도 그대의 매력이겠지.」
로드브로크는 두 날개를 활짝 펼치면서 몸집을 일으켰다.
파스스-
그녀의 아래에 있던 해왕은 심장을 잃고 빠르게 해체되고 있었다.
「그대가 저주를 정제해준 덕분인지 심장에서 추출한 마력량이 제법 된다. 이걸 갈무리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듯하니, 끝나면 바로 다시 연락을 주마.」
‘아직 심장을 메우기엔 부족한 것입니까?’
「후후. 나는 모든 용의 정점에 있던 자다. 이런 걸로 채워지기엔 그릇이 너무 작지 않겠는가?」
로드브로크가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테오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해왕도 자연재해, 그 자체였는데 로드브로크가 훨씬 그보다 위라고?
그러면 그녀를 이긴 아버지는 대체 어느 수준이신 거지?
여전히 그에게는 너무 멀기만 한.
까마득한 높이의 벽이었다.
「그래도 채널링은 언제든 열어둘 테니 심심할 때면 따로 연락해도 좋다. 그것이 반려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로드브로크는 마지막까지 유쾌한 말을 던지면서 조용히 사라졌다.
후우…….
테오는 길게 숨을 골랐다.
크림힐트의 신비부터 해왕의 죽음까지.
여러 일들을 쉬지 않고 너무 정신없이 몰아붙이다 보니 피로가 잔뜩 쏟아졌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마지막 한 가지가 남았지.’
부유군도 자치령의 장악.
이곳을 그만의 기반으로 만들어둘 필요가 있었다.
「주인.」
그때, 폰투스가 조용히 다가왔다.
그는 더 이상 테오를 ‘그대’가 아닌 ‘주인’이라고 불렀다.
진심으로 이제 그를 주인으로 인정한다는 뜻.
그건 다른 해수종들도 마찬가지였던지, 그의 주변을 온통 여러 해수종이 채웠다.
「고맙다.」
‘내가 원망스럽지는 않나? 어떻게 보면 내가 너희들의 아버지를 해친 셈인데.’
폰투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가. 우리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아버님이 얼마나 격한 고통에 시달리셨는지를 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내내 우리도 같이 힘들었었고. 그런 분께 주인이 평안을 가져다드린 것이다.」
폰투스는 주변을 쓱 훑어보았다.
해왕의 광란으로 변한 여러 심해지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버님은 자연의 품에서 우리를 계속 돌봐주실지니. 그분이 떠났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보다 주인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부탁?
아직 덜 끝난 게 있나?
「자고로 신하 된 도리에 주인을 옆에서 호종하는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보다시피 이곳은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 아마 아버님이 눈을 감으면서 더 이상의 마력 상승기류도 만들어지지 않아 위쪽의 군도도 자칫 가라앉을 위험이 클 터.」
테오는 어쩐지 폰투스의 부탁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이곳에 남아 아버님과, 그리고 친구분의 유지를 잇고 싶다. 그리고 주인이 남긴 흔적을 보존하고 싶고. 허락해주겠나?」
폰투스는 이곳에 남기를 바라는 것이다.
테오를 따라가는 것도 보람찬 일일 테지만, 이곳에서 해왕의 뒤를 잇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긴 것일 테지.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이런 말을 꺼냈을지 보이는 것 같았다.
테오는 웃었다.
‘폰투스. 내 꿈이 뭔지 아나?’
「꿈?」
‘그래. 꿈.’
「모르…… 겠다만.」
‘왕이 되는 거야.’
「……!」
폰투스의 눈이 커졌다.
‘하지만 왕이 되기 위해서는 난 앞으로도 아주 바쁠 거고, 한곳에 정착하기 힘들어. 그래서 영지를 대신 다스려줄 사람이 필요하지.’
테오는 이미 해왕과 크림힐트의 영역을 모두 자신의 영토라고 여기고 있었다.
‘날 도와줄 수 있지?’
「물론…… 이다.」
폰투스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고개를 조아렸다.
그를 따라 수많은 해수종이 잇따라 몸을 낮췄다.
「나 폰투스가 있는 한.」
새로운 해왕이 된 존재가 언령을 담아 선언했다.
「바다는 그대의 신하이며 그대의 친구로서, 그대를 섬길 것이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