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25)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25화(125/224)
레비아탄 (5)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쿠데타라니! 그리말이 미치지 않고서야!”
쿠데타.
안토니우가 멤버들에게 다급하게 보낸 심부름꾼들의 편지엔 그리말과 의 움직임을 그렇게 표현했다.
제국 황실의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고도, 과두제로 평화롭게 자치령을 이끌어왔다는 것은 부유군도 주민들의 자긍심이었다.
그런데 그게 뒤집히게 생겼으니.
멤버들은 모두 분기탱천한 모습으로 다시 모이고 말았다.
이미 그들도 그리말이 중앙 신전 쪽으로 심상찮은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
‘차라리 잘 되었어. 이 기회에 위기감을 이용해서 내가 완전히 실권을 틀어쥐는 거야.’
안토니우는 ‘쿠데타를 진압한 영웅’이 된 자신의 미래 모습을 떠올리면서 진지한 얼굴로 소리쳤다.
“외세를 등에 업은 그리말이 쓸데없는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막으면 되는 거야. 그래서 구세주가 되자.”
안토니우의 외침에 블랙 스컬의 멤버들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벌써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 * *
「알려드립니다! 현재 중앙 신전에 테러가 시도될 예정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모든 주민께서는 경비대의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신전을 빠져나오시길 바랍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현재……!」
위에에엥!
중앙 신전 앞에서 울린 사이렌과 경고 방송은 크림힐트의 후계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게. 테러? 첩보?
-그럼 후계자님을 노리고 있다는 거잖아! 세상에!
-어떤 찢어 죽일 놈이!
그리고 불같이 화를 냈다.
-서두르세요! 테러가 있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계속 뭉그적거리시면 안 됩니다!
-이봐요! 거기! 어서 나오라니까! 당신 혹시 테러범이야?
경비대는 그런 주민들을 바깥으로 유도했다.
평소 그리말이 주는 뒷돈에 익숙해져 있던 그들은 이번 일이 끝나면 평소보다 스무 배는 넘게 주겠다는 약속에 눈이 뒤집힌 상태.
말을 듣지 않겠다면 테러 혐의를 씌워 강제로 축출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주민들의 크림힐트에 대한 신앙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하다는 것.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테러범인지 뭔지 하는 놈에게 후계자님이 다치실 수도 있다며!
-우리가 지켜드립시다! 분명히 악룡을 처단하고 오시느라 엄청 피로한 상태이실 텐데! 우리가 보호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옳소! 옳소!
-크림힐트 님이 그동안 우리 부유군도를 지켜주셨으니, 이제는 우리가 그분을 지켜드릴 차례지!
-모두 중앙 신전으로 향합시다!
와아아!
주민들은 당장 중앙 신전으로 밀고 들어갈 태세였다.
경비대가 어떻게든 그들을 막아내려 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그러기도 힘들었다.
덕분에 당황한 쪽은 그리말 가문이었다.
“크, 큰일입니다, 피렌 님! 주민들이 전혀 통제되질 않습니다!”
“자네는 대체 일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기에 이딴 일이 벌어지는 게야! 우리가 너희에게 쥐여준 돈이 얼만데!”
경비대장은 차마 피렌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평소라면 그럼 알아서 해보라며 반발이라도 해보겠지만.
지금은 그의 옆에 서 있는 귀살대장의 차가운 눈빛에 기가 죽어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만약 이번 일로 피해가 생긴다면 모두 자네가 책임질 줄 알아!”
경비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거나 말거나.
피렌은 다급하게 귀살대장을 돌아봤다.
“주민들이 빠지지 않는다면 일을 치르기가 힘듭니다. 차라리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아니. 다음은 없다. 이대로 진입하지. 귀살대, 전원 착검.”
스르릉, 스릉!
대장의 명령에 따라 대원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
“아, 안 됩니다! 이대로 진입하시게 되면 일반 주민들의 피해가…… 딸꾹!”
피렌이 창백해진 안색으로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귀살대장의 살벌한 눈빛에 도중에 입술을 다물었다.
“내가 받은 명령은 후계자의 신병 확보. 그걸 위한 준비는 너희들의 몫이었으나, 너희들은 그 몫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가 굳이 그것까지 고려해야 하나?”
피렌은 연거푸 딸꾹질만 하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미 경고는 끝났다. 나오지 않는다면 테러범으로 간주하겠다고. 그리고 테러범은.”
귀살대의 눈가에 맺힌 살기가 도깨비불처럼 타올랐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처단하는 것이 규칙이지.”
파아아앗-
귀살대가 그림자가 되어 일제히 앞으로 튀어 나갔다.
-저게 뭐야?
-테러범?
-아, 아냐! 그리말! 그리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 쪽으로 달려오…… 아아악!
-렌 아버지! 렌 아버지, 괜찮……!
-사람을 찔렀다! 그리말이 사람을 찌른다!
인파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귀살대가 자신들의 앞을 막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검을 휘둘러대고 있었다.
「아, 아, 알려드립니다! 테, 테러범이 중앙 신전을 노리고 이, 있습니다! 이, 이, 이건 시, 실제 사, 상황입니다! 주, 주민께서는 서, 서둘러 이곳을 버, 벗어나십시오! 그, 그렇지 않을 시에 테, 테러범이나 공범으로 가, 가, 간주할……!」
경비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안내 방송을 날렸지만.
이미 사람들의 귀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피, 피, 피해!
-아아악! 내 팔! 내 파아아알!
-밀지 마! 밀지 말라고!
-왜 우리를 노리는 거야! 우리는 후계자님을 보고 싶은 것뿐인데! 누가 봐도 우리는 테러범이 아니잖아!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현장을 벗어나려 해도 그마저도 여의찮았다.
이리저리 떠밀리고, 넘어지고, 밟히고, 검에 베이고, 피를 흘리는 등 참사가 벌어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귀살대는 착실하게 길을 열면서 단숨에 중앙 신전에 다다랐다.
“물러나십시오! 이곳은 의회에서 선포한 중립 지대입니다! 입장하시려면 무기를 내려놓……!”
신전을 지키던 기사의 머리가 귀살대장의 검격에 날아갔다.
“신전을 지키고 있는 이들 중에도 테러범이 숨어있을지 모른다. 모두 샅샅이 수색하도록.”
사실상 점거하라는 명령.
테오의 위치부터 파악해야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인가요-!”
그때, 안쪽에서 마르티와 신전 기사들이 다급하게 뛰어나왔다.
그들은 신전 입구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바깥 참상을 발견하고 인상이 굳었다.
“스피놀라 가문이 현재 모종의 무리를 이끌고 크림힐트의 후계자에게 테러를 저지르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 후계자의 신변을 보호할 예정이니 협조하도록.”
“그 말씀은, 스피놀라가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 이미 그들의 혐의는 거상 앞에서 한 차례 발견되었던바. 내일 의회에서 소환할 때까지 저택에서 근신하고 있으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체제 전복을 시도하려 한다는 정황이 추가로 발견되어 이미 경비대가 그쪽으로 파견된 상태이다.”
“……!”
마르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제야 귀살대와 그리말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말은 스피놀라에게 쓰인 혐의를 확대 해석해서 이참에 무력으로 실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었다!
만약 테오가 해왕을 봉인하는 데 성공한다면 트로이반의 개입도 명분이 없어진다.
그리말도 숙청될 게 분명한 터.
그러니 그 전에 빠르게 일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지금이라면 스피놀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테고…… 후계자님의 신병을 확보해서 의회에 출두한다면 입지도 그만큼 단단해지겠지.’
그동안 중립을 표방하면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던 로멜린도 스피놀라와 한데 엮을 수 있다면, 사실상 자치령 의회는 그리말, 아니, 트로이반의 손에 떨어지는 셈이었다.
“크림힐트 기사단의 단원들은 모두 들으세요.”
마르티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검을 뽑으면서 외쳤다.
“저들이 제단 구역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하도록 막으세요. 감히 크림힐트 님의 결백을 더럽히려는 자들입니다.”
“존명!”
“존명!”
“스피놀라의 부역자들이 여기에도 있군. 모두 처치하도록.”
파앗-
채채챙!
신전 기사단과 귀살대의 충돌이 벌어졌다.
귀살대장 앞은 마르티가 막아섰다.
“당신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이제야 그 크림힐트인지 뭔지 하는 작자의 검을 견식 할 수 있겠군. 크림힐트, 크림힐트, 정말이지 여기에 와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너무 많이 들었어. 바깥세상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무명에 불과한데 말이야. 너희 같은 촌놈들만 모시는 검사의 검이 어떨지 궁금하긴 해.”
노골적인 비웃음.
하지만 마르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하게 검을 부딪쳐 나갔다.
그녀는 상급검사에 준하는 수준답게 빠른 검술을 자랑했다.
차차차창-
그러나 문제는 귀살대장이 한 부대의 수장이라는 점.
라그나르로 치면 용문검사 급은 되었다.
“별것 없군. 촌놈다운 고리타분한 검술이야.”
귀살대장은 짧은 촌평과 함께 검을 세게 내리쳤다.
챙강!
반으로 부러진 마르티의 검이 허공에 튀어 올랐다.
귀살대장은 표정이 굳어버린 그녀의 목을 치기 위해 검의 방향을 꺾었다.
“마르티-!”
그때, 갑자기 허공에서 여러 개의 궤적이 툭 떨어지면서 귀살대장의 등을 노렸다.
귀살대장의 검이 다시 반대 방향으로 꺾이면서 그 공격을 모두 튕겨냈다.
“너희들……!”
“구해주러 왔어!”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블랙 스컬의 멤버들은 한눈에 귀살대장이 가장 위험한 작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마르티와 시선을 교환하고, 합공을 시도했다.
“애들 소꿉놀이 같군.”
하지만 귀살대장의 눈에는 가당찮게 보일 뿐이었다.
꼬맹이들 몇몇이 우정 놀이를 한다고 그가 눈 하나 깜빡할까?
쉬쉬쉬쉭-
스걱! 스걱! 스걱!
맹렬하게 뽑아낸 검기가 단숨에 네 명이나 되는 멤버들의 머리통을 갈라버렸다.
“스라디!”
“헬렌!”
“너 이 새……!”
“귀찮군. 전부 죽어라.”
순간, 귀살대장의 눈동자가 핏빛 광망을 터뜨렸다.
혈광 조화.
성마교의 비전이 발동되면서 기세가 수십 배로 증폭했다.
단숨에 블랙 스컬의 기세를 압도하고, 순간적으로 몸이 빳빳하게 굳은 남은 멤버들의 목도 빠르게 갈랐다.
그중에는 안토니우나 블랙 스컬의 리더를 자처하던 사내도 섞여 있었다.
“컥!”
“쿠륵……!”
어떻게 저항할 새도 없이 목이 베인 까닭에 쓰러지는 내내 안토니우의 눈가에선 억울함이 잔뜩 묻어났다.
손끝에 쥔 줄 알았던 야망이 모래성처럼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털썩!
“안 돼애애애앳!”
“죽어어어!”
귀살대의 전력이 이 정도로 뛰어난 줄 몰랐던 블랙 스컬은 수뇌부가 전멸하자 삽시간에 전열이 붕괴했다.
신전 기사단도 사정은 비슷했다.
아무리 크림힐트의 정통을 잇는 기사단이라고 해도, 수많은 실전을 경험한 귀살대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니.
‘안 돼……!’
마르티는 십 년을 넘게 함께 했던 동료들이며 친구들의 죽음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쐐애액-
귀살대장은 유유히 아수라장을 지나 조금 전부터 막강한 파장이 감지되는 내부에 도착했다.
“여긴가?”
차갑게 웃으면서 문을 연 순간, 섬뜩한 뭔가가 목덜미를 노리고 왔다.
채애앵!
귀살대장은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쳐내면서 안쪽에 시선을 던졌다.
셀퍼드가 웃고 있었다.
“에잉, 진짜 안 되네. 타이밍 딱 좋다 싶었는데.”
“이 비수…… 역시 라그나르인가?”
“이야, 그걸 알아보네?”
“그새 용살검의 정보를 알아내서 여기까지 온 거였나? 숨긴다고 숨겼는데 잘 안됐었나 보군. 흑룡의 솜씨가 역시나 좋긴 좋아.”
“뭐라고 자꾸 혼자서 지껄이는 거야? 여기에 네 눈에만 보이는 친구라도 있냐?”
“검에 혀가 잘려도 그렇게 주둥이를 나불거릴 수 있는지 보고 싶군.”
셀퍼드는 이죽거리면서도 침착하게 귀살대장의 움직임을 쫓았다.
상대는 용문검사 급.
그 같은 실전검사 나부랭이가 함부로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파앗, 팟!
그를 돕기 위해 아린과 레이가 동참했다.
품(品)자 검진.
상대하기 힘든 고수를 만났을 때, 3인 1조로 상대를 안쪽에 가둬서 사살을 시도하는 진형이었다.
‘테오, 이 녀석아! 빨리 끝내고 와라! 힘들어 죽겠으니까!’
셀퍼드는 크림힐트의 거상부터 중앙 신전까지, 밤새 자신을 괴롭히기만 하는 테오를 애타게 찾았다.
아무리 발버둥 친다고 해도, 그들만으로 귀살대장을 상대하기란 불가능했다.
“저기군.”
귀살대장은 제단을 발견하고 지면을 거세게 박찼다.
계속 하수들에게 발목을 붙잡히는 건 이제 귀찮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테오의 멱살을 잡고 돌아갈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라그나르의 개입이 확인된 이상, 용살검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도 빨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셀퍼드와 일행의 시선이 다급하게 그쪽으로 움직이면서 제단 쪽으로 서둘렀다.
타앗-
특히 레이의 움직임이 가장 빨랐다.
위험한 상황을 만나면 바로 도망치라고 어머니가 가르쳐줬던 경신술.
하지만 이미 귀살대장은 제단 위로 착지하고 있었으니.
때마침 게이트의 빛무리가 번지면서 테오가 천천히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애기르를 착용한 채, 한 손에는 발뭉을 든 상태.
“잡았다.”
귀살대장이 제압을 위해 검을 아래로 휘두른 순간,
채애애앵!
처음으로 귀살대장이 전력을 다해 내리친 일격이 튕겨 나고 말았다.
“누구 맘대로?”
투구 아래, 테오가 코웃음을 치면서 용살검을 거세게 휘둘렀다.
용혈이 끓었다.
뜨거운 열풍이 불어닥쳤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